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 삼족오의 비상(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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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항공작전사령부 재창설식에 참석한 민재인 대통령이 다음날 간 곳은 또 다름이 아닌 해병대 6기동여단 정식 창설식이었다.
해병대 6여단에서 이제 모든 장비가 편제되어 정식으로 해병 6기동여단으로 거듭나는 자리였으니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부대 창설식에 간 것이었고, 어제와 비슷한 축사를 한 다음 여단장 서정호에게 악수를 청했다.
“준장 서정호!”
“북진할 준비는 됐소?”
“명령만 내리십시오. 대통령님, 그럼 당장에라도 휴전선을 돌파하겠습니다.”
“그 패기는 마음에 드는군. 그건 그렇고 내가 보고받은 것이 정확한지 여단장이 다시 부대 장비를 보고해 보시오.”
“예, 대통령님. 우선 여단 직할 항공 1,2,3대대에는 AH-64 아파치 공격헬기 20대, AH-1W 슈퍼 코브라 공격헬기 36대, OH-58D Kiowa 헬기 12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 20대, 수리온 기동 헬기 10대가 들어와 있습니다. 직할 방공 대대에는 천마, 비호, 천궁이 배치되었으며, 포병 대대는 K9 자주포와 K239 천무 다연장이 주요전력입니다. 그리고 1, 2, 3 전차대대에는 각 k2 흑표전차 44대, 3개 대대 합쳐 132대가 배치되었으며, 장갑차 대대는 K21 44대가 배치 완료되었습니다. 이상입니다.”
주요 전력으로 AH-64 아파치 헬기 20대, AH-1W 슈퍼 코브라 36대, OH-58D Kiowa 12대, 천궁, K9 자주포, K239 천무 다연장에 k2 흑표전차 132대, K21 장갑차 44대를 가진 해병 기동여단이 이렇게 탄생했기에 민재인 대통령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곧 이 부대가 북진의 한 축 선봉을 맡을 것이니 말이다.
즉 중국군이 북한 땅으로 진입할 빌미가 보이는 유사시에 1기갑사단을 선봉으로 하는 1군단과 이 해병대 기동 6여단을 선봉으로 하는 기동 5군단, 이렇게 두 군단이 최대한 빨리 평양 이북으로 진격해서 중국군의 움직임에 맞춰 공격과 방어를 담당하게 될 것이니까.
“여단장, 장비가 그렇게 다 들어왔다면 이제 6여단에 뭐가 남았소?”
“실전 같은 훈련으로 오늘 당장 북진해도 싸워 이길 수 있는 부대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대통령님.”
“그 말 믿겠소.”
“예, 대통령님.”
“사령관, 6기동여단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시오. 이것도 알겠소?”
“물론입니다.”
행사에 참가해 민재인 대통령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가 이렇게 대답하는 것으로 그날 행사는 끝나고, 차에 오른 민재인 대통령은 청와대로 복귀하려다가 급히 차 방향을 2기갑여단으로 틀라고 했다.
북진의 또 다른 한 축 선봉인 1기갑사단의 뒤를 받칠 30기계화 사단, 25기동보병사단, 19기동여단, 1, 2, 3, 5기갑여단 중에서 불시에 2기갑여단을 그렇게 방문하려고 하니 대통령 차를 호위하고, 그 뒤를 따르던 다른 차들에 순식간에 비상이 걸렸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1군단장 이철영이 탄 차는 진짜 난리도 그런 난리가 아닌 난리가 났다.
“여보세요. 2기갑여단입니다.”
“나 군단장이다. 즉각 여단장 바꿔.”
“여긴 장난 전화하는 곳이 아니라 군부대입니다.”
“나 군단장이라니까 너 누구야. 죽고 싶어.”
“네가 군단장이면 나는 대통령이다. 그러니 장난 전화 그만하고 끊어라.”
2기갑여단장에게 직접 전화를 한 것이 아니라 여단 사령부로 전화를 거는 바람에 이런 소리를 들은 1군단장 이철영이 노발대발하는 사이 그의 부관이 전화기를 건네면서 이렇게 말했다.
“군단장님, 2기갑여단장입니다.”
“줘봐. 그리고 방금 내 전화 받은 새끼 찾아내서 데려와. 알았어?”
“예, 군단장님.”
“어, 여단장이야!”
“충성! 예, 접니다.”
“지금 대통령님께서 부대로 간다.”
“정말이십니까?”
“그래, 그러니 빨리 준비해.”
그때부터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을 정도로 2기갑여단에는 비상이 걸렸다.
그리고 곧 2기갑여단 정문을 지키고 있던 위병들은 대낮에 가장 많은 별을 본 것도 모자라서 대통령,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육군 참모총장이자 육군 부의장, 1군단장 등으로 이어지는 직속상관에게 인사한다고 목청이 터질 뻔한 경험도 해야 했다.
“충성! 근무 중 이상무!”
“충성! 근무 중 이상무!”
위병들의 이런 인사 소리를 뒤로하고 정문을 유유히 통과한 대통령 이하 국방부 장관 등의 차가 멈추어 서기도 전에 2기갑여단장 박동혁이 정말 버선발로 뛰어나와서 똑같이 이렇게 인사를 했다.
“충성! 근무 중 이상무!”
“그래, 수고가 많소.”
“예, 대통령님.”
“아, 지나가다가 차나 한잔 할까 해서 왔으니 너무 놀라지는 마시오.”
“그럼 안으로······.”
“여단장, 차는 좀 있다가 마시고, 지금 당장 부대에 비상을 거시오. 적이 남침했다고 가정하고, 전 부대에 출동 명령을 내려 저 연병장에 집결시키라는 말이오. 무슨 말인지 알겠소?”
“그것이······.”
부대에 와서 대충 둘러보고, 차나 한잔하고 갈 줄 알았다.
그런데 출동 명령을 내리라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었지만, 서슬 시퍼런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1군단장 등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는 즉시 상황실로 뛰어들어가서는 이렇게 방송을 해야 했다.
“애애애앵~ 여단장이다. 지금 적이 남침해 문산을 압박한다. 부대 즉각 출동 준비를 해 연병장에 집결한다. 즉각 출동 준비를 해 영외 연병장에 집결한다. 이상!”
여단장의 이 명령이 떨어지자 2기갑여단은 진짜 비상이 걸려서 마치 벌집을 건드려놓은 것 같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온다는 소식이 이미 전해진 덕분인지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전차와 장갑차 등에 포탄까지 탑재하고, 예전 영외 대대가 있던 자리 이제는 영외 연병장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합참의장, 이 정도면 빠른 거요?”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내가 볼 때는 느린 것 같은데.”
“빠른 겁니다. 그리고 저 전차와 장갑차가 이제 출발하면 임진강을 30분 안에 넘을 수 있습니다. 거기서 개성까지는 일사천리로 돌파할 수 있으니 평양까지도 금방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느린 것 같으니까 더 신속하게 기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하시오. 그리고 훈련도 언제나 실전처럼. 알겠소?”
“예, 대통령님.”
이렇게 지시한 민재인 대통령은 영외 연병장에 모인 2기갑여단 1전차대대로 가서 대대장 연규식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대 현황을 보고해봐.”
“충성, 중령 연규식! 대대 현황을 보고 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대대는 전차대대로 k2 흑표전차가 총 44대입니다. 이상입니다.”
“간단해서 좋군. 건의 사항 있나?”
“없습니다. 그러나 대대와 사진 한 장만 찍어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이 말에 피식 웃은 민재인 대통령은 대대와 사진도 찍어주고, 대대장 전차에 사람이 먼저다. 사인도 해주었다.
예전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 1중대장 김동연이 이렇게 사인 받은 것이 전군에 퍼져 전차장이라면 누구나 자기 전차에 대통령 사인을 받길 원했고, 그건 연규식도 마찬가지였다.
“여단장, 2, 3전차대대의 전차도 모두 k2 흑표고, 대수는 각 44대, 하여 여단의 총 전차 수량은 132대, 기계화보병대대의 장갑차는 K21에 대수는 44대, 맞나?”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여단 직할 부대는?”
“포병대대에는 k9 자주포 36대와 K239 천무 다연장이 있으며, 방공 포병중대에는 천마, 비호, 천궁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이외에는?”
“공병, 정보통신, 보급수송, 의무중대가 있습니다.”
“모두 완벽하게 편제되었지?”
2기갑여단도 국방개혁의 파고로 말미암아 부대가 개편되어 1, 2, 3전차대대와 기계화보병대대, 포병대대 등으로 재편됐으나 장비는 말한 것처럼 k2, K21, k9, k239로 바뀌었으니 전력은 더 강해졌다.
“예, 대통령님!”
“그런데 기존 쓰던 전차는 다 후방으로 보냈나?”
“여단이 사용하던 K1A2 전차는 정비를 거쳐서 신설 25기동보병사단에 배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K55A1 자주포는 각 포병여단의 KH-179 견인포를 대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합참의장 맞소?”
“그렇습니다. 1군단 예하 30기계화 사단과 1, 2, 3, 5기갑여단에서 쓰던 K1A2 전차는 K2전차로 교체되면서 모두 정비를 거쳐 25기동보병사단에 배치되고, k55A1은 1군단 예하 포병여단에 배치되고 있습니다.”
“25기동보병사단에 배치되고 남는 것은 1군단 예하 각 보병사단 전차대대와 포병연대에 배치되는 것이고.”
“예, 그리고 그 배치가 끝나면 1군단의 1기갑사단, 30기계화 사단, 1, 2, 3, 5기갑여단, 19기동여단은 k2 흑표전차로 완전히 무장하고, 25기동보병사단과 각 보병사단은 k1A2로 무장하게 되며, 포병여단에서는 KH-179 견인포가 완전히 퇴출당하여 후방으로 갈 것입니다.”
“좋군.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1군단 예하 각 보병사단에서 보병 연대 하나씩을 정해 연대를 기계화 대대로 만들어 화력은 강화하고, 병력은 감축해 병력자원 부족에도 서서히 대비하시오.”
합참의장에게 이렇게 지시한 민재인 대통령은 2, 3전차대대와 기계화보병대대, 포병대대와도 사진을 찍고, 대대장 차에 역시 사인을 해주었다.
그렇게 기습적인 2기갑여단 방문을 마친 민재인 대통령은 유유히 청와대로 갔지만, 2기갑여단장 박동혁은 여유롭지 못했다.
그리고 이 소문은 전군에 급속도로 전파되어 각급 부대도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없었으니 언제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나타나서 출동 명령을 내릴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비핵화 협상,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핵 감축 협상은 여전히 열리고 있었지만, 결론은 언제나처럼 마찬가지였다.
“또 말하지만, 핵탄두 1기에 10억 달러요. 그러니 두말하지 마시오.”
“그럼 귀국이 배치한 150기를 다 사려면, 총 1,500억 달러나 내야 한다는 말이오?”
“귀국의 국방예산 약 7,000억 달러에 비하면, 새 발의 피고만 뭘 그러시오.”
“새 발의 뭐요?”
“그런 게 있소. 그러니 싫으면 회담 이만 합시다. 당신네 특기가 그것 아니요. 툭하면 회담 걷어차고, 협정 파기하는 것.”
“뭐라고요?”
“그 조건이 마음에 안 들면 회담 그만하자고요. 다시 말해줄까요.”
또 한 번의 협상은 이렇게 결렬됐고, 채용해 등은 그 즉시 평양으로 귀국해 버렸다.
정말 미국이 1,500억 달러를 베팅하고, 핵탄두를 다 산다고 하면 골치가 아플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 보고를 받은 나는 잘했다고 그들에게 만찬을 열어 주었다.
그러나 핵탄두 몇 기는 더 팔아서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지어야 만성적인 전력난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날 수 있는데, 그것은 걱정이었다.
‘결국은 한국산이 아니라 북한에서 생산한 효율 낮은 제품으로 지을 수밖에는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