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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118화 (118/470)

〈 118화 〉 북한판 국방개혁(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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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물음에 리잔수는 포커페이스를 한동안 유지하더니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는 이렇게 되물었다.

이 상황에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되물음인 것 같았지만, 내 처지에서는 정곡을 찔리는 기분이었으나 오히려 반가운 되물음이었다.

“그래서 S-400을 도입하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바로 그렇소. 지금도 저 휴전선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남조선의 F-35에 대응하는 방법은 그것뿐이고, 우리 공화국 영해에 떨어진 남조선의 현무 탄도탄에 대응하는 길도 그것뿐이오. 그러니 동지께서 공화국의 이 어려움을 잘 헤아려 습근평 동지께 잘 좀 말해주어 공화국이 반드시 S-400을 도입하도록 해주시오.”

“S-400 나머지 5개 포대가 아니라도 이미 배치한 3개 포대와 S-300 8개 포대 그리고 우리에게서 얻어간 HQ-16 2개 포대 등도 있지 않습니까?”

“남조선의 F-35가 200대요. 그리고 그 전방에는 그 유명한 전자전 공격기 EA-18G 그라울러가 서 있소. 그런데 현재 배치된 포대만으로 되겠소. 어림도 없는 소리. 또한, 공화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현무 탄도탄이 남조선에 몇 발이나 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야 더더욱 어림도 없는 소리지. 그러니 습근평 동지께 말이나 잘 좀 해주시오.”

“조선에도 수를 알 수 없는 탄도탄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에게도 탄도탄이 있기는 하지만, 남조선에는 사드, SM-2, 3, 6, PAC-2, 3 미사일에 남조선 자체적으로 개발한 천궁, 천궁 2와 거의 개발이 끝난 천궁 3 등도 있소. 그리고 얼마 전에는 이스라엘에서 애로우-3까지 도입하여 공화국 코앞인 백령도에 배치해놓았다는 첩보가 있었소. 그러니 우리 탄도탄이 남조선의 전략 목표물을 때리기도 전에 모조리 요격당할 것이고, 남조선 탄도탄에 바로 반격당할 것이오. 그다음은 남조선이 전자전 공격기 EA-18G 그라울러를 앞세우고 F-35로 이 평양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니 그 이후 상황은 동지께서 상상해 보시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리잔수의 표정이 약간 굳어진 것은 이때였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자기가 생각해도 내 말에 이의를 제기할만한 건더기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은 조선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합니다. 위원장 동지. 그 이유는 위원장 동지께서 아시는 것과 같습니다.”

“남조선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핵 때문이겠지만, 그건 동지와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소. 만약 우리가 핵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남조선이 확신하고, 우리 핵미사일을 모조리 요격하거나 선제타격하려고 지금 개발 중이거나 실전배치를 앞둔 남조선의 방어와 공격체계가 완전히 갖추어져서 그들에게 자신감이 생기면, 그때는 누구도 이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오. 그리고 그런 징후가 지금 벌어진 또 벌어지고 있는 남조선의 탄도탄 도발이고, EA-18G 그라울러와 F-35를 앞세워서 벌이는 저 무력시위요. 그렇지 않소?”

“우리 중국이 모르는 한국의 방어와 공격 체계가 따로 있습니까?”

“이미 말했듯 남조선에는 사드, SM-2, 3, 6, PAC-2, 3, 애로우-3 미사일에 남조선 자체적으로 개발한 천궁, 천궁 2와 거의 개발이 끝난 천궁 3 등이 있고, 현무로 대표되는 탄도탄도 있소. 이 중 천궁과 그 개량형인 천궁 2는 이미 실전에 배치되어 틈만 나면 요격 훈련을 하고 있으며, 천궁 3(L-SAM)은 거의 개발이 끝났으니 곧 실전에 배치될 것이오, 그럼 도대체 남조선은 탄도탄에 대해 몇 단계나 방어할 수 있고, 항공기에 대해서는 또 몇 단계나 공격할 수 있는지 계산해 보시오. 그것만이 아니오. 육상에 이어서 해상에서도 공화국의 탄도탄을 요격하고 공격하려고, 3척이든 이지스함을 개조 개량해 SM-6와 3 미사일 등을 장착한 것도 모자라서 올해 안에 3척을 더 진수하오. 그 새로 진수하는 이지스함 3척의 함명이 뭔지 아시오?”

“혹 이번 다가오는 11월에 진수한다는 강이식, 온사문, 대걸중상함을 말하는 것입니까?”

“알기는 아네. 그리고 그 함명에 쓰인 강이식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는 동지도 잘 알 것이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알 것이오. 또 역시 SM-3와 6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앞 이지스함 3척과 같이 진수하는 한국형 방공구축함은 총 9척이고, 그중 1번 함의 함명은 동명성왕함이며, 7번 함은 수나라를 멸망시킨 고구려의 영양태왕함이오. 이것이 의미하는 바도 동지는 알리라 믿소. 그러니 공화국이 S-400을 도입하도록 해주시오. 그래야지만, 약간의 억지력이라도 더 생겨서 남조선의 오판을 미리 방지할 수 있소. 아니면, 공화국이 일시에 무너져서 신의주에 주한미군이 배치되고, 사드 포대가 들어설 것이오.”

겨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리잔수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진 것은 이때였다.

강이식도 모자라서 수나라를 멸망시킨 영양태왕의 이름까지 들먹이고, 신의주에 주한미군과 사드 포대가 주둔한다니 어찌 아니 그렇겠는가.

“우리 중국이 있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니 그 점은 염려하지 마십시오.”

“허 참. 내 말을 쉽게 알아듣지 못하네. 한국이 진수하는 함정에 그것만이 있는 것이 아니오. 지금 건조 중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 3척과 고구려의 그 유명한 장수태왕 즉 장보고-4, 4,500톤급 잠수함 3척, 여타 호위함들도 있으니 그 함들이 진수 취역하는 날에는 더 오판할 가능성이 크오. 귀국도 인정하듯 남조선의 조선 기술은 세계 최고요. 거기에 남조선의 국방 예산이 작년에 이어서 올해 또 70조 원을 돌파할 것이고, 그 돈이 다 어디에 쓰일지는 자명한 일. 그러니 그런 안일한 소리는 그만하고, 더는 S-400 도입에 반대하지 마시오.”

“그렇다고 해도 한국은 조선을 공격할 수 없습니다.”

“참 한가한 소리만 하고 있네. 남조선이 귀국 때문에 공화국을 공격하지 못한다는 그런 한가한 소리는 그만하시오.

“그건 사실입니다. 위원장 동지.”

“그럼 그런 남조선이 우리 영해로 탄도탄을 쏘았겠소. F-35를 200대나 도입했겠소. 그리고 작년에 이어서 올해 다시 국방비를 70조 원이나 편성했겠소. 또 이건 극비인데, 남조선이 개발하는 한국형 전투기(KF-X)는 귀국이 자랑하는 J-20을 능가하는 스텔스이고, 이미 실증 기체가 제작되어 지금 한창 시험 중이라고 하오. 그러니 그 전투기가 날아오르는 순간 내가 말한 것은 곧 현실이 될 것이오.”

“한국이 무슨 기술로 J-20을 능가하는 스텔스기를 만든다고 그러십니까?”

무슨 기술은 네놈들에게서 훔친 J-20 설계도지 뭐겠냐 하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으나 차마 꺼내놓을 수는 없었다.

“내 말이 안 믿기면, 재주 좋은 귀국에서 스스로 알아보시오.”

“무슨 첩보라도 있으십니까?”

“스스로 알아보라니까. 그러니 S-400 도입을 더는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겠소.”

“그건······.”

“더 반대했다가는 공화국과 중국 양국의 우호에 심각한 타격이 갈 것이오. 그것을 감수할 자신이 있으면 마음대로 하거나 말거나 그건 알아서 하시오. 그리고 그 후폭풍은 모두 동지가 감당해야 할 것이오.”

이렇게 축객령을 내리자 리잔수는 두말없이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곧 채용해 등에게 이끌려서 북한에서 대접받을 수 있는 최상의 만찬으로 점심을 먹고, 이어서는 호위사령부 소속 제2 방공포병사단에 들러 제1연대에 배치된 S-300과 제2연대의 S-400까지 꼼꼼하게 살폈다.

“염려하시는 것처럼 레이더가 귀국 중국을 향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보시는 것처럼 모두 남조선 방향으로 향해있고, 지금은 남조선 항공기들을 추적한다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F-35가 잡힙니까?”

“우리가 보란 듯이 JDAM(합동직격탄)과 GBU-39 SDB을 외부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면서 가끔 사격장으로 이동해서 폭격 연습도 하는데, 어떻게 레이더에 안 잡히겠습니까?”

“스텔스기가 내부 무장만이 아니라 외부 무장까지 장착하고, 폭격 연습까지 한다고요?”

“그렇습니다. 남조선 뉴스에서 연달아 그 장면을 보도하는데, 레이더가 없어도 다 알 수 있을 지경입니다.”

“한국은 이 지경에서도 언론 통제를 하지 않는 모양이군요.”

“어떻든 저들이 저렇게 대놓고 우리 공화국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다 자신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이 실상을 잘 보시고, 꼭 S-400이 도입되어 저들의 오만함에 일격을 날리게 해주십시오. 부탁합니다.”

채용해 등은 이렇게 리잔수 등 중국 특사단을 설득하면서 제2 방공포병사단에 이어서 고사포군단, 평양 방공사령부 등등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거의 비밀급에 해당하는 군사기밀 사항도 어김없이 중국 측에 공개하면서 S-400 도입을 역설했다.

그리고 그 밤에는 다시 한 번 연회를 열어 그들을 대접하고, 각자에게 황금 100kg과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황옥(黃玉)으로 깎아 만든 역시 100kg은 나갈 것 같은 황룡조각상까지 선물했다.

그렇게 중국 특사단은 중국으로 돌아갔고, 그때까지 남북은 대치상황을 이어갔으나 여전히 어느 쪽도 총 한 방 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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