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6화 〉 짜고 치는 고스톱(8)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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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은 이때 제1함대, 제2함대, 제3함대, 제5성분전단, 제6항공전단, 제7기동전단, 제8전투훈련단, 잠수함사령부, 특수전 전단, 해병 1사단, 2사단, 6기동여단 등으로 편성되어 있었으며, 국방 개혁 이전의 작전사령부는 해체됐다.
그리고 각 함대의 함정 편성도 바뀌어 1함대의 기함은 광개토대왕함급 광개토대왕함에서 충무공 이순신급 강감찬함으로 바뀌었다.
2함대 역시 기함이 광개토대왕함급 을지문덕함에서 충무공 이순신급 대조영함으로 바뀌었으며, 같은 급의 왕건함까지 배치되어있었고, 여기에 기존 기함이던 을지문덕함까지 더하면 전력이 크게 향상되어 있었다.
3함대 역시 기함이 인천급 만재배수량 3,251톤 호위함 전북함에서 충무공 이순신급 충무공 이순신함으로 바뀌었으며, 동급의 문무대왕함도 배치되어 전력이 강화되어 있었으니 이 3함대와 2함대의 전력 증강은 다 중국 해군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형 방공구축함과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 덕분에 충무공 이순신급 함정들이 7기동전단에서 빠져 각 함대의 기함으로 재배치된 것이고 말이다.
그건 그렇고 방사청장 조명진과 합참 해군부의장 이경호, 국방부 장관 서진성의 대답을 들은 민재인 대통령은 이어서 함의 무장을 둘러보고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533mm 어뢰 발사관에다가 수직 발사장치(VLS)로 초음속 대함 미사일 해성 2와 현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까지 발사할 수 있으니 청장의 말처럼 잘하면 중국 항모전대도 상대할 수 있겠군.”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7기동전단과의 가상 교전에서 충분히 입증될 것입니다.”
“그러기를 빌겠소. 그리고 안창호급 3번 이동녕함과 4번 이봉창함도 한번 둘러봅시다.”
“예, 대통령님!”
그렇게 대주조선에서 진수하는 안창호급 3번 이동녕함과 4번 이봉창함도 둘러보면서 민재인 대통령을 다시 이런 보고를 들었다.
“1번 안창호, 2번 손병희함과는 달리 3번 이동녕함부터는 역시 장수태왕급과 같은 리튬이온 전지를 탑재했습니다. 그리고 수직 발사장치도 10개로 늘어나서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초음속 대함 미사일 해성 2, 현무 순항미사일까지 발사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그럼 3, 4, 5, 6, 7, 8, 9번함에 더하여 장수태왕급 잠수함 3척에 내년 2월에 진수할 원자력추진 잠수함 3척이면, 중국 항모전단은 물론 핵잠수함까지 견제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겠소.”
“믿으십시오. 대통령님, 그리고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그 잠수함들이면, 중국의 091형 한급, 093형 상급은 물론 092형 샤급, 094형 진급까지도 모두 견제가 가능합니다.”
“왜 그리 자신하시오?”
“중국 핵 잠수함은 핵 잠수함이어도 핵 잠수함이 아닌 듯 시끄러우므로 우리의 리튬이온 전지 탑재 잠수함들을 찾아낼 수 없지만, 우리 함들은 중국 핵잠수함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상대는 핵잠수함이오.”
“핵잠수함이라도 핵잠수함 아닌 핵잠수함이니 충분합니다. 그리고 내년 2월 진수할 원자력추진 잠수함 1번 단군왕검함 포함 그 3척이면, 중국의 최신 핵잠수함인 진급을 모조리 수장하고도 남습니다.”
“그런 자만심이 일을 그르칠 수 있으니 만사를 빈틈없이 처리하기를 바라면서 3번부터 9 번함까지 시험 운항하면서 손원일급, 장보고급과 가상 교전을 한 다음 그 결과를 역시 보고하시오.”
장수태왕함급으로는 7기동전단과 안창호급 3번함부터는 손원일급, 장보고급과의 가상 교전을 이렇게 지시한 민재인 대통령은 조선소 관계자와 해군 장병들도 격려한 다음 진수식을 마쳤다.
그렇게 대한민국 해군은 이날 장수태왕함급 4,500톤급 잠수함 3척과 안창호급 3,000톤급 잠수함 7척을 동시에 진수했다.
***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잠수함을 동시에 10척이나 진수한 그 12월이 다 가기 전에 나도 러시아에서 반가운 소식을 받았으니 그건 바로 S-400 추가분 도입이 아니라 MiG-29 조립 생산이었다.
“그러니까 내년 1월에 우선 5대분 부품과 기술자들을 보내겠다고요.”
“그렇소. 김 위원장. 그러니 귀국의 기술자들과 함께 조립하면서 그동안 바뀐 것이 있거나 새로운 것이 있으면 그들에게 배우도록 하시오.”
“공화국에서 그동안 조립 생산해 왔으니 뭐 별로 배울 것이 있겠습니까만,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S-400 나머지 포대는?”
“그건 중국과 막판 조율 중이니 잘하면 곧 결정이 날 것이오.”
“긍정적인 결론이겠지요.”
“아마 그럴 것이오. 그러니 기대하시오.”
북한 항공군의 유일한 4세대 전투기인 MIG-29 5대를 더 조립 생산하면, 총 전력은 57대가 된다.
안 그래도 요즘 한국과의 짜고 치는 대치상황을 이어가면서 MiG-29 조종사들이 전에 없이 강훈련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전력이 점점 상승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기름이 없어 비행 훈련도 못 하다가 북한이 산유국이 된 다음에는 비행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행했으나 훈련 성과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훈련과는 차원이 다른 이즈음의 짜고 치는 남북 대치 상황은 조종사들에게 마치 실전과 같은 경험을 안겨주고 있었으니 전력이 상승하지 않으면 그것이 더 이상했다.
그것도 한국 공군의 F-35A를 상대로 말이다.
“그렇다면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대통령님.”
“그 소리가 마치 아부처럼 들리오.”
“공화국에 이렇게 은혜를 베푸시는데, 아부면 어떻겠습니까. 하하하!”
“미국 대통령과도 맞서는 세상에서 제일 당당한 김 위원장이 그러면 재미없으니까 나에게는 아부하지 마시고, 개성 공단에서 생산한 한국 신발과 라면, 커피, 전자제품 등을 모스크바에 있는 우리 무역업체로 좀 보내주시오. 기차로.”
“그 말씀은 시베리아횡단철도로 남조선 상품을 본격적으로 수입하겠다. 하여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정식으로 개통하자는 말씀이십니까?”
“아직 동해선과 경의선 공사가 끝나지 않았으니 어찌 정식으로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개통하겠소. 그리고 귀국과 한국이 아직도 서로 대치 중이니 더 어려울 것 아니오. 그러니 일단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한국 신발만이라도 보내주시오. 하면 한국의 라면, 커피, 전자제품 등의 열차를 이용한 수입은 내가 민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하겠소.”
“그동안 항공기와 선박을 이용하던 것을 열차로 바꾸면 그것이 바로 시베리아횡단철도의 개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러나 아직 동해선과 경의선 등의 철도 공사가 끝나지 않아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선박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고, 본격적인 시베리아횡단철도 개통에 앞서서 시범 운행의 의미도 있을 것이니 지금보다는 여러모로 나을 것이오.”
푸틴의 이 말은 마치 중국횡단철도보다는 시베리아횡단철도가 낫다는 말로 들렸고, 이것 때문에 MiG-29 5대를 조립 생산하게 해준 것 같았다.
이때 한국과 러시아 교역액은 연간 300억 달러 수준이었고, 양국은 수교 40주년을 맞는 2030년 교역액 1,0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시베리아횡단철도가 개통되면 그 1,000억 달러가 2030년이 아니라 그 이전에 조기 달성됨은 물론 교역액은 더 늘어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여담으로 러시아와 북한 간의 연간 무역액은 약 3억 달러였으니 한국과는 100배의 차이가 났다.
그러나 이런 공식 무역 규모가 아니라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송금하는 돈도 연간 1억 5,000만 달러에서 3억 달러에 달했다.
한데, 내가 환생한 이후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그 근로자들이 유턴해서 대부분 한국 건설업체가 공사하는 발전소, 철도, 도로 등에서 일하는 바람에 근로자들이 러시아에서 송금하는 돈은 1,000만 달러도 안 될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렇기는 하겠지만, 남조선과는 현재 대치 중이라서 일이 잘 추진될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한국 민재인 대통령에게는 내가 직접 통화하고, 특사까지 보낼 것이니 김 위원장은 이 상태에서 더는 상황을 악화시키지만 마시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공화국이 아니라 남조선 전쟁호전광들입니다.”
“그래서 특사를 보내겠다는 것 아니오. 그리고 정 안되면 내가 직접 한국으로 날아가겠소. 그러니 이만 대치를 끝내고 얼마 전처럼 양국의 교류가 더 활발해지기를 소망하오.”
“F-35A도 없고, S-400도 다 도입하지 못한 공화국이야 그러기를 바라지만, 과연 남조선이 대통령님의 소망에 응답할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내가 설득해 보겠으니 김 위원장은 상황만 더 악화시키지나 마시오.”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남조선이 예전 남조선이 아니라서요. 그리고 공화국은 걱정하지 마시고, S-400이나 빨리 좀 보내주십시오.”
푸틴과의 통화는 이렇게 끝이 났다.
그러나 이 덕분에 S-400은 아니더라도 MIG-29 5대를 더 조립 생산하면, 중국 최신예기는 아니더라도 단동의 88비행여단의 J-8급과 공격 헬기 정도는 북한 공군으로도 상대할 수 있는 기반은 만들 수 있었다.
“내각총리께서 오셨습니다.”
“들어오시라고 해.”
내각총리 박봉구가 푸틴과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나를 찾아온 것은 아마도 세금 문제 때문이리라.
그리고 과연 그가 내민 결재판을 열어보니 그랬다.
“남조선 돈으로 1,000만 원까지는 10%, 1,000만 원부터 3,000만 원까지는 15%, 5,000만 원까지는 20%, 8,000만 원까지는 30%, 1억 이상 50%라면 너무 과한 것 같은데······.”
“근로소득세만 그렇습니다. 그리고 공화국에서 연간 1억 이상 소득을 올리는 개인은 얼마 되지 않으니 별문제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