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 전시작전통제권(8)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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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복수의 핵탄이라는 단어에 일본이 발끈하고, 그 소식이 전 세계 언론을 타자 예상 못 한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한국과 일본의 악연 즉 역사의 악연에 대한 재조명이었다.
그러자 지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한국 나아가서는 북한 편까지 들었고, 그중에는 중국도 있었다.
“일본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과부터 해라! 그리고 전범 국가로서 과거에 저지른 약탈과 침략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와 피해 당사국에 대한 보상과 배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라! 그러지 않고는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놀리지 말기를 바란다.”
중국의 이런 성명에 일본이 또 발끈했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반박 성명뿐이었다.
그러나 한국, 북한, 중국 3국에 일본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할 뿐 아니라 도와주기를 은근히 바란 미국마저 입을 닫자 곧 꼬리를 말고 말았다.
그런 와중에 미국 관리와 전문가, 언론 등도 모자라서 한국 관리와 전문가, 언론까지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 핵무기 1기를 평양에서 해체하는 이벤트가 열렸으니 그 여름은 점점 뜨거워졌다.
“조국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여기는 북한 평양입니다. 지금 이곳에서는 북한의 최신 핵탄두 1기가 우리 미합중국과 한국의 관리와 전문가 그리고 우리 방송사와 한국 방송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체되고 있습니다. 정말 역사적인 날입니다. 그리고 그러면 그럴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한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지난 1994년 북한 영변 핵 폭격 위기가 발생한 지 벌써 이십여 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어느 정부도 해내지 못한 일을 트럼프 정부는 해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핵탄두가 해체되는 즉시 우리 미합중국 기갑부대가 이곳 북한에서 한국 그리고 북한 기갑부대와 합동으로 기동 훈련과 사격 훈련을 하기로도 이미 합의가 되었으니 이것도 역사적인 대사건입니다. 한국과 북한의 지난 기동 훈련과 사격 훈련에도 주한 미군이 참가하기는 했으나 그건 그저 참관단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우리의 전차와 장갑차가 한국전쟁 휴전 이후 최초로 북한 땅에 진주하여 훈련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여기서 또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의 영도력이 얼마나 위대한······.”
미국 언론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트럼프 찬양 방송이 이어지는 그 옆에서는 한국 방송도 담담하게 상황을 중계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건 한국 방송과 미국 방송이 뒤바뀐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핵탄두 해체는 잘 진행되고 있었고, 그 장면은 한국과 미국 방송을 타고 전 세계로 중계되고 있었으니 대단한 이벤트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러면 그럴수록 트럼프 선거 운동에 도움이 되었으나 그가 재선될지는 현재로써는 알 수가 없었다.
어떻든 그런 와중에 미 국무부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발표를 했으니 그건 미국 기업 중에서 개성 공단에 투자하는 기업이 있다면 막지 않겠으며, 북한에 대한 미국인은 물론 한국, 중국, 러시아 등과 유엔의 인도주의적 지원도 모두 허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이에 북한은 물론 대한민국 정부까지 환영 논평을 내면서 개성 공단과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막힘없이 이루어지게 됐다.
***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 주한 미군의 M1A2 에이브람스 전차와 M2A3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각 1개 대대가 북녘땅으로 들어선 것은 2020년 9월 중순이었으니 미국 대통령 선거를 5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대한민국 국군의 1기갑여단 즉 지난번 북한군과 합동 훈련을 한 그 부대가 아닌 대한민국 국군의 핵심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1기갑사단 1연대의 흑표 전차 1개 대대와 1개 K21 장갑차 대대가 역시 북녘땅으로 들어서 질주하고 있었다.
“애애앵~”
그 행렬의 선두에는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면서 북한 호위사령부 지프 몇 대가 달리고 있었고, 그 안에는 저번 남북 합동 훈련을 총괄 책임졌던 호위사령부 박철상 상장도 타고 있었다.
즉 그가 이번에도 남북과 미군의 합동 훈련을 총괄책임 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훈련을 준비하면서 북한은 모든 매체와 기관을 총동원해서 남북 군사훈련이 끝난 그 시점부터 왜 이 훈련을 시행해야 하는지 북한 인민과 인민군을 설득하고, 교육했다.
그 결과 한국군이 아니라 미군을 보는 북한 인민과 인민군의 표정에는 적개심보다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서 상병, 북한땅에 온 느낌 어때?”
“나쁘지 않습니다. 분대장님은 느낌이 어떻습니까?”
“내가 군대생활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북한은 주적에다가 상종 못 할 것들이어서 반드시 말살해야 할 존재였는데, 이젠 그렇지도 않고 이렇게 같이 훈련도 하니 감회가 남다를 뿐이다.”
“하긴 분대장님이 군대생활 시작할 때는 천암함과 연평도 폭격 등등 때문에 북한과는 좀 그렇기는 했습니다.”
“서 상병은 그때 초등학생 아니었어?”
“요즘 초등학생들도 알 건 다 압니다.”
“그런가. 어떻든 북한땅에 와서 훈련도 다 하고, 나쁘지는 않네. 그런데 우리 1기갑사단 1연대가 아니라 1기갑여단 애들이 먼저 왔다 갔다는 것이 좀 자존심이 상해. 안 그런가?”
서 상병, 즉 내 외사촌 동생 서한국은 특전사령부에서 중사로 전역을 기다리다가 민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1기갑사단에서 하차 분대장을 모집하자 응시해 특전사령부에서 1기갑사단으로 자리를 옮겨 하차 분대장으로 다시 군 생활을 계속하게 된 중사 이영일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 애들이 우리 1군단 선봉 역할을 맡고 있으니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자존심이 좀 상한다는 말이야. 우리 국군의 선봉이자 우리 1군단의 선봉은 그 애들이 아니라 우리 1기갑사단 1연대가 맡으면 되는데 말이야. 안 그래?”
“우리 앞에 나가서 총알받이 한다고 생각하시면, 자존심이 덜 상하지 않습니까.”
“총알받이는 무슨 총알받이. 그리고 북한과는 이제 싸울 일도 없을 것 같으니 중국과 싸운다고 가정해봐. 그럼 총알받이는 그 애들이 아니라 북한 인민군들이지. 불쌍한 인민군들 말이야.”
“중국과 싸운다면 그건 그렇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만약 중국과 싸움이 벌어지면, 우리가 참전하기도 전에 그 애들이 짱개들 싹 쓸어버릴 수도 있어. 그럼 우리는 그 애들 뒤치다꺼리나 해야 할지도 몰라.”
“설마 그렇기야 하겠습니까?”
“중국과 개전하면 가장 먼저 무슨 싸움부터 벌어질 것 같아?”
“그거야 당연히 미사일 전쟁 아니겠습니까. 그다음은 당연히 공중전이고 말입니다.”
“맞아. 미사일과 공중전이 끝나야지만, 본격적으로 지상전이 전개되겠지. 그런데 말이야. 그 미사일과 공중전이 끝나면 과연 남아있을 중국 지상군 특히 선양군구의 기갑전력이 얼마나 될까. 북한에 탄도탄이 적어도 1만기가 있다는 정보가 있고, 우리 군의 탄도탄 전력과 순항미사일 전력, 공군이 보유한 공대지 미사일, 해군의 함대지 미사일 전력까지 합치고, 주한미군과 미 해군의 미사일까지 합치면 그것보다 훨씬 많을 것인데, 그런 전력으로 중국과 미사일 전쟁을 벌이고 나면 말이야. 거기에 공중전이 벌어져서 한미 공군이 중국 공군을 요리한 다음 중국의 주요 거점을 공습하고 난 이후면······.”
이영일의 말을 들으면서 내 사촌 동생 서한국은 생각했다.
그의 말처럼 북한의 탄도탄 전력은 약 1만기라는 것이 우리 군의 판단이었고, 그에 관한 내용은 늘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 국군의 탄도탄 전력도 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국방개혁 이후 꾸준히 증강됐고, 다른 미사일 전력까지 합치면 근 그 수준은 됐다.
거기에 주한미군과 전운이 감돌면 급파되어 한반도 영해로 들어올 미 해군의 전력까지 합치면, 중국과 당장 미사일 전쟁을 해도 당당하게 승전할 수 있는 전력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그런 미사일 전쟁을 한바탕하고 나서 벌어질 공중전과 그 이후의 결과였다.
“그러니까 분대장님의 의견은 공중전에서 F22와 F35를 앞세운 한미 양국 공군이 J20 등으로 무장한 중국 공군을 가지고 놀 것이고, 그 이후 미군의 폭격기와 한미 양국 군의 전폭기들이 중국군 주요 군사시설을 타격하고 나면 남아있을 지상의 기갑부대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압록강을 넘어올 중국 기갑부대는 그야말로 빈껍데기일 뿐이고, 그런 전력은 북한 인민군과 1기갑여단 애들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 그 말씀이십니까?”
“만약 중국 애들이 압록강을 넘어온다면 그렇다는 말이야. 그리고 그전에 미사일 전과 공중 폭격에 남아날 전력이 없다는 것이고, 뭔 말인지 알겠어?”
“미사일과 공중전에서 승리하고, 중국 주요 군사 거점을 폭격하고 나면 그렇기는 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살아남아서 압록강을 넘어올 기갑부대가 없기는 하겠습니까. 그리고 북한 인민군이 그런 중국군을 상대로 해서······.”
“지금은 6·25 때가 아니고, 중국군이 그때처럼 숫자로 밀어붙인다 해도 아무 소용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민군의 밥이 되기에 십상이다.”
“밥이든 죽이든 저는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통일이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