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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73화 (73/470)

〈 73화 〉 경의선과 경원선 그리고 동해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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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화물 열차는 우여곡절 끝에 중단됐고, 이제야 재개되었으니 오늘도 역사적인 날은 날이었다.

그리고 이 열차에는 화물만이 아니라 개성 관광객 300명까지 태우고 있었으니 더 역사적인 열차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열차가 한국의 도라산역을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북한 판문역에 서자 북의 출입국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탑승해서 간단한 출입국 철자를 시행했으니 이 판문역이 북한의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겸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내가 민재인 대통령에게 이렇게 물었다.

“정말 조건 없이 완벽한 완전한 불가역적인 상호불가침 조약을 받을 겁니까?”

“김 위원장이 그렇게 큰소리쳤는데, 내가 이 마당에서 안 받으면 뭐가 되겠소. 그러니 그건 받겠소. 그리고 판문점 일대를 묶어 평화공원으로 조성해서 관광지로 만들자는 제안도 받겠소.”

“가만······. 그렇게 관광지를 만들어 놓으면 관광객이 와도 죄다 개성이 아니라 한국에서만 숙박할 것이니······.”

“이 마당에 뜬금없이 뭔 궁리를 그리하시오?”

“불현듯 어떤 생각이 들어서 그러니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이렇게 말하고 잠시 생각해보니 판문점 일대를 묶어 평화공원을 만들면, 관광객은 죄다 한국으로 와서 한국만 구경하다가 잠깐 들러 볼 것만 같았다.

그럼 숙박, 쇼핑 등도 모두 한국에서 하게 될 것이니 그건 북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평화공원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말을 덧붙였다.

“판문점 평화공원은 아무래도 공화국의 일방적인 손해일 것 같으니까 그건 물립시다.”

“무슨 쓸데없는 소리요.”

“관광객이 죄다 한국에서만 숙박하고, 쇼핑할 것이니 공화국에 일방적인 불리가 아니고 뭡니까. 그러니 그건 물립시다. 그래도 정 평화공원을 원한다면 공화국으로만 출입하고, 숙박하고, 쇼핑하도록 하고요. 됐죠?”

“안됐소. 그리고 내 살다 살다 그런 희한한 이야기 처음 듣소. 관광객이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가서 숙박하고, 쇼핑하지 꼭 한국에서만 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소.”

“그래도 그건 물립시다.”

“미국 애들, 러시아 애들, 중국 애들, 저 쪽발이 애들도 들으니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하지 말고, 다른 이야기나 하시오. 다른 할 이야기 없소.”

이때 눈치 없이 끼어드는 이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일본 외무상 에사키였다.

“두 분께서 요즘 아주 다정해 보여서 참 좋습니다만······.”

“그래서 뭐요?”

“김 위원장님, 남북 이산가족도 이제 자유롭게 만나는데, 우리 납북자들도 가족을 만나도록 송환해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신네 일본이 주장하는 공화국 납북자가 17명이오?”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모두 송환해주십시오.”

“좋소. 공화국이 그 사람들을 납치했다면, 모두 송환해주겠소. 대신 그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야 하니 그건 당신네가 이해해야 할 것이오. 또 그 송환에 앞서 일제가 공화국에서 끌고 간 징병, 징용, 위안부부터 먼저 송환하시오. 비록 돌아가신 분이 많겠지만, 유골이라도 고향으로 돌아와서 영면을 누려야 하지 않겠소. 그러니 그분들부터 송환하시오. 하면 당신네가 납치했다고 주장하는 모두를 송환하겠소. 알겠소.”

“......,”

“이보시오. 에사키 외무상! 대답이 없으니 내 다시 말하는데, 남조선과 공화국은 엄연히 다른 나라요. 그건 알리라 믿고, 내 말하겠소.”

내가 이렇게 서두를 꺼내자 에사키 일본 외무상의 눈이 쭉 찢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렇게 말을 이었다.

“남조선과 공화국이 엄연히 다른 나라임으로 한일 간의 모든 협정도 우리 공화국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남조선과 일본만의 협정이오. 그리고 남조선에는 친일파들이 많아서였는지는 몰라도 모든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겠지만, 공화국에는 이제 친일파는 눈을 씻고 봐도 없을 것이니 협상이 절대로 쉽지만은 않을 것이오. 또 말이 나온 김에 하자면 공화국의 대일청구권도 아직 남아 있으니 그딴 주장을 하기 전에 공화국이 일제 36년간 입은 물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부터 진지하게 논의해보는 것이 순서가 아니요. 아니요?”

대한민국의 대일 청구권은 1909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은행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된 지금(地金) 249톤, 지은(地銀) 67톤, 조선총독부가 갚아야 할 각종 저금, 보험금, 연금, 일본인이 한국의 각 은행으로부터 찾아간 저금 등등과 징병과 징용을 당한 한국인의 급료, 수당과 보상금 등으로 무상 3억 달러, 경제협력 차관 2억 달러, 민간 상업차관 1억 달러 등을 일본으로부터 받는 것으로 종료됐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대일 청구권으로 받은 돈이 없었으니 여전히 청구권이 살아있고, 나도 그런 생각이었다.

“그건······.”

“미화로 1조 달러를 식민 지배에 대한 물적, 정신적 보상금으로 내시오. 그리고서 다시 이야기해봅시다.”

“1조 달러요?”

“왜 적소?”

“1조 달러면 한국 돈으로 1,000조 원으로 이는 한국 예산의 2배가 넘는 금액으로······.”

“외무상이 그렇게 말하니 너무 적은 금액 같으니까 10조 달러 내시오. 그럼 다른 이야기 들어주겠소.”

10조 달러라는 말에 에사키 외무상이 조용히 찌그러지자 러시아 총리 메드베데프가 나섰다.

“민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위원장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동해선은 언제쯤 연결할 수 있겠습니까?”

“총리, 그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몇 가지 있으니 그 철도 연결문제는 좀 기다려주시오.”

“북한의 석탄 수입 등등의 문제 말입니까?”

“뭐 대충 그렇소.”

“한민족이지만 양국으로 나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우리 러시아는 양국의 결정을 적극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총리, 그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니 역시 좀 기다려주시오.”

“맞습니다. 그건 쉬운 문제가 아니라 아주 복잡한 문제가 걸려있는 문제죠.”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나선 것은 그때였다.

그러자 러시아 총리 메드베데프가 이렇게 그 말을 받았다.

“당신네 미국 때문에 어렵지 그게 무슨 어려운 문제요. 남북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석탄을 수입하도록 해주면 되는 간단한 일을 말이오.”

“총리, 우리 미국도 그러고 싶소. 하지만 아주 복잡한 문제 바로 북의 비핵화가 거기에 걸려 있소. 러시아는 벌써 그것을 잊은 거요?”

“잊기는 아주 잘 알고 있지.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참에 이스라엘 비핵화도 유엔에서 논의한 다음 이스라엘이 거부하면 강력한 경제제재를 가합시다. 그럼 우리도 그 문제를 잊지 않겠소.”

“뭐라고요?”

이때 중국 국가 부주석 왕차산이 끼어들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중국도 이스라엘 비핵화에는 찬성하오. 그리고 북한의 석탄 수입도 곧 재개할 의향이 있으니 미국은 하루라도 빨리 결정을 내놓아야 할 것이오.”

“우리 일본은······.”

분위기도 모르고 일본 외무상 에사키가 끼어들려고 하기에 내가 그 말을 끊고, 이렇게 말했다.

“자자, 여기는 싸우러 온 곳이 아니니 다들 좀 진정하시고, 모든 것을 차근차근 논의해 봅시다. 그리고 에사키 외무상은 제발 좀 조용히 찌그러져 있으시오. 알겠소?”

“위원장님!”

“불만 있으면 10조 달러 내놓든가. 그건 그렇고 미 국무장관, 공화국과 미국의 핵 감축 협상이 진행 중이오? 아니요?”

“우리 미국과 귀국은 지금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 여긴 핵 감축 협상장이오? 아니요?”

“아닙니다.”

“그러면 그 이야기는 핵 감축 협상장에 가서 하시오. 내 채용해 부위원장에게 전권을 주었으니 그와 잘 해보고 말이오. 그리고 속히 석탄 수출 등 문제도 수락하기를 바라오. 그래야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고, 그러면 자연 핵 감축 협상도 잘 풀릴 것이 아니요. 역시 아니요?”

이 말에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도 조용히 입을 닫자 기다렸다는 듯 중국 국가 부주석 왕차산이 다시 나섰다.

“민 대통령님, 동해선이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되면, 오늘 이 경의선은 중국 횡단철도(TCR)와 연결하셔야 합니다.”

“물론이오. 그러나 그 역시 몇 가지 문제가 있으니 그 문제 해결에 중국도 힘을 보태주시오.”

“경의선과 중국 횡단철도(TCR)가 연결되고, 북한의 지하자원만 다시 수입할 수 있다면 우리 중국은 뭐든 도와줄 용의가 있습니다.”

“그 말 책임져야 합니다.”

“물론입니다.”

“자자, 그럼 이제 모든 공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군요. 폼페이오 국무장관, 안 그렇소?”

내가 끼어들어 이렇게 묻자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즉답하지 못했다.

그가 입을 닫자 주한 미국 대사 로버트, 주한 미군 사령관 게리슨 등도 입을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에 이렇게 쏘아붙였다.

“아니, 국무장관은 전권을 받지도 못하고 이 자리에 왔소?”

“그것이······.”

“여기 러시아 총리와 중국 국가 부주석은 전권을 받고 왔고, 일본 에사키 외무상도 아마 전권을 부여받고 왔을 것이오. 그런데 국무장관만······. 하여튼 귀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재작년이나 작년이나 올해나 한결같이 대단한 분이시오. 안 그렇소?”

“칭찬으로 받겠습니다.”

“뭐 칭찬이라고 생각하고 싶으면 그러시오. 그러나 가서 이 말은 전해주시오. 이번 석탄 수입 등에 협력해주면, 내 직접 미국 영토로 가거나 아니면 제3의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핵 감축 협상을 다시 한 번 더 하면서 선물도 주겠소. 그럼 아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반드시 노벨 평화상을 받을 것이오. 어떻소?”

확실하게 내 것이었던 노벨 평화상이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갈 것 같았다.

민재인 대통령에 이어서 그에게까지 가면 상이 빛을 바랄 것이나 어쩌겠는가.

대의를 위해서 내 작은 욕심을 버려야지.

그래야 석탄도 수출하고, 그 대가로 발전소도 지어 북한의 전력난을 해결하지.

또 확실하고 불가역적인 북남 상호불가침 조약 등으로 개성공단을 더 활성화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해서 경제난 해결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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