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화 〉 경의선과 경원선 그리고 동해선(8)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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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식목일은 3월 2일이며, 식수절이라 부른다.
그러니 아직도 땅이 완전히 녹지 않을 북한에서 나무를 심으려면 아무리 그래도 굴착기가 필요할 것 같아서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런 대화를 끝으로 경의선과 경원선 복원 기념식과 그에 이어진 뒤풀이는 완전히 끝이 났다.
그 기념식이 끝나자마자 경의선 선로 개선 및 복선화, 경원선 미연결 구간 건설, 국도 31호선 연결 및 한국의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 공사, 경의선 육로, 문산~ 개성 구간 고속도로 건설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북한의 청진, 단천, 고성, 개풍의 발전소 공사도 시작됐다.
그러니 그 분야 산업들은 어느 정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 분야 이외에 또 수지가 맞은 곳 아니 대박이 터진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한국의 양묘장들이었다.
“오늘부터 우리 양묘장에 있는 모든 묘목을 출하한다. 북한으로 갈 것이니 잘 포장해.”
“전부 다요?”
“그렇다. 나무란 나무는 모두 보낸다. 그러니 수종별로 잘 포장해서 나무 이름도 적어줘.”
“돈은 받고 보내는 겁니까?”
“통일부와 산림청에서 공동으로 지급 보증해준다니 돈 떼일 염려는 없다. 그리고 우리만이 아니라 지금 전국에 있는 거의 모든 양묘장에도 특명이 떨어졌다.”
“아니 사장님, 북한 애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전국 양묘장의 나무를 무더기로 다 산답니까?”
“저번 단천에서 내려온 은이 80톤, 동이 135톤, 옥이 1,275톤, 자수정이 1,550톤이고, 곧 석탄도 1억 톤 수입할 거라는 보도도 못 봤냐. 그 돈이면 대한민국 모든 양묘장 나무를 사고도 남겠다."
경기도 모 양묘장의 사장과 직원이 나눈 이 대화처럼 전국의 양묘장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북으로 나무를 보낸다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으나 차량을 이용해서 북한으로 갈 필요는 없었으니 바로 경의선 때문이었다.
그렇게 북으로 향하는 열차 가득 묘목이 실리고, 민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중형 굴착기 50대와 소형 굴착기 50대도 실려서 북으로 올라갔다.
“위원장 동지, 남조선에서 굴착기 100대와 나무가 열차에 실려서 지금 개성에 도착했답니다.”
“굴착기가 100대라······. 아, 나무는 몇 그루야?”
“이번에 올라온 것은 총 500만 그루고, 모두 유실수랍니다. 다음 열차에는 소나무 500만 그루를 올려 보낸답니다.”
“그렇다면 민 대좌, 즉시 2군단과 개성시, 개풍군에 연락해서 빠짐없이 식목하라고 지시해.”
“예, 위원장 동지.”
“좋아. 그리고 우리도 개성으로 내려가자. 오랜만에 나무나 심어보게.”
이렇게 2군단과 개성시, 개풍군에 식목을 지시하고, 나도 개성으로 내려가서 송악산 인근에서 소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개성 인근 지역 민둥산들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으니 그것도 작은 변화의 시작이었다.
***
북한 채용해와 미국 부통령 판스가 핵 감축과 석탄 수출 협상을 위해서 다시 마주 앉았으나 역시 신경전만 벌이다가 1차 회담은 결렬되고 말았다.
그렇게 2차와 3차, 4차, 5차 회담까지 결렬되었을 때 한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이 다른 곳도 아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렸다.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민 대통령님!”
“마찬가지입니다. 푸틴 대통령님, 그동안 잘 지내셨죠?”
간단한 이런 인사 그리고 이어진 단독 회담에서 잠시 푸틴의 간을 본 민재인 대통령이 은근슬쩍 이런 말을 꺼냈다.
“그동안 우리 양국의 실무자들이 논의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오늘 우리 두 사람이 마무리 짓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것이 우리 한국과 러시아 양국 나아가서는 북한까지 3국의 이익에 최대한 부합하는 것이 될 것이니 말입니다.”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과 러시아 양국 외무장관에 이어서 실무자들이 한국과 러시아 양국 협력에 관한 여러 가지 사항을 논의했지만, 마땅히 결론이 난 것이 없었다.
지난 2018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말만 많았던 철도연결, 전력, 가스관 건설 등 여러 가지 사업에서도 진척을 보인 것이 아직 없었기에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한다는 것을 노련한 푸틴이 모를 리 없었다.
“민 대통령님은 여전히 성격이 시원시원하시군요. 좋습니다. 나도 양국 발전을 위한 협력 사업을 길게 끌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 우리 러시아는 북한의 석탄과 지하자원을 한국에 수출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협조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일환은 아니지만,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도 수입도록 하겠으니 그리 알아주십시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당장 우리 강원도 제진역에서 시험 열차를 북한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올려보내겠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없으면 바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운행하도록 한국과 북한, 러시아 3국이 철도이용 협정을 맺읍시다. 그리고 지금 건설 중인 우리의 동해북부선과 경원선이 완공되면 그때는 진짜 부산~서울~원산~블라디보스토크~ 유럽으로 이어지는 대륙횡단철도망을 완성하시고요.”
“하하하! 역시 성격이 시원시원하시군요. 좋습니다. 좋아요.”
“그런데 가스관 연결은?”
북한 지하자원의 수입과 수출 문제 그리고 대륙횡단철도 사업이 너무나 쉽게 결론이 나는 순간 민재인 대통령이 불쑥 이렇게 묻자 푸틴 대통령이 의미 모를 웃음을 머금은 상태로 이렇게 반문했다.
“어차피 한국의 동해선으로 이어지는 북한 철도망을 손봐야 할 것이니 그때 가스관 연결 공사도 같이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데, 민 대통령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가스관의 안전을 위해서 그 위에 철도를 놓자는 말이군요.”
“맞습니다. 어차피 북한의 철도망은 개량이 필요한데, 그 공사를 하면서 가스관을 매설하거나 철로 옆 철도 용지에 건설하면 토지 점용료를 아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이 원한다면 북한과 상의하여 언제든지 공사를 하십시오. 우리 러시아는 절대적으로 환영하는 바이니 말입니다.”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은 김대중 정부 때 시작하여 노무현 정부를 거치고 이명박 정부 때는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으나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중단됐고, 그 이후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말미암아 완전히 중단됐다.
그러다가 2018년 남북, 북미, 한러 정상회담 등 이후 줄기차게 논의가 되었으나 막대한 건설비용 등등의 문제로 사업 진척은 지지부진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내가 환생함으로써 그 모든 문제는 일사천리로 풀렸고, 이제 북한 철도 개량과 가스관 건설에 드는 막대한 비용 문제도 해결할 방법이 있었으니 이처럼 양국 정상이 합의함으로써 쉽게 사업은 진척될 수 있었다.
물론 내가 아직 이 문제에 관해서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니 아직 암초는 잠복해 있었지만 말이다.
“북한과 상의하여 조속한 시일에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면 한국과 북한, 러시아 3국 정상이 다시 모여 3국 철도이용협정을 맺읍시다.”
“원하는 바이니 조속히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담판을 지으십시오. 요즘 이 세상에서 김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는 민재인 대통령님이 아니십니까. 하하하!”
“오히려 김 위원장에게 설득당해 미국과 척을 지고 있으니 그 반대인 것 같습니다만, 한번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미국과의 문제에는 우리 러시아가 한쪽 팔을 거들어주겠으니 민재인 대통령님께서는 우리가 합의한 철도, 가스관 연결 사업이나 빈틈없이 해주십시오. 그리고 전기, 항만, 북극 항로, 농업, 수산, 의료분야 협력도 더욱 강화하도록 해주시······.”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해당 각 부처에 지시해서 더 긍정적으로 귀국 실무진과 협의토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그럼 우리 러시아도 적극적으로 협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주시면 우리가 더 감사하고, 이왕 협력 사업을 하는 김에 남북의 평화통일을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과 이제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를 촉구한다는 성명 정도는 발표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 정도야 뭐 어렵다고 못 하겠습니까. 당장 성명을 발표하겠으니 앞으로 러시아와 남북 3국이 협력하여 극동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보십시다.”
이미 실무자들이 수차례 협의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던 여러 가지가 정상이 만나자마자 이렇게 일사천리로 합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철로와 가스관 연결은 합의됐고, 전기, 항만, 북극 항로, 농업, 수산, 의료분야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남북의 평화 통일과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를 촉구하는 성명도 끌어냈다.
그렇게 한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은 끝이 났지만, 이로 말미암아 대륙 간 횡단철도와 러시아 가스관 연결이라는 전대미문의 일이 현실화되어갔다.
그리고 그에 발맞추어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남북 평화 통일과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촉구 성명이 나왔고,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유엔 제재 해제 결의안을 제출했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이 나서서 이런 성명을 직접 발표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유엔의 대북제재는 핵과 미사일 개발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 감축 협상에 임하고 있으므로 이제 그 효용을 다했기에 마땅히 해제되어야 하나 미국의 음모로 아직 해제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 러시아는 해제 결의안까지 내놓았으나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무산되고 말았으니 오늘부로 북한에 대한 모든 유엔 제재를 거부하면서 북한과의 전면적으로 교역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 양국의 평화적인 통일을 적극 지지하면서 양국의 지하자원과 인적 물적 교류에 관해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다.”
이 성명이 나오자마자 당연히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길길이 날뛰었으나 마땅히 러시아를 제재할 방법도 수단도 없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중국까지 대북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나왔으니 미국의 위상은 차츰 위축되었으나 그래도 끝까지 대북제재를 풀지는 않았다.
러시아와 중국이 이럴 즈음 미국에서는 다시 채용해와 판스가 마주 앉아서 핵 감축과 북한 지하자원에 관한 협상에 들어갔다.
“귀국 미국이 아무리 반대하더라도 러시아에 이어서 중국까지 공화국 제재를 해제하고 공화국의 석탄까지 수입하기로 했으니 고집 그만 부리고, 핵탄두 1기를 공짜로 줄 것이니 남조선에 석탄과 기타 지하자원을 수출하도록 이만 허락하시오.”
“중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유엔 제재를 어길 수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