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60화 (60/470)

〈 60화 〉 개성공단과 백두산 관광(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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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습적으로 이렇게 묻자 졸졸 내 뒤를 따라오던 총참모장 김진성이 얼른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맞습니다. 위원장 동지. 민 소좌가 아주 잘 가져왔습니다.”

“총참모장이 그렇게 말하니 내가 특별비서는 아주 잘 둔 것 같군.”

“물론입니다. 위원장 동지. 그래서 말인데, 훈장이라도 하사하시거나 일 계급 특진이라도 시키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생각해 보겠소. 그건 그렇고 민 소좌, 대당공업의 2인승 메크론은 8, 9, 10군단 즉 중국 국경 부대에 각 300대 합쳐 900대를 보내 국경 경비에 사용하라고 하고, 100대는 저격여단, 나머지 4,000대는 각 협동 농장에 보내. 그리고 4X4 ATV와 산악 오토바이, 유조차 10대는 대전차 사단에 보내고, 나머지 유조차는 425, 108기계화군단, 820전차군단으로 보내. 알겠나?”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리고 총리와 오 동지, 조 동지도 가져온 물품을 함경도부터 배급하는데, 가난한 인민이 최우선이오. 그리고 평양은 이번에도 제외요. 아시겠죠?”

이 바람에 함경도에서는 눈발이 날리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태양광과 풍력발전단지 공사가 진행됐고, 온갖 것을 배급받은 함경도의 가난한 인민은 아니나 다를까 김정은 만세를 외쳤다.

그러나 자기들은 제외된 평양의 일부 인민이 불만의 소리를 내뱉었으나 그것뿐이었다.

어떻든 함경도 인민들의 만세 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내가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가져온 양말, 장갑, 방한모자, 넥워머 중에서 아디다스 제품은 모두 골라내 우선 호위사령부 특히 내 주변을 경호하는 부대에 배급했다.

“황학택 대위, 착용감이 어때?”

“아주 좋습니다. 위원장 동지.”

“이번에 보급한 동계 야전 상의와 하의, 전투화, 전투 조끼는 마음에 드나?”

“지금까지 보급받은 어떤 것보다도 더 마음에 듭니다.”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그렇습니다. 위원장 동지.”

한국군의 야전상의와 조금은 비슷하게 털모자가 달린 인민군 동계 야전 상의는 한국에서 가져온 충전재가 들어있어서 마치 패딩 같았으나 겉감은 말했듯 군용 위장 무늬였다.

하의는 기모처리가 된 것이었고, 전투화와 전투 조끼는 앞에서 설명한 그대로였다.

거기에 내가 사 온 검은 색 아디다스 양말을 신고, 장갑을 끼고, 넥워머를 작용한 호위사령부 호위 1국 2호위부 소속 황학택 대위는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이즈음 평양은 여전히 아디다스가 유행했기에 더 그런 것 같았고 말이다.

어떻든 북한군의 복장은 이렇게 서서히 바뀌고 있었다.

***

눈발이 자욱하게 나려 한 치 앞도 안 보이다가 서서히 걷혀가는 평안북도 곽산군 어느 도로 옆 산허리를 따라 파 놓은 교통호에 대전차 사단 1연대 1대대 1중대 병력이 매복하고 있었다.

이 도로는 신의주에서 가장 빨리 평양으로 들어갈 수 있는 도로였지만, 이 구간은 포장이 되지 않은 구불구불한 산길이어서 매복하기 딱 좋은 그런 장소였다.

“적 전차 출현! 1소대 1분대부터 차례대로 분대당 각 2대씩 맡아 사격한다. 적 박격포 탑재 장갑차는 각 소대 본부가 맞는다. 적 선두 전차와의 거리 410m, 준비되는 대로 1소대 1분대부터 발사하라. 5, 4, 3, 2, 1 발사!”

중대장의 이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선두 적 전차 2대를 향해서 1소대 1분대 분대장 조의 불새 대전차 미사일 2발이 가장 먼저 불을 뿜었고, 이어서는 부분대장 조의 불새 대전차 미사일 2발이 불을 뿜었다.

그러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 분대의 7호 발사관 역시 텐덤 탄두를 날렸고, 동시에 분대의 기관총과 저격용 총도 전차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던 승무원을 향해 불을 뿜었다.

그렇게 1소대 1분대에 이어서 2분대, 3분대도 차례대로 대전차 미사일, 7호 발사관 등을 발사하자 이번에는 1소대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1소대! 교통호를 따라서 다음 매복 장소로 간다. 소대 이동!”

“부릉! 부아앙!”

교통호에 늘어서 있던 4X4 ATV와 산악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면서 교통호를 따라 질주해 산 후면으로 달린 것도 잠시 헬기 소리와 함께 적 헬기가 나타나자 산악 오토바이에 타고 가던 1소대장이 멈춰서 이렇게 명령했다.

“적 직승기. 화승총 발사!”

그 명령에 1분대 화승총 사수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날려서 적 헬기를 그대로 구워버린 다음 4X4 ATV를 타고 앞서간 소대원을 따라 다음 매복 장소로 질주했는데, 그들 앞에 걸리는 것도 거칠 것도 없었다.

“하하하! 짝짝짝!”

대전차 사단 1연대 1대대 1중대가 가상의 적 전차로 도로에 세워 놓은 T-34와 BTR-152 장갑차에 헬기를 대체한 무인기까지 박살을 내고, 다른 매복 장소로 유유히 이동하는 모습을 보니 실전에서도 모든 무기체계가 유용할 것도 같았다.

특히 이번에 배치해준 4X4 ATV와 산악 오토바이 때문에 중대원들의 이동속도가 생각했던 것 이상 빨라서 그것들도 상당히 유용해 보였고 말이다.

물론 그 때문에 교통호를 새로 정리하고, 퇴로도 미리 정리해야 했지만, 그래도 다른 기갑부대를 능가하는 속도 때문에 치고 빠지는 이런 작전에는 안성맞춤 같아 보였고, 북한같이 도로사정이 열악하고 산지가 다수인 지형에서는 이만한 다른 대안도 없어 보였다.

어떻든 그런 전투시범을 보고 내가 일어나서 웃으며 이렇게 박수를 치자 총참모장 김진성 이하 북한군의 주요 인사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사단장!”

“말씀하십시오. 위원장 동지.”

“전투시범은 아주 좋았으나 시범이 시범으로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오. 무슨 말인지 알겠소?”

“모든 훈련이 더욱 실전적인 훈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소. 그리고 오늘 고생한 장병만이 아니라 모든 장병에게 주려고 내 양말, 장갑, 방한모자, 넥워머를 가져왔으니 골고루 나누어주고, 약간의 술과 소와 돼지에 금일봉도 내리니 오늘은 푹 쉬면서 즐기도록 하시오.”

“감사합니다. 위원장 동지.”

서울에서 사 온 아디다스 상품을 뺀 양말 10만 켤레, 장갑과 방한모자, 넥워머 1만 개는 그렇게 대전차 사단에 주었고, 중대별로는 돼지 두 마리, 대대별로는 소 한 마리까지 덤으로 주면서 일정 금액의 금일봉까지 주었으니 뭐 내일까지는 먹고 마실 수 있을 것이다.

***

12월로 접어들어 날씨는 상당히 추워졌지만, 개성 건설단은 멈추지 않고 개성 각 호텔, 식당, 병원 등 공공건물, 관광지, 도로, 가로 정비에 박차를 가했고, 만월대 복원 공사도 한참이었다.

그리고 2건설여단 장병들은 드디어 시작된 200실 규모의 한옥 호텔 공사와 300채 규모의 한옥 마을 조성 공사, 개성 한옥 마을 보수, 정비 공사 등에 동원되어 그 추위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곳만이 아니라 도라산역에서부터 개성까지 이어진 철도 정비와 보수도 한창이었고, 곧 시범 열차가 남북을 가로질러 운행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또 이 시간 개성 평화마을에서는 남북의 300명 이산가족이 만나 자기 마음에 드는 주택을 골라 4박 5일 동안 함께 살면서 그동안 헤어져 살던 아쉬움을 달래면서 회포를 풀고 있었으니 이 변화만 하더라도 내가 환생한 2019년, 남북의 현실이었다.

또 미국에서는 여전히 북미 핵 감축협상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그것도 내가 환생한 이후 달라진 것이었고, 한국은 나 때문만은 아니더라도 내 영향을 일부 받는 바람에 일대 격변 즉 제2의 촛불 혁명에 구악(舊惡)이 어느 정도는 척결되어 2018년 같이 진보와 보수의 극심한 대립은 이제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렇게 서서히 내가 환생한 2019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020년이 다가왔다.

그 2020년 1월의 차가운 바람이 귓가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낀 내 동생 수진이 옷깃을 여미면서 친구 이은주와 함께 대한항공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강수진 씨, 이쪽입니다.”

청와대 행정관 국정인이 안내해준 일등석에 앉은 수진은 약간 현실 적응이 안 되는 것 같은 친구 은주에게 이렇게 말했다.

“촌스럽게 자꾸 쳐다보지 말고, 그냥 있어.”

“얘, 넌 무슨 배경으로 저런 사람의 안내에 일등석 항공권에 경쟁률이 100대 1이 넘는다는 백두산 관광까지 해. 나 같은 꼽사리까지 끼워서.”

“그냥 좀 촌스럽게 굴지 말고, 태연하게 있어라. 사람들 쳐다본다.”

드디어 백두산 관광이 진행됐고, 그 1차 관광객이 지금 수진과 같이 김포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를 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백두산 관광은 가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갈 수가 없었으니 바로 신청자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추첨을 통해서 1회에 300명으로 인원을 한정해 전세기를 띄우는 바람에 경쟁률은 이렇게 100대 1이 넘었다.

그 이유는 한 번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 백두산이 훼손된다는 것이었지만, 실상은 너무 많은 관광객과 그에 따른 너무 많은 관광대금이 북한에 흘러들어 가면 안 된다는 미국의 강력한 압박 때문이었다.

그 바람에 대한민국 정부는 그 압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그 대신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고려항공의 평양 제주 노선 운항을 얻어냈다.

그래야 북한의 제주 관광이 이루어질 것이니까.

어떻든 그렇게 합의가 된 백두산 1차 관광객들은 수진과 함께 김포를 떠나 서해 항로를 따라서 북상하다가 기어이 북한 영공으로 들어갔다.

“야, 여기가 북한 영공이래.”

“나도 들었으니까 커피나 마셔.”

“너 내 친구 맞니? 아니면 우리 엄마 친구야?”

“뭔 소리니?”

“이제 21살 되는 애 입에서 마치 우리 엄마 친구 같은 말이 나와서.”

“너도 20살에 고아가 되면 21살에는 나처럼 된다. 그리고 또 말하지만, 있을 때 잘해드려. 아니면 후회한다.”

수진과 친구 은주가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 비행기는 서서히 기수를 낮추더니 기어이 삼지연 공항에 그 동체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이런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승객 여러분 저는 국토교통부에서 나온 명수철이고, 여기는 북한의 삼지연 공항입니다. 입국 절차가 있으니 여권은 꼭 챙기시고, 혹시라도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 등 우상화 시설물에 침을 뱉으시거나 낙서를 한다거나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십시오. 그리고 그런 일이 발생하면 동행한 우리 당국자에게 즉시 알려주시기를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겁게 여행하세요.”

이 방송에 수진도 여권을 챙기고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서 항공기에서 내리니 마침 백두산에서 불어온 찬바람에 또 옷깃을 여며야 했다.

그러나 곧 공항 청사 안으로 들어가니 따듯한 훈풍이 밀려오기에 여기가 북한 삼지연 공항인지 김포 공항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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