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127화 (127/470)

〈 127화 〉 짜고 치는 고스톱(9)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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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연간 한국 돈으로 1,000만 원 이상 버는 북한 인민이 얼마 안 된다는 것이 더 문제였다.

아니, 거의 모든 근로자가 그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이 더 문제였다.

그리고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미만의 근로자는 전부 한국 기업이 건설하는 철도, 도로, 발전소, 광산과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일부 노동자일 것이니 그들에게 15%를 과세한다는 것은 좀 과한 것 같았다.

“그러지 말고 400만 원 이하는 0%, 400만 원에서 800만 원은 3%, 1,000만 원까지는 5%,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까지는 10%로 합시다. 3,000만 원까지는 20%, 5,000만 원까지는 25%, 8,000만 원까지도 30%, 1억 이상은 40%로 하고 말이오.”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법인세는?”

“법인세는 남조선과 비슷하게 2억 이하 10%, 200억 이하 20%, 3,000억 이하 22%, 3,000억 초과에 대해서는 25%로 일단 정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법인세는 더 세분화해서 1억 이하는 10%, 200억 이하는 12%, 300억 이하는 15%, 500억 이하 구간도 만들어 18%, 800억 이하는 20%, 1,000억 이하는 22%, 그리고 2,000억 이하는 25%, 3,000억 이상은 30%, 5,000억 이상은 35% 정도로 하시오.”

“예, 위원장 동지.”

세금제도를 도입하려니 결국 법인세까지 신설해야 했다.

북한은 1974년 3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제5기 제3차 회의에서 `세금제도를 완전히 없앨 안건을 채택, 동년 4월 1일부터는 세금을 완전히 철폐했다고 선전하면서 남조선은 연평균 21%를 초과 징수하는 세금 수탈 정부라고 비난했다.

그런데 이제 그 21%를 능가하는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이 조처 이전에 북한은 예산 수입 구조 면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 할 수 있는 거래수입금은 우리의 간접세, 국가기업 이익금은 우리의 법인세와 유사한 것으로 다만 그 명칭만을 바꾼 것이었다.

이 이외에도 협동단체 이익금, 봉사료 수입금, 감가상각비 등도 있었으니 뭐 세금 없는 나라라고 선전을 하기에는 좀 그랬다.

“부가가치세 세율은 10%, 상속세나 증여세는 50%로 하시오. 단 부동산 취득세는 1억 이하는 1.5%, 3억 이하는 2%, 5억 이하는 2.5%, 10억 이하는 3%, 20억 이하는 3.5%. 20억 초과는 4%로 합니다. 그리고 부동산에 대해서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도 부과하고, 그 세액은 총리가 당정군의 의견을 반영해서 정해보시오. 자동차세, 유류세 등도 총리가 그렇게 정하고, 단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일괄 70%로 중과세하고, 1억 원 이상은 90% 과세하시오. 그래야 공화국이 남조선과 같이 부동산투기 광풍에서 비교적 자유롭지. 알겠소.”

“예, 위원장 동지.”

“그리고 전국 토지 조사는 완전히 끝났소?”

“완전히 끝나 토지대장을 거의 새로 만들었습니다. 더불어서 개인 사유지에 대해서는 토지 등기부도 발급해주었습니다.”

“그것 잘했군요. 하면 이제 남조선 간나들이 공화국 토지가 제 것이라고 억지를 부려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겠군. 아, 그리고 외국인의 공화국 토지 소유는 원천으로 금지하고, 남조선 간나들의 공화국 토지 소유도 금지하시오. 단, 개성공단처럼 공화국에 투자할 시에는 지금처럼 임대계약을 맺어 임대하고 말이오.”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런데 국세성장에는 누굴 앉히면 좋겠소?”

“그것이······.”

“세금은 공평하게 매기고 공평하게 징수해야 하므로 강직한 인물이어야 하니 총리가 추천해 보시오. 그래야 남조선처럼 재벌 대기업과 부자들은 세금에서도 특혜를 준다는 오명을 안 듣지.”

민은정과 같이 융통성이 없고 내 말이라면 고지식하게 실천하는 인물을 앉혀야 하는데, 어떻든 내각총리 박봉구에게 그런 인물을 추천하라고 하고, 여타 세금에 관해서도 더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이 세금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요식적인 최고인민회의 개최도 지시했다.

이즈음 내 말 한마디면, 안되는 것이 없는 북한이었으니 내가 지시한 원안 그대로 통과될 것은 불을 보듯 뻔했으나 요식이라도 형식은 갖추어야 했다.

어떻든 이런 지시를 내리고 이어서는 국가안전보위성 오영재와 인민보안성 최부일을 불러 우선 이렇게 물었다.

“내 저번에 대대적으로 탈세자를 찾아내고, 불법, 탈법, 위법을 저지르는 반동분자들을 모조리 척결하라고 지시했는데, 어찌 됐소?”

“열심히 적발하고 있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래서 몇 명이나 잡았소?”

“저희 인민보안성은 74명입네다.”

“국가안전보위성은?”

“18명입네다. 위원장 동지.”

“더 분발하시오. 그 대신 죄가 없는 인민을 무조건 잡아들여 반동분자로 만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오.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두 분부터 공개 총살형에 처할 것이니 그렇게 아시고.”

“예, 위원장 동지.”

“그리고 또 연말연시를 맞아 선량한 인민의 주머니를 털고, 치안을 어지럽히는 불량배들이 설친다는 소리가 내 귀에도 들리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입이 있으면 다들 말해보시오.”

내가 김정은이 되고 선량한 북한 인민을 괴롭히는 조폭과 양아치를 소탕하라고 몇 번이나 지시했다.

그런데 이즈음 다시 조폭과 양아치들이 설친다는 소리가 내 귀에도 들렸으니 이 기회에 아예 그런 자들은 씨를 말려야 했다.

그래야 치안만큼은 한국보다 더 좋을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것이······.”

“내 분명히 다시 말하지만, 이 시간 이후에 그런 소리가 내 귀에 또 들리면 그때도 두 분부터 공개 총살형에 처하겠소. 그러니 이 공화국에는 남조선과 같은 조직 폭력배가 더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일망타진하시오. 내 중앙검찰소와 중앙재판소에도 특별지시를 내려 조직 폭력배를 최고형으로 엄하게 다스리고, 엄벌하라고 지시할 것이니 알겠소.”

“예, 위원장 동지.”

“또 탈세범을 신고하여 세금을 추징하면, 그 신고자에게 추징액의 5% 이하를 포상금으로 줄 것이니 이 새로운 제도도 잘 활용하여 공화국 탈세범도 모조리 소탕하시오.”

“위원장 동지, 그럼 공화국도 탈세범신고포상금제도를 도입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그러니 이 제도를 잘 활용하여 탈세를 뿌리 뽑아 이번에 추진할 국세 제도도 조기에 자리를 잡도록 최선을 다해주시오.”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고 보니 2020년도 역사 속으로 저물어서, 미국 새 대통령 바이든이 취임하기도 전에 러시아에서 MIG-29 5대의 부품과 기술자들이 와서 조립 생산에 들어갔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S-400 나머지 5개 포대도 왔기에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연 다음 곧장 제2방공포병사단에 배치했다.

그러나 이 S-400을 다 도입하려고 노력한 것에 비하면, 조금은 허무하기까지 한 도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떻든 S-400 총 8개 포대와 S-300 8개 포대가 다 도입되었으니 북한의 방공망은 한층 강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리고 S-400 도입을 위하여 그동안 한국과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긴장 상태를 극도로 끌어올리고 있었으니 이제 슬슬 긴장을 완화할 필요가 있었다.

하여 민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공화국을 핑계로 유사시를 대비한 훈련에 성과가 좀 있었으면, 이제 슬슬 그만둘 때가 된 것 같은데요. 우리 항공군 애들도 충분히 실전 같은 훈련을 했으니까 말입니다.”

“고가 아니라 이제 스톱하자는 말이오.”

“너무 짜고 치면 재미가 없지 않습니까.”

“S-400 도입했다고 당장 스톱하면 중국이 더 오해하지 않겠소.”

“그럼 어쩌자고요?”

“중국을 이용합시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 양쪽에서 중국에 특사를 보내서 중재를 요청하는 거요. 그럼 자연스럽게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오.”

“중국이 중재를 안 해주면요?”

“스스로 대국이라고 자랑질하는 애들이니 반드시 중재해줄 것이오. 그럼 그때 못 이기는 척하면서 우리 두 사람이 만나 악수나 하고, 냉면이나 먹읍시다. 하면 중국 체면도 세워주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고, 얼마나 좋소.”

한국 특사는 몰라도 북한 특사가 요청하면 중국이 응할 것은 같았다.

그동안 남북 대치 때문에 기어이 S-400 5개 포대까지 다 보내주었으니 말이다.

“그동안 잔머리가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하하하! 내가 아무리 그래도 김 위원장 따라가겠소. 그러니 이 와중에도 MIG-29 5대나 받아서 조립하지. 안 그렇소?”

“F-35A 200대나 띄워서 공화국을 위협했으니 그나마도 러시아에서 MIG-29 5대 조립 생산 얻어낸 것이니 이번에는 내가 대통령님에게 진 것이라고 하죠. 그건 그렇고 한국 공군은 이제 준비가 되었습니까? 무슨 말이냐면, 이번 대치국면으로 실전에 대한 대응력을 길렀느냐는 말입니다.”

“뭐 적당하게. 그래서 말인데, 내일쯤 지금 가지고 있는 MIG-29를 전부 동원해서 한 번 더 도발해 주시오. 그럼 우리 공군이 어찌 대응하는지 냉정하게 평가해 보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개선책을 마련하게 말이오.”

“이제 별걸 다 시키십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의 마지막 판이라고 생각하고 부탁하오.”

“굳이 그렇게까지 말하면 알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 사태가 끝나면, 사성전자말고, LJ전자와 여타 한국 대기업들도 개성공단에 투자 좀 해 주십시오. 유사시 중국과 일전이 벌어지면, 중국에 투자한 그들 한국 기업들은 모두 피를 볼 것이 자명하니 그전에 철수해서 공화국에 투자하게 해 달라는 말입니다.”

“나도 그 점은 늘 신경 쓰였소. 그러나 기업들이 내 말을 들을지는 나도 장담을 할 수가 없으나 내 은근히 개성공단 투자는 한번 권해보겠소. 그리고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은 유사시 즉각 철수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고, 이제부터 될 수 있는 한 중국 투자, 유학 등은 정부 차원에서 교묘하게 티 나지 않게 규제하겠소. 또한, 트럼프가 했던 것처럼 외국 특히 중국 투자 기업의 국내 복귀를 정책으로 추진하고, 그렇게 돌아온 기업을 자연스럽게 개성공단 또는 북에 투자하도록 하면 되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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