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 경의선과 경원선 그리고 동해선(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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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조종석에 그렇게 앉은 민재인 대통령은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이 전투기 때문에 미국의 호구 노릇을 얼마나 했던가.
물론 전 정권의 어리석은 자들 때문이었지만, 그 모두도 자신의 잘못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당당하게 이 전투기를 도입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30대를 조립 생산하고 있으며, J20 설계도를 바탕으로 만드는 전투기 즉 삼족오도 제법 진척을 보였으니 곧 있으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미국 전투기에서 완벽하게 독립해 공군만이라도 자주국방을 이룰 수 있었다.
‘공군의 자주국방이라······.’
이런 생각이 들어 한차례 긴 숨을 토해낸 민재인 대통령은 삼족오만 완벽하게 개발되면, 그 전투기를 바탕으로 더욱더 업그레이드된 기체를 개발하는 상상을 해봤다.
그럼 F22도 부럽지 않은 기체를 가질 것도 같았다.
거기다가 지금까지 확보된 모든 기술을 총동원하여 전혀 새로운 KFX를 생산해내면 한·중·일 삼국의 전투기 대전에서도 어느 정도 승산을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떻든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F35 전투기 조종석을 둘러본 민재인 대통령은 공군참모총장이자 합참 부의장 조성식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17전투비행단 F35 비행대대는 각 1, 2, 3대대로 하니 100단위나 200단위 부대 명칭은 오늘부로 잊으시오. 알았소?”
“예, 대통령님!”
“그리고 비행단 방공 대대와 기지 경비 대대는 어떻게 됐소?”
“방공 대대에는 천궁, PAC-3, PAC-2, 천마, 복합 비호, 자주 발칸까지 완전하게 편제되었으며, 기지 경비 대대에는 k2 흑표전차, K21 장갑차, k808, K806 장갑차까지 배치되었습니다.”
“잘했군. 장차 EA-18G 그라울러 12대도 배치될 것이니 그 정도는 되어야지.”
민재인 대통령의 이 말을 들은 17전투비행단장 정창민이 눈치도 없이 끼어들어 이렇게 물었다.
“대통령님, 정말 우리 비행단에 EA-18G 그라울러를 배치해주실 것입니까?”
“12대. 그리고 장차 개발될······.”
장차 개발될 것이 아니라 지금 개발하고 있는 J20 즉 삼족오도 배치해주겠다는 말을 하려다가 흐려버린 민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전투비행단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그것으로 17전투비행단은 F35를 운용하는 1, 2, 3 비행대대라는 부대 부호를 대통령에게 부여받고, 각 대대에 F35 20대를 배치했다.
참고로 대한민국 공군 전투 비행대대 부대 부호는 101, 102부터 시작해서 201, 202까지 있었다.
그러나 민재인 대통령이 F35를 17전투비행단에 배치하면서 1, 2, 3 비행대대라고 부대 명칭을 부여하는 바람에 앞으로 생길 비행대대는 100단위나 200단위가 아니라 5대대부터 부대 부호를 사용하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이 17전투비행단에 배치된 F35 60대 이외의 다른 F35는 현재 20전투비행단에 배치되고 있었는데, 그 숫자는 아직 60대가 되지 않았다.
이렇듯 F35 200대는 17전투비행단에 60대, 20전투비행단에 60대, 8전투비행단에 60대, 10전투비행단에 20대가 배치될 예정이었다.
***
경의선 도라산역은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매일 도라산역까지 시험 운행을 했고, 곧 경의선 복원 사업 본 공사가 시작될 것이기에 관광객도 예전보다 더 많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에는 개성에서 개성공단까지의 도로를 북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다가 급기야는 8차선으로 계획이 변경되어 지금 열심히 확장하여 포장하고 있었으니 이는 경의선 육로를 통한 개성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북의 입장과 통일 전에 북의 기반 시설을 하나라도 더 확충하려는 남의 입장이 맞아떨어져 추진된 일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는 문산과 개성 간 고속도로 건설이 다시 추진되고 있었으니 이는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된 사업이었다.
개성과 평양 간에는 이미 고속도로가 있고, 수원~서울~문산 간 민자 고속도로는 올해 2020년 완공 예정으로 있었기에 새로 놓아야 하는 고속도로 구간은 문산∼남방한계선 간 약 11.8㎞ 구간뿐이었다.
이런 여러 가지 사업 때문에 이즈음 민재인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 김혜미는 자주 의견을 교환했고, 오늘은 기어이 청와대에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대통령이 이런 질문을 했다.
“그래서 장관이 예상하기로 문산~ 남방한계선까지의 고속도로 공사비는 얼마 정도 예상하시오?”
“토지 수용과 건설에 넉넉잡아 5,000억 정도입니다.”
“5,000억이라······.”
“그렇습니다. 5,000억이면 부산에서 평양까지의 고속도로가 단박에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 평양에서 희천까지도 고속도로가 있고 하니 신의주까지만 다시 연결하면 부산~신의주 간 고속도로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과감하게 추진하시죠. 그럼 대통령님은 멀쩡한 4대강에 22조 이상을 처박은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국토부 장관 김혜미의 이 말에 한번 빙그레 웃은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
“장관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으나 지금은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요. 그리고 진짜 문제는 문산~남방한계선까지 도로 공사비 5,000억에 그 남방한계선에서 다시 개성까지 놓을 공사비,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와 평양~ 희천 간 고속도로는 개량해야 하는 그 개량 공사비, 또 신의주까지 연결할 공사비가 문제요. 거기다가 과거 추진되던 국도 31호선(강원 양구∼북한 금강 구간) 복원사업 등등도 하려면 또 돈이 있어야 하고 말이요.”
“그렇지만 그 모든 일은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북한 구간은 북한이 지하자원으로 공사비를 대납하게 하고, 우리는 우리 구간만 부담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면 그렇게 큰 공사비 부담 없이 추진할 수 있습니다.”
“그 문제는 내가 김 위원장과 상의해보겠소.”
“담판해서라도 일을 꼭 성사시켜주십시오. 그럼 경의선, 경원선, 경의선 육로에 이어서 그곳들 공사, 또 발전소 공사, 단천의 금·은·동과 옥, 자수정, 석탄, 재령의 석유까지. 그러면 우리의 철도, 건설, 광공업, 석탄, 석유 산업은 제법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그 분야 실업자도 대폭 줄어들어서 지금 일손이 모자라서 울상이 된 조선, 항공에 이어서 우리 경제를 살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입니다. 대통령님.”
“하하하! 김 장관은 국토부 장관이 아니라 마치 기재부 장관처럼 말하오. 그런데 거기서 빠진 것이 하나 더 있소. 무엇이냐 하면, 바로 동해선 완전 연결 사업이오. 이에는 북한 근로자를 동원할 필요가 없으니 그 분야 실업자를 더 구제할 수 있소.”
민재인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 김혜미가 나누는 이 이야기처럼만 된다면, 부산~ 서울~ 문산~개성~ 평양~ 신의주로 이어지는 아시아고속도로 1호선에 이어서 경의선 육로 파주~개성공단~개성으로 이어지는 국도, 강원도 양구에서 북한 금강까지의 국도 31호선, 이렇게 남북은 육로 세 군데가 연결되는 일대 사건이 벌어지고, 여기에 경의선과 경원선까지 이어지면 남북은 지금과는 다른 환경을 맞이할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런데 남북을 잇는 도로망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우선 부산광역시 중구에서 시작하여 함경북도 온성군 유덕면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192km의 세로축 바로 국도 7호선이 있었기에 말이다.
그리고 부산에서 이어질 동해선 철도도 있었으니 남북을 잇는 도로와 철도는 총 일곱 곳이나 됐다.
이러면 도로와 철도는 이미 통일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역시 대통령님이십니다. 동해선 완전 연결공사도 즉각 추진토록 하겠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야 하듯 그렇게 추진하시오. 단 강원도와 협의하고.”
“물론입니다.”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의 이런 이야기가 있었던 얼마 후 도라산역에서 경의선 복원사업 기념식이 공식적으로 열렸으니 그날은 2020년 2월 1일 토요일이었다.
“지금부터 경의선 복원 기념식을 개최하겠습니다. 먼저 경의선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경의선은 1905년 11월 5일 개통된 한반도의 철도 대동맥이었습니다. 그러나 분단으로 말미암아 철도는 멈추었고,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직후에 열린 제1, 2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 철도(서울∼신의주) 및 경의선 도로(문산∼개성)구간을 연결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결과로 경의선 철도 복구는 문산∼개성 간 27.3km, 도로는 총 12.1km를 복구하였습니다. 그 이후 2007년 5월 17일 군사분계선을 처음으로 넘는 경의선과 동해선을 시험 운행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산∼봉동(개성공단) 간 화물 열차를 정례적으로 운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서 그해 12월 11일부터 화물 열차가 주중 매일 1회 운행되었으나 남북관계가 다시 냉각됨에 따라서 2008년 12월부터 중단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오늘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따라서 서울과 개성공단(봉동역), 개성까지 화물 및 관광 열차를 운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또 경의선 1차 연결사업 즉 개성에서 사리원까지의 공사를 시작하려고 이 기공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1차 공사가 끝나는 즉시 평양까지 2차 연결사업도 진행하기로 이미 합의가 되었으니 세세 영원하게 이 합의가 이어져서 통일 열차가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달리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경원선 복원 사업도 똑같이 진행될 것이니 역시 부산에서 서울을 거쳐 원산, 청진 나아가서는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열차가 쉼 없이 달리기를 아울러 기원합니다. 하고 참고로 한 말씀 더 드리자면, 지금 대한민국 동해선 미연결 구간 연결 공사도 진행되고 있으니 경원선이 부산에서 먼저 유럽으로 갈지. 아니면 동해선이 먼저 부산에서 유럽으로 갈지. 그것만 남았습니다. 이상으로 간략한 경의선에 관한 소개를 마치고 식순에 따라서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의 축사가 있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