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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102화 (102/470)

〈 102화 〉 전시작전통제권(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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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으니 민재인 대통령이 좌중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이렇게 물었으리라.

“김 위원장, 남북 공동 군사훈련을 시행하자는 그 말 진짜 진심이오?”

“그렇습니다. 그러니 우리 총참모장과 남조선 국방부 장관이 실무 회담을 하게 자리를 만들어주시죠.”

“미국, 중국은 물론 일본과 러시아 애들도 놀라서 자빠지겠군.”

“여기는 듣는 귀가 많으니 그 이야기는 좀 있다 하시고, 냉면이나 먹죠. 저 밖에서 우리가 빨리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수천 명을 위해서라도 빨리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좋을 것 같으니까.”

“하긴 그래야겠지요. 한데 첫날부터 이렇게 장사가 잘 되면 김 위원장 돈 많이 벌겠소.”

“내가 돈 벌기를 바라신다면 임대료나 좀 내려주시고 말씀하십시오. 그리고 임대료에 재료비에 인건비 주고 나면 남는 것도 없겠는데, 그러시네.”

“하하하! 그런가. 그러나 이 부지는 국방부 소관이라 임대료 문제는 국방부 장관에게 이야기하시오.”

옛 기무사령부 예하 기무부대를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 옥류관 서울 분점은 국방부에서 임대한 것이기 때문에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하기에 옆에 배석한 국방부 장관 서진성을 잠시 바라보니 그가 슬며시 눈을 피하는 것이 아닌가.

“서 장관님, 민재인 대통령님 이야기 들었죠?”

“예, 김 위원장님. 그러나 임대료는 제 마음대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서 또 제 마음대로 깎아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장사를 잘하셔서 예상 이외의 수익을 올리시면, 임대료가 문제겠습니까. 그건 그렇고 정말 기갑부대의 합동군사훈련을······.”

“민재인 대통령이나 서 장관이나 말 돌리기에는 선수군. 어떻든 좋소. 그리고 그 합동훈련은 여기 있는 우리 총참모장과 논의하시오. 아, 냉면부터 먹고, 또 내일부터는 국방부와 합참 근무자들로 여기가 꽉 차기를 바라겠소.”

“매일 냉면만 먹을 수는 없으니 그 일도 어렵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근무자들이 아니더라도 일반 국민이 많이 찾을 것이니 임대료 떼일 걱정은 없겠습니다.”

“뭐라고요?”

능구렁이 같은 서진성 국방부 장관에게 당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그러고 보면 내가 김정은이 아니라 강백호로 한국에 살 때는 한국인들 특히 고위관료들이 이렇게 능글맞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 들어 보면 민재인 대통령도 그렇고 그것도 아닌 것 같았으니 이들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혹시 나 때문일까.

아니면 나에게 영향을 받은 북한 고위 관료들이 너무 유순해진 때문일까.

“김 위원장, 서 장관이 장사 잘되라고 하는 소리에 뭘 그러시오. 그러니 어서 냉면이나 먹고 그 훈련에 관해서나 심도 있게 이야기해봅시다.”

“맞습니다. 위원장 동지. 장사가 잘 되어야 위원장 동지께서 이야기하신 북남 교류의 장이 더욱 활짝 열릴 것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밖에서 자기 순서가 오기를 기다리는 저 수천의 남조선 동포들을 보니 장사가 잘 될 것도 같은 예감도 듭니다. 안 그렇습니까?”

민재인 대통령에 이어서 이렇게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끼어든 이는 다름 아닌 오지용 부위원장이었다.

하여 특실에 있는 남북 인물들을 한번 둘러본 다음 이렇게 말했다.

“남조선에 평양냉면 애호가가 아주 많다니 장사는 잘 되겠지요. 그건 그렇고 오 부위원장 금강산 관광을 어찌 되었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렇다면 냉면이나 듭시다.”

옥류관 서울 분점도 개소하고, 금강산 관광도 이야기가 잘되고 있다니 냉면은 잘 넘어갔다.

그리고 평양이나 개성이나 금강산이나 이 서울이나 냉면 맛이 다른 것 같지 않고, 다 똑같아서 과연 민은정에게 맡기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든 그렇게 옥류관 서울 분점 개소식은 밖에서 우리가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수천의 인파 때문에 얼른 끝을 내고, 곧장 청와대로 이동해 또 한 번의 남북 정상회담을 비공개로 가졌으니 내용은 바로 이것이었다.

“김 위원장, 진짜 기갑부대의 합동훈련을 하자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그리고 잘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왜 그 훈련을 하자고 하는지.”

“왜 그 훈련을 하자고 하는지 잘 생각해보라······.”

“그렇습니다.”

내 말에 민재인 대통령이 한동안 숙고를 하기에 가만히 지켜보면서 그가 무슨 이야기를 꺼낼지 그도 아니면 내 의도를 정확히 짚고 그 해답을 내놓을지 잠시 기다렸다.

그러자 잠시 후 민재인 대통령이 숙고를 끝냈는지 이렇게 말했다.

“남북합동으로 기갑부대 훈련을 하자는 것은 혹 중국군이 국경을 넘어왔을 때를 대비한 우리 국군의 북진 연습, 즉 그럴 때 우리 국군이 북진하여 중국군과 싸울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하라는 연습. 혹 그것이오?”

“무슨 말을 그렇게 어렵게 하십니까. 딱 잘라서 한마디로 하면, 유사시 현재 파주와 문산 등에 주둔한 한국군이 휴전선을 열고, 북으로 진군하여 중국군과 싸울 수 있는 훈련을 미리 하자는 것입니다. 이제 아시겠습니까?”

“그 말이 그 말이지. 그리고 김 위원장 말이 더 어렵소. 그건 그렇고 그런 훈련이라면 좋소. 미리 연습을 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으니 합시다. 해요.”

“딴말하기 없깁니다.”

“딴말할 것이 뭐 있소. 그러니 합시다.”

“그럼 우리 총참모장과 한국 국방부 장관 등을 불러 실무회담을 하도록 하시죠.”

그렇게 남북 합동 기갑부대의 기동훈련과 사격훈련을 하는 실무회담이 열렸고, 이 뉴스는 그 다음 날 보도됐다.

그러자 옥류관 개소식 소식은 묻혀버렸고, 정전 이후 최초로 실시될 이 남북합동군사훈련에 온 나라는 시끄러웠다.

그런 와중에 주한 미국대사와 주한 미군 사령관이 청와대를 찾아 민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먼저 해리슨 사령관, 새로 부임한 것을 축하하오.”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그런데 무슨 이유로 청와대까지 오셨소? 혹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저녁 전화해서 슬쩍 흘린 그 이야기 때문이오.”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면 바로 그렇습니다.”

“선거가 다가오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이군.”

전임 게리슨에 이어 이번에 새로 부임한 주한 미군 사령관 해리슨과 주한 미국대사 로버트가 찾아온 이유는 다름 아닌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선거 때문임을 민재인 대통령은 바로 알아차렸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판세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와 비교하면 약 2~3% 약세를 보인다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역시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일. 그리고 트럼프는 그렇게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당선됐다.

또 그동안 수많은 우여곡절과 사건을 겪었지만, 여전히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었으니 그 정도 지지율도 나오는 것이었다.

재선은 물 건너간 줄 알았던 그 트럼프가 말이다.

“그 정도는 아니고······. 하여튼 대통령님이 조금만 도와주십시오.”

“우리 정부는 귀국 선거에 개입할 의사가 없소.”

“선거에 개입하라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당락에 영향을 줄 어떤 일이라면 도울 것도 없소.”

“이번 남북 합동 군사훈련에 주한미군도 참가하게 해주십시오. 그것이면 됩니다.”

“주한미군도 참가하게 해달라고?”

“그렇습니다. 그것이면 됩니다. 하면 나머지는 우리 미국이 알아서 하겠습니다.”

주한미군의 남북군사훈련참가, 그것이면 된다.

그럼 주한미군의 전차와 장갑차가 휴전선을 넘어 북한 영토로 들어간다는 의미이니 선거를 앞둔 트럼프는 그 사실만으로도 선거 홍보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 같기는 같았다.

그 훈련을 어떻게 멋지게 포장해서 유권자에게 내놓느냐는 그의 능력에 달린 일이지만 말이다.

“그 알아서 하는 일에는 또 뭐가 있소?”

“다시 핵무기를 넘겨받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짜로 넘겨받는다. 대사, 과연 그게 잘될까요?”

“그 문제로 부통령께서 직접 평양을 방문하려고 조율 중이니 잘 되리라 믿습니다. 대통령님, 그건 그렇고 남북 합동 군사훈련에 저희 주한 미군도 꼭 참가하도록 협조해 주십시오.”

“내가 허락한다고 해도 김정은 위원장이 받아들일지 의문이오.”

“그래서 대통령님께 부탁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 어느 사람보다도 김정은 위원장을 잘 설득하시는 분이 대통령님이시니까요.”

“내가 설득 못 하면······.”

아무리 훈련이라도 주한 미군의 전차와 장갑차가 북한 영토를 활보하면, 그것을 보는 북한 인민군과 인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한국군이야 그간 남북관계가 상당히 호전되어 그러려니 할 가능성이 컸지만, 주한 미군은 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모를 리 없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한 미군의 북한 내 훈련을 허락할지 그것도 미지수였다.

“대통령님이 설득하면 반드시 될 것입니다.”

“그건 모르는 일이니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오.”

“그 말씀은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은 해 주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해도 무방하오. 대신 나도 조건이 있는데.”

“무엇입니까?”

“우리가 주문한 무기의 신속한 인도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따른 보다 적극적인 협조요.”

“대한민국이 발주한 무기를 보다 신속하게 인도해주는 것은 우리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니 그것은 대통령께 직접보고 하여 더욱 빨리 인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금강산 관광은 이미 우리 미국과 유엔 안보리에서 허가한 사항이 아닙니까?”

“미국과 유엔이 허가한 사항이지만, 더욱 더 적극적으로 미국의 성명 정도를 더 보태달라는 말이오. 거기에 북한으로 판매할 장비도 더 있으니 그것도 허가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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