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98화 (98/470)

〈 98화 〉 금강산 관광(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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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자신만이 아니라 조명견 장관까지 바로 경질될 것 같아 천해상은 오지용의 자신만만하기 그지없고, 느긋하기까지 한 얼굴을 한번 쳐다보면서 침을 꼴깍 삼키고는 이렇게 말했다.

“농담을 진담으로 받으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니 차근차근 다시 이야기해 보시죠. 오지용 부위원장님.”

“그렇다면 다시 들으시오. 각 업체의 사업 기간은 10년, 토지 사용료와 매출액에서 일정액 세금 납부, 금강산 관광특구에서 일하는 인력 90%를 우리 인민으로 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합시다. 그 대신에 개별 도보 관광, 자전거 관광, 차량 관광까지 허용하겠소.”

“말씀하실 때마다 뭔가 하나씩 느네요.”

“그래서 하겠다는 거요? 말겠다는 거요?”

“제 선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니 부위원장님 말씀 그대로 장관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민재인 대통령께 보고 드리는 것이 아니라 조 장관에게 보고한다고 하셨소.”

“물론이죠. 제 직속상관이 조명견 장관이니까요.”

이제 드디어 한방 먹인 표정으로 천해상이 이렇게 말했다.

민재인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왔고, 협의가 끝나는 즉시 청와대로 보고해야 했지만, 중간에 통일부 장관 조명견을 끼워 넣어 오지용을 골려준 것으로 생각했기에, 그러나 그의 반응은 뜻밖에 이것이었다.

“천 차관, 나에게 삐졌죠?”

“삐지다니 그 무슨 말씀.”

“이 협의가 끝나자마자 청와대로 보고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 것 같은데, 중간에 장관을 끼워 넣어 나에게 한방 먹이려고 하는 것을 보면 천 차관은 삐진 것이 분명하오. 천 차관, 내가 처음에 아무리 차관을 놀려먹으려고 했다고 하나 이건 국가 중대사요. 그런데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러면 내 직접 민재인 대통령을 예방하여 담판을 짓겠소. 통일부는 아예 빼버리고 말이오. 그러니 내가 제시한 조건을 즉시 청와대로 보고하시오. 그래서 확답을 주시오.”

천해상이 이렇게 오지용에게 농락당하고 있을 때 나는 국토부 장관 김혜미 등과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김 장관, 내 민재인 대통령에게 옥류관 서울 분점 낼 장소를 좀 물색해달라고 했는데, 그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아시오?”

“그 말은 들었지만, 우리 국토부 소관이 아니라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니 직접 민재인 대통령님과 통화를 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굳이 통화까지야. 그리고 장관의 말처럼 하면 그 일은 청와대에서 전담해서 한다고 보면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진짜 서울에 옥류관 분점을 내실 것인지 다시 물어도 되겠습니까? 하도 궁금해서 말입니다.”

“장관도 평양냉면 좋아하시는 모양이군.”

“국토부 장관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개성 옥류관에 가족과 함께 몇 번 다녀왔다고 하면 대답이 되었습니까.”

“하하하! 물론이오. 가족과 함께 차를 가지고 옥류관에 와서 냉면을 먹고, 개성 관광을 한 다음에 갈 때 기름을 가득 채워가는 남조선 국민이 수도 없이 많다는 보고를 받고 있었는데, 그중에 김 장관도 있었던 모양이오. 그래 그 개성 옥류관 냉면 맛과 이 금강산 옥류관 냉면 맛에 차이가 있소? 또 공화국 기름값은 적정한 것 같소?”

평양냉면 애호가,

김혜미 국토부 장관은 자신을 스스로 이렇게 불러도 손색이 없었기에 그동안 가족과 함께 차를 가지고 개성에 몇 번 개인 자격으로 다녀왔다.

그리고 올 때는 역시 차에 기름을 가득 채워왔고 말이다.

하여 이렇게 대답했다.

“개성 옥류관과 여기 금강산 옥류관의 냉면 맛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나는 그렇게 냉면 애호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여기 냉면이나 개성 것이나 평양 것이나 다 똑같은 것 같소.”

“위원장님께서 냉면 애호가가 아니라면 모두가 갸우뚱할 것입니다. 저기 민은정 대좌가 주방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만 봐도 저같이 둔한 사람도 단박에 알겠는데 말입니다.”

“민은정 대좌를 아시오?”

“대한민국 국민 중에 민은정 대좌를 모르면 그건 간첩입니다.”

“하하하! 그런가요. 으하하!”

민은정이 찍은 경의선과 동해선 복원 광고 때문이리라.

아니, 그전부터 민은정은 한국 방송사의 단골 취재 대상이었고, 연애 뉴스와 스포츠 신문의 단골 기삿거리였으며, 인터넷과 SNS의 주요 거론 대상 인물이었다.

그 덕분에 나를 제치고 몇 번이나 한국 인터넷 실시간 검색 1위를 달성하기도 했으니 대한민국에서 이제 그녀를 모르면 간첩 소리 들을만했다.

“예, 그렇습니다. 거기다가 한국의 거의 모든 기업이 광고 모델로 민은정 대좌를 쓰려고 기를 쓴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습니다. 그러니 위원장님께서 허락만 하시면 민은정 대좌는 단박에 한국 최고 모델이 될 것은 자명하고, 그러면 1년에 수십억은 모델료로 벌어들일 것입니다.”

“광고 모델은 내가 허락해도 민 대좌가 안 할 것 같은데······.”

“그럼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옥류관 서울 분점 광고 모델로도 기용하시고, 개성 관광과 금강산 관광 홍보 모델로도 기용하시면, 개성 관광은 지금보다 훨씬 활성화될 것이고, 금강산 관광은 예전처럼 단박에 자리를 잡고, 옥류관 서울 분점은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 자명합니다. 그런데도 하지 않는 것은······.”

“그렇게 말하니 김 장관은 한국 국토부 장관이 아니라 공화국 홍보 장관 같소.”

“위원장님께서 우리 건설 기업에 자꾸 일거리를 주시니 해당 부서의 장관인 저도 뭔가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한 말이니 그런 오해는 마십시오.”

“하면 요즘 어깨에 힘 좀 주고 다니겠소.”

경의선과 경원선, 동해선,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 7번 국도, 31번 국도, 발전소 등 여러 건설 공사를 동시다발적으로 발주했으니 해당 부처의 장관으로서 제법 목에 힘을 주고 다니는 것 같아 이렇게 물으니 김혜미 국토부 장관이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 더 많은 공사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니 더 목에 힘을 주고, 다니면서 기업들을 상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만······.”

“공화국의 도로, 철도, 항만, 통신,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이 엉망이니 더 많이 남조선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나 그렇다고 모두를 맡길 수는 없으니 그것이 걱정이오.”

“우리 건설기업이 공사를 맡아도 노동자는 모두 북한 주민이니 서로 상생하는 것으로 생각하십시오. 그래도 그것이 아니라면 건설사를 키우십시오.”

“아무래도 그래야겠소. 그건 그렇고 공화국의 기름값은 적정한 것 같소?”

“휘발유와 경유가 다 같이 1L에 원화로 700원 격이니 한국인이 저로서는 아주 싸다고 할 수 있지만, 북한 주민에게는 좀 비싼 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기름값이 1L에 1,800원 정도니 그렇겠군. 그리고 공화국 인민들도 그렇게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오. 하고 또 시기를 봐서 가격을 인하할 것이니 뭐 그리 많은 불만은 품지 않을 것이고 말이오.”

북한의 이 기름값 700원의 절반도 세금이었다.

아니면 산유국답게 더 싸게 팔 수도 있었지만, 나라를 굴러가게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니 지금으로써는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1L당 700원은 한국의 90년대 초반 가격이라 그런지 개성에 자기 차를 가지고 관광 온 거의 모든 관광객은 돌아갈 때 주유를 하고 갔다.

이러니 개성 시내가 아니라 휴전선에 주유소를 차려 한국 차량을 상대로 장사해도 대박이 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도 아니면 한국 주유소와 제휴해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팔거나 말이다.

어떻든 국토부 장관 김혜미와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냉면을 먹고 돌아오니 오지용과 천해상의 협상도 끝난 것 같아서 그 길로 한국 측 인사들은 서울로 돌아갔으니 이제 민재인 대통령의 결단과 나와의 담판만 남은 것이 됐다.

하여 느긋하게 한국 측의 연락을 기다리면서 민은정을 불러서 이렇게 물었다.

“공화국 도로와 철도, 발전소 등의 공사를 하는 남조선 기업 중 하나를 골라서 광고 모델을 해. 그래서 그 모델료로는 부모님께 드리고, 공화국을 위해서는 개성 관광과 금강산 관광 홍보 모델로 광고를 좀 찍고, 나를 위해서는 옥류관 서울 분점의 모델로 역시 홍보 광고를 좀 찍어주고. 어때?”

“위원장 동지와 공화국을 위한 광고는 백번이라도 찍겠습니다. 그러나 저를 위한 제 가족을 위한 광고는······.”

“네가 그렇게 말할 줄 알았으니 그런 소리는 그만 하고, 광고 찍는 것으로 해. 남조선 기업들이 너를 모델로 쓰려고 기를 쓴다니 6개월 단발에 적어도 1억 이상은 모델료를 제시하겠지만, 그건 어림도 없는 소리이니 적어도 5억은 받아. 그래야 네 부모님께 도움이 되지.”

“저희 부모님은 위원장 동지의 배려로 개성의 2층 한옥에서 호의호식하면서 잘살고 있는데, 또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러니 공화국과 위원장 동지를 위해서만 광고를 찍겠습니다.”

“인마, 네가 그렇게 말 할 줄 알았으니 그만하고, 이건 조선인민군 총사령관으로서 내리는 명령이니 두말하지 말고 따라. 알겠나? 민은정 대좌!”

조선인민군 총사령관으로서 내리는 명령이라고 하자 민은정은 두말없이 즉답했다.

호위사령부 대좌가 지금 민은정의 신분이었으니 어찌 내 명령을 거부하겠는가.

어떻든 이로써 개성 관광과 금강산 관광은 말할 것도 없고, 옥류관 서울 분점의 홍보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물론 민은정이 홍보하지 않아도 별 상관은 없겠지만, 그래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니 한국 국토부 장관 김혜미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렇게 일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개인 자격으로도 광고를 찍어 그 모델료는 부모에게 주도록 했으니 금전적인 배려도 해준 것이 됐다.

그 다음 날은 공병국 1여단장 양원복이 금강산으로 왔기에 북측 시설물을 점검시키고, 개보수 계획을 짜도록 했다.

또 온정리 인근에는 개성에 건설한 한옥, 친환경 조립식 주택 등으로 호텔급 시설에 준하는 민박단지를 만들라고도 지시했다.

그러고 나니 민재인 대통령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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