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83화 (83/470)

〈 83화 〉 석탄과 석유(5)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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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1주일 앞둔 즈음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는 가히 야당에 충격 그 자체였으니 바로 집권 여당이 지역구에서 최대 200석까지 얻는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비례대표까지 더하면 한마디로 집권 여당 압승, 야당 참패였으니 2018년 전국동시 지방선거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도 못했고, 그 이후 개혁과 인적 청산도 제대로 하지 못한 야당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휩싸여갔다.

국민의 여론이 그런데도 여전히 남북 협력과 협력 사업에 딴죽을 거는 보수 야당에 또 한방을 제대로 먹이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었으니 그건 마치 지난 2018년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충격적인 여파가 미칠 일이었으니 바로 북한 석탄과 수입과 석유 발견 소식이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 소식을 발표해야겠으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제가 직접 하게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언론보도를 통해 들었겠지만, 드디어 미국과 유엔이 북한 석탄 수입을 허락했습니다. 하여 지금 이 순간 그 유명한 6·13 아오지 탄광에서 채굴된 석탄이 철도로 나선항까지 옮겨져 우리 배에 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는 동해선 철도를 타고 내려오고 있으니 곧 우리의 강원도 제진역에 도착할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 대한민국은 수천km 떨어진 타국에서 석탄을 수입할 필요가 없어지고, 한해 국내 소비량 약 1억 톤을 북한에서 수입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석탄 수입 단가는 약 30% 이상 저렴해져서 전기요금 인하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석탄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동안 남북은 공동으로 북한 지역 석유 탐사를 벌여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으니 바로······.”

민재인 대통령의 난데없는 기자회견 소식에 부리나케 청와대로 들어온 대한민국과 외국 언론사 기자들은 이렇게 말끝을 흐리고 탁자에 놓인 물을 한 모금 마시는 대통령의 입을 주시했다.

이제는 쇼맨십까지 어느 정도 갖추었는지 가장 중요한 대목을 발표하려다가는 이처럼 끊고, 주변의 모든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대통령의 입을 말이다.

“바로 재령에서 석유를 발견했습니다. 정확한 매장량은 더 확실하게 조사를 해봐야겠으나 현재로썬 약 10억 배럴이 되지 않을까 추정하여 채굴하고 있으니 곧 경의선 열차로 우리의 인천이나 울산으로 가져올 것입니다.”

대통령의 입에서 석유 발견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엄숙해야 할 기자회견장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아울러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민재인 대통령은 다시 말을 끊고, 잠시 기자들을 응시했는데, 그 눈빛은 좀 더 떠들기를 바라는 그런 눈빛이었다.

그러나 눈치 없는 청와대 직원들에 의해 장내는 정돈되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다시 이어가야 했다.

“그리고 이 석유의 배분은 북한 70%, 우리 30%이며, 북한 몫 70% 중에서 60%도 우리가 가져와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처분한 다음 그 대금으로는 북한의 발전소, 철도, 도로 건설에 우선 투자할 것입니다. 아, 그리고 우리 지하자원 공사의 수수료는 2%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채굴량의 30%, 즉 우리 몫에 대한 판매대금도 있을 것이니 지하자원 공사는 지난 MB정부 때의 자원개발에 따른 부채를 곧 청산하고,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처럼 북한의 석탄과 석유 그리고 이미 수입하고 있는 금과 은, 동, 옥과 자수정 등으로 말미암아 우리 대한민국은 이들 품목에 대해 국제시세보다 약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도입하고 있고, 도입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국부는 덜 유출될 것이며, 전체 채굴량의 30% 무상 도입분으로는 향후 수조 원의 수익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북한의 이 지하자원 판매대금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발전소, 철도, 도로 건설 등에 우선 투자되니 향후 통일 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남북 협력과 협력 사업을 반대하고, 비방하며,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에 놀아난다고 주장하는 세력, 종북이라며 저와 청와대, 정부를 비방하는 세력이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서는 그들의 주장과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는 이 현실을 똑똑히 목격하시고, 현명하게 상황을 판단해주시리라 믿으며 이상으로 기자회견을 마칩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기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청와대 직원들이 나서서 말려보려 했으나 이번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 모습을 일별한 민재인 대통령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한 것은 그 이후였다.

“질문을 받지 않기로 했지만, 상황을 보니 안 받고는 안될 것 같군요. 자, KBS부터 질문하세요.”

“대통령님, KBC 이정협 기자입니다. 정말 재령에서 10억 배럴의 석유를 발견했습니까?”

“이 기자, 그럼 내가 지금 국민을 상대로 지금 거짓말을 했다고······.”

“아닙니다. 아닙니다. 다만, 너무 충격적인 소식이어서 제가 잠시, 그건 그렇고 석유를 북한 70%, 우리 30%로 나누고, 그 북한 몫 70% 중에서 60%도 우리가 가져오면, 북에 남는 것은 10%뿐인데도 북한이 진짜 이에 동의했습니까?”

“이 기자, 그 질문도 내가 거짓으로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으로 들리는데······.”

자기 말처럼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었는지 두 번이나 이렇게 실수를 한 KBS 이정협 기자가 그만 사색이 되어가자 민재인 대통령이 그를 힐끔 한번 쳐다보고는 JBS 이성호 기자를 다시 지명했다.

“대통령님, JBC 이성호 기자입니다. 매장량이 10억 배럴이라면 우리나라 1년 사용량을 조금 넘는 수준이고, 그중 30%라면 약 4달 사용분밖에는 안됩니다. 정말 매장량이 그것뿐입니까?”

“매장량 10억 배럴은 추정치일 뿐이고, 더 될지 안 될지는 채굴을 해봐야 아는 것이니 지금 그렇게 단정 짓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다른 지역 석유 탐사도 아직 다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주세요. 다음은 MBS 조 기자!”

“MBS 조성민 기자입니다. 대통령님, 10억 배럴을 한꺼번에 다 채굴할 수는 없을 것이니 일일채굴량은 얼마입니까?”

“그 말은 우리 몫 30%가 하루에 얼마나 들어오느냐는 물음인 것 같은데, 북한에 남길 현물 10%를 빼고, 일일 약 38만 배럴을 채굴해서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이란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양이자 우리 원유 수입량의 약 15%이며, 국제 유가 배럴당 약 65달러 기준으로 하면 연간 약 90억 달러어치입니다. 이중 우리나라 몫 30%와 수수료 2%가 우리 것이니 북한의 석유 판매대금은 약 61억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6조 1,000억이지만, 이 돈은 말했듯 북한 발전소, 철도, 도로 건설 등에 우선 투자될 겁니다.”

“북한이 그 돈을 발전소, 철도, 도로 건설 등에 사용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 돈을 우리가 쥐고 있는데, 북한이 무슨 수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합니까. 즉 북한 석탄과 석유가 우리에게 도입되어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처분되면 그 돈은 지금 북한 청진, 단천, 개풍, 고성에서 진행되는 발전소 건설, 경의선, 경원선, 동해선 건설, 기타 도로 건설에 참가하여 열심히 공사 중인 우리 건설업체에 가장 먼저 공사비로 지급될 겁니다. 그럼 북한에 넘길 돈이 있을까요?”

북한 석탄 수입 판매대금 약 13조, 석유 판매대금 약 6조, 합쳐서 19조 원으로 발전소, 경의선, 경원선, 동해선 등이 다 건설될까.

그러니 당분간은 북한에 흘러들어 갈 돈은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그 대금은 북한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에 쓰이면 쓰였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일 일은 없었으니 민재인 대통령은 비릿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반문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넘길 돈은 없겠습니다.”

“그럼 다음은 SBC 김성열 기자!”

“예, 대통령님, SBC 김성열 기자입니다. 우리가 채굴하는 단천의 금·은·동 등과 석유는 우리 몫이 30%이지만, 북한 석탄은 우리 몫이 없지 않습니까?”

“예리한 질문이군요. 맞습니다. 북한 기술자들이 채굴하는 석탄은 우리 몫 30%가 없습니다. 그러나 국제시세보다 30% 저렴하게 도입할 것이니 석탄 대금이 내가 예상한 13조 원이 아니라 더 안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 말씀은 1억 톤 가격으로 13조 원을 예상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30% 저렴할 것이니 13조 원은 안 되어도 약 9조 원은 되겠군요. 하면 석유 대금과 합쳐서 약 15조 원이 북한 발전소, 철도, 도로 건설 공사비로 우선 나가리라 예측합니다.”

“그런데 대통령님, 우리 돈 하나 안 들고, 북한 사회기반시설 건설하고, 그로 말미암아 우리 기업들만 대박이 터지는 이런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을 정말 김정은 위원장이 동의했습니까?”

역시 예리한 질문을 던져오는 SBC 김성열 기자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마주 응시한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대답했다.

“동의했습니다. 그 덕분에 북한은 석탄과 석유 수출이 가능했으니까. 즉 우리 정부가 미국과 유엔을 설득하는 데 있어 북한 지하자원 판매대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되지 않고, 북한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투자된다고 보증을 섰기 때문입니다. 안 그러면 미국과 유엔이 허락했겠습니까. 그리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 처지에서도 꽉 막힌 지하자원 판로를 개척하고, 그 대금으로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면 그것이 자신의 치적이 되니 동의한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각종 건설 공사에 동원된 북한 노동자가 받는 임금으로 말미암아 북한 노동자들의 삶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일자리를 만들어준 김정은 위원장을 칭송하니 또 아니 동의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북한 노동자 임금이 우리 돈으로 150만 원 맞습니까?”

“단천 탄광, 재령 석유 시추, 경의선, 경원선, 동해선, 발전소 건설 공사 등에 투입된 노동자 임금만 150만 원입니다. 개성 공단 노동자 임금은 평균 약 80만 원 선입니다.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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