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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93화 (93/470)

〈 93화 〉 금강산 관광(5)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7번 국도는 지금 그대로 공사하고, 금강산 고속도로는 4차선으로 확장해 달라는 내 말에 사성 건설 전무 이종식과 부건 건설 상무 조세용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내가 다시 한 번 더 알아듣게 설명을 해주자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는지 이렇게 말했다.

“위원장님의 뜻은 잘 알겠으나 그런 큰 공사는 저희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하하하! 그 문제라면 걱정하지 마시오. 내 민재인 대통령과 상의하여 정식으로 공사 발주를 하겠으니 말이오.”

“그렇게 해주신다면, 저희가 성심성의껏 공사하여 북에서 가장 좋은 고속도로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꼭 그렇게 해주시오. 그리고 사성건설이 제진부터 통천까지 부건건설이 통천부터 원산까지 공사하지요?”

“그렇습니다.”

“각각 몇 개 구간으로 나누어 공사 중이오?”

“저희 사성건설은 남한 제진부터 북 통천까지 총 10개 구간으로 나누어 국도 7호선과 철도 동해선 공사를 시행 중이고, 부건건설은 통천부터 원산까지 역시 10개 구간으로 나누어서 공사 중입니다.”

국도 7호선과 동해선 공사는 총 9개 공구로 이처럼 각 건설사가 1개 공구를 책임졌는데, 공사 기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총 10개 구간으로 나누어서 일시에 공사 중이었다.

그러므로 북한 동해안을 따라서 9개 공구 총 90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니 북한 역사상 이렇게 큰 대규모 공사는 없었다.

더불어서 경의선과 경원선, 국도 31호선 공사, 고성, 단천, 청진, 개풍에서는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도 진행 중이었으니 더 말해 무엇을 하랴.

그리고 이 덕분에 대한민국 건설사들은 대박이 터졌지만, 진짜 대박이 터진 것은 이 공사에 참가한 북한 노동자들이라고 봐야 했다.

비록 공사 현장 이동 숙소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노동을 해야 했지만, 그 모든 의식주를 한국 건설사들이 책임졌고, 일일 8시간 주 40시간 노동의 대가로는 월 150만 원, 주 52시간 노동으로는 근 200만 원에 가까운 월급을 한국 돈으로 받았으니 말이다.

이러니 너나 할 것 없이 이 공사에서 일하려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아니어서 여기저기서 청탁과 뒷돈이 오갔으나 노동자 선발 권한은 오로지 한국 건설사에 있었기에 북한 내에서 청탁과 뒷돈이 오가 봐야 별 소용이 없었다.

“그래야지.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끝나지.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날림이나 부실 공사는 절대 안 되오. 내 이렇게 말했는데도 만약 부실 공사가 발견되기라도 한다면, 그 건설사는 영원히 공화국에 발을 들일 수 없을 것이고, 부실이 생각보다 심각하면 저격여단을 보내서 책임자들을 모조리 암살해 버릴 거요. 아시겠소?”

“예, 그리고 저희 건설사는 날림이나 부실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니 안심하십시오.”

“내 그 말 믿겠소. 그건 그렇고 우리 노동자들은 일 잘하오?”

“아주 잘합니다. 오죽하면 이 공사가 끝나도 제가 모두 한국으로 데려가서 일을 시키고 싶을 정도입니다. 말썽을 피우는 이도 없으며, 한국 근로자처럼 지시에 잘 따르지 않는 이도 별로 없고, 열악한 현장 숙소에도 잘 적응하고, 부실한 음식에도 불평불만이 없으니······.”

기본 월급으로 한화 150만 원을 주니 아니 열심히 하고 싶어도 아니 할 수 없을 것이고, 북한은 아직 한국보다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잘 지켜지니 말도 잘 들을 것이다.

그리고 비록 조립식 현장 숙소라 하더라도 냉난방에 샤워, 목욕탕 시설에 TV, 냉장고, 컴퓨터, 게임기, 세탁기 등의 편의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으니 숙소 생활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 한국으로서는 부실한 음식이라도 북한 노동자들의 현실에서는 삼시 세끼 하얀 쌀밥에 고기가 나왔으며, 북한에서는 구경도 못 한 별식과 특식에 간식까지 주니 그 역시 불평불만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럼 되었소.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 부탁하오.”

“물론입니다. 위원장님.”

“하면 이제 가서 일 보시오. 공사 발주는 민재인 대통령과 논의하여 조만간 할 테니까 그전에 준비할 것은 미리 준비해 놓고 말이오.”

“잘 알겠습니다.”

사성 건설 전무 이종식과 부건 건설 상무 조세용을 그렇게 돌려보내고, 강원도당 위원장 박정남과 원산시당 위원장 오근경, 1군단장 문재호에게 이렇게 말했다.

“들 들어서 알겠지만, 금강산 고속도로를 확장할 것이오. 그럼 당연히 평양 원산 간 고속도로도 확장해야겠지. 하여 내 강원도와 원산 그리고 1군단에 지시하오. 남조선 건설업체가 고성에서 원산까지 확장 공사를 하는 동시에 원산에서 강원도 경계의 끝인 법동까지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시오. 이미 4차선인 곳은 1개 차선 도로 폭을 최소 3.6m로 확장하고, 중앙분리대를 새로 점검하고, 콘크리트 재포장을 하시오. 거기에 교통표지판을 한 번 더 점검하고, 도로변에는 봇나무(자작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미관에도 신경을 쓰시오. 들 알겠소?”

“예, 위원장 동지.”

강원도당 위원장 박정남과 원산시당 위원장 오근경, 1군단장 문재호가 이렇게 대답은 했지만, 뭔가 모르게 표정이 떨떠름한 것을 귀신같은 내가 알아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 그 표정들은 뭐요?”

“아닙니다. 위원장 동지.”

“박 동지, 내가 뜬금없이 나타나서 고속도로를 확장하라고 하니 그런 표정 짓는 그 심정을 내 모르지는 않지만, 평양 원산 간 고속도로는 평양 개성 간, 평양 희천 간 고속도로 다음으로 공화국의 얼굴이오. 그런데 그런 얼굴을 모조리 남조선에 맡겨야겠소. 아니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해야겠소?”

“공화국이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원장 동지.”

“바로 그거요. 그래서 동지들에게 원산에서 법동까지 확장하라는 것이오. 그럼 법동에서 평양까지는 황해북도, 평양시, 5군단 등에 시킬 것이니까. 알았소?”

“에, 알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러나 저희 강원도의 거의 모든 건설 일꾼들이 지금 동해선과 국도 7호선 공사에 동원된 터고······.”

“박 동지, 내 그런 사정도 모르고, 철없이 지금 이런 지시를 내린다고 생각하시오?”

내가 말을 중간에서 끊고 직설적으로 이렇게 묻자 강원도당 위원장 박정남만이 아니라 원산시당 위원장 오근경, 1군단장 문재호까지 갑자기 얼굴이 새파래지더니 손사래까지 치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절대 아닙니다. 위원장 동지. 그리고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올해 안에 반드시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해내겠습니다.”

“진심이오?”

“그렇습니다. 제 목이라도 걸겠습니다.”

“오 동지와 문 동지는?”

“저희도 목을 걸겠습니다.”

“그렇다면 좋소. 내 동지들의 충심을 그냥 저 버릴 수는 없으니 강원도당과 1군단에는 건설비 3,000만 달러, 원산에는 1,000만 달러 총 7,000만 달러를 지원하겠소. 또 강원도당과 1군단에는 각각 불도저 20대, 대형 굴착기 20대, 중형 굴착기 20대, 소형 굴착기 20대, 25톤 덤프트럭 50대, 2.5톤 트럭 50대, 공사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일 1톤 트럭은 각각 100대를 제공해주겠고, 원산에는 각각 10대에 1톤 트럭 50대를 제공해주겠소. 또한, 남조선 당국과 상의하여 최첨단 터널 굴착기까지 지원해 주겠으니 서로 협력하여 반드시 올해 안에 도로를 확장해 내시오.”

총 7,000만 달러라는 건설비에 터널 굴착기, 불도저, 대·중·소 굴착기까지 지원해준다는데, 어떻게 더 눈치를 보겠는가.

그랬으니 셋은 동시에 머리까지 조아리면서 대답했다.

이로써 평양 원산 간 고속도로 강원도 구간은 4차선으로 확장될 것이었다.

하면 남은 구간만 확장하면 된다.

그리고 그 남은 구간 즉 황해북도 구간과 평양시 구간은 지금도 거의 4차선이었고, 터널 구간도 별로 없었으니 강원도 구간보다는 쉽게 4차선으로 확장해서 북한에도 제법 번듯한 고속도로가 생길 것이었다.

“말씀 올렸듯이 제 목을 걸고,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러기를 바라겠소. 그리고 건설비가 모자라면 더 지원할 것이니 공사에 동원하는 일꾼들과 인민군 장병들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재우고, 일정액의 임금도 지급하여 남조선 공사 현장과 별반 차이가 없도록 하시오. 그래도 모자라는 임금 부분이 있으면, 강원도당과 1군단 차원에서 그 부분을 보완할 다른 것을 제공하시오. 예를 들어 남조선에서 오는 생필품을 배급한다거나 장병들에게는 휴가를 준다거나 정말 열심히 일하는 장병은 조기 전역을 시켜 준다거나 그런 것 말이오.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소?”

“예, 예. 위원장 동지.”

하여튼 이렇게 평양 원산, 원산 고성 간 고속도로를 확장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곧장 금강산으로 가다 보니 진짜 여기저기서 7번 국도와 동해선 확장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그 공사 현장을 보니 드디어 북한도 지난 70여 년의 잠에서 깨어나는 듯했다.

그리고 장차 저 동해선으로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유럽의 끝까지 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상상만 해도 즐거운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물론 지금도 부산이 아니라 제진에서 동해선 열차로 유럽까지 갈 수는 있었으나 북한 구간 통과 속도가 시속 30km 내외였고, 출발역이 부산이 아니라 제진이라는 한계도 있었다.

“위원장 동지, 무슨 생각을 그리하십니까?”

“나만의 즐거운 상상. 그리고 저 7번 국도에 얽힌 추억의 부스러기 뭐 그런 것.”

“7번 국도에 얽힌 추억의 부스라기요?”

“민 대좌는 모르는 그런 것이 있어.”

민은정이 어찌 알까.

대학 시절 7번 국도를 따라 부산까지 여행했던 기억, 자전거 열풍이 불었을 때는 자전거를 타고 부산까지 갔던 추억, 옛 연인과는 그 국도에서 드라이버를 하던 그런 추억의 부스러기를 말이다.

그런데 이제 저 7번 국도가 부산에서 함경도 온성까지 반듯한 4차선으로 확장되면, 그 길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얼마나 많은 추억이 알알이 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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