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 〉 개성공단과 백두산관광(5)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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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색을 하면서 이렇게 물어도 민은정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으니 그 사이 간이 커진 것인지 아니면 내가 편하게 보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건 마음에 들었다.
“제주에서 사 온 그 두 가지 모델은 모두 가격이 남조선 돈으로 2,000만 원가량이었지만, 제가 고른 것은 대당 650만 원과 250만 원이면 살 수 있고, 성능도 그렇게 크게 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대량으로 구매해서 2인승 산악 오토바이크는 중국 국경 경비와 농업용으로 4x4 ATV는 대전차 사단과 기타 부대에 배치하면 아주 유용하게 쓰일 것입니다. 위원장 동지!”
“좋아. 남조선으로 가서 책임지고 가져와. 단 반드시 짐칸을 달아 와야 한다.”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이에 앞서 한국에 준 핵탄두 1기로는 개성공단 재개에 드는 비용, 평화마을 조성비용, 개성공단과 개성시를 잇는 도로 재포장비용, 3,000가구분 태양광 패널, 3중 단열창, 단열재, 벽난로 보일러 등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 개성공단 재개, 평화마을 조성, 개성공단과 개성시를 잇는 도로를 재포장하고 있었고, 태양광 패널과 단열창, 단열재, 벽난로 보일러 등은 모두 함경도로 보내져 주택 개량 사업에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니 이제 미국에 판 핵탄두 1기로 받은 10억 달러로는 한국에서 또 다른 쇼핑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이렇게 각자에게 쇼핑 목록을 정해준 것이다.
“민 소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남조선 대당공업에서 제작한 메크론은 짐칸이 달려 나오니 논외로 하더라도 4x4 ATV에는 7호 발사관 탄두 몇 발과 기관총탄, 수류탄이라도 실으려면 반드시 짐칸이 있어야 한다.”
“잘 알고 있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래, 그리고 또 산악용 오토바이도 한 50대 가져와 봐. 그래서 4x4 ATV와 함께 운용하면서 테스터 해보게.”
“명심하겠습니다.”
한국산 150cc 4x4 ATV를 가져오면, 민은정의 말처럼 6x6 보다는 가격대성능비가 훨씬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 전 중국제 125cc ATV로 한 실험에서도 대전차 사단의 일반 교통호를 따라서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었고, 웬만한 산은 다 오를 수 있었으니 굳이 비싼 6x6이 필요 없었다.
그러니 6x6 1대 살 돈으로 4x4 8대 사서 교통호에 숨겨 놓고, 중국군 전차나 장갑차가 나타나면 대전차미사일과 7호 발사관으로 공격한 다음 타고, 교통호를 따라서 도망쳐 다른 산의 매복지로 가면, 보병으로 뛰어가는 것보다는 훨씬 빠르고 안전할 것이다.
물론 그 때문에 각 부대의 교통호와 도주로는 한 번 더 정리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산악용 오토바이도 마찬가지였기에 이렇게 민은정에게 지시한 것이다.
어떻든 당부위원장 오지용, 내각총리 박봉구와 민은정 등이 남조선으로 또 한 번 미국 돈으로 쇼핑하러 간 그 날 나는 남포항으로 갔다.
바로 제주에서 흑돼지와 흑우, 유채 씨앗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래, 모두 몇 마리요?”
“흑돼지 300두, 흑우 10두이고, 유채 씨앗은 200kg입니다.”
“그럼 모두 개성 2목장으로 보내시오.”
그렇게 흑돼지와 흑우는 남포시에서 준비한 트럭에 실려 개성 제 2목장으로 가고, 나는 남포의 장마당을 둘러보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정찰총국장 장길상이 나타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위원장 동지,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가?”
“여기서는······.”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하기에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서 모두를 내보내자 그제야 장길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위원장 동지, 중국에 나가 있는 3국 장미꽃 소대장의 극비보고입니다.”
“장미꽃 소대라면, 만족조 출신 애들로 만든 해외공작조?”
“그렇습니다. 그 장미꽃 소대 소대장 김애란이 보내온 극비전문을 해독한 것이니 읽어보십시오.”
장길상이 건네주는 메모를 그렇게 받아 펼쳐보니 내용은 이랬다.
“총국장 동지, 드디어 놈이 넘어왔으나 완전한 것을 넘겨받으려면 금이 필요합니다.”
이 내용만으로는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메모를 다시 장길상에게 넘겨주며 물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자세히 말해보라.”
“김애란은 그동안 중국 청도항공 부사장이자 J20 개발의 주역 양보를 유혹했고, 드디어 성공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금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보아서는······.”
“그놈에게서 J20에 관한 완전한 자료를 넘겨받으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말이겠군.”
“그렇습니다. 놈은 그동안 김애란의 육탄작전에 넘어가 마카오에서 수십 차례 도박하면서 미화 약 300만 달러를 탕진했고, 약 150만 달러의 빚을 졌으니 돈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장 국장, 이거 믿을 수 있는 정보야?”
“김애란은 위원장 동지께서도 보시면 아는 인물로 그 부모는 모두 미래 과학자 거리 레지던스 은하 타워에 사는 김책공업대학 교수들로 열성 당원입니다. 그리고 김애란도 부모의 영향을 받아서 제 한 목숨 조국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된······.”
신뢰할만하다면,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중국판 F22라는 J20 스텔스기에 관한 완전한 자료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얼마면 되겠어?”
“그놈이 도박판에서 날린 300만 달러에 빚 150만 달러, 기타 비용을 합쳐서 600만 달러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얼마 전에 준 3,000만 달러는 어디다가 쓰고?”
“다른 공작과 중국의 비밀 핵 기지, 레이더 기지 등을 알아내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말이지. 그건 그렇고 장 동지, 또 말하지만 일 처리 빈틈없이 해. 그리고 700만 달러와 중국 놈들이 끔찍이도 좋아하는 황금 20kg도 주겠으니 역시 빈틈없이 일 처리해. 알겠소?”
“예, 위원장 동지.”
그 길로 남포에서 평양으로 올라와 39호실 실장 심용만에게 700만 달러와 황금 20kg을 장길상에게 주라고 지시하고, 정말 완전한 J20 설계도면이라도 넘겨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한동안 궁리했다.
‘북한의 기술로는 설계도가 있어도 J20 만들 수 없겠지. 그럼 민재인 대통령에게 넘겨 한국에서 만들어야 하는데, 6개월이면 시제기가 나올까. 이미 실전에 배치되어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체이니 시재기만 나오면 한국에서의 테스터를 거쳐서 바로 양산할 수 있을 것인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J20이 과연 F35보다 성능이 뛰어날까 그 생각도 했다.
그렇다면 F35 200대를 도입하는 한국이 공중전에서도 중국에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러고 보니 성능이 뛰어나도 문제, 아니어도 문제였으니 이를 뭐라고 해야 하나.
어떻든 설계도든 뭐든 손에 들어와 보면 알게 되겠지.
***
2019년 11월 8일은 입동(立冬)이었으나 그런 절기보다는 이날 드디어 개성공단 재개와 평화마을 개촌식이 열렸으니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린 날이라고 보면 되는 그런 날이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북한 주민 여러분, 오늘 드디어 개성공단이 재개되고, 평화마을이 조성되어 개촌식이 열리는 뜻깊은 날입니다. 이 기회와 이 시간을 살려서 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마지 않는 마음 간절합니다. 더불어서 개성공단으로 말미암아 한국 경제는 활성화되고, 북한 주민의 생활이 윤택해지기를 또한 바라마지않고, 평화마을에서는 남북 이산가족이 만나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면서 축사에 갈음할까 합니다.”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축사하고 내려와 내게 눈짓을 하기에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단상으로 걸어나갔다.
그러자 남북의 카메라가 동시에 터지는데, 그 소리가 정말 가관이었다.
어떻든 그렇게 단상에 올라가 천천히 목소리를 가다듬고 축사랍시고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온 나라 인민과 영용한 인민군 장병, 남녘 동포 형제 여러분! 오늘 우리는 모두 개성공단 재가동과 평화마을 개촌식에 모여서 지나간 영욕의 역사는 잊고, 앞으로 전개될 북남의 새로운 역사를 기대하고 희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동 번영, 공동 평화와 화합 속에 북남은 평화의 시대로 들어갈 것을 믿어 의심치도 않으며, 개성공단 재가동과 평화 마을 조성에 힘쓴 북남의 기술자와 노동자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이런 화합을 바탕으로 고려 만월대 복원, 개성 관광이 이어지기를 또한 바라면서 곧 전개될 백두산 관광과 한라산 관광에도 북남의 인민이 많이 참가하여 백두와 한라에 우리 민족의 만세 소리가 끊이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민재인 대통령님과 문준상 국회의장님 이하 남측의 귀빈과 손님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민재인 대통령과 내 축사가 끝나자마자 사회자가 개성 공단이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했고, 그동안 공단 재가동과 평화마을 조성에 힘쓴 관계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남의 가수 공연과 북의 예술단 공연이 이어졌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제창하는 것으로 개성 공단 재가동과 평화마을 조성 개촌식은 그렇게 끝이 났으나 그건 끝이 아니었다.
“대통령님, 평화마을부터 둘러볼까요?”
“그럽시다. 김 위원장, 그런데 개성 관광은 또 뭐요?”
“북남 협력의 상징이자 평화 지대 선언 뭐 그런 것으로 생각하십시오.”
“그게 뭔 말이오?”
“휴전선 문을 활짝 열고 개성까지 남한의 인민이나 세계의 인민이 자유자재로 놀러 와서 보고, 먹고, 자고, 쉬고 가는 그런 휴식 같은 친환경 생태도시 개성을 만들려고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