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 개성공단과 백두산관광(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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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새파래지는 사장을 보면서 민재인 대통령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장갑차 생산라인을 일일이 돌아보면서 근로자를 격려한 곧장 사천으로 가서 FA-50 생산도 독려했고, 이제 막 한국에 들어와서 조립되는 F35도 둘러봤다.
“하 사장, 우리가 F35 한 100대는 조립 생산했어야 했는데 말이야.”
“대통령님, 30대라도 우리가 배울 기술은 다 배우고, 미국에서 넘겨받은 기술까지 더하면 KFX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KFX 시제기는 어디 있소?”
“저쪽입니다.”
민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KFX 시제기를 둘러보면서 그림의 떡 같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KFX 양산시기가 아무리 빨라도 2022년부터 일 것이니 말이다.
기존 계획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120대를 양산할 예정이었으니 이만큼 당겨진 것도 다 미국에서 기술이전을 받는 등 해서였지만, 그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았다.
그럼 자신의 임기 안에 다가올 것 같은 중국과의 전쟁에는 쓸모가 없는 기체가 됐다.
그러니 그림의 떡 같은 존재였지.
하여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민재인 대통령은 한국형 소형 무장 헬기 시험 비행도 참관한 다음 곧장 K21 장갑차 생산 공장으로 가서도 역시 생산을 독려했으며, 구축함과 잠수함 생산 공장 등등에도 들러 예의 생산을 독려했다.
그 바람에 그 생산 공장들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았고, 마치 전시처럼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주적이라고요?”
“그럼 아직 주적이지. 뭐요?”
“섭섭합니다.”
국회 예산안 관련 시정 연설에서 나를 또 주적이라고 했기에 따지려고 전화를 하니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받았다.
“사람이 쫀쫀하기는, 그리고 그건 다 대내외적인 수사니 잊으시오.”
“그래도 섭섭합니다.”
“진짜 쫀쫀하게 굴 거요. 그리고 자꾸 그러면 이번에 기술자들 개성으로 보내지 않겠소.”
“알았습니다. 알았어. 그리고 보내는 김에 만월대(滿月臺) 발굴조사에 참가한 사람들도 같이 좀 보내세요. 이번에 만월대 복원 사업도 진행하게요.”
“뭐라고요?”
“고려 왕궁 만월대 복원하려고 하니 협조 좀 부탁합니다.”
만월대는 송악산 남쪽 기슭에 있는 고려의 궁궐로 서기 919년(태조 2)에 창건해 서기 1361년(공민왕 10)에 홍건적에 의해 소실됐다.
동서 445m, 남북 150m 대지에 조성된 궁 안에는 정전인 회경전을 비롯해서 장화전, 원덕전, 건덕전, 만령전 등의 전각과 각종 건축물이 계단식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13개의 성문과 15개의 궁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만월대는 그동안 남북이 여러 차례 공동으로 발굴 조사했고, 그 이후에도 북에서 발굴을 계속한 상태였다.
“진짜요?”
“예, 그래야 개성관광도 재개하죠.”
“개성관광도 재개하자.”
“하하하.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개성 시내의 모든 곳을 단장하고 정비하고 있으니 잘 좀 부탁하고, 만월대 복원 사업에 도움을 줄 학자와 기술자도 부탁합니다. 대신 경비는 모두 내가 부담하겠으니 그건 마음 놓으시고요.”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마치고, 저번 한국의 국립문화재연구소, 발굴전문기관, 대학 등의 조사단과 함께 만월대를 발굴하고, 그 이후에도 발굴 조사한 북한의 중앙역사박물관 연구자들을 개성으로 내려보냈다.
그리고는 39호실에 연락해 만월대 등 복원에 필요한 경비 1억 달러를 우선 지원해주라고 지시했다.
이러면 한국의 기술과 북의 인력이 조화를 이뤄 정전인 회경전부터 복원을 시작하면 될 것 같았다.
“어서 오시라요. 내래 국가건설감독성 권성호입네다.”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국토부 장관 김혜미입니다.”
“하하하! 듣던 것보다 미인이십니다.”
“성희롱은 아니죠?”
“물론입네다. 그런데 오늘은 굳이 장관님이 오시지 않아도 될 것인데······.”
“사실상 오늘이 첫 삽을 뜨는 날 아닙니까. 그러니 제가 와 봐야죠.”
“어떻든 잘 왔습니다. 그런데 만월대 발굴자와 복원 기술자들은요?”
나와 민재인 대통령의 통화가 있은 얼마 후 개성공단 재가동과 이산가족 상시 상봉을 위한 평화마을 조성 그리고 만월대 복원을 위한 남측 인원이 국토부 장관 김혜미의 인솔로 개성공단에 들러 이렇게 국가건설감독성 권성호와 만났다.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만월대를 복원하시려고요?”
“예, 위원장 동지께서 이미 1억 달러를 내려 보냈으니 잘 좀 부탁합니다.”
“그러면야 도와줘야지요.”
국토부 장관 김혜미와 국가건설감독성 권성호가 이런 환담을 하는 그때 개성공단 재가동 팀, 평화마을 조성팀, 만월대 복원팀은 북측 담당자들을 만나서 바쁘게 움직였다.
그중에서도 평화마을 조성팀을 이끄는 국토부 건설정책국장 김환평이 가장 바빴는데, 이유는 남에서 가져온 건설 자재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북에서 준비한 크레인 5대, 굴착기 30대, 지게차 20대도 모자라서 자체적으로 가져온 크레인과 굴착기를 동원해서 자재를 내리고, 북이 조성해 놓은 마을 부지를 살펴보고, 선별해 데려온 각 업체 책임자와 함께 집 지을 부지를 정하는 등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상하수도 시설을 위한 굴착 작업이 시작되자 그제야 그가 한숨을 돌렸다.
“자, 저기 하수관부터 옮겨주세요.”
평화마을 건설에는 북한군 2건설여단 장병들도 와 있었기에 남측 기술자들은 그들과 굴착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날 평화마을 300가구가 사용할 상하수도관 매설 공사를 마치고, 일부 업체는 바닥 콘크리트 공사를 위한 준비도 어느 정도 해놓았다.
그리고는 모두 문산으로 떠났다.
이른바 문산에 숙소를 잡아놓고 출퇴근을 하면서 공사하기로 북과 합의가 된 때문이다.
그와는 반대로 북한군 2건설여단 장병 등은 개성공단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자, 각자 안전화, 안전모, 안전조끼, 장갑 챙기세요. 안전화, 안전모, 안전조끼, 장갑을 착용하지 않으면 작업에서 열외 시키겠습니다.”
다음날 평화마을에 모듈 공법으로 개량 한옥 30채를 지으려고 온 (주)한국 한옥의 책임자 이주용이 북한군 2건설여단 장병 300명에게 미리 준비해온 안전모, 안전화, 조끼, 장갑을 나누어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들만이 아니라 흙벽돌집, 흙부대집, 모듈형 전원주택, 통나무집, 볏짚 주택 등등을 건설하려고 온 한국의 각 회사도 북한 병사들에게 안전 장비를 지급한 다음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이상 없어?”
“예, 송전하라고 할까요?”
“한 번만 더 점검하고 하자고. 시간은 아직 넉넉하니까.”
개성공단 내 평화 변전소와 공단의 전기 시설을 점검한 한전 직원들의 이 대화처럼, 평화마을 건설팀만이 아니라 공단 재가동팀도 전력 시설을 일일이 확인하고, 월고 저수지 등의 정배수장 시설도 점검했다.
개성공단이 북측에 의해서 일부 재가동됐다는 보도가 예전에 있었으나 그건 잠깐이었고, 이때는 모든 공장이 정지된 상태였으니 역시 북한의 전력난이 문제였다.
“김정철 씨, 그건 저쪽으로 가져가세요.”
“예, 조장 동무. 그런데 이렇게 하면 완성되는데 며칠이나 걸립니까?”
“조장 동무가 아니라 그냥 팀장이라고 부르세요. 그리고 빠르면 20일이면 되지만, 지금 여건을 봐서는 한 달이면 완성될 겁니다.”
“한 달이요?”
“그래요. 그리고 보시다시피 공장에서 모든 것을 만들어 와 여기서 조립만 하는데, 한 달이면 충분하죠. 그러니 그사이에 잘 배우세요.”
북한 4군단에서 근무하다가 2건설여단으로 지원해서 온 북한군 하사 김정철은 그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안전화와 안전모, 조끼에 장갑까지 주는 것도 신기했고,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일 좀 하나 싶으면 10시에 그토록 먹고 싶던 초코파이와 제과점에서 만든 빵과 햄버거, 우유, 코카콜라까지 새참이라고 줬다.
그것만이 아니라 점심때 남조선에서 만든 현장 식당에 가면 고기가 빠지지 않았고, 태어나서 처음 보는 맛있는 음식도 수두룩했다.
그리고 오후 3시면 또 새참을 줬고, 5시면 어김없이 일을 마쳤다.
그런데 그 모든 것보다 이 건축 방식 즉 모듈방식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알기로 공화국에서는 조립식패널 건물 말고, 이런 건축 방식이 아직 도입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고로 일을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모든 주택이 완성될 것 같아 불안해서 그때부터는 더 열심히 움직였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귀를 쫑긋했다.
그건 다른 2건설여단 장병도 마찬가지였으니 공사는 빠르게 진행되어 25일이 되는 날 일부 집은 완성되어 그 자태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때 북미 회담에서도 성과가 나와 이번에도 북한의 핵탄두 1기를 더 받고, 미국에서 10억 달러를 다시 한국 정부에 입금했다.
이어서는 개성공단 재개, 백두산 관광, 한라산 관광을 지지한다는 미국 국무부의 이런 성명도 발표됐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의제가 된 개성공단 재개, 백두산 관광, 한라산 관광을 우리 미국 정부는 지지하고 환영하면서 그런 일련의 조처로 말미암아 남북 양국이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조속한 시일에 핵 감축 협상이 완료되어서 한반도에 영원한 평화가 깃들기를 아울러 바랍니다.”
10억 달러 입금 소식과 함께 미 국무부의 이 성명이 나오자마자 나는 그 즉시 오지용 부위원장과 내각총리 박봉구, 민은정 등을 불러서 이렇게 지시했다.
“박 동지, 동지가 이번에 남조선으로 가서 최대한 많은 태양광 발전시설과 풍력 발전시설을 챙겨오시오. 그래서 공화국을 친환경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메카로 만듭시다. 아시겠소?”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오 동지는 이번에도 의약품과 의료용 기구, 분유, 기저귀 등을 책임지시오.”
“예, 위원장 동지.”
“식료일용공업성 조 동지는 지방 산골 인민들이 더는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가스레인지, LPG 가스 등과 오리털과 비슷한 효능을 내는 인공 충전재를 가져오시오. 알겠소?”
식료일용공업성 조영철이 대답하기에 이번에는 민은정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민은정 소좌는 우리가 제주에서 탔던 그 2인승 산악 오토바이크를 책임진다. 적당한 모델은 찾아놓았지?”
“그렇습니다. 위원장 동지.”
“뭔가?”
“화물차 겸용 2인승 산악 오토바이크는 남조선 대당공업에서 제작한 메크론이고, ATV는 6x6 대신 역시 남조선에서 만든 150cc 4x4를 선택해놓았습니다.”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