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 짜고 치는 고스톱(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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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0년 11월 1일 일요일 오전 10시, 민재인 대통령은 울산 한대중공업에서 열린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 4번 강이식함과 5번 온사문함 등의 진수식에 참석해있었다.
그러나 이때까지 북한과의 대치 상황은 끝나지 않아서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함정 진수식에 참석하면 되느냐는 야당의 비판이 있었지만,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대치 상황이었기에 민재인 대통령은 웃으면서 그 비판을 일축해버리고는 이 함정 진수식에 참석해있었다.
“비서실장, 6번 대걸중상함 진수식은?”
“총리께서 이미 참석해 있고, 지금 막 시작했답니다.”
“잘 됐군. 그럼 우리도 시작합시다.”
대한민국 해군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 4번과 5번 강이식함과 온사문함은 이곳 한대중공업, 6번 대걸중상함은 대주조선에서 진수식을 가졌기에 각 대통령과 총리가 대표로 참석했다.
그러나 국방부 장관 서진성과 합참의장 김태호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합참에 있었고, 그 대신 합참 해군부의장 이경호는 참석해 있었다.
그런데 이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이 아니라 한국형 차기 방공구축함 즉 KDDX 9척도 이날 동시에 진수식이 잡혀있어 이곳 한대중공업에서 만든 1, 2, 3번인 동명성왕함, 유리명왕함, 대무신왕함은 강이식함과 온사문함 옆에 나란히 정박해있었고, 4, 5, 6번인 태조태왕함, 고국천왕함, 을파소함은 역시 총리가 참석한 대주조선에서 그리고 7, 8, 9번인 영양태왕함, 대무예함, 대홍무함은 부총리와 국회의장,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성중공업에서 진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금부터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 4번 강이식함과 5번 온사문함, 그리고 한국형 차기 방공구축함 KDDX 1, 2, 3번인 동명성왕함, 유리명왕함, 대무신왕함의 진수식을 거행하겠습니다. 그럼 식순에 따라서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습니다. 대통령님 이하 내빈께서는 우측 국기 게양대를 향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식순에 따라서 진행된 행사 끝에 드디어 민재인 대통령의 축사 순서가 다가왔다.
그에 대통령이 단상에 올라 좌중을 한번 둘러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어 이렇게 축사를 시작했다.
“준비해온 축사가 있지만, 현 남북의 상황이 상황인지라 장황한 축사 대신 간단한 부탁으로 축사를 갈음할까 합니다. 강이식함과 온사문함 그리고 동명성왕, 유리명왕, 대무신왕함을 건조하고, 현재도 장수태왕급 잠수함 장보고 4 1번 함 장수태왕함과 여타 호위함들을 건조 중인 한대중공업 모든 임직원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건조 중인 함정들의 조속한 건조도 당부합니다. 더불어서 이 함정을 운용할 해군 장병들에게도 부탁합니다. 아니, 국군통수권자로서 명령합니다. 오늘 진수식을 가지는 이 대표 함정인 강이식함의 강이식 고구려 병마 원수의 정신과 기상을 이어받아 전쟁에 나감에는 물러섬이 없고, 싸움에는 반드시 승리하라고 그렇게 명령합니다. 다들 아시겠습니까?”
축사를 하다말고 갑자기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로서 이렇게 명령하자 행사장에 늘어서 있던 해군 장병 중에서 얼떨결에 가장 먼저 대답한 것은 강이식함의 함장으로 내정된 강대용이었다.
“예, 대통령님!”
함장이 대답하니 그 뒤에 늘어서 있던 승조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대답하는 것을 들은 민재인 대통령은 희미한 미소를 짓고는 이렇게 축사를 이어갔다.
“현재 북한과는 선전포고하에서 대치 중이지만, 북한은 이제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주적은 우리를 적대시하는 모든 세력이지 한낱 북한 따위가 아닙니다. 강조하면, 북한은 이제 우리의 상대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해군 장병들은 그 점을 명심하여 어느 적과 맞서더라도 전장에 나감에 물러섬이 없이 반드시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해군이여 건승(健勝)하라.”
이런 민재인 대통령의 강렬한 축사가 끝나고 이어서 몇 가지 식순이 더 진행된 이후 드디어 강이식함에 오른 대통령은 이 배를 건조한 한대중공업 사장과 방위사업청장 등에게 궁금한 것을 묻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세종대왕함급 다른 함정과 톤수와 길이, 폭, 흘수 등은 같지만, 좀 더 스텔스 형상으로 설계 건조해 동급 함정보다 레이더 반사면적(Radar Cross Section)을 줄였다. 더불어서 추진체계를 바꾸고, 경량의 재료를 많이 사용 건조함으로써 연료비를 동급 함정 대비 30% 절약할 것이며, 자동화 설비를 더 도입해 승조원을 300여 명에서 250여 명으로 줄였으므로 운영비도 절감할 것이고, 해성 2 초음속 대함미사일도 탑재했다. 이거 아니요?”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그리고 초음속 대함미사일인 해성 2는 물론 해성 대함미사일도 함정의 경량화와 승조원 절감에 따라서 16발이 아니라 24발로 탑재량을 늘렸으며, SM-2, 3, 6 대공미사일까지 탑재하고 있으니 적의 함정은 물론 탄도탄과 항공기와도 일전을 겨루어 승리할 수 있습니다.”
“해성 2 사거리는 내가 보고받은 그대로 300km 이상이오?”
“그렇습니다. 최대사거리는 500km이고, 속도는 마하 4입니다.”
“방사청장, 해군부의장, 잘 들으시오. 오늘 진수식이 끝나고 준비되는 즉시 이 강이식함을 시험 운항하면서 탑재된 모든 무기체계의 실제 사격 훈련을 강도 높게 시행하여 서류상 제원과 실제 제원을 일일이 다 확인하여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나에게 보고하시오. 그래서 해궁 대공미사일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시오. 알겠소?”
“예, 대통령님.”
“특히 말한 저 해궁 대공미사일을 집중적으로 시험해서 그 결과도 보고하시오. 만약 엉터리로 보고하는 날에는 두 사람을 이 울산 앞바다에 수장해버리겠소. 이것도 알겠소?”
해궁 대공미사일은 지난 2016년에 표적 5개 중 2개를 요격하는 데 실패해 개발이 2년 연장된 바 있다.
그리고 재개된 시험에서 표적 10개 가운데 9개를 요격하는 데 성공해 명중률 90%를 자랑했지만, 이 실험은 실제 대함미사일 위협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부실 평가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요격한 9개 미사일 중 2개만이 일반적인 대함 미사일의 저고도 시스키밍 방식으로 비행했고, 나머지는 30m 높이로 비행해서 쉽게 요격했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표적의 비행속도도 마하 0.5로 현재 실용화된 대함 미사일의 실제 비행속도보다는 한참이나 느렸다.
예를 들어 시스키밍 기능을 갖춘 북한의 금성 3호 대함 미사일의 비행속도는 마하 0.8에 비행고도는 순항할 때에 10~15m, 표적에 돌입할 때의 최저 고도는 4m인데, 30m 높이에서 요격해서 평가했으니 말이다.
“잘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그러나 그동안 지적받은 모든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개발 완료 양산한 것이니 이제 저 해궁 미사일도 틀림없이 제품규격 그대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방사청장! 이 강이식함에는 SM-2, 3, 6 대공미사일에 SGE-30 골키퍼 등 여타 대공 방어체계까지 있기에 저 해궁 대공미사일은 개함방공용으로만 운용하겠지만, SM-2, 3, 6 등 다른 대공미사일도 없고, SGE-30 골키퍼 등 여타 대공 방어체계도 없이 저 해궁 미사일로만 대공방어를 해야 하는 함정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소. 그래서 내가 다시 또다시 거듭 시험평가를 해보라는 것이오. 돈이야 더 들겠지만, 아까운 우리 해군 장병들의 목숨값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니까. 알겠소?”
“대통령님 말씀 잘 알겠습니다.”
“좋소. 장병들의 생활공간부터 둘러보고, 한국형 방공구축함 1, 2, 3번인 동명성왕함, 유리명왕함, 대무신왕함으로 가봅시다.”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 4번 강이식함을 그렇게 둘러본 민재인 대통령은 이어서 한국형 방공구축함 1번 함인 동명성왕함으로 이동해서 역시 설명부터 먼저 들었다.
“만재 배수량은 9,000톤이며, 세종대왕함급보다 길이, 폭, 흘수 등은 거의 같습니다. 그러나 스텔스 성능은 더 뛰어나고, 자동화가 더 강화되어 승조원을 220여 명으로 줄였으며, 첨단 소재를 대폭 사용해서 함정의 무게도 줄였습니다. 그 결과 해성 대함 미사일을 24발이나 탑재했습니다.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는 450km까지 탐지 가능하며, 대공 무장은 SM 2, 3, 6 미사일, 해궁 대공미사일 등이며, 함대함 미사일로는 말씀드린 해성과 해성 2 초음속 대함미사일입니다. 그리고 신형 한국형 수직발사기를(KVLS) 탑재한 관계로 기존 수직발사기(KVLS)보다 면적이 180% 이상 늘었고, 길이도 120% 이상 늘었으며, 적재량도 185% 이상 늘었습니다. 그리고 화염 처리 능력은 130% 이상 줄었습니다. 더 궁금하신 것이 있으십니까?”
“함대지 미사일은?”
“강이식함에도 장착된 사정거리 1,500km 현무-3C와 사거리는 250km 해룡 전술함대지 미사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동명성왕함으로 중국의 방공구축함이라는 052D형 쿤밍급 또는 055형 난창급을 이길 수 있겠소?”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중국 것은 짝퉁 이지스함이고, 이건 진정한 방공구축함이라서?”
“바로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해군 장병들이 전부 그렇게 생각하면서 무모한 짓이나 벌이지 않았으면 좋겠소. 어떻든 이 동명성왕함도 시험 운항하면서 모든 것을 다시 한 번 철저하게 점검하시오. 알겠소?”
이렇게 이날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 4번 강이식함과 5번 강이식함, 6번 온사문함이 진수했고, 한국형 방공구축함 1번인 동명성왕함을 필두로 2번 유리명왕함, 3번 대무신왕함, 4번 태조태왕함, 5번 고국천왕함, 6번 을파소함, 7번 영양태왕함, 8번 대무예함, 9번 대홍무함까지 총 12척의 방공구축함이 진수되었으니 대한민국 해군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었다.
“물론입니다. 대통령님.”
“아, 그리고 이곳까지 온 김에 장보고 4 1번 장수태왕함도 한번 보고, 대구급 호위함도 한번 둘러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