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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120화 (120/470)

〈 120화 〉 짜고 치는 고스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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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me‎‎/N‍‍ove‍‎‎l‍‎‎Po‍rt‍a‎‎‍l

민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국방 개혁 이후 건조에 박차를 가하는 장보고 4 4,500톤급 잠수함 1번인 장수태왕함과 역시 12월 같이 진수를 앞둔 대구급 호위함 4번과 5번 경남함과 울산함을 둘러봤다.

이 대구급 호위함은 총 8척으로 이미 1, 2, 3번 함은 취역 또는 진수한 상태였다.

“장수태왕함과 호위함 모두 12월에 진수할 수 있소? 그리고 안창호급은 어디 있소?”

“예, 이변이 없는 한 12월에 모두 진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창호급은 저쪽입니다.”

“가봅시다.”

안창호급은 장보고 3 3,000톤급으로 지난 1월 1번 안창호함과 2번 손병희함이 취역했고, 다가오는 12월에는 이변이 없는 한 3번 이동녕함, 4번 이봉창함, 5번 정기룡함, 6번 곽재우함, 7번 김시민함, 8번 서희함, 9번 양규함이 진수될 예정이었다.

그러니 이 2020년은 진짜 대한민국 해군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해였다.

“이 함정들 진짜 올해 안에 모조리 진수할 수 있소?”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그럼 해군은 원자력추진 잠수함만 진수하면 계획한 함정은 다 건조되나?”

“맞습니다. 대통령님.”

“그렇다면 원자력추진 잠수함 건조도 서두르시오. 시간은 금이니까. 단, 서두르라고 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겠죠.”

“물론입니다. 대통령님.”

그렇게 진수식과 건조 중인 함정을 둘러본 민재인 대통령은 그 길로 청와대로 돌아와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내 전화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목소리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렇게 간을 좀 봤다.

“우리의 적은 한낱 북한 따위가 아니다. 북한은 이제 우리의 상대가 아니다. 참 감명 깊은 진수식이자 연설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내 스토커요. 어찌 벌써 그런 것까지 다 아시오?”

“TV도 모자라서 인터넷으로도 중계하는데, 모르는 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닙니까. 그리고 중국에는 전화했습니까? 아니면 대사는 보냈습니까? 아니면 특사라도 보냈습니까?”

“우리가 반대한다고 해도 중국이 콧방귀나 뀌겠소.”

“콧방귀가 아니라 소국이 대국에게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노발대발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보고 반대하라!”

“그렇습니다. 극렬하게 반대하십시오. 그래야 우리가 도입하는 길이 열릴지도 모릅니다.”

“이거 혹 허허실실을 노리는 것이오?”

“오호. 이제야 좀 아시네.”

중국은 리잔수 등이 다녀간 이후에도 아무 말이 없었다.

된다.

안된다.

그런 반응이 없으니 이제 한국이 나서서 극렬하게 북한의 S-400 도입을 허락하면 안 된다고 반대를 해야 할 때였다.

그러면 중국은 오히려 배치를 허락할 수도 있었으니까.

그것이 그 웃기지도 않는 대국의 논리이자 중화라는 오만한 자부심의 발로니까 말이다.

“왕년에 삼국지 좀 읽었소?”

“지금도 읽고 있습니다. 그러니 공화국의 S-400 도입을 극구 반대하십시오. 그럼 중국은 오히려 배치를 허락할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아니면 그냥 눈 감고 있거나. 그리고 그렇게 되면 그것이 남북합동으로 중국을 속여 실리를 취한 허허실실의 계책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알았소. 알았소. 그리고 이 마당에 우리가 그냥 있는 것이 더 이상한 것 같으니까 중국에 특사를 보내서 북의 S-400 도입을 극구 반대하겠소. 그럼 되겠소?”

“좋습니다. 아, 그리고 삼족오의 보안은 더 늘렸습니까?”

“우리 정보기무사령부와 국정원, 경찰에 더하여 검찰까지 눈에 불을 켜고 있고, 국방과학연구소와 시험을 진행하는 모 비행단은 자체 경비에 더하여 외곽부터 경찰과 특공여단도 모자라서 특전사령부 병력도 증파해서 경계를 강화했소.”

“하긴 우리 해커 애들 시켜서 국방과학연구소 좀 털어보라고 하니 예전과는 달라서 털기가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보안을 더 강화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중국 해커 조심하시고요.”

“여전히 외부망과는 단절된 곳에 자료를 보관하는 것은 물론 자료 접근 권한도······. 하여튼 해커는 걱정하지 마시오.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국정원장과 정보기무사령관 등을 불러서 더 경계를 강화하겠소. 그런데 무슨 이유로 삼족오 이야기를 꺼내서는 중국의 관심을 끌도록 만들었소.”

“그래야 S-400을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으니까.”

“많이 도움되시오. 그건 그렇고 트럼프는 재선되겠소?”

11월 3일, 그러니까 모레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재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남북 모두 걱정이 많은 것은 부정하기 어려웠다.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럼 민주당 바이든이 되어 그동안의 남북이 추진해온 정책에 다소 차질이 빚어지면 안 되는데 말이오.”

“그가 당선되면 특사단을 보내서 의중을 한번 알아보십시오. 그럼 되지 않겠습니까. 하고 한국에 대한 정책은 바뀌어도 우리에 대한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못 바꿀 겁니다.”

“하여튼 자신만만해서 좋소.”

“내가 아직은 좀 젊지 않습니까.”

“젊어서 참 좋은 김 위원장, 혼자서 젊다고 자랑하지 말고, 민은정 대좌 편으로 산삼이나 좀 보내시오.”

“하하하! 알았습니다. 민은정 대좌 보낼 테니까 중국에 특사나 보내십시오. 그럼.”

민재인 대통령과의 통화를 그렇게 끝내자마자 민은정을 불러서 이것부터 물었다.

“백호는?”

“평양과 개성 매장을 다 방문해보고, 공장까지 가서 확인했어도 별달리 개선할 점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만, 평양에 매장을 2곳 정도 더 여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매장을 더 열자.”

“예, 위원장 동지.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인민들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평양에 매장이 한 곳밖에 없어서 찾기도 힘들 뿐 아니라 광고 효과도 없으니 매장을 더 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성은?”

“개성도 평양과 비슷한 양상이었으나 개성은 남조선 관광객들이 옷맵시와 질이 좋다면서 제법 많이 사가곤 했습니다. 그러나 매장은 아직 더 필요하지 않을 것 같으나 남조선 관광객과 인민들이 매장에서 엉키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으니 옆의 다른 옷 판매장을 매입하여 가게를 넓히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그런 것까지 알아보고 대책까지 내놓으니 역시 민은정 대좌다. 수고했다. 그리고 네가 말한 것처럼 조처하겠으니 수고한 김에 평양 매장도 직접 알아보고, 개성 매장도 알아서 넓혀봐. 자금은 39호실에서 지원해 줄 것이다. 아. 그전에 산삼 몇 뿌리 가지고 비밀리에 서울에 좀 다녀와. 대신 갈 때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군복이 아니라 이번에 나온 백호 신상품을 입고 가. 그래야 자연스럽게 광고도 되지.”

“예, 위원장 동지. 그런데 산삼은 어디로?”

“어디겠어. 푸른 기와집이지.”

민은정이 억눌린 웃음을 터트린 것은 그때였다.

하여튼 그렇게 민은정에게 백호에서 나온 신상품 옷을 입혀 비밀리에 한국으로 보냈으니 이건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남북 대치상황에서 상대편 수장에게 산삼까지 선물하는 것이니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그건 그렇고 한국 돈으로 1,500억을 투자한 백호 은행은 그런대로 돌아가는 것 같았고, 백호 브랜드에는 1,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으나 민은정의 말로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니 손해는 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여차하면 민은정을 모델로 해서 북한 전역에 광고하거나 내 여동생이 아니라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성이나 공식적인 내 마누라인 이슬주까지 모델로 해서 광고까지 하면, 뭐 성공적으로 북한에 안착하리라고는 생각했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다.

어제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에게 패했다.

바이든이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면 앞으로 한반도에 대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몰랐지만, 트럼프처럼 유별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남북의 공통된 견해였다.

그런 와중에 민재인 대통령은 중국으로 특사를 보내 북한의 S-400 도입을 극구 반대했다.

그 결과 중국은 내 예상처럼 나왔다.

그때를 노려 나는 박철현, 채용해, 오지용을 다시 중국에 특사로 보내고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S-400 나머지 포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그의 반응은 이것이었다.

“중국도 우리 동맹이라 그건 쉽지 않겠소. 그러나 내 직접 시진핑 주석에게 다시 한 번 의사를 타진해 반대가 극심하지 않으면 꼭 보내주겠소. 김 위원장, 그러면 되겠소?”

“좋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반대해도 보내주는 것이 조선과 러시아의 영원한 동맹을 위해서 대통령께서 대국적으로 취해야 할 자세임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지금 남조선의 저 도발 행위를 막을 길은 오직 공화국의 영공을 튼튼하게 하는 것뿐임을 잘 아시리라 믿고 부탁합니다.”

“미국의 B-52와 F-22까지 가세해서 도발하더니만, 그러나 이제 트럼프가 선거에서 떨어졌으니 곧 그 미군기들은 철수할 것이오. 그러니 안심하시고, 한국은 절대 귀국을 침공하지는 않을 것이니 그것도 안심하시오.”

“새로 당선된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해도 미국의 대외정책이 일순간에 바뀌겠습니까만, 남조선은 이길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이 서는 그 순간이 오면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전쟁호전광들이 여전히 두 눈을 부릅뜨고 설치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도 남고 말입니다.”

“한국의 다음 대통령선거에서도 그들 호전적인 인사들이 정권을 잡을 일은 없으니 괜한 기우요.”

“지금 민재인 대통령 정부에도 제법 호전적인 인물이 많으니 남조선의 다음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나와도 절대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S-400 나머지 포대는 반드시 보내주십시오. 아, 그리고 MiG-29를 공화국에 추가 판매하거나 아니면 추가 생산할 수 있도록 해주시거나 그도 아니면 Su-27S를 공화국에 판매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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