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124화 (124/470)

〈 124화 〉 짜고 치는 고스톱(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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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은행을 새로 열 곳을 2곳이나 알아보고 임시 계약을 했다니 그 매장 소유주가 누구기에 민은정이 임시로 계약했을까 궁금했으나 일단 접었다.

내가 김정은으로 환생한 이후 북한에서도 주택과 토지의 개인 소유권을 인정해주고 있었기에 당, 정, 군에서 관리하는 매장이 아닐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대대로 개인의 주택, 토지, 건축물 소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주택 공급 체계가 붕괴했으니 바로 국가로부터 분배받은 집을 팔아야 겨우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 탓이었다.

이때 일부 부유층이 이 같은 주택을 헐값에 사들여서 다주택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소유권 대신 거주권을 보장하는 입주권을 발급했으니 그들은 이 입주권을 사들인 것이다.

그러다가 내가 김정은으로 환생한 이후 주택과 토지, 건축물의 개인 소유권을 인정하고, 집단농장의 농지도 농민에게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거나 매각하여 소유권을 인정해주고 있었다.

“어떤 놈이 매장 주인이기에 민 대좌가 임시로 계약해?”

“매장 둘 다 외화벌이 일꾼 출신의 돈주입니다.”

“그놈들은 탈법, 불법으로 재산 몰수당한 놈들 아냐?”

“한 명은 아무 불법도 없었고, 한 명은 세금만 체납해서 이번에 냈다고 했습니다.”

“그런 놈들도 있다는 말이지.”

불법, 탈법에다가 세금까지 탈루하는 놈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사업이나 장사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은 좋은 징조였다.

북한은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치는 한국과는 뭔가가 달라도 달라야 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려면 더 조이고 조여서 북한 땅에는 아예 불법이나 탈법, 편법이 자리를 잡지 못하게 해야 했다.

그것도 자본주의가 서서히 자리 잡는 지금이 그 적기였다.

“예, 위원장 동지. 성실하게 세금 내고 장사하는 이들도 제법 많았으니······.”

“그런데 민 대좌, 그런 자들 말고, 불법, 탈법, 위법, 편법 저지르는 놈들 손 좀 봐줘야겠는데,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이미 그런 자들은 조사해서 재산을 몰수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또 하시려고 하십니까?”

“그래, 호위사령부, 내각, 검열위원회에 맡겨놓았더니 민 대좌도 알다시피 고작 한국 돈으로 5,059억 원밖에는 추징하지 못했어.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그런 자들을 찾아내어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고, 공화국에서는 불법, 탈법, 편법으로 사업할 수 없다는 것을 각인해주려면 또 해야지. 그러니 뭔 방법이 없겠어?”

“조세정의요? 아니,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의도이시면 차라리 국가안전보위성과 인민보안성, 보위국을 동원하심이 어떻습니까. 거기다가 남조선처럼 그런 자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포상금 제도를 시행하시면 더······.”

맞다.

내가 잠시 잊고 있었지만, 한국에 탈세 신고포상금 제도가 있었다.

그것을 북한에 도입해서 탈세자에게 세금을 추징하면 추징액의 10%를 포상금으로 준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러고 보니 한국에는 체납자가 숨긴 재산 신고 포상금도 있었고, 포상금 지급액은 징수 금액에 따라서 2~5%, 최대 20억 원, 신용카드, 현금 영수증 발급 거부 관련 신고 포상금은 결제나 발급 거부 금액의 20%, 연간 200만 원 한도였고, 신용카드 위장가맹점 신고 포상금은 건당 10만 원, 명의위장사업자 신고 포상금은 신고건별로 1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 북한에 그 모든 포상금 제도를 도입하면 꽤 효과적으로 불법, 탈법, 위법, 편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인마. 조세정의! 민 대좌도 저번에 10% 세금 냈다면서 그러니 다른 이도 똑같이 세금을 내야지. 누구는 내고, 누구는 안내고, 누구는 적게 내고, 누구는 많이 내고 그러면 되겠어? 안 되겠어? 그러니 조세는 정의롭게! 그건 그렇고 신고 포상금 제도는 고민 좀 해보겠다. 또 국가안전보위성과 인민보안성, 보위국은 이번에 동원하여 또 한 번 대대적으로 탈세자를 찾아내고, 불법, 탈법, 위법, 편법을 저지르는 반동분자들을 모조리 척결하겠다. 그래야 공화국이 더욱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겠지. 안 그래?”

“지금도 위원장 동지의 영도력에 힘입어 공화국은 더없이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너까지 아부 안 해도 된다. 그리고 너까지 아부하면, 내가 누구랑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고민을 나누겠냐. 그러니 민 대좌 너는 절대 아부하지 말고, 사실만을 이야기해. 알았어?”

“절대 아부가 아닙니다. 공화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단적인 예로 남조선만 하더라도 겉은 번지르르하고, 잘 사는 것 같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극심한 빈부 격차, 또 극심한 세대 차이, 남녀갈등, 지역갈등, 정치 갈등까지 병폐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나 공화국은 그 모든 갈등의 정도가 남조선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위원장 동지의 현명한 영도력에 힘입어서 많이 치유 봉합되고 있으니 남조선보다는 공화국이 그 면에서는 훨씬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빈부 격차, 세대 차이, 지역 갈등 등등은 공화국이 남조선보다 적더라도 남조선은 공화국보다 훨씬 잘 산다. 그건 인정해야지. 그러니 네 말은 아부다.”

“솔직하게 잘사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제가 서울역에서 남조선 광고촬영을 할 때 그곳에서 수많은 노숙자를 보았습니다. 인근 빌딩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서 있고, 백화점과 상점에는 물건이 넘쳐났으나 그들은 그 화려함과는 대비되는 몰골로 하루하루를 거저 연명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화국은 위원장 동지의 배려로 모든 노숙자를 보호소에서 수용 관리 교육하면서 자립의 기반을 만들어주고 있고, 그렇게 자립하는 이들에게는 무상으로 주택과 식량, 의복, 일정액의 지원금까지 줍니다. 그러니 공화국이······.”

“남조선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제도가 있고, 그에 따라서 수급자 1인(人)에게 매월 약 70여만 원의 돈을 지원해주고, 의료비 등도 지원해준다. 그러나 공화국은 아직 그런 복지제도도 없으니 남조선보다 못하다.”

“공화국에 그런 복지제도는 없을지 몰라도 남조선에도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무상으로 주는 제도가 없고, 식량과 의복까지 지원해주는 제도가 없는 이상 공화국이 낫습니다.”

“남조선에도 쌀을 저렴한 가격에 지원해주는 것으로 안다. 그러니 공화국이 못하다. 그건 그렇고 가보자. 가보고 우선 백호 은행 지점이나 또 열자!”

한국이 북한보다 잘산다.

아니, 훨씬 잘 산다.

그러나 나는 이 북한을 경제적으로는 한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깨끗한 자연환경이 살아 숨을 쉬는 친환경 행복국가, 빈부 격차, 세대 차이, 남녀갈등, 지역갈등이 훨씬 적은 국가로 만들고 싶었다.

여기서 행복국가란, 이른바 소확행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는 나라, 그 행복을 누리면서 사는 나라, 그리고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를 의미했고, 나는 북한을 그런 나라로 만들고 싶었다.

“저곳으로 저곳에는 백호 의류 판매장을 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원장 동지.”

“저 옷가게?”

“그렇습니다.”

민은정에게 이끌려 간 곳은 창천 거리 어느 중국산 수입 옷가게였고, 성업 중이었다.

그랬으니 민은정이 백호 의류 판매장으로 찍었을 것이다.

하여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잠시나마 가게를 유심히 살펴본 다음 결정을 내리고는 다음 장소인 은하 과학자 거리로 이동해서 역시 매장을 살핀 다음 바로 결정했다.

“네가 찍어둔 곳이라 그런지 다 마음에 드니 39호실에서 자금을 받아 가게를 매입하고, 백호 의류 판매장으로 만들어. 그리고 의류 판매장 옆 건물 2곳은 매입하여 백호 은행 평양 지점을 만들고. 그러면 평양 본점과 지점 합쳐서 백호 은행 점포는 평양에 일단 4곳이니 그런대로 되겠지. 더불어서 위성과학자주택지구, 미래 과학자 거리, 여명 거리에 백호 은행 자동화 코너도 만들자.”

“자동화 코너라 하심은 현금인출기를 설치한 곳 말씀이십니까?”

“그래, 현금인출기가 있는 곳. 그러니 네가 살펴보고 평양에 더 설치할 곳도 있으면 찾아서 보고해.”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좋아. 그리고 타조고기 먹어봤어?”

그 길로 평양 약산 식당으로 가서 타조고기로 점심을 먹으면서 식당 지배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약산 식당은 타조고기 전문점으로 타조고기는 만문하고(연하고) 맛이 좋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리고 이것은 타조완자이고, 이건 껍질 요리이며, 이건 타조 발 통 찜, 이건 불고기입니다. 이렇게 우리 식당에서 만드는 요리는 총 25가지이며, 우리 식당 타조는 1997년 21마리로 시작해서 지금은 1만여 마리를 사육하고, 1년에 약 5,000마리를 도축하여 인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타조는 북한에서 사육에 성공한 가축으로 이처럼 전문식당이 있을 만큼 인기가 높은 음식으로 탈바꿈했으며, 그 가죽도 이용하고 있었다.

내가 개성 목장을 만들고 소와 돼지를 키우듯 북한의 각 목장에서는 이 타조를 사육하는 곳이 많았으니 타조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했다.

“남조선에서 먹어본 것보다 맛이 좋군. 어떻든 식당이 더 번창하여 인민들에게 맛있는 요리 많이 공급하기를 요청하오.”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오랜만에 시내로 나온 김에 타조고기 식당에 이어서 모란봉 구역 안상택 거리를 둘러보니 과연 평양의 로데오 거리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그리고 서성 거리도 둘러보니 명품 상점이나 고급 식당이 즐비했다.

“민 대좌, 안상택 거리에도 백호 의류 판매장을 한 곳 더 열고, 아울러 백호 은행 지점도 열자. 그리고 서성 거리에는 백호 은행 자동화 코너만 만들고.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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