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4화 〉 전시작전통제권(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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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의 상징적인 장소에서의 핵무기 1기 해체, 그것도 미국과 그 미국의 언론이 보는 앞에서의 해체는 트럼프에게 제법 선전을 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고, 그것으로 선거에도 제법 도움을 받을 것 같았다.
“귀국 당국자와 당신네에게 우호적인 언론이 보는 앞에서 핵무기 1기를 해체하는 것, 말이오?”
“바로 그렇습니다.”
“그럼 우리 공화국이 얻는 것은?”
“한국 정부와 우리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대기업에 개성 공단에 투자해도 좋다는 신호를 주는 것은 물론 그 비슷한 성명도 발표하겠습니다. 거기다가 우리 미국 기업 중 개성 공단에 투자하는 기업이 있다면 막지 않겠으며, 유엔의 인도주의적 지원도 모두 허용하겠습니다.”
“뭐 지금은 그 정도면 됐소. 그러고 앞으로도 우리 양국과 한국까지 끼워서 3국은 지금보다 더한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그렇게 될 것입니다.”
북미 간의 협상은 대충 그렇게 종결됐고, 판스는 곧장 워싱턴으로 날아가서 트럼프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의견을 교환한 다음 민재인 대통령에게도 북한에서 있었던 일을 알렸다.
그리고는 그 다음 날 기자실을 찾아 벌떼처럼 달려드는 기자들을 상대로 이런 브리핑을 했다.
“이번에 열릴 한국과 북한의 합동 군사훈련에 우리 주한 미군 참관단 10명이 함께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훈련을 취재할 언론사 한 곳을 선정해서 취재를 허가할 생각입니다.”
“이번에 방북하여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아는데, 그것이 전부입니까?”
“어디 그것뿐이겠습니까. 우리 주한 미군과 한국군, 북한군의 합동 훈련은 이번 남북 합동 훈련이 끝나는 대로 따로 날을 잡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한국 전쟁 종전 이후 처음으로 우리 기갑 부대가 북한 영토에 진입하는 역사적인 일대 사건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우리 기술자와 언론의 입회하에 평양에서 북한 핵무기 1기를 해체하고, 그 핵무기에 사용된 플루토늄을 우리가 가져오는 합의에도 성공했습니다.”
“공짜로요?”
“그렇습니다.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최초로 북한 핵무기를 해체하는 쾌거를 이루어냈고, 이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결실입니다. 민주당의 어느 누가 북한 핵무기 단 1기라도 감축한 사실이 있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냈다는 말입니다. 이상입니다.”
판스 부통령의 기자 브리핑은 대충 이렇게 끝이 났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은 그날부터 시작된 백악관과 공화당의 그 선전이었다.
트럼프에 우호적인 언론까지 나서서 쾌거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선전전에 앞장서는 바람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인 모두가 그 사실을 아는 지경까지 이른 때, 대한민국 국군 제1기갑여단 1대대 1중대 1소대장 김평호 중위는 육중하게 걸리는 K2 흑표전차의 엔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희끄무레 밝아오는 여명을 잠시 쳐다봤다.
드디어 오늘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옥류관 서울 분점에서 남북 합동 기갑부대 훈련 이야기를 꺼내고, 그 이후 남북 국방부 장관 등의 회의를 거쳐 훈련날짜로 확정된 날이 말이다.
그 덕분에 어제까지 군에 온 이후 가장 혹독한 훈련을 해야만 했고, 전차는 광이 나도록 닦아 놓아야 했다.
그러나 국방개혁 이후 신형으로 교체된 모든 장비에도 불구하고 다시 모든 장비가 신형으로 바뀌어 좋은 점도 있었고, 외박으로 나간 서울에서는 그 옥류관 서울 분점에 가서 냉면도 먹었다.
“소대장님, 하다못해 양말에서 팬티까지 전부 신형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분은 상쾌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나는 그것보다 이 새벽이 더 상쾌하다. 그리고 이대로 쭉 가서 그대로 통일이 되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김 병장!”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중국 애들이 그냥 있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 훈련도 겉으로는 남북 사이의 평화를 구축하는 수많은 계기 중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고는 논평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나라도 그렇겠다. 어떻든 이번 훈련에서 단 하나의 실수도 없어야 한다. 들 알았나?”
“예, 소대장님.”
소대장 전차의 사수 김수홍 병장과 운전병 이종수 상병의 대답 사이로 국방개혁 이후 5군단에서 1군단으로 배속되고, 주둔지도 문산으로 옮겨 한마디로 국군 기갑부대의 최선봉 역할을 하게 된 1기갑여단 1전차대대의 전차들은 그렇게 새벽의 여명을 뚫고 주둔지 영내를 벗어났다.
“애애앵~”
1기갑여단 전차들이 영내를 벗어나자마자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울리면서 다가온 헌병 지프가 행렬의 선두에 서서 곧장 판문점으로 내달렸다.
그렇게 1기갑여단 1전차대대 K2 흑표전차 44대와 3기보대대 K21장갑차 44대 등이 판문점 평화공원에 도착했을 때, 대령을 단장으로 하는 주한 미군들이 합류했고, 한국방송과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미국의 팍스 뉴스팀도 취재를 위해 합류를 했다.
그리고 한국군과 주한 미군을 기다리다가 맞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이 사람이었다.
“어서 오시라요. 내래 호위사령부 상장 박철상이오. 내가 이번 북남 합동 훈련을 총괄 책임지고, 남조선군을 호위하고, 편의를 제공할 것이니 그리 아시라요.”
“반갑습니다. 저는 합참에서 나온 중장 이도훈입니다.”
“하하하! 그 유명하신 합참 작전차장님이시군요.”
“박 상장님은 그 유명한 호위사령부의 실세이시고요.”
“내래 호위사령부 소속은 맞지만, 실세는 아니오. 그건 그렇고 날래 출발합세다. 갈 길이 머니까. 그리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부터 전속력으로 금천까지 달릴 것이니 그렇게 부하들에게도 전달하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북쪽 군은 언제 합류합니까?”
“우리래 전차와 장갑차는 이미 금천 사격장으로 가고 있소.”
“같이 기동훈련하기로 한 것 아닙니까?”
“그랬으나 우리래 전차와 장갑차가 저 흑표와 K21에 미치겠소. 그래서 미리 금천 사격장으로 출발했으니 우리도 날래 출발합시다. 시간은 금이니 말이오.”
남북 양국 기갑부대의 개성에서 금천까지의 합동 기동 훈련은 이렇게 무산되었으나 그곳에서의 기동 훈련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었으니 완전 무산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1기갑여단의 주둔지 문산에서 개성과 평양, 안주를 거쳐 평안북도까지 얼마나 신속하게 진격할 수 있느냐 그것이었다.
그것이 이 훈련의 진짜 목적임을 합참 작전차장 이도훈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이 훈련을 제안했고, 대통령이 즉각 받았으며, 국방부 장관 이하 합참의장까지 반색하며 좋아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여기서 북한군의 전차, 장갑차와 기동 훈련을 한다고 나란히 달리면서 언론 취재에나 응해 이 훈련을 마치 통일이나 된 것처럼 포장할 것이 아니라 장차 있을지도 모를 중국군의 침입에 남북이 공동으로 맞서 싸울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야만 했다.
그러려면 일분일초라도 빨리 문산에서 평안북도까지 진격해야 했고, 지금 그 훈련을 실질적으로 해야만 했다.
그래서 1기갑여단 장병들을 한번 둘러본 이도훈은 북한 호위사령부에서 나온 박철상의 말에 맞장구를 쳐준 다음 1기갑여단장 박인수 준장의 지휘 장갑차로 가서 이렇게 말했다.
“여단장, 의장님과 부의장님께 들었겠지만, 이 훈련은 비단 훈련만이 아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비단 훈련만이 아닌 그 훈련을 시작한다. 준비되었겠지?”
“우리 1기갑여단은 언제나 국군의 최선봉에 서서 만주벌판까지 달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선배님, 아니, 작전차장님.”
“그래, 자네의 1기갑여단이 선봉이야. 국군의 최선봉, 그러니 길을 잘 닦아놓고, 터놓고, 숙지해놓게. 그래야 유사시 자네 부대를 따라서 1군단의 1기갑사단과 2기갑여단, 5기갑여단, 30기계화사단, 19기동여단, 25기동보병사단 3, 5, 6, 28보병사단, 1, 5, 6포병여단 등등이 따를 것이 아닌가.”
“믿어주십시오.”
이때 즉 국방개혁 이후의 국군 1군단의 전력을 이처럼 막강해서 기갑여단만 해도 1, 2, 5여단이 있었고, 국군 최초의 1기갑사단에 30기계화사단, 25기동보병사단, 19기동여단도 배속되어있었다.
여기에 더해 3, 5, 6, 28보병사단과 1, 5, 6포병여단, 1, 5, 6공병여단과 제 1특공여단까지 있었으니 한마디로 막강한 전력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15항공단과 505항공대를 101항공사단으로 개편하면서 휘하에 두었으니 더 말해 무엇을 할까.
그 대신에 66, 72, 73, 75동원보병사단 등은 6군단으로 이전해야만 했다.
어떻든 그런 막강한 1군단의 최선봉 1기갑여단은 그렇게 판문점 평화공원에서 잠시 꺼둔 전차와 장갑차에 다시 시동을 걸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참모장, 우리 좌표를 잘 찍어둬야 한다. 거기다가 지도와 지형지물도 잘 대조하고 또······. 하여튼 내가 뭔 말 하는지 알지?”
“잘 압니다. 그리고 우리 부대의 좌표는 우리가 아니어도 위치 추적장치를 통해서 이미 합참과 국방부에서 다 추적, 저장하고 있고, 각 단차에 설치된 광학 장치를 통해서는 주변 지형지물을 모두 영상으로 저장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우리 부대 차원에서 해야 할 것은 있다.”
“이미 하고 있습니다.”
여단 참모장 우진규의 확신에 찬 대답을 들으면서 1기갑여단장 박인수는 군사분계선을 넘는 여단 전차와 장갑차들을 잠시 쳐다보다가 곧 그들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 뒤는 주한 미군이 탄 지프가 따랐고, 그 모습은 미국 팍스 뉴스와 한국방송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으니 역사상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잘만 포장하면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선거 유세에 제법 도움은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