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 개성공단과 백두산 관광(7)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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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방직공장 사장의 확실한 대답을 들은 다음에는 공장 부설 옷 생산 공장과 경공업전문학교, 기능공학교를 차례로 둘러봤다.
이 개성의 주요 공업은 방직이었고, 그 방직 공업을 이끌어가는 이 개성 방직공장에서는 비단과 광목 등을 비롯한 60여 종의 천을 생산해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도 했고, 부설 옷 공장에서는 일일 1만 벌의 옷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인민군 2군단 장병 5,000명과 개성 시민 5,000명은 하루만 지나면 새로운 충전재를 넣은 따뜻한 겨울용 군복과 겨울용 패딩을 입을 수 있었으니 흡족한 마음이 들어 그 길로 공장을 나와 평양으로 돌아갔으나 간 곳은 다름이 아니라 평양 피복 공업총국이었다.
이 피복 공업총국 밑에는 조선 피복무역회사가 있었고, 그동안 생산시설을 1.5배 확장한 만경대 피복 공장, 평양 어린이옷 공장, 평양 창광 옷 공장 등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이 이외에도 봉화총국 산하의 문수, 만경대, 낙원피복회사와 봉화수출피복회사, 옥류 피복 공장 등이 있어서 내 지시 한마디면 즉시 하루 수만 벌의 군복과 방한용 패딩을 만들어 낼 수 있었기에 이렇게 지시했다.
“경공업성 장영호 동지가 책임지고, 지금 남조선에서 들어오는 충전재로 패딩을 만들어 양강도와 함경도 인민들부터 배급하시오. 알겠소?”
“예, 위원장 동지.”
“최선을 다해야 하오.”
“모든 생산 시설을 총동원하면, 하루 수만 벌을 생산할 수 있으니 심려마지 마십시오.”
“믿겠소. 그리고 김영춘 동지는 여기 공업총국이 아니라 봉화총국 전체를 동원하여 역시 충전재를 넣은 겨울용 야전상의와 하의를 생산해서 호위사령부부터 배치하시오. 역시 알겠소?”
나를 수행해온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김영춘이 즉각 대답하기에 이렇게 덧붙였다.
“그리고 김 동지, 내 개성 방직공장에도 그런 지시를 내렸으니 협력하여 최단시간에 생산 보급하여야하오.”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전투 조끼는 어떻게 됐소?”
“이미 1만 벌 만들어서 호위사령부에 넘겼습니다.”
“그건 잘했군.”
북한판 병사들의 피복과 장구류 개선 사업은 이렇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래도 한국군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었으나 기존 북한군보다는 획기적인 개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단일 위장 무늬로 된 군복을 전군이 동시에 입게 될 것이고, 전투용 조끼도 보급받게 될 것이니 말이다.
하여튼 이런 지시를 한 다음 평양 피복 공업총국을 나와 자모산 특각으로 가자마자 이만철 호위사령관에게 전투용 조끼를 가져오라고 해서 살펴보니 앞면에는 수류탄 2발과 탄창 7개를 넣을 파우치, 500mL 작은 수통과 기타 물품을 넣을 큰 파우치도 있었다.
뒷면은 탄창과 기타 필요한 물품을 넣을 큰 주머니가 달려있어서 국군의 특전 조끼와 아주 유사해 보였다.
“이 정도면 그동안 사용하던 탄창 가방과 수통 가방은 영원히 다시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군. 그렇지 않소. 이만철 동지.”
“그렇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럼 이제 좀 본때가 나려나 그동안 남조선 애들이 우리 인민군대의 보급품과 장구류를 보고, 지구상 어느 군대도 쓰지 않는 50년대 또는 60년대 것이라고 하던 말도 쑥 들어가고 말이야. 그런데 신형 전투화는 열심히 만들고 있소?”
“하루에 5,500켤레 생산한다는 보고가 올라와 있습니다.”
“품질은 내가 제주에서 사 온 그 남조선 등산화보다 좋겠지?”
“직접 보시겠습니까?”
내가 제주도에서 사 온 등산화를 모두 신발 생산 공장에 넘기고, 그와 똑같은 품질의 전투화를 생산하라고 한 이후 단 한 번도 실물을 보지 못했기에 즉시 가져오도록 해서 살펴보니 내 기대가 너무 큰 것 같았다.
“이거 남조선 등산화보다 못한 것 같은데.”
“그러나 병사들은 대단히 만족합니다. 위원장 동지.”
“그건 그들이 그동안 지하 족이라 불리는 운동화보다 형편없이 못한 전투화를 신었기 때문일 것이오. 그들과는 달리 특수부대 애들은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형 전투화를 신으니 이걸 특수부대 애들에게 신겨봐야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 것 같소.”
내가 만들라고 해서 만든 신형 전투화는 검은색이었고, 길이는 발목까지 올라왔으며, 재질은 가죽과 폴리에스터 등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러니 일반 인민군 병사가 신는 지하 족으로 불리는 운동화보다 못한 전투화와는 차원이 다르게 좋았으나 내 눈에는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았으니 고어텍스 등산화만 신고 다녔기 때문이리라.
“그들에게 신겨 볼까요?”
“일단 보내서 신겨보고, 평가를 들어보시오. 그리고 지금 나오는 것은 2군단부터 보급하고, 호위사령부 몫은 알아서 챙기시오.”
이만철에게 이렇게 지시하면서 진짜 고어텍스를 수입해 미군의 전투화 같은 전투화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충전재를 이용한 겨울용 야전 상의와 하의, 전투 조끼와 이 전투화, 또 다른 공장에서 생산 중인 팔꿈치와 무릎 보호대, 사격(전투)용 장갑, 중국에서 공식 비공식으로 수입하는 4점식 방탄모 등만으로도 기존 북한군의 군복, 장구류와는 천양지차의 차이가 있었기에 그만 고개를 젓고 말았다.
‘여름에는 면이나 테트론 소재로 만든 갈색이나 카키색 군복, 겨울에는 면에 솜을 넣어 누빈 갈색 군복에 개털로 만든 방한복을 입는 것보다는 낫지. 거기에 지하 족이라 불리는 운동화 보다 못한 전투화를 신고, 철갑모에 탄창 가방과 수통 가방을 둘러메고 다니는 것보다는 바뀌는 것이 오백 배는 좋으니 일단......,’
북한 군복 중 압권은 그야말로 개털로 만든 방한복이었다.
개털이라니, 지금이 무슨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때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군복과 개인 장구류 개선사업을 진행하는지도 몰랐다.
***
핵탄두 1기를 더 미국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다시 받은 10억 달러로 한국에서 쇼핑한 물건이 평양에 모두 들어오기 전에 정찰총국장 장길상이 헐레벌떡 내 집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무슨 급한 일이기에 이리 헐떡이면서.....,”
“위원장 동지. 이걸 보십시오. 이걸!”
“그건 컴퓨터 외장 장치잖소.”
“그렇습니다. 이 안에······.”
“그 안에 뭐가 들었는데, 이리 호들갑이오?”
“중국에 있는 장미꽃 소대장 김애란이 보낸 것입니다. 그 김애란이요.”
“뭐라고? 아니, 그럼 당장 컴퓨터에 연결해 보라!”
장미꽃 소대장 김애란이 보낸 것이라면 J20 설계도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기에 당장 장길상에게 외장 장치를 컴퓨터에 연결하라고 했다.
그러자 한번 숨을 고른 그가 8TB 용량의 컴퓨터 외장 장치를 내 책상에 있는 컴퓨터에 연결했다.
하여 열어보려니 비밀번호가 걸려있었다.
“비밀번호는?”
“Anihc19721258674*입니다.”
“19721258674* 이거는 뭘 의미하는 거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Anihc는 China를 거꾸로 쓴 것이라 금방 알아차렸지만, 19721258674*는 도무지 무슨 숫자인지 결국 알아낼 수가 없었다.
하여 그만두고 기어이 열린 외장 장치에 들어가 보니 J20 기체 사진이 가장 먼저 나타났고, 그 위에 일목요연하게 자료 목록이 나오기에 가장 먼저 엔진이라는 항목을 열었다.
그러니 전체 엔진 설계도와 세부적인 부분부분 설계도, 그리고 모든 부품의 자세한 규격과 소재 등등이 아주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이 설계도를 따라서 그대로 만들어 조립만 하면 금방 J20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거 진짜 진짠가? 햐!’
엔진에 이어서 도료라는 목록을 열자 스텔스 도료에 관한 아주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역시 그대로 만들기만 하면 될 것 같았고, 그 이외에도 기체, 형상, AESA 레이더, 공대공과 공대지 등 각종 무기 목록도 있었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라 또 놀라운 것이 하나 더 있었으니 그건 바로 중국이 개발 중인 스텔스 무인공격기 샤프 소드(Sharp Sword) 설계도였다.
이 샤프 소드는 미국의 B-2, B-47B 등의 폭격기와 형상이 비슷한 무인기로 레이더 반사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익형 기체(Flying wing body)로 설계됐고, 내부에 2개의 무장창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이 기체는 지금 비행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곧 전력화가 될 기종이었으니 역시 그대로만 만들면 중국의 허를 찌를 수 있는 무기가 될 것도 같았다.
‘이 자식이 중국 청도항공 부사장이자 J20 개발의 주역이라고 해도 이런 극비 중의 극비 자료를 다 가지고 있기에는 무리가 아닌가. 그러면 이거 혹시 가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침을 한번 삼키고는 다시 찬찬히 살펴봐도 가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정교했고, 자료도 방대했다.
“장 동지, 이거 한번 보라. 내래 아무리 봐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으니까 말이야.”
“예, 위원장 동지.”
정찰총국장 장길상은 그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를 넘겨보면서 나와 똑같은 반응과 표정을 지었다.
그런 것을 보니 나에게 가져오기 전에 열어보지는 않은 것 같아서 이렇게 물었다.
“어때?”
“진짜 같습니다.”
“진짜?”
“예, 공화국 최고의 항공기 전문가를 불러올까요?”
“그런데 말이야. 우리 기술로 이걸 만들 수가 있겠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전문가를 부를 필요도 없겠군. 하면 장 동지는 이걸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즉답하지 못한 장길상이 한동안 무슨 생각을 하는 것 같기에 잠시 지켜보니 기어이 이런 말을 꺼냈다.
“위원장 동지, 공화국이 이걸 만들지 못한다면, 중국과 적대적인 국가에 파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미제? 일본?”
“미제와 일제는 공화국의 적이니 그 나라들 말고 다른 나라들 말입니다.”
“인도? 아니면 프랑스? 영국?”
“프랑스와 영국보다는 아무래도 인도가 좋겠습니다.”
“인도도 좋겠지만, 남조선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눈이 동그래진 정찰총국장 장길상이 다시 즉답하지 못하기에 잠시 시간을 준 다음 이렇게 물었다.
“이제 남조선과는 전쟁할 일도 없고, 해서도 안 되고, 중국이 공화국을 위협하면 도와줄 나라라고는 남조선밖에 없으니 남조선에 넘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 말이오. 그래서 동지의 생각을 묻는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