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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128화 (128/470)

〈 128화 〉 짜고 치는 고스톱(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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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체류하는 한국 국민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수만 명 이상은 될 것 같은데 그 많은 인원을 유사시 다 철수시키려면, 지금 한국의 능력으로는 힘들었다.

그럼 그전에 체류 인원을 줄이는 수밖에 더 다른 방법이 있을까.

“북남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중국에 투자한 남조선 기업은 중국의 등쌀에 힘들어질 것이니 그전에 모두 철수하도록 정책을 잘 펼치세요. 또 중국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 수준으로 우리 노동자 임금도 맞추어줄 용의가 있으니 공화국에 투자하게 하세요. 그리고 여기서 생산하면, 선박도 항공기도 필요 없이 철도로 중국이나 러시아 나아가서는 유럽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곧장 실어 나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또한, 우리 인민만큼 일 잘하고, 말 잘 통하고, 재주 많은 노동자가 이 세상 어디에 있다고, 가까운 우리를 두고 자꾸 어디 외국으로 나갑니까. 안 그렇습니까?”

“말은 다 맞소. 그러나 여긴 북한이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이라 기업이 내 말을 들을지 그건 진짜 모르겠소. 그리고 중국에 투자한 기업은 정책적으로 돌아오도록 할 것이니 그건 기대해 보시오.”

“말을 안 들으면 세무조사라도 하고, 탈탈 털어보세요. 그럼 분명히 먼지가 날 것이니 그때 회장 몇 명을 찍어 구속하세요. 그러면 자연 말 잘 들을 겁니다.”

“여긴 북한이 아니오.”

“누가 그걸 모릅니까. 하여튼 이럴 때는 공화국이 좋아. 내 말 한마디면 입법, 사법, 행정의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는데 말이야. 부럽죠?”

“많이 부럽소. 아주 많이. 그건 그렇고 MIG-29를 동원해서 또다시 도발하고, 중국에 특사도 보내시오.”

“알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에는 안 가십니까?”

“아무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지만, 남북 대치상황에서 어떻게 자리를 비울 수 있겠소. 그래서 미국 새 대통령 취임식에는 특사를 보낼 생각이오.”

“그럼 그 특사에게 북남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북남 경제협력에 미국이 많이 아주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하도록 하십시오. 하면 3월 북남과 미국이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에 선물로 핵탄두라도 가져가겠다고······.”

민재인 대통령과의 통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그리고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곧장 총참모장 김진성을 불러서 먼저 이렇게 물었다.

“내일 당장 남조선 위협에 대비해서 출격 가능한 MIG-29가 몇 기요?”

“50기는 출격 가능합니다. 위원장 동지.”

“지금 초계 중인 기체도 있을 것이니 솔직하게 말해 보시오. 몇 기요?”

“초계 중인 기체 제외하고는 모두 가능합니다. 그리고 남조선 도발에 대응하는데 지금 초계 중인 기체가 문제겠습니까.”

“그렇다면 좋소. 내일 오전 9시를 기해서 전 MIG-29를 동원해 휴전선까지 남하하여 남조선의 F-35A를 견제하시오. 단, 절대 공격하면 안 되오. 알겠소.”

“예, 위원장 동지.”

“좋소. 그리고 이 기회에 우리 조종사들의 실력이 그간 얼마나 성장했는지 한번 봅시다.”

“그렇다면 내일 오전 9시를 기해 남조선 F-35A가 공격해 오는 것으로 가정하여 요격 훈련을 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냉정하게 평가하여 보고 드리겠습니다.”

“바로 그것이오. 내 것을 바란 것이오.”

북한의 MiG-29는 구소련으로부터 도입했을 때 유지보수협약을 체결하고 도입한 기체였다.

그리고 이 협약은 구소련을 계승한 러시아도 승계 중이어서 지금도 꾸준히 북한의 MiG-29는 유지 보수되고 있었기에 조종 계기판도 MiG-29SMT의 디지털 방식으로 업그레이드까지 됐다.

그러니 고장이 나서 창고에 처박아 놓거나 부품이 없어서 고치지 못한 일은 없었고, 또 그동안 기름이 없어 창고에 처박아 놓고 관리만 한 탓에 이즈음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남북 대치상황에서 잘도 날아다녔다.

“그럼 저는 나가보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훈련 성과를 평가해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러시오. 그런데 지금 휴전선 상공에서 날아다니는 남조선 전투기는 몇 기요?”

“제가 이곳에 오기 전에 보고받은 바로는 지금 휴전선 상공에 떠 있는 남조선 전투기는 F-35A 12기, F-15K 8기, EA-18G 그라울러 8기, F-16 8기, FA-50 8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2대 등입니다.”

“많이도 떠 있네. 그에 대항하는 우리 전투기는?”

“MIG-29 8기와 MIG-23 8기가 초계 중입니다.”

“상대가 안 되겠군. 아무튼, 그래도 내일 오전 9시를 기해서 가용 가능한 MIG-29 전부와 MIG-23까지 동원해서 남조선 전투기가 공격해오는 것을 가정하고, 요격 훈련을 시행하시오. 단, 절대 교전은 금지요. 알겠소.”

“예, 위원장 동지.”

그렇게 총참모장 김진성을 내보낸 다음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철현을 불러서 중국 특사로 보냈다.

바로 짜고 치는 고스톱과 같은 남북의 극한 대치상황을 끝내도록 중국의 중재를 요청하는 그 특사였다.

그리고 맞은 다음 날 오전 9시, 북한의 가동 가능한 모든 MIG-29와 MIG-23까지 날아올라 휴전선을 향해 남하했다.

“적기 다수 이륙. MIG-29와 MIG-23이다. 기체 총 100여 기.”

“정확하게 기종 파악하고 비상 걸어!”

국방 개혁 이후 신형 3차원 위상배열 장거리 대공 레이더까지 새로 장비하고, 오산의 중앙방공통제소에 대한 완전한 지휘권을 재정립한 송탄에 있는 공군방공관제사령부에 비상이 걸린 것은 북한에서 MIG-29와 MIG-23이 발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한국 공군의 8, 10, 17, 20 전투비행단의 F-35A 편대들이 줄줄이 비상 출격한 것도 모자라서 F-15K, EA-18G 그라울러, F-16,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공중 급유기까지 날아올랐다.

또 혹시 모를 지상군의 움직임까지 감시하려고 특수정찰기 조인트스타스와 전자전 정찰기 RC-135V/W 리벳조인트 등도 날아올랐으니 한국 공군은 아침부터 제대로 된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실전과도 같은 훈련을 말이다.

그러나 이 상황을 보고받은 민재인 대통령은 느긋하게 웃기까지 했다.

바로 짜고 치는 고스톱임을 아는 아니, 이 훈련을 제안한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

“방공유도탄 사령부와 미사일 사령부는?”

“비상에 들어갔습니다. 대통령님.”

“1군단은?”

“1군단도 모든 전차와 장갑차에 시동을 걸고 북진할 준비를 마치고 대통령님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군과 육군이 이렇게 바쁜데, 해군은 뭐 하고 있소?”

“1함대와 2함대는 물론 3함대까지 비상경계에 들어갔으며, 서해와 동해에서 작전 중이던 이지스함도 모자라서 시험 운항 중인 이지스함 강이식, 온사문, 대걸중상함은 물론 한국형 방공구축함들까지 비상경계 작전에 투입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육해공군이 제대로 한 번 더 훈련하는 것인가. 그렇소. 장관?”

민재인 대통령이 서진성 국방부 장관에게 이렇게 물을 때 나는 이만철 호위사령관에게 이렇게 묻고 있었다.

“항공군 애들 말고, 저 남조선 전투기들에 대응할 호위사령부 예하 제1, 2방공포병사단은 지금 뭐하오?”

“비상경계 중입니다. 위원장 동지.”

“그럼 전략로켓군은?”

“전략로켓군도 지금 비상경계 중이며, 620포병군단 예하 제1 탄도미사일 여단도 비상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부대는?”

“호위사령부 예하 91수도군단과 고사포군단, 평양방어사령부, 105전차사단, 항공군과 반항공군에도 비상이 걸려있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래?”

북한의 주요 부대에 비상이 걸렸다니 역시 제대로 한 번 더 훈련될 것이다.

그것도 실전과 비슷한 훈련이었으니 북한군에는 뼈가 되고 살이 될 정도로 도움이 될 것이고, 그러므로 유사시 제대로 된 대응도 되리라.

이렇게 남북 군대가 짜고 치는 고스톱에 따라서 비상이 걸린 와중에 한국 외교부 장관 강영화는 중국으로 건너가고 있었고,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철현도 중국으로 건너가고 있었다.

***

남북한 군대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는 와중에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가 푸틴 대통령의 특사로 한국을 방문해 민재인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

그런데 이때에는 남북한 특사인 강영화와 박철현도 중국 국가 부주석 왕차산과 삼자 회동을 하고 있었으니 이른바 중국의 중재였다.

그리고 이 외교전에 미국이 빠질 수 없었으니 대통령 당선인 바이든의 특사도 한국으로 와서 민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유엔에서는 미국 대사가 북한 대사를 만나서 역시 이 문제로 대화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장관의 말은 개성 공단에서 생산한 우리 기업 신발과 라면, 커피, 전자제품 등을 기차로 모스크바로 보내달라는 그 말이오.”

“예, 그러나 그전에 북한과는 이제 그만 화해하시는 것이······.”

“장관, 이번 사태는 다 저 김정은 위원장 때문이고, 북한 군부 때문인데, 우리 보고 먼저 꼬리를 내리고 화해하라는 것이오.”

“그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원인 제공은 어쨌든 한국이 쏜 현무 미사일이 북한 영해에 떨어진 것이니 한국이 한발만이라도 양보해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경의선과 동해선 공사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이고, 그러므로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성공적으로 개통되어······.”

“장관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겠으나 북한이 먼저 꼬리를 내리지 않는 이상 우리는 절대로 물러날 수 없소.”

“하면 신발과 라면, 커피, 전자제품 등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그건 조금만 기다리시오. 그러면 시베리아횡단철도 시범 운항의 의미도 있는 일이니 그 물품들은 반드시 기차에 실어 보내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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