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화 〉 북한판 국방개혁(9)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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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은 2018년 9월 제261 공중급유비행대대를 창설해 그해 11월 KC-330 시그너스라고 명명한 공중급유기 1호기를 도입했고, 2018년 4월에 2호기, 8월에 3호기, 12월에 4호기를 추가 도입하여 2020년 7월부터 정상작전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방 개혁으로 공중급유기도 6대가 더 전력화되어 지금 이 261 공중급유대대에서 운용하는 기체는 총 10대였다.
이 KC-330 공중급유기의 최대 속도는 마하 0.86, 최대 순항고도는 약 1만 2,600m, 최대 항속 거리는 약 1만 5,320km, 최대 연료 탑재량은 약 245,000lbs로 F-15K 전투기의 경우 최대 10여 대, KF-16 전투기 경우 최대 20여 대에 급유할 수 있었고, 300여 명의 인원과 47톤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공중급유기만이 아니라 같은 시간 공군 작전사령부 예하 항공정보단의 글로벌 호크도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솟구치고 있었다.
이 글로벌 호크는 이때까지 총 7대가 도입되어 이 공군 작전사령부 예하 항공정보단에서 운용 중이었다.
“관제탑 이륙하겠다.”
글로벌 호크에 이어서 역시 국방 개혁 이후 총 7대가 도입된 특수정찰기 조인트 스타스와 4대가 도입된 전자전 정찰기 RC-135V/W 리벳조인트도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했으며, 공군 공중기동정찰사령부 예하 제51항공통제비행전대 제271 항공통제비행대대에서 운용하는 E-737 피스아이(Peace Eye) 공중조기경보통제기도 김해기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이 E-737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이때 총 10대가 전력화되어 운용 중이었다.
이러니 이 야심한 시간 대한민국 공군에서 시커먼 창공으로 날아오른 기체는 F-35A, EA-18G 그라울러, E-737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 글로벌 호크, 특수정찰기 조인트 스타스, 전자전 정찰기 RC-135V/W 리벳조인트에 이어서 F-15k까지 있었으니 당장에라도 북한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건 전면전을 위한 비상출격이 아니라 남북 지도자가 짜고 치는 고스톱 상황에서의 실전대비 훈련이라고 보면 되었으나 막상 출격하는 공군은 그것을 몰랐으니 이 야밤에 잠도 못 자고 불려 나와서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당장 이륙하라우!”
한국 공군이 야밤에 창공으로 날아오르자 북한 인민군의 항공과 반항공군 역시 전시 대비태세에 들어갔으니 남북 공군은 이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진짜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에 따라서 평양 북쪽 43Km 지점에 있는 순천기지의 제1 항공사단 예하 제55 금성근위항공연대에 배치된 MiG-29B/UB와 Su-25K/UBK가 역시 창공을 박차고 시커먼 어둠 속으로 날아올랐다.
“뭐 잡히는 것 있네?”
이때 내 지시로 만들어진 제2 방공포병사단 제2연대 지휘소에서는 연대장 장소칠이 러시아에서 먼저 도입한 S-400 3개 포대의 레이더를 주시하고 있는 부하에게 이렇게 물었다.
“F-35A로 추정되는 전투기 16대와 EA-18G 그라울러 12대, F-15K 12대를 현재 추적하고 있습니다. 연대장 동지.”
“다른 것은?”
“그 후방에는 남조선의 F-16, E-737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 등이 떠 있고, 이는 용연반도의 제3연대 레이더에도 잡혔습니다.”
“남조선의 F-35와 EA-18G 그라울러 등도 우리 레이더를 감지했을 것인데, 피하거나 전파방해를 하거나 하지는 않네?”
“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휴전선 남쪽 10km까지 지점까지 북상했다가 남하했다가 다시 북상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럼 뭐네. 나 찾아봐라. 이거네?”
“레이더를 피하거나 전파방해를 할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는 것을 보니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한국 공군기와 북한 방공 레이더 그리고 북한 공군기와 한국 방공 레이더가 이렇게 숨바꼭질하는 사이 24시간 뉴스 채널을 통해서 이 사태가 실시간 뉴스를 탔고, 주한미군 사령부에서도 이 사태를 파악하고 연락장교단을 통해서 합참에 설명을 요구했다.
아직 전시작전통제권이 완벽하게 한국군에 이양된 것이 아니었지만, 주한미군 사령관이 이 일에 딴죽을 걸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밤이 지나고 밝아온 오전 9시 정각, 국방부 장관 서진성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것으로 이 사태는 정점을 찍었다.
“지난밤 자정 우리 군이 시험 발사한 현무 4 미사일 3발이 마침 불어온 초속 30m 강풍에 휘말려 백령도 북쪽 북방한계선(NLL)을 약 1km 월경하여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북한은 이 불행한 사건을 마치 우리 군이 도발한 것으로 간주하여 느닷없는 선전포고를 한 것도 모자라서 백령도 북쪽 우리 해역으로 탄도탄 3발을 발사했다. 이에 우리 군은 즉시 전군 비상경계령하에서 각 부대가 만일의 불행한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에 경고하는바 선전포고를 당장 거두고, 무모한 도발을 자제하라. 아니면 서울 불바다가 아니라 평양이 불바다가 될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이 국방부 장관 서진성의 담화문은 모든 방송이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생중계하는 바람에 대한민국 국민 중 듣지도 보지도 않은 국민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북한도 이 방송을 봤는지 곧바로 총참모부 명의로 이런 맞대응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밤 남조선 전쟁호전광들이 공화국 용연반도 남쪽 해상으로 탄도탄 3발을 발사한 것은 공화국에 대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이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총참모부도 남조선에 선전포고했고, 그 선전포고는 이 시간에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 시간 그곳에는 강풍도 불지도 않았는데, 무슨 강풍 때문에 탄도탄이 1km나 우리 해역을 넘어올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럼 남조선에서 쏜 것이 탄도탄이 아니라 풍선이라는 말인가. 또 지금 휴전선 상공에서 비행 중인 남조선의 전투기들이야말로 공화국에 대한 도발이므로 당장 기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진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점입가경, 남북은 미사일전도 공중전도 기갑전도 아닌 성명전으로 치달아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으나 이상하게도 개성공단이나 백두산, 개성, 금강산 관광 심지어 북한의 한라산 관광까지 중단시키지는 않았다.
그러니 경의선, 경원선, 동해선 도로 공사는 물론 발전소 공사도 잘만 진행됐고, 북한의 지하자원도 막힘없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하물며 그날 점심때도 서울 옥류관 분점에는 여전히 줄을 서서 평양냉면을 먹어야 했으니 뭔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한 선전포고하에서의 남북 대치 상태였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이 대치 상태를 이용하는 세력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한국 야당이었다.
이 기회에 지지율을 좀 만회해보려고 기를 쓰고 노력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국민의 냉랭한 시선뿐이었고, 이런 여당과 청와대의 엄포성 발언도 들어야 했다.
“시대착오적인 철 지난 안보팔이 장사가 아직도 통한다고 착각하는 것은 자유나 이 마당에 정부를 믿고 한마음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맹목적으로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북한을 이롭게 하고, 우리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이적행위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성명전은 다음날까지 이어졌으나 역시 남북은 서로를 향해서 총알 한 발 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중국 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했으니 때를 잘 맞춘 것인지 못 맞춘 것인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위원장님.”
중국 특사단을 이끌고 온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맞은 것은 채용해와 오지용, 박철현 그 중국에 다녀온 3인방이었다.
“환대해주어 고맙소. 부위원장.”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리잔수와 함께 온 인물 중에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쉬치량과 북부전구사령관 리차오밍 상장도 있었으니 이들은 특사라기보다는 한마디로 북한의 S-400도입을 극구 저지하려고 온 인물들로 보였다.
그런데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남북이 선전포고까지 한 거의 전시상태나 마찬가지였기에 쉽사리 반대의 말도 꺼내지 못하고, 북에서 준비한 환영 만찬만 즐기다가 그날을 다 보내고 말았다.
한데 다음 날 아침, 그 리잔수가 나를 만나고 싶다고 간청하는 바람에 기어이 그와 마주 앉고 말았다.
비록 격이 안 맞더라도 지금 시점에서 급하고, 아쉽고, 사정해야 하는 것은 북한이었고, 그래서 반드시 S-400 나머지 5개 포대를 하루속히 배치해야 했으니 어쩌겠는가 말이다.
그래야 중국 탄도탄이든 항공기든 뭐든 조금은 안심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그래, 조선에서 보낸 밤은 소홀함이 없었습니까?”
“채용해 부위원장 등이 환대해주어 편안하게 그리고 분에 넘치게 보냈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럼 다행입니다. 한데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위원장 동지, 정말 한국과 전쟁이라도 불사할 생각이십니까? 아니면 그냥 엄포나 놓으려고 선전포고를 한 것입니까? 진정한 위원장 동지의 의중을 알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 중국도 그에 대한 대비나 대응을 할 것이 아닙니까?”
“동지가 생각하기에 공화국이 남조선과 전쟁을 하면 이길 수 있겠소?”
“제가 군사전문가는 아니지만, 현 상태에서 핵무기를 쓰지 않는 이상 한국을 이기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세계인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는 하지만, 저는 그렇게 호락호락 지지도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호락호락 지지는 않겠지만, 핵을 쓰지 않는 이상 반드시 질 것이오. 그리고 남조선을 향해 핵을 쓴다는 것은 공화국이 스스로 멸망을 자초하는 길이니 그런 선택을 할 순 없소이다. 그러므로 남조선과 전면전을 하는 것은 질 것을 뻔히 알고 벌이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전쟁이 될 것이니 이도 선택할 수가 없소. 고로 공화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선전포고만 해놓은 상태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오. 동지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