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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92화 (92/470)

〈 92화 〉 금강산 관광(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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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화대군 화대읍에서 8km 정도 떨어져 있는 화대 광산은 금을 생산하는 광산으로 39호실 소유다.

즉 내 금광이라고 보면 되는 그곳에서는 오늘도 금 채굴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한쪽에서는 새로 들여온 한국산 채굴기와 갖가지 장비, 안전모, 안전화, 작업복 등 수많은 것들이 화물차에서 내려지고 있었다.

“부사장 동무, 이거 이런 것까지 알아서 다 챙겨주시고 내래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

“감사는 오히려 제가 해야죠. 하하하!”

“그런가요.”

“물론이죠. 그러니 사장님은 지금처럼 채굴만 많이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저 화물 중에는 한국 담배와 술도 있습니다. 하하하!”

“그거 듣던 중 제일 반가운 소리요. 그리고 물량은 걱정하지 마시오. 대신 물건값으로 위원장 동지께서 요구하신 물건들이나 제때 보내시오. 아니면 내 목이 무사하지 못하니까.”

화대 광산에서 생산되는 금 중에서 일부도 이때는 한국 지하자원공사로 넘기고, 그 대가로 북한에 필요한 생필품 등을 받았는데, 이건 각 시도에 나가서 인민들에게 나누어주는 그런 물건이 아니라 바로 내가 통치에 이용하는 그 물건들이었다.

즉 일반 물품보다 값나가는 귀중품들이라는 말이었다.

예를 들면 가전제품이라도 일반제품이 아니라 최고급품, 술도 최고급품 양주 등 그런 것 말이다.

그랬기에 이 화대 광산의 총책임을 맡은 최영기가 채굴기와 여러 가지 물품을 가져온 한국지하자원공사 부사장 이철수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다.

“최 사장님, 목이 무사하도록 즉각 즉각 넘기고 있으니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앞으로도 그래 주시오. 아니면 내 목만이 아니라 이 광산의 금, 단천의 금까지 모두 남조선으로의 수출이 중단될 것이니까.”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들어갑시다. 들쭉술이나 한잔하게.”

화대 광산의 총책임을 맡은 최영기와 한국지하자원공사 부사장 이철수는 그렇게 광산 주방에 마주 앉아 들쭉술과 한국산 최고급 양주를 마셨다.

“한국에서 오는 부식은 마음에 드십니까?”

“위원장 동지의 현명한 영도력 덕분에 끼니마다 하얀 쌀밥에 비록 냉동이라도 소, 돼지, 닭, 오리 고기에 칠면조까지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 여기서 일하는 동무들이 다들 좋아하고, 이제는 하도 고기를 많이 먹어 부사장께서 보셨듯이 다들 얼굴에 개기름이 흐를 지경이오.”

“사장님은요?”

“나야 핏기도 없던 그 동무들 얼굴에 이제 개기름이 흐리니 당연히 좋지. 솔직하게는 이 술이 약간 더 좋고, 이 남조선 담배가 조금 더 좋지만 말이오.”

“다음에 올 때도 술과 담배는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끼니마다 쌀밥만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으니 현미와 잡곡도 좀 가져오겠습니다.”

“당연한 말을 새삼스레 하시오. 그건 그렇고 이번에 남조선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수 괴뢰도당이 참패하고, 민 대통령께서 이끄는 여당이 압승했다면서요?”

“소식 들으셨다면, 들은 그대로입니다. 여당이 총 247석을 얻었으니 말 그대로 압승을 했습니다.”

어제 있었던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는 이렇게 여당이 총 300석 중에서 247석을 얻는 압승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그 충격적인 소식이 이곳까지 전해진 모양이라고 이철수는 생각했다.

“남조선 국회의원이 총 300명으로 알고 있는데, 그중에서 247명이 당선되었으면 압승은 압승이군. 그럼 이제 남북 경협에 속도가 더 붙겠군요. 안 그렇소. 부사장?”

“나머지 의석 53석 중에서 진보 야당이 가져간 의석이 18석, 무소속이 3석이고, 보수 야당의 의석은 32석뿐이니 아마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아니 이미 5.24조치를 해제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 이제는 정말 자주 볼 수 있을 겁니다.”

“부사장 동무를 자주 보는 것도 좋지만, 내래 남조선 제주도 관광 한번 가봤으면 좋겠는데, 전면적인 관광 허용은 안 되겠소?”

“이번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명의로 금강산 관광객 피살과 천안함 사건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으니 곧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겁니다. 그럼 자연스레 다른 관광도 활성화되고 사장님도 제주도 관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는 될 것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공화국에서 제주도로 관광을 가는 이들은 모두 위원장 동지가 선별해서 보내주는 것이니 내 차례가 오려면 멀었을 것이오. 그건 그렇고 자, 한잔 드시오. 남북 경협을 위하여!”

“남북 경협을 위하여!”

최영기와 이철수가 그렇게 잔을 기울이는 사이 한국에서 가져온 모든 짐이 화대 광산에 내려지고, 그 대신 광산에서 채굴한 금 3,357kg이 화물차에 실렸으니 이 금은 곧 한국으로 가서 경매를 통해 처분될 것이었다.

그러나 이 금의 한국 몫은 단천에서 채굴되는 것과는 달리 30%가 아니라 수수료 2%뿐이었다.

그래도 3,357kg의 2%인 67.14kg이 한국지하자원공사의 몫이었으니 짭짤한 부수입 정도라고 보면 됐다.

그리고 금 대금도 북으로 바로 송금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생필품으로 전량 바뀌어 북으로 갔으니 한국으로서는 지하자원 공사가 수수료 2% 챙기는 것도 모자라서 나머지는 생필품으로 북한에 주니 일거양득의 거래라고 할 수 있었다.

다른 지하자원은 이것보다 더 심했지만 말이다.

어떻든 이철수가 광산을 떠나자 최영기는 따로 보관해 놓은 금 3톤은 39호실로 올려보내라고 지시한 다음 상자 가득 들어있는 한국 담배 중에서는 30갑, 양주는 몇 병을 자기 몫으로 챙겼다.

***

한국 국회의원 선거가 여당의 247석 압승으로 끝나자마자 민재인 대통령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는 잠시,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조치 해제, 비료 지원 등에 관한 이야기는 한동안 나누었다.

그리고는 다음 날 아침 나는 곧장 금강산으로 휴가를 갔다.

그러나 진짜 휴가는 아니고, 금강산 관광을 앞두고 현지 지도를 가는 것이라고 보면 됐다.

“민 대좌, 민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247석이나 얻다니 나는 아직도 좀 믿기지 않는데, 너는 어때?”

“저는 어느 정도 예감했습니다. 그랬기에 저번에 위원장 동지께 최대 260석에서 최저 230석을 얻는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 말은 민 대좌가 한국 정치에 관해 나보다 많이 안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제가 어찌 감히 위대하신 위원장 동지보다 한국 정치에 대해 많이 알겠습니까. 그러니 그건 절대 아닙니다. 저는 단지 위원장 동지께서 한국 정치에 관해 관심이 많으시기에 비서로서 응당히 알아야 할 것을 알아 위원장 동지의 물음에 언제든지 대답하려고 공부했을 뿐입니다.”

“내가 물으면 언제든지 대답하려고 한국 정치를 공부했을 뿐이다.”

“그렇습니다. 위원장 동지.”

“자식, 장군으로 진급시켜줄까?”

눈이 동그래지는 민은정을 보노라니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이런 비서는 좀처럼 구할 수가 없었으니 장군으로 진급시켜줘도 과한 대접은 아니었다.

“아닙니다. 대좌도 과분한데, 제가 어찌 장군이······.”

“너보다 능력도 없으면서 별 달고 거들먹거리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니 그런 놈들 좀 줄이고 너처럼 능력이 있는 이들로 그런 자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않아.”

“......,”

“왜 말이 없어?”

“곧 원산입니다. 위원장 동지.”

민은정이 말을 이렇게 돌리는 바람에 차장 너머로 보이는 평앙 원산 간 고속도로를 한번 바라보니 4차선의 제법 괜찮은 도로처럼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한국의 4차선 국도보다 못한 그저 그런 도로였으니 이것이 바로 북한의 실상이었다.

그래도 내가 지난번 이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금강산을 다녀간 이후 중앙분리대 설치, 차선 도색, 교통 표지판 신설 등을 지시했기에 기존 5차선 구간은 4차선으로 바뀌는 등 했고, 2~3차선 구간에도 확실한 중앙분리대를 설치되는 등 하여 그나마 이 정도였다.

아니었으면, 고속도로라고 하기에도 아직 민망한 수준의 그저 그런 도로였을 것이다.

“자식 말 돌리기는, 그건 그렇고 원산시와 강원도당에 연락해서 내가 간다고 해.”

“원산시당으로 가신다고요?”

“그래, 그러니 당장 강원도당에도 연락하고, 1군단장과 국도 7호선을 공사하는 한국 건설업체 책임자도 좀 만나자고 해.”

“예, 위원장 동지.”

그때부터 이리저리 전화가 오가고, 무전이 날아갔으니 강원도당과 원산시, 1군단은 비상이 걸렸을 것이다.

어떻든 그렇게 원산시로 가니 원산시당 위원장 오근경과 강원도당 위원장 박정남, 1군단장 문재호가 헐레벌떡 뛰어나와 나를 반겼다.

“어서 오십시오. 위원장 동지.”

“그래, 반갑소.”

“안녕하십니까. 위원장님, 저는 대한민국 사성건설 전무 이종식입니다. 저는 부건건설 상무 조세용입니다.”

“들 수고가 많소. 내가 이렇게 보자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귀사들이 맡은 국도 7호선 공사만이 아니라 원산 고성 간 금강산 고속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고, 곧장 평양 원산 간 고속도로와 연결하는 공사를 부탁하고자 함이오.”

“금강산 고속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고, 평양 원산 간 고속도로와 바로 연결한다고 하셨습니까?”

“그렇소.”

금강산 고속도로는 고성군 고성읍의 금강산을 기점으로 하여 원산시를 종점으로 하는 왕복 2차선의 고속도로로 총연장 114km에 폭이 12m다.

1987년 착공하여 1989년에 개통한 북한에서 세 번째로 개통한 고속도로로 고성, 예륜령, 통천, 고저, 흡곡, 안변을 지나 원산시 갈마동에서 끝난다.

그러나 평양 원산 간 고속도로와 직접 접속되지는 않는데, 평양 원산 간 고속도로의 종점은 판중동, 이 고속도로의 종점은 갈마리이기 때문이나 도로 상으로 본다면 직진을 쭉 하면 연결되는 구조이긴 했다.

또 이 도로의 특징은 원산 금강산 간 7번 국도를 그냥 조금 확장하여 포장한 다음에 고속도로라고 이름 붙인 것이라서 도로 폭이 12m에 불과한 데다가 도로 선형이 매우 불량하여 고속도로가 아니라 그냥 7번 국도라고 보면 됐다.

“7번 국도는 지금 공사하는 그대로 4차선으로 계속 공사하고 말입니까?”

“바로 그렇소. 7번 국도는 지금 그대로 4차선으로 공사하고, 그에 맞춰 금강산 고속도로도 4차선으로 확장하고, 바로 평양 원산 간 고속도로와 연결해 달라는 말이오. 더 질문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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