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84화 (84/470)

〈 84화 〉 석탄과 석유(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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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그렇게 한동안 더 이어졌고, 지상파 3사와 보도 채널, 종편까지 중계하는 바람에 대부분 국민은 그날이 다 가기 전에 이 소식을 접하고는 환호성을 질러댔다.

북한에서 석유가 발견됐고, 그중 30%는 우리 몫에 60%도 우리가 가져와서 그 판매 대금으로 북한의 발전소, 철도,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공사비로 사용한다니 말이다.

그러나 이 뉴스에 경악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보수 야당 후보들이었다.

곧 사전 투표일인데, 대통령이 나서서 이런 희대의 톱뉴스를 터트렸으니까.

그에 보수 야당 대표가 나서서 이런 주장을 했다.

“사전투표일을 앞두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으니 선관위는 즉각 선거법 위반을 조사하라!”

그러나 선관위는 즉각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발표했고, 보수 야당이 내는 목소리는 점점 국민에게 냉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럴 즈음 6·13 아오지 탄광에서 채굴된 석탄이 동해선 철도에 실려 기어이 강원도 제진역에 도착했다.

“빵~”

석탄을 가득 실은 낡은 북한 열차가 기적을 울리면서 역사 안으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국군 2군단 군악대가 팡파르를 울렸고, 산업통상부 장관 최원영, 강원도 지사 최무순, 한국 지하자원 공사 사장 이정수, 2군단장 강인철 등 한국 측 인사들이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그리고 그 모습은 지상파 3사와 보도 채널, 일부 종편에 의해 실시간으로 전국에 생방송 되기 시작했다.

“내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석탄공업성 윤명학입네다.”

“반갑습니다. 산업통상부 장관 최원영입니다. 여기는 강원도 최무순 지사님, 한국 지하자원 공사 이정수 사장님은 아실 것이고, 2군단장 강인철 중장은 처음 보실 것이니 인사하시죠.”

낡은 북한 열차에서 내린 북한 측 대표는 다름 아닌 석탄공업성 윤명학이었고, 철도성과 강원도당, 국가안전보위성과 북한군에서 나온 인물도 있었으니 이렇게 서로 인사도 하고, 북측 인사들을 환영한다는 뜻으로 화동들이 꽃다발도 목에 걸어주었다.

“여기까지 오신다고 고생했을 것이니 안으로 들어가시죠. 간단한 환영 만찬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역시 남조선 동무들은 이런 것이 좋아.”

“그건 북측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런가요. 하긴 우리 민족은 남이든 북이든 정이 넘치죠. 하하하!”

석탄공업성 윤명학이 이렇게 호탕하게 웃자 북측 인사들도 모두 호탕하게 웃으면서 만찬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때부터 환영 만찬을 가졌으니 이것도 다 대국민 홍보용으로 꾸며진 이벤트라고 보면 됐다.

“그런데 말입니다. 장관님, 철도 운송은 이번만 하고 그만두어야겠습니다.”

“아니 왜요?”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물량도 얼마 안 되고, 공화국의 철도도 낡아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하여튼 선박보다는 경제성이 없으니 그냥 배로 하십시다.”

“하하하! 난 또 뭐라고. 윤 공업성, 그 문제라면 지금 동해선이 9개 공구로 나누어서 전 구간에서 동시에 현대화 공사를 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시속 250KM로 달리는 고속철도가 깔릴 겁니다. 그럼 문제없지 않겠습니까.”

“그거야 그렇지만······.”

동해선 현대화 사업은 총 9개 공구(1공구 제진~통천, 2공구 통천~원산, 3공구 원산~함흥, 4공구 함흥~신포, 5공구 신포~단천, 6공구 단천~길주, 7공구 길주~청진, 8공구 청진~라선, 9공구 라선~온성)로 나누어서 한국의 9개 대형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이 덕분에 한국의 제진~강릉 구간 공사와 함께 동해선은 머지않아 현대화되어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연결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이때는 경원선과 경의선 공사도 같이 진행되고 있었기에 한국의 건설사들만 대박이 터진 것 같았지만, 이 공사에 동원된 북한 노동자 약 일만여 명도 숙식제공에 월급 150만 원을 받았으니 그들 역시 대박이 터진 것이었다.

“그거야 그렇지만 이 아니라 그러니까 새로운 선로가 완성될 때까지 지금처럼 운행하면서 내려올 때는 석탄을, 올라가실 때는 동해선 건설자재를 실어 나르면 하루라도 더 빨리 동해선이 완공되어 부산에서 원산을 거쳐 온성까지 싱싱 달릴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 대륙으로도 나가고요.”

“그야 그렇지만, 현재 공화국의 철로 사정과 공사구간 때문에 운행이 어렵고, 또 너무 속속들이 공화국 사정이 노출되니 그것이······.”

“한 동포 한 형제끼리 무에 그런 것을 신경 쓰십니까. 그러니 이제 그런 것은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리고 우리 다 같이 잘살자고 하는 공사고, 또 그러기에 이러는 것이 아닙니까.”

동해선 북한 구간 현대화 공사 역시 경의선처럼 기존 철로는 그대로 두고 그 옆에 복선을 깔고 있었기에 이처럼 열차는 기존 선로로 운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북한에서 올 때는 석탄을 싣고 오지만, 갈 때는 말한 것처럼 동해선 공사에 필요한 건설자재를 실어 날랐으니 운행을 중단하는 것은 공사에 차질을 줄 수도 있었다.

물론 동해선 육로 즉 7번 국도 북한 구간으로 건축 자재를 나르거나 선박으로 날라도 되지만 그것보다는 바로 공사 현장으로 나를 수 있는 열차가 훨씬 유용했다.

“한 동포 한 형제요? 하하하! 그 말은 마음에 듭니다.”

“당연히 한 형제 한 동포지요. 그리고 가실 때 건설자재를 실어 나르면 운임도 넉넉하게 지급될 것입니다.”

석탄공업성 윤명학의 말에 산업통상부 장관 최원영이 맞장구를 치자 주위의 남북 인사들도 동시에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면서 호응했으니 이즈음의 남북 관계를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예였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 이 동해선 공사, 경원선과 경의선에 문산~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 31번 국도 등의 공사에 발전소 4기 공사, 개성 만월대 복원과 더불어서 개성 친환경생태도시 건설 프로젝트에도 한국 건설업체가 기어이 참가해서 공사를 벌이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러니 남북은 토목과 건설에서부터 먼저 하나가 되었고, 그 뒤를 개성 관광, 백두산 관광, 한라산 관광이 받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서 개성 공단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개성 평화마을에서의 남북 이산가족 수시 상봉, 서신교환, 선물 교환, 일부이지만 북한 이산가족의 남한으로의 이주까지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더 말해 무엇을 할 것인가.

그런데 이 북한과의 일련의 교류 협력 사업에다가 이번에 석탄을 싣고 온 열차와 북측 인사들을 위한 환영 만찬까지를 싸잡아 비판 성토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다름 아닌 보수 야당의 후보들과 그 대표 등이었다.

선거를 앞둔 이벤트라면서 말이다.

특히 이 지역의 보수 야당 국회의원 후보는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성토를 했으나 동해선이 운행되고, 7번 국도까지 확장 공사를 하고, 곧 금강산 관광도 재개된다는 기대감에 그 목소리는 공허할 뿐이었고, 유권자들은 투표일만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2018년 6.13 지방 선거에서 다 못한 심판을 이번에는 제대로 해주겠다면서 말이다.

어떻든 북한 석탄의 동해선 열차를 이용한 수입은 이렇게 이루어졌고, 다음날은 선박에 실린 북한 석탄이 기어이 수입되어 하역 작업이 이루어졌으니 이 일은 그야말로 남북 사이의 대사건이라고 할만했다.

이로써 한국은 연간 1억 톤에 달하는 석탄을 북한산으로 수입대체 함으로써 약 30%의 수입 단가를 절약할 수 있었고, 북한은 이 대가로 발전소와 철도 현대화 등 공사를 할 수 있었다.

“빵~”

그러나 이것만이 아니라 며칠 뒤에는 기어이 북한 석유를 실은 경의선 열차가 도라산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열차를 바라보는 산업통상부 장관 최원영은 제진역으로 들어오는 석탄 수입열차를 바라보던 때보다는 더 초롱초롱한 눈빛이었으니 그 옆에 국무총리 이세연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하하! 어서 오세요. 총리!”

북한 내각 총리 박봉구가 북측 열차에서 내리자 이세연 국무총리가 다가가서 환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꽃은 든 소녀가 기다렸다는 듯 다가가서 축하 꽃다발을 걸어주고, 국방부 군악대가 팡파르를 울리자 박봉구가 환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응대했다.

“이 총리님께서 몸소 나오시고 영광입니다. 하하하!”

“박 총리님께서 직접 내려오셔서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남북 총리가 석유 수입 때문에 드디어 만났으니 이도 뉴스가 되고, 석유를 실은 열차는 더 뉴스가 되어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그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니 보수 야당은 경악했고, 국민은 대다수가 반색했다.

“하하하! 그렇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제가 전경련과 기업들을 좀 방문하고 싶은데, 그 준비는?”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하하! 저는 총리님만 믿겠습니다.”

“저를 믿으면 안 되고, 남북의 평화를 믿어야지요.”

북한 내각 총리 박봉구와 이세연 국무총리가 이런 환담을 하는 사이 열차에 실려 온 석유는 실무자들에 의해 확인과 인수인계 절차가 진행됐다.

그리고 환영 만찬이 있었고, 만찬이 끝나자마자 열차는 남측 기관차로 교체되어 울산으로 내달렸고, 북측 기관차는 다시 북으로 올라갔다.

그 뒤를 따라서 남측이 준비한 운송 열차도 따라갔으니 이렇게 북한 석유는 열차로 남측으로 수입되기 시작했다.

물론 배에 실려 오는 것도 있었으니 이렇게 북한 재령에서 발견된 석유는 한국으로 내려왔고, 그 양은 민재인 대통령이 기자 회견에서 밝힌 일일 약 38만 배럴이자 우리나라가 이란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양이자 우리 원유 수입량의 약 15%였다.

“여러 사장님 개성 공단에 투자 좀 해주십시오.”

도라산역에서 환영 만찬을 마치자마자 북한 내각 총리 박봉구는 전경련으로 이동해서 10대 그룹 사장단과 만나 인사를 하자마자 이렇게 말했으니 그가 직접 석유를 실은 열차에 타고 한국에 온 목적 중 이것이 가장 큰 것이었다.

“남북의 정세가 다시 급변하여 또 문을 닫는 그런 일은 이제 없겠습니까?”

“박 사장님, 물론입니다. 한국이 우리 공화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이상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우리 한국이 북침할 일은 없으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으나 그래도 무슨 일이 생겨서 문을 닫을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자꾸만 들어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군요.”

“만약 박 사장님의 사성전자가 개성공단에 투자만 해 준다면, 우리 위원장 동지께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공장 가동을 보증한다는 보증서라도 써 주실 겁니다. 아니, 온 세계만방에 약속해줄 겁니다. 그럼 아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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