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화 〉 전시작전통제권(9)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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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국의 이 말에 피식 웃은 이영일이 또 한동안 뭐라고 말을 덧붙였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서한국은 나름대로 한중전쟁이 벌어지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나리오를 한동안 생각하다가 어느 시점 이렇게 물었다.
“아무리 한미공군이 하늘을 장악하더라도 앞에서 이미 말했듯 어떻게든 살아남을 중국 기갑부대는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반드시 압록강을 건너오리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럼 인민군이든 1기갑여단이든 우리 1기갑사단이든 할 일은 있을 겁니다. 그런데 분대장님, 혹 중국이 핵을 쓰지는 않겠습니까?”
“미국을 상대로 핵전쟁을 벌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나라는 이 지구 상에 없으니 그건 걱정하지 마라.”
“미국이 아니라 평양과 서울에 핵 공격을 가하면······.”
“미군이 참전한 전쟁에서 서울과 평양을 핵 공격한다는 것은 곧 미국을 핵 공격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그것도 걱정할 필요 없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듯 중국이 미사일 전과 공중전에서 지고 나서 패배 위기에 몰리면 이판사판 사용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미국이 아니더라도 북한에 핵무기가 150기 이상 있는데, 과연 중국이 너 죽고 나 죽자고 사용할 수 있을까? 그것도 북한 애들을 상대로 말이다.”
잃을 것이 많을수록 그런 선택을 할 확률은 낮을 것이다.
그럼 진짜 전쟁이 벌어지면, 어느 쪽이 더 잃을 것이 많을까.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 국가인 중국일까.
아니면 남북한일까.
서한국은 그 생각이 들자 어쩌면 핵전쟁은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막 뭐라고 하려는 찰나 장갑차 차장이자 소대장의 이런 소리가 그의 귀와 장갑차에 탑승한 다른 분대원들의 귀로 파고드는 바람에 그는 그만 입을 닫고 말았다.
“우리의 평가 상대는 북한 애들이 아니라 미군 애들이다. 다들 알겠나?”
“예!”
“좋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각자 장비를 점검하고, 임무를 숙지한다. 이상!”
1기갑사단 1연대 3대대 1중대 1소대 1분대를 태운 K21 장갑차는 그렇게 북으로 북으로 달려 기어이 금천 사격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시청자 여러분 여기는 북한 금천사격장입니다. 이제 곧 우리 국군의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미군의 전차와 장갑차가 북한 인민군의 선군호와 준마 장갑차들과 함께 어울려 사격 훈련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미군이 참가한 관계로 얼마 전 이곳에서 있었던 남북한군의 합동 훈련과는 성격이 다른 훈련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정말 격세지감도 느끼게 합니다. 남북과 미군은 지난 한국전쟁에서 맞서 싸운 상대로······.”
한국 방송과 미국 팍스 뉴스의 이런 중계방송 사이로 남북한군과 미군의 사격 훈련이 연달아 펼쳐졌다.
그럴 때마다 미국 팍스 뉴스 기자의 현장 중계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갔고, 트럼프에 대한 찬양은 그치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의 옆에서 중계하는 한국 방송은 비교적 조용하게 현상만을 중계하는 반면 또 그 옆에 자리한 조선중앙방송은 마치 팍스 뉴스와 경쟁이라도 하듯 소식을 전하면서 나 즉 김정은 찬양 방송을 끝없이 했다.
그러니 이건 북과 미국이 각자의 지도자에 대한 중계방송 대결을 하는 것처럼 보였고, 한국 방송은 중간에 끼어 심판을 보는 듯했다.
어떻든 그런 사격 훈련이 끝나고 나자 이번에도 각 군은 자신의 장비에 대한 소개시간이 있었다.
그러자 남북 양군은 죄다 미군 전차와 장갑차로 몰려가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면서 장비 구경에 몰두했다.
그런데 소좌 계급장을 단 인민군 한 명이 서한국과 이영일이 탄 장갑차로 다가오더니 이런 질문을 했다.
“혹 저기 달린 것이 그 유명한 현궁 대전차 미사일이오?”
“그렇습니다. 바로 현궁입니다.”
“앞에 온 부대 장갑차에는 없던데, 이 장갑차에는 있는 것을 보니 이 부대가 더 정예구만요? 혹 한국군 최초의 기갑사단이 이 부대요?”
인민군 소좌에게 이 질문을 받은 것은 소대장 한명도였다.
그런데 분명 부대 소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소좌는 못 들었는지 아니면 다시 확인하려는 의도인지 이렇게 묻기에 한명도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
“앞에 온 애들은 우리 총알받이로 1기갑여단이고, 그 애들 k21에는 이제 막 현궁을 탑재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니 곧 탑재될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소좌께서 이미 말했듯 대한민국 최정예 아니 아시아 최강 대한민국 육군 1기갑사단입니다.”
“귀관의 부대가 대한민국 최정예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시아 최강은 우리 105유경수 땅크사단이지.”
“착각은 자유니까 마음대로 생각하십시오. 그 대신 소좌의 전차나 장갑차가 우리의 적이 되는 순간 저 현궁 미사일이 불을 뿜을 것입니다.”
“그전에 우리의 불새-3가 먼저 불을 뿜겠지.”
“하하하! 말했듯 착각은 자유니까 마음대로 상상하십시오. 그러나 우리와는 적이 안 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지금은 한국전쟁 때와는 다르니까 말입니다.”
“동무래 농담도 잘하는구만. 어떻든 우리와는 적으로 만나지 맙세다. 그럼······.”
이런 유치한 신경전도 있었지만, 사격 훈련에 이은 각자의 장비 소개도 끝나자 북한에서 유조차를 끌고 와 한국과 미군 전차와 장갑차에 주유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북한이 당당한 산유국임을 은근히 자랑했다.
그러자 미국 팍스 뉴스는 그 장면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라면서 선전방송을 했고, 훈련에 참가한 일부 미군들도 그에 동조하는 인터뷰를 했으니 이 훈련의 최대 수혜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같았다.
어떻든 남북과 미군의 합동 훈련은 그렇게 끝이 났고, 평양에서 해체된 핵무기의 플루토늄도 미국으로 반출된 그 2020년 9월 다시 시행된 미국 대통령선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의 격차는 1%였으니 이는 오차범위 내에서였으나 그래도 민주당 후보의 우세였다.
***
대한민국 육군 1군단 예하 포병전력에는 1, 5, 6포병여단이 있었고, 이 여단의 무기체계는 K239 천무다연장, k9 자주포, M270 및 M270A1 등이었다.
그런데 오늘 신형 k9A1 자주포와 k239 천무다연장이 각 여단에 배치됐으니 그것을 보는 장병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빨리빨리 인수하지 않고 뭘 그렇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어.”
“예, 여단장님.”
1포병여단장 김철수의 질책에 각 대대장이 이구동성 대답한 다음 자신이 지휘하는 대대로 뛰어갔다.
그렇게 1포병여단의 각 대대에는 신형 k9A1 자주포 또는 k239 천무다연장이 이제 구형이 되어버린 K9 자주포 등 대신 배치되었으니 이도 국방개혁의 후속 조처였다.
그리고 1포병여단이 사용하던 k9 자주포 등은 정비를 거쳐 여타 군단에 배치될 예정이었으니 이로 말미암아 한국군의 포병전력은 더 강해질 것 같았다.
“여단장님 지시니 고사부터 지낸다. 알았나?”
“예, 대대장님.”
1포병여단 1포병단 1대대장 서문호의 말에 새로 배치받은 k239 천무다연장 차량 앞에 고사상이 차려지고 돼지머리가 올라갔다.
“유세차 단기 4353년 음력 8월 12일(서기 2020년 9월 28일) 오전 11시 대대의 무궁한 발전과 새로 배치받은 차량의 무사고와 일발필중 전승을 천지신명께 기원하오니······.”
1대대장 서문호의 이런 축문이 끝나자 포반장들과 대대원들 거의 모두가 각자의 차량에 절을 하기 시작했다.
국방개혁 이전 이 부대의 부대 명칭은 1대대가 아니라 600단위의 부대 명칭을 사용했고, 여타 대대도 600단위 또는 700, 800, 900단위까지를 부대 명칭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모두 1포병여단 1포병단 예하 1, 2, 3, 5, 6대대로 명칭을 바꾸었다.
“자자! 모두 막걸리 딱 한 잔만 하고 내일부터는 또 죽으라고 훈련한다. 모두 알았나?”
새로 배치받은 k239 천무다연장 차량을 앞에 두고 1대대가 그럴 즈음 같은 천무다연장 대대인 2대대 역시 그러고 있었으나 M270 및 M270A1 대대인 3대대는 그냥 평온했다.
반면 신형 K9A1을 배치받은 5대대와 6대대는 역시 고사를 지내고 있었다.
1군단 예하 1포병여단이 이렇게 신형 장비를 배치받았지만, 있는 장비도 뺏기고, 부대도 해체되어 재편되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다름 아닌 15항공단과 505항공대를 통합해 만든 101항공사단으로 역시 1군단 예하 부대였다.
합참 예하 항공작전사령부와 여러 임무가 겹친다는 그동안의 지적에 다시 부대가 해체되어 재편되고, 운용하는 헬기도 새로 배치받아 1군단 예하 항공여단으로 거듭났으니 바로 1군단 1항공여단이었다.
그리고 그 1군단 1항공여단의 부대 재창설 식에 참석한 국방부장관 서진성이 별로 표정이 좋지 않은 1군단장 이철영에게 이렇게 물었다.
“1군단장은 표정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닙니다. 장관님.”
“그럼 혹시 101사단을 해체해서 1항공여단으로 만들어서 그래?”
“그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