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109화 (109/470)

〈 109화 〉 북한판 국방개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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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미간이 완전히 찡그려진 것은 그때였다.

자존심이 다소 상한 것 같았지만, 더 자존심이 상하라고 계속 비아냥거리고 이죽거리기까지 했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연결해주고 무상으로 받기로 한, 또 반값으로 도입하기로 한 S-300과 S-400이 아닌가.

그런데 중국 때문에 가장 핵심인 S-400이 도입되지 않으면 모든 계획이 수포가 되는 수가 있었다.

그러나 푸틴의 자존심을 더 상하게 하면 역효과가 날 것 같아서 적당한 선에서 그만두고 마련해온 선물을 그제야 건네주었다.

“이게 뭐요?”

“공화국 백두산에서 캔 산삼입니다. 대통령님이 드시고 불로장생하시라고 마련한 것이니 받아주십시오. 그리고 다른 선물은 우리 호위사령관이 차에 실어왔으니 마음에 드실 겁니다. 아, 이게 그중 하나입니다.”

조금 전 비아냥거리고 이죽거리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주 상냥하게 이렇게 말하면서 백두산 산삼 5뿌리와 1kg 금괴 하나를 푸틴에게 내밀었다.

“참, 김 위원장도, 우리 사이에 뭐 이런 것을······.”

“이렇게 오고 가는 것도 있어야지요. 하하하!”

“어떻든 김 위원장이 이렇게 나오니 내 솔직히 말하겠소. 중국만 설득하면 S-400 3개 포대 포함 총 8개 포대를 즉각 보내주겠소. 아니, 설득 못 한다고 해도 약속한 무상 3개 포대는 보내주겠소. 그러니 속히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연결하고, 한국이 우리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도록 김 위원장이 잘 좀 다리를 놓아주시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런데 한국에서는 무슨 요구가 없었습니까?”

“민재인 대통령의 요구는 딱 하나였소.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그리고 통일을 방해하는 세력이나 국가에 대해서는 적절한 압력을 가해달라. 그것이었소.”

“그래서 무엇이라 답했습니까?”

“그러겠다고 했소.”

남북통일을 방해하는 국가가 중국이라도 러시아가 과연 도와줄까.

여기에는 약간의 의문이 생겼지만, 러시아가 방해만 하지 않아도 성공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었고, 이후 러시아를 다른 방법으로 이용할 수만 있다면 더 성공할 것이기에 일단 그 의문은 접었다.

“그랬군요.”

“그렇소. 그런데 김 위원장, 정말 한국과 통일이라도 할 생각이오?”

“대통령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북이 통일하면 우리 러시아에 도움이 되는 일이 많을 것이니 나야 찬성이오.”

“그럼 위대한 러시아를 위해서라도 통일을 해야겠습니다.”

“정말이오?”

“예, 그러나 당장에야 되겠습니까.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공화국이라는 파이를 키운 다음에 한국과 거의 대등한 입장에서 해야지요.”

선물로 가져간 산삼 5뿌리와 차에 실어간 금괴 200kg 때문에 다소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 것이 아니라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어야 했기에 부드러워진 분위기에서 나는 푸틴과 제법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곳 러시아 하산까지 온 보람을 느끼게끔 무상으로 받기로 한 S-400 3개 포대와 S-300 8개 포대 도입을 확정했고, 나선직할시에서 이곳 하산까지 이어진 철도를 둘러보기도 했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는 한국 기업들이 동해선 철도 공사를 하는 현장에도 들려서 공사 진척 상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차 열쇠입니다.”

“고맙소. 김 위원장.”

“그럼 저는 이만 내려가겠습니다.”

금괴 200kg이 실린 레인지로버 열쇠를 푸틴에게 주고, 곧장 나선직할시로 내려온 나는 다시 한국 기업들이 동해선 철도 공사를 하는 현장을 둘러본 다음 평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철현, 노동당 부위원장 채용해, 역시 노동당 부위원장 오지용, 총참모장 김진성, 인민무력부상 박영석, 호위사령관 이만철 등을 불러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 푸틴 동지와는 이야기가 잘 되었소. 그러나 중국이 우리의 S-400 도입에 우려를 표시해서 S-400 8개 포대 전체는 공화국에 보내 줄 수가 없다고 하니 박철현 동지, 채용해 동지, 오지용 동지는 즉각 중국으로 가서 우리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S-400 전부를 도입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해주시오.”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럼 S-300은?”

“무상인 S-300 8개 포대와 S-400 3개 포대는 중국이 우려해도 푸틴 동지가 보내준다고 했으니 나머지 S-400 5개 포대를 들여와야 하오. 그러니 중국에 우리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꼭 일을 성사해야 하오.”

“반드시 성사시키겠으니 심려하지 마십시오. 위원장 동지.”

“내 박 동지만 믿겠소. 그리고 가실 때 39호실에서 중국 애들이 좋아하는 황금과 황옥 등 선물을 푸짐하게 가지고 가세요. 아시겠소?”

“예, 위원장 동지.”

“채 동지와 오 동지도 박 동지를 도와 반드시 일을 성사시키시오.”

이렇게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박철현과 서열 2위인 채용해, 서열 3위까지 오른 오지용까지 중국에 보내 S-400 나머지 분 도입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S-400은 도입해야 했으니까 말이다.

즉 유사시 중국은 물론 지금은 사이가 좋지만, 이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미국의 북폭에 대비하려면, S-400은 반드시 있어야 했다.

물론 초기형 S-300 등을 기반으로 만든 번개 5호와 여기서 더 발전한 번개 6호, 7호, 중국에서 들여온 HQ-16이 북한의 대공 방어망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불안했다.

그래서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 조건으로 러시아와 협상을 벌였고, S-300과 S-400 도입을 어렵게 성사시켰다.

그런데 다 된 밥에 코 푸는 것도 아니고 막판에 중국이 딴죽을 걸었으니 이제 그 딴죽을 걷어치우고 반드시 S-400을 도입해 대공 방어망을 강화해야 했다.

“신명을 다하겠습니다.”

“좋소. 좋아. 그리고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상.”

“말씀하십시오. 위원장 동지.”

“지난번 내가 지시해 만들어 영변에 배치한 제1 방공 포병사단처럼 다시 제2 방공 포병사단을 만들어야겠소. 그래야 이번에 들여올 S-300과 S-400을 운용하지.”

“각 군단에서 최고의 병사들을 뽑아 만들면 되겠습니까?”

“그렇소. 이 방공포병 사단은 평양만이 아니라 우리 머리 위를 지켜야 하는 부대임으로 최고의 병사들 즉 부사관과 장교들만 뽑아 만드시오. 그리고 이만철 사령관은 호위사령부에 이 제2 방공포병 사단을 배속하고, 사단장 할만한 인물을 찾아 보고하시오. 알겠소?”

호위사령관 이만철과 총참모장 김진성, 인민무력부상 박영석의 대답을 들은 다음에는 부대를 어떻게 편성하고, 어디에 배치하며, 장비는 어떤 것을 배치해야 하는지 논의를 시작했다.

그 결과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부대는 제1 방공포병사단과 마찬가지로 호위사령부에 배속하고, 부대 편제는 4개 연대로 하며, 1연대에는 S-300 4개 포대, 번개 5호, 번개 6호, 번개 7호까지 통합 편성하여 평양에 배치하고, 2연대에는 S-400 8개 포대를 다 배치해 역시 평양에 배치하기로 했다.

그리고 3연대에는 중국에서 도입한 HQ-16 2개 포대와 번개 5호, 번개 6호, 번개 7호까지 역시 통합 편성하여 백령도에서 바로 보이는 황해도 용연반도 장산곶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에서 도입한 HQ-16 2개 포대가 중국을 향한 창끝이 될 예정이었다.

5연대에는 S-300 4개 포대와 번개 5호, 번개 6호, 번개 7호까지 역시 통합 편성하여 평양 북쪽 숙천에 배치하기로 했다.

“그렇게 사단은 호위사령부에 배속하고, 1연대에는 S-300 4개 포대, 번개 5호, 번개 6호, 번개 7호까지 통합 편성하여 평양에 배치하고, 2연대에는 S-400 8개 포대를 다 배치해 역시 평양에 배치하며, 3연대에는 중국에서 도입한 HQ-16 2개 포대와 번개 5호, 번개 6호, 번개 7호까지 역시 통합 편성하여 백령도에서 바로 보이는 황해도 용연반도 장산곶에 배치하시오. 5연대에는 S-300 4개 포대와 번개 5호, 번개 6호, 번개 7호까지 역시 통합 편성하여 평양 북쪽 숙천에 배치하시오. 그리고 사단 직속으로는 대대를 몇 개 만들어주시오. 알겠소. 총참모장.”

“그대로 시행하겠습니다.”

이렇게 제1 방공 포병사단에 이어서 제2사단까지 만들어서 각 곳 특히 평양 위주로 배치했으니 전쟁이 없으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라도 전쟁이 벌어진다면 방어 수단 하나를 더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회의를 마치고, 박철현과 채용해, 오지용이 중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김진성, 박영석 등이 제2 방공 포병사단을 만들려고 머리를 맞댄 즈음 민재인 대통령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 아닌가.

“김 위원장, 설마 S-300과 S-400으로 우리 공군을 감시하지는 않으리라 믿소. 그래서 러시아가 연락했을 때 딴죽은 걸지 않았소만······.”

“러시아가 연락했다고요?”

“그렇소. 그들이 우리에게 연락하지도 않고, 뭐 그냥 북에 그 물건들을 줄 것 같소.”

“그랬다는 말이죠.”

“우리가 북보다는 40배는 강국이니 당연히 우리에게 연락하지.”

“참 좋겠습니다. 공화국보다 40배나 강국이라서.”

“고작 그 말에 삐졌소?”

“안 삐졌습니다.”

“삐지지 말고, 중국은 설득할 수 있겠소. 아님, 우리가 지원을 좀 해줄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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