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 삼족오의 비상(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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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장 왕화가 이렇게 나오자 가만히 그의 눈을 한번 들여다본 강영화가 역공을 취했다.
“그럼 귀국이 J20과 항공모함을 배치한 행위는 역내의 긴장을 높이는 행위가 아니오.”
“그건······.”
“왕 부장님, 제가 국방부 장관이 아니라서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군비 증강은 말했듯 다 북한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나라에 와서 이럴 시간이 있으면 북한에 가서 비핵화나 하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건설적일 것 같습니다만. 아닙니까?”
강영화의 이 역공에 왕화는 인상을 구겼지만,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이즈음 한국은 사드 보복 때와는 또 달리 꼬장꼬장해지고 뭔가 모르지만, 자신감이 넘쳐서 함부로 대하기에는 약간 껄끄러운 면이 있었다.
“여하튼 우리 중국의 입장은 한국의 군비증강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니 그리 알아주시고, 그 우려를 대통령께 전해주십시오. 그리고 또 귀국이 북한의 지하자원을 독점하는 바람에 우리 중국 기업이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아십니까?”
“고작 단천에서 금·은·동과 옥, 자수정을 캐는 우리가 무슨 북한의 지하자원을 독점한다고 그러십니까.”
“석유탐사도 하지 않소. 그리고 경의선과 경원선을 복원하는 것도 결국에는······.”
“아직 석유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데, 그 말은 너무 심하군요. 그리고 경의선을 복원하면 곧바로 귀국 횡단 철도와 연결해서 한국과 중국 양국은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무역을 더 활성화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유럽까지 양국의 수출품을 일사천리로 수출할 수 있는데 뭐가 걱정입니까. 나 같으면 오히려 자금을 투자하겠구먼.”
“말은 그렇지만 경의선이 아니라 경원선 또는 동해선을 통해서 중국의 횡단철도가 아니라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면서 우리 중국을 왕따시키면······.”
“그런 억측은 그만하시고 차나 드십시오. 인삼차입니다.”
경의선과 이어지는 중국 횡단철도 또는 만주 횡단철도가 아니라 경원선과 동해선으로 이어지는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해서 유럽까지 가면 자국이 왕따 될 염려가 있었기에 왕화가 이렇게 말한다는 것을 강영화가 모를 리가 없어 이렇게 말하고는 먼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억측이 아니라 부산에서 시작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서 유럽까지 철도가 가면 분명히 일본도 해상운송이 아니라 이 철도운송에 뛰어들 것이고, 그럼 그 물동량은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거기다가 일본에서 오는 또는 가는 화물을 배에 하역하고 선적하는 것은 물론 기차에 역시 선적하고, 하역할 부산항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아 우리 중국의 수출입 항구들은 그야말로 폭탄을 맞을 것인데······.”
“아직 일어난 일도 아닌데 별걱정을 다 하십니다. 그리고 이런 것을 일러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고 하는 우리나라 속담도 있습니다.”
“강 장관님, 제 눈에는 지금 미래에 펼쳐질 그 일이 환하게 보여 그런 속담이나 이야기할 처지가 아닙니다.”
“정 그렇게 걱정이 되면 북한 비핵화를 끌어내시고, 나아가서는 남북의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힘을 온 힘을 다해 주십시오. 그럼 우리 한국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겠습니까. 귀국 철도를 이용하겠습니까.”
“우리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를 늘 주창했습니다.”
“주창만 했지 통일은 반대하지요. 아닌가요?”
“그건······.”
강영화에게 한 방 맞은 왕화는 짜증이 치밀어 인삼차를 벌컥 마시려다가 뜨거운 찻물에 입을 데어 더 짜증이 폭발했으나 뭐라고 할 마땅한 말이 없었다.
이렇게 중국은 벌써 2차례 특사에 이어서 이번에는 외교부장까지 나서서 한국의 군비증강과 북한 자원개발, 경의선과 경원선 복원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하지만 한국은 눈도 끔뻑하지 않았고, 무슨 이야기만 나오면 모두가 북한 때문이라고 우기기 시작했다.
이런 즈음 오지용 단장, 민은정 부단장의 북한 대표단이 개성 공단에서 남측 한국지하자원공사 관계자와 만나고 있었다.
이 한국지하자원공사는 한국 가스공사, 한국 석유공사, 한국 광물자원공사 즉 자원외교로 약 32조 원을 날린 3개 공기업을 통합한 것이었다.
이는 민재인 대통령의 결단이었으며, 그 자원외교에 동원된 직원은 모두 파면해 버리고, 임원들에 대해서는 아니 자원 외교에 대해서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다시 한 번 수사하는 바람에 엄청난 반발도 있고, 소송도 있지만, 독재자처럼 밀어붙여 그 모든 일을 기어이 성사시켰다.
거기다가 임원 월급은 50%, 직원 월급은 20% 삭감하고, 보너스는 연 50% 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했으며, 매년 1% 이상의 임금인상도 못 하도록 만들어버렸다.
그래도 이 한국지하자원공사에 입사하려는 젊은이들이 많았으니 여전히 한국의 청년실업은 심각했다.
“자, 계수한 것처럼 은 80톤, 동 135톤, 옥 1,275톤, 자수정 1,550톤입니다. 맞으면 여기 인수증에 확인해주세요.”
“그러죠.”
한국지하자원공사 부사장 이철수가 이렇게 말하고 북에서 실어온 은과 동, 옥, 자수정 인수증에 사인해주었다.
그러자 한국에서 동원한 화물차에 다시 그것들이 실리기 시작했고, 이 은 등은 모두 경매를 통해서 처분할 계획이었다.
“하면 저희는 이만.”
이철수 등과 인사를 나눈 민은정과 오지용 등은 그 길로 한국관광공사와 통일부에서 마련해준 버스와 승용차에 올라 서울로 직행했다.
“정지용 대위가 최고 선임자니 후임들 잘 데리고 다니면서 오늘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을 관광하라. 그리고 또 말하지만, 그 와중에 불상사가 발생하면 안 되니 매사에 조심 또 조심하고. 알았나?”
“예, 부단장 동지.”
“좋다. 그리고 위원장 동지께 받은 돈이 있겠지만, 여기 1,000만 원이 더 있으니 남조선 당국에 신세 지지 말고, 점심은 불고깃집이나 한식집 정도 가서 맛있는 것 먹어.”
“감사합니다.”
정지용과 49명의 호위사령부 위관 장교들이 광화문 입구에서 그렇게 경복궁을 관광하러 떠나자 민은정과 오지용은 곧장 청와대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오. 어서 오시오. 그런데 그사이 대좌가 됐소?”
“아직 장군은 아니에요. 호호호!”
“그건 그러네. 그리고 어서 오시오. 오 부위원장.”
“예, 대통령님. 이렇게 반겨주시어 감사합니다.”
“뭘요. 그런데 두 분이 온 이유가 비단 은과 동, 옥과 자수정을 팔기 위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방문 목적이 정확하게 뭐요?”
“그건 민은정 부단장이 말씀드릴 겁니다.”
“민은정 대좌, 용건이 뭐요?”
“우선 이것부터 드세요. 격무에 시달리셔서 그런지 얼굴이 영 안 좋습니다. 그리고 이건 영부인께 드리시고요.”
민은정이 산삼 4뿌리를 내놓자 민재인 대통령의 딱딱하던 얼굴이 조금은 풀렸다.
“고맙소. 하면 용건을······.”
“용건 전에 그것부터 먼저 드세요. 그럼 천천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말해보시오. 그럼 먹지.”
“그럼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공화국의 석탄을 좀 가져가시고, 그 대가로 청진과 단천에 복합 화력발전소를 건설해 주십시오.”
“청진에는 청진 화력발전소, 단천에는 부전강 수력발전소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니요?”
“있습니다만, 그 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으로는 늘 그렇듯 주변 지역은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습니다. 하여 위원장 동지께서 이번에 대규모로 태양광 발전소와 풍력 발전소를 건설하라고 지시하셨지만, 공화국의 사정으로는 무리일 것입니다. 그러니 대통령님이 좀 도와주십시오. 그럼 공화국 인민들은 이 추운 엄동설한에 땔감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자연은 보호될 것이며, 자연스럽게 여름철 홍수도 줄어들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선순환이겠지요. 그러니 도와주십시오. 그럼 공화국 인민들은 하다못해 전기 패널이라도 깔아 난방하고, 전기 레인지라도 놓아 밥을 하고, 전기온수기라도 달아 세수라도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아시다시피 공화국 특히 함경도와 자강도, 양강도의 겨울이 얼마나 춥습니까. 그러니 부탁합니다. 대통령님.”
“김 위원장이 직접 오지 않고, 민 대좌를 보낸 이유가 있었군. 그래도 북의 석탄은 유엔제재를 받는 품목이라 우리 마음대로 수입할 수 없소.”
“그래서 부탁하는 것입니다. 유엔 특히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 대통령님이시기에 말입니다.”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라는 말에 민재인 대통령은 머리를 저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골치 아픈 인간 트럼프와 제일 제멋대로인 인간 김정은, 이 둘을 상대하는 것에 지친 지 오래였는데, 또 그중 한 명인 트럼프를 또 상대해야 할 판이었으니 말이다.
“민 대좌, 나도 북한 주민들이 이 엄동설한에 전기 패널이라도 깔아 난방하고, 전기 레인지라도 놓아 밥을 하고, 전기온수기라도 달아 세수라도 하기를 진심으로 바라오. 하나 그 일은 쉽지 않을 것이오.”
“그래서 부탁하는 겁니다. 단천의 금·은·동과 옥, 자수정에 공화국의 석유까지 유엔제재에서 풀어냈지 않습니까. 그러니 석탄도 풀어주십시오. 공화국이 그것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발전소를 지어 달라는 것이고, 그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민 대좌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참 순수하군. 그리고 말도 잘하고. 하긴 그래서 김 위원장이 옆에 둔 것이겠지만. 그건 그렇고 이렇게 부탁하니 나도 민 대좌에게 부탁 하나 합시다.”
“대통령님의 부탁이라면 무엇이든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말씀만 하십시오.”
“그럼 거두절미 말하겠소. 이번에 통일부에서 하는 개성공단 공익 광고와 경의선과 경원선 복원을 알리는 통일 열차 광고에 모델을 좀 해주시오.”
“저에게 광고모델을······.”
“그렇소. 민 대좌의 인기가 대한민국 어느 여자 연예인보다 높고, 민 대좌가 광고 모델을 해준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아서요. 예전 조명애 씨가 찍은 광고는 상업광고였지만, 이건 공익 광고이기 때문에 더 부탁하는 거요.”
“단장 동지 이걸 어떻게······.”
민재인 대통령과 인사만 하고 꿰다 놓은 보릿자루같이 앉아만 있던 오지용에게 민은정이 이렇게 물었지만,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위원장 동지께 전권을 부여받았으니 그건 민 부단장이 결정할 문제요.”
“하지만······.”
“고민하지 말고 찍어요. 그럼 개성공단과 경의선과 경원선 복원에 도움이 되지 않겠소.”
“맞아요. 민 대좌, 그러니 찍읍시다. 하면 나도 미국과 협의는 해보겠소.”
“그럼 대통령님이 미국과 협의해줄 것을 믿고, 찍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단천에서 채굴하는 은과 동, 옥, 자수정 공화국 몫 70%도 대한민국에서 처분해 주십시오. 그래서 공화국에 꼭 필요한 의료용 기구와 의약품, 기저귀와 분유, 이유식 등 영유아용품, 여성용품과 가스레인지 등 주방용품, 소, 돼지고기 등 식료품으로 돌려주십시오.”
“금을 뺀 은, 동, 옥, 자수정을 우리보고 처분해서 말한 그런 것을 지원해 달라.”
“바로 그렇습니다.”
“수수료는 빠질 것이오.”
“부채가 많은 대한민국 지하자원공사에도 떨어지는 것이 있어야 하니 잘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