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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74화 (74/470)

〈 74화 〉 경의선과 경원선 그리고 동해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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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것을 핑계로 북한군의 장사정포와 방사포를 평양 이북으로 빼서 유사시 중국군의 침공을 저지할 수 있으니 또 어찌 아니 그렇게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무슨 선물을 주실 것인지 먼저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건 트럼프 대통령과 나만의 비밀일 것인데, 전권도 없는 국무장관에게는 먼저 밝힐 수 없소.”

“......,”

“아, 장관. 그렇다고 그렇게 삐지지는 말고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께 직접 들으시오. 그리고 자자. 그럼 러시아와 중국은 공화국의 석탄수출에 찬성하는 것이고, 미국은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일본은 어떻소?”

“귀국의 석탄 수출은 유엔제재를 허물 수 있는 사항이라······.”

“여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찬성하는데, 일본이 무슨 자격으로 유엔 제재를 들먹이시오. 그리고 자꾸 그런 식으로 나오면 일본의 경의선과 경원선, 동해선 등 공화국의 철도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겠소. 알겠소?”

지난 2018년 남북과 미국의 정상회담에서 왕따를 당해 일본 패싱이라는 말을 들은 아베 정권, 그 왕따를 탈출하고, 사학 스캔들을 덮으려고 북일 회담을 추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그 이후 아베는 총리에서 물러나야 했고, 그 대신 이시바가 총리에 올랐으며, 자신도 외무상이 됐다.

그러나 그때의 일본 패싱이 문제가 아니라 시베리아 횡단철도나 중국 횡단철도를 이용하지 못하면, 그것이 진짜 일본 패싱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일본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유럽 수출 물량을 부산까지만 배로 실어 나르면 다음은 열차가 알아서 유럽 각지로 보내 줄 것인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 물류비용과 운송 시간은 지금 그대로일 것이다.

반면 유럽으로 수출하는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의 수출품은 물류비용과 운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니 가격 경쟁력이 더 상승할 것이다.

그러니 그런 사태만은 막아야 했으나 그걸 막으려면 북한 지하자원의 한국 수출을 묵인해야 했으니 한마디로 진퇴양난 같았다.

“미국이 양해하면 우리 일본도 양국의 평화를 위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은 그것이 아니라 일본이 나서서 미국을 설득하는 데 도와달라는 것이오. 그것도 모르겠소.”

“그건······.”

“김 위원장, 그쯤 하면 됐소. 에사키 외무상, 귀국하면 총리께 조속히 서울을 한번 방문해 달라고 하시오.”

“정상회담 제안이십니까?”

“그렇소. 내 직접 총리께 그 문제를 부탁하겠으니까.”

열차는 그때 북한의 봉동역(개성공단)에 서서히 들어서고 있었다.

그러자 미, 중, 러, 일 각국 인사들은 유심히 새로 문을 연 개성공단을 쳐다봤다.

폐쇄되기 전 123개 기업이었다가 105개 기업으로 다시 문을 연 개성공단은 남북 관계 발전과 평화 분위기 조성 덕분에 이때 약 150개 기업으로 늘어나 있었다.

그러니 공단은 활기찼고, 그 덕분에 개성은 북한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생기가 넘쳤다.

거기다가 도시재생에 준하는 고강도 환경, 교통, 숙박, 관광, 주택 등의 인프라 건설, 개축, 증축 사업 등도 벌어지고 있었으니 더 말해 무엇을 하랴.

어떻든 그렇게 변화하는 개성공단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민재인 대통령에게 내가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5대 대기업 중 하나만 입주해도 공단의 그림이 완성될 것 같은데, 안 그렇습니까. 민 대통령님!”

“그럴 것 같으니까 말이 나온 김에 김 위원장이 대기업들을 찾아다니면서 투자 설명회라도 한번 해보시오. 그럼 혹 종업원 수만 명을 고용할 대기업이 투자할지 누가 아오.”

“여기 중국 국가 부주석이 있지만, 중국에 투자한 한국 대기업 중 하나만이라도 철수해서 이리로 온다면, 그럴 의향은 있습니다.”

“인건비와 여러 여건 때문에 중국에서 철수해 동남아로 나간 우리 기업이 많소. 그러나 동남아의 인건비도 이즈음 약 40~60만 원 사이요. 그러니 이 개성공단의 인건비를 약 60만 원으로만 묶고, 완전한 안전보장만 제공해준다면 가능성은 있을 것이오.”

“우리 내각총리에게 전경련을 한번 찾아가도록 해야겠군요.”

“그래 보시오.”

나와 민재인 대통령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 열차는 다시 달리고 달려 기어이 개성역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열차에 탄 개성 관광객들이 지르는 환호성이 가장 먼저 들려왔다.

그런 환호성을 뒤로하고, 민재인 대통령과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 중국 국가 부주석 왕차산, 일본 외무상 에사키, 러시아 총리 메드베데프와 나는 준비된 차에 올라 거의 새로 지은 개성 옥류관으로 갔다.

“자, 많이들 드십시오. 오늘은 제가 사는 것이니까요.”

상석에 자리를 잡은 민재인 대통령,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 중국 국가 부주석 왕차산, 일본 외무상 에사키, 러시아 총리 메드베데프에게 이렇게 말하고, 평양냉면을 한 젓가락 집었다.

주한 미국 대사 로버트, 주한 미군 사령관 게리슨, 중국 외교부장 왕화, 주한 중국대사 추국홍, 주한 일본 대사 나가미네, 주한 러시아대사 알렉산드르, 러시아 철도공사사장 야쿠닌은 한국 국토부 장관 김혜미, 외교부 장관 강영화,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철호 등과 북한의 외무상 이용호, 내각 부총리 노주철 등과 자리했고, 북의 김영남, 박봉구, 오지용은 한국의 국회의장 문준상, 여당대표 김원식, 1야당 대표 황무상 등과 자리했다.

“그런데 김 위원장, 여기 새로 단장한 거요?”

“개성 관광을 위해서 새로 준비한 겁니다. 그런데 냉면 맛은 어떻습니까?”

“예전에 먹어 본 평양 옥류관 냉면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 아주 준비를 많이 했군요. 그렇죠?”

“물론이죠. 그래야 외화를 더 많이 획득해서 인민들을 더 잘 먹여 살릴 것이 아닙니까.”

“그 모든 외화가 김 위원장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당연하죠. 그리고 다 인민을 위해 쓸 것이니 많이 드세요. 냉면 한 그릇에 한국 돈 7,000원이면, 공화국의 경제 사정에 비하면 뭐 좀 비싼 감은 있지만, 한국 국민으로서는 그저 공짜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이 정도 맛과 품질을 가진 평양냉면이 단돈 7,000원이니까요.”

개성 관광에 즈음하여 평양 옥류관 주방장까지 내려 보내서 만든 냉면은 평양과 비교하여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고, 이 정도 맛과 품질이면 한국에 있는 모든 평양냉면집을 찜 쪄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니 이 냉면을 먹으려고 개성으로 관광을 오는 이도 있을 것이다.

지금 공사 중인 도로만 완공되면, 자기 차를 몰고 서울에서 넉넉잡아 1시간 30분이면 개성으로 들어올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노리고 있었다.

“김 장관님, 그리고 한국철도공사 이철호 사장님, 저기 높은 분들처럼 저는 고상하게 이야기를 못 해서 그러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국토부 장관 김혜미와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철호에게 말을 건 것은 러시아 철도공사사장 야쿠닌이었다.

그러자 김혜미 국토부 장관이 이렇게 받았다.

“격식 없이 이야기하세요. 저도 그런 것을 좋아하니까요.”

“그럼 거두절미 이야기하겠습니다. 어차피 실무 회담은 우리가 해야 할 것 같으니까요. 하여 묻겠습니다. 언제쯤이면 시범 열차라도 한국 강원도 제진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우리 러시아로 들어오겠습니까?”

“아마 미국과 석탄 수입 문제가 타결되는 순간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야 우리 한국도 선박이 아니라 열차로 석탄을 실어올 수 있으니까요.”

“역시 모든 문제는 미국에 달렸군요.”

“지금으로써는 그렇죠.”

“그건 그렇고 한국 강릉에서 제진까지 연결하는 철도 공사는 언제쯤 끝나 진짜 부산에서 우리 러시아를 거쳐서 유럽까지 갈 수 있는지 물어도 될까요?”

“경원선과 함께 우리의 동해선도 연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니 올해 안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그러면 부산에서 경원선으로 가거나 동해선으로 가거나 귀국을 거쳐서 유럽까지 갈 수 있습니다.”

동해선 강릉 제진 구간 총연장 104.6km는 지금 사업비 2조 3,490억 원을 투자해서 건설 중이었고, 포항 영덕 구간 1단계 44.1km는 2018년 1월 26 개통되어 부산까지 무궁화호가 운행 중이었다.

그리고 영덕에서 삼척 구간은 2020년 올해 완전히 개통된다.

그러면 삼척선, 영동선과 이어지고, 진짜 부산에서 유럽까지 가는 동해선 철도가 완전히 개통되는 것이다.

“하하하! 그렇군요. 하루라도 빨리 공사가 끝나서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완성되기를 학수고대하겠습니다.”

“그러려면 미국의 협조가 우선되어야겠죠.”

“그건 그렇겠죠. 이봐. 미국 양반! 북한이 이미 핵 감축 협상을 당신네 나라와 하고 있고, 핵무기도 10기나 감축했으니 이만 석탄이든 뭐든 수출하게 해주지그래?”

주한 미국 대사 로버트가 아니라 주한 미군 사령관 게리슨이 러시아 철도공사사장 야쿠닌의 이 말을 받았다.

그리고 보니 그는 한국전쟁 이후 북한 영토에 들어온 최초의 주한 미군 사령관이었고, 최고위급 장교였으니 이즈음의 남북 관계, 북미 관계가 어떤지를 바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트럼프였다.

이미 단천의 금·은·동과 옥, 자수정 수입을 허용했고, 북한 석유개발까지 허용했으며, 그 와중에 석유를 발견하면 한국의 채굴과 도입까지 허락한 지 오래였다.

그런데 석탄만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으니 역시 한국과 북한으로부터 받아낼 것이 더 있으리라 보고 허락하지 않고 버티는 중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보시오. 야쿠닌 사장. 당신은 장사꾼이고, 여기 모두는 정치인이지만, 나는 군인이요. 군인은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소. 그러니 당신의 그런 물음에 대한 답은 내가 아니라 우리 대사 로버트가 해줄 것이오. 로버트!”

주한미국 대사 로버트가 게리슨의 말을 받아 이렇게 대답했다.

“야쿠닌 사장, 우리 미국은 북한과 핵 감축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하는 것이오. 그리고 아직 완전한 비핵화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기에 유엔제재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는 것뿐이오. 알겠소?”

“놀고 있네. 이 마당에 제재는 무슨 제재. 그리고 진짜 제재를 하려면 이스라엘이나 제재해라!”

“뭐라고?”

“내 말이 틀렸어. 그리고 북한은 지금 핵보유국이야. 그동안 국제 사회가 제재를 계속했지만, 그래도 기어이 핵무기를 완성해서 지금은 150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건 여기 있는 우리가 모두 알지. 그중에서 너희 미국 본토를 강타할 미사일은 몇 기일까? 그러니 괜한 똥고집 부리지 말고, 모든 제재를 풀어주고 진지한 태도로 다시 핵 감축 협상을 해. 그래야 뭔가 진전이 있을 것 아냐. 그리고 이건 내가 성의로 알려주는 것인데, 우리 러시아는 이제부터 북한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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