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화 〉 시간벌기(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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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의장 정영두의 이 말은 그럴싸했으나 결국에는 자리를 늘리자는 것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아 민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반응했다.
“이것 보시오. 정 의장, 진격로가 둘로 나뉘면 5기동군단에서는 20기계화보병사단이 선봉에 서고, 수도, 8, 11, 26기계화보병사단이 뒤를 받칠 것인데 뭔 그런 소리를 하시오. 그리고 그럼 그 부대들은 모두 정예 기계화 보병이 아니라는 말이오? 그런데 무슨 해병대 기동여단을 만들어서 그들의 뒤를 받치거나 선봉으로 세워요. 그리고 제7공중강습대대 등도 있지 않소.”
“그들 모두 정예 기계화 보병이 맞고, 공중강습대대 등도 있지만, 정예 기계화 보병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전장이란 언제 어디서 돌발적인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니 그에 대한 대응 카드로 해병대 기동여단을 만들어 대비하자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내가 국방 개혁으로 싸워서 이기는 군대 만들라고 했더니 자리 늘릴 궁리나 하고 있었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님!”
야당과 이미 폐간한 조성, 동앙 신문 말고 아직도 남은 일부 보수 신문에서 신독재자라고 연일 비판하는 민재인 대통령이 자리 늘릴 궁리나 하고 있었다는 말에 합참의장 정영두, 합참 수석부의장 김정철, 육군 부의장 김진규, 해군 부의장 이경호, 공군 부의장 조성식 등이 고개만 살짝 숙이는 사이 이렇게 말하고 나선 이는 해병대 사령관이자 합참 작전차장 공경호였다.
“뭐가 그렇지 않소. 굳이 5군단의 뒤를 받치거나 선봉에 세우거나 돌발적인 사태에 대비한 예비 전력을 두어야 한다면 3기갑여단을 활용하면 되는 것을.”
“그들도 좋은 예비 전력이지만, 우리 해병대만큼 완벽하지는 않으니 해병대가 북진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작전차장 당신은 해병대 사령관이 아니라 합참 작전차장이오. 작전차장. 그런데 계속 우리 해병대라고 우기면, 내 이 기회에 아예 해병대를 해체해서 태반은 육군으로 편입해버리고, 일부는 해군 경비여단과 우리 능력에 맞는 상륙연대로 만들어버리겠소. 그것이 내가 국방개혁을 한 목표이니 말이오. 즉 육해공해병 등 자군(自軍)의 이익 대신 대한민국 국군으로서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라는 말이오. 알겠소?”
“하오나······.”
“모두 똑똑히 들으시오. 오늘부터 육해공해병대를 내세우는 자가 있으면, 즉시 옷을 벗겨버리겠으니 자신 있으면 대한민국 국군의 이익이 아닌 자군의 이익을 위해 나서 보시오. 어서!”
신독재라라고 불리는 대통령이 두 눈을 부라리면서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로 이렇게 말하는데, 어느 누가 나서겠는가.
그 바람에 좀 전까지 나서던 합참 작전차장이자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도 입을 닫고 나서지 않자 좌중을 한번 둘러본 민재인 대통령이 합참의장 정영두에게 이렇게 물었다.
“합참의장, 우리가 북진하면, 분명히 중국군이 개입할 것인데, 그에 대한 대책은 세워두었소?”
민재인 대통령이 지나가는 말로 우리가 북진하면 중국군이 개입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니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보라고 한지가 벌써 한 달여 전이었다.
그에 합참의장 정영두는 부의장들과 그에 관한 대책을 세우는 중이었는데, 오늘 불쑥 이렇게 물으니 약간 당황했으나 당당하게 대답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문제니 그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할 것이오.”
“물론입니다. 대통령님.”
“믿겠소. 그리고 1기갑사단의 장비는 모두 들어왔소?”
“아직 완전히 편제되지 못했습니다.”
“24시간 공장을 완전가동해도 아직 완전히 편제되지 않았다면, 다른 부대도 마찬가지가 아니요. 참 큰일이군.”
현재 k2 흑표전차와 K21 장갑차 등은 공장에서 생산되자마자 곧장 1기갑사단으로 가져와서 사용할 인원들에 의해서 야전 테스터를 받고 있었다.
그러니 야전 테스터와 훈련 겸하고 있다고 보면 됐으나 아직 완전히 편제되지 않았으니 다른 기갑여단과 기계화 부대에 흑표전차가 배치되려면 요원해 보였다.
“회사 측에 최선을 다하라고 다시 독촉해보겠습니다.”
“그건 내가 독촉하겠으니 의장은 대중국전략이나 완벽하게 짜놓으시오.”
“예, 대통령님.”
“그럼 오늘은 이만 하십시다.”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해병대 사령관이자 합참 작전차장 공경호가 또 나섰다.
“대통령님, 대한민국 해병대를 북진의 선봉에 세워주십시오.”
“대한민국 해병대?”
“그렇습니다. 오늘부터 해군 해병대도 해병대를 위한 해병대도 아닌 대한민국의 해병대로 거듭나겠으니 제발 북진 선봉에 세워주십시오.”
“그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말이오. 그리고 육해공 구분도 없는 통합군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 마당에 아직도 일부에서는 해병대를 독립시키자는 소리도 들리는데 말이오.”
“오늘부터 그런 소리 다시는 없을 것이고, 해병대는 대한민국 해병대로 거듭날 것이니 제발······.”
대한민국 해병대로 거듭나겠다는 말에 민재인 대통령이 잠시 고민하다가 합참의장 정영두에게 이렇게 물었다.
“의장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검토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해군 부의장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봉에 서면 그 어느 부대보다 더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대통령님.”
“그럼 육군 부의장은?”
“육군만으로도 충분하니 굳이 해병대까지 필요 없습니다.”
이놈의 군발이들이 그만큼 이야기해도 아직도 자군 이기주의에 빠진 것 같아서 민재인 대통령은 한숨을 푹 내쉬면서 저번 국방개혁에서 추진하지 않았던 육해공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해서 국군사관학교로 바꾸어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당장 그럴 수는 없어서 대신 이렇게 물었다.
“지금 우리가 가진 독도, 마라도, 고준봉, 비로봉, 천왕봉, 천자봉함 등을 이용해서 적진에 상륙시킬 수 있는 병력이 얼마요?”
“전 장비를 동원하면 한번에 최대 5,000명은 상륙시킬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5,000명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그리고 굳이 그렇게 해병대에 기동여단을 만들고 싶으면, 1사단에서 그 5,000명만을 남기고 인원을 감축해서 2사단으로 보내시오. 그러면 6여단을 기동여단으로 만들어주겠소. 대신 6여단이 맡은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등은 2사단에 넘기고, 2사단이 맡은 김포는 육군 1군단에 넘기고 어떻소?”
이렇게 하면 인원감축은 없고, 전력은 크게 향상되는 것이라 공경호는 잠시 머리를 굴린 다음 이렇게 대답했다.
“의장님과 상의해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군단장!”
“예, 대통령님.”
“해병 2사단에서 김포를 넘기면 그곳을 방어할 부대를 즉각 편성하시오.”
“물론입니다.”
그날의 열띤 토론은 그것으로 끝나는 듯했으나 민재인 대통령이 빠지자마자 그때부터는 합참에 남은 장성들끼리 다시 열띤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서서히 해병 1사단의 병력을 정예화해서 대한민국 해군과 해병대가 한 번에 적진에 상륙시킬 수 있는 최대한의 병력으로 잡은 5,000명, 사실 이 병력도 현재는 무리 같았지만, 그 병력만을 남기고 나머지 인원은 해병 2사단으로 전입시켜 안 그래도 열악한 근무 조건으로 악명이 높은 2사단의 격오지를 해소해 주기로 합의가 됐다.
하고 6여단은 당연히 지금의 임무가 아닌 기동여단으로의 임무를 재수정하고, K2흑표전차와 K21장갑차를 배치받는 것도 모자라서 해병대 영문 표기인 마린(MARINE)과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SURION)의 합성어로 상륙기동 헬기가 된 마린온 20대, AH-64 아파치 공격 헬기 20대, 기타 헬기 등으로 항공대대까지 만들어서 배속하기로 했다.
이 덕분에 이 얼마 후 해병대 사령관이자 합참 작전차장 공경호는 민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소리를 들어야 했다.
“작전차장 때문에 해병 항공단의 마린온은 줄었고, 6여단에는 계획에 없던 아파치 20대와 기타 헬기에 항공대대까지 생겼으니 이를 뭐라고 해야 하오. 그리고 미국에 또 사정해서 아파치를 사야 하는데, 그 비용은 사령관 월급에서 까겠소. 알겠소?”
“그렇게 하십시오. 대통령님!”
“그런데 월급이 얼마요?”
“제 월급으로는 아파치에 장착되는 헬 파이어 미사일 한 발도 못 삽니다. 대통령님.”
“뭐라고? 그런데 그렇게 우겨서 일을 이렇게 만들어.”
“대통령님이 대한민국 해병대에 베풀어준 은혜는 전장에서 피로 보답할 것이니 믿어주십시오. 그리고 감사합니다.”
“그 말 나중에 입증하지 못하면, 차장을 총살하고, 해병대는 완전히 해제해버릴 거요. 알았소?”
무시무시한 이 엄포에도 해병대 사령관 겸 합참 작전차장 공경호는 배시시 웃었다.
왜 안 그렇겠는가.
해병대 전체 인원은 단 한 명도 줄지 않고, 6여단이 기동여단이 됐으니까.
이 덕분에 전차부터 K2 흑표로 바뀌고 있었고, 장갑차는 K21로 바뀌고 있었으니까.
거기에 천무 다연장과 천궁 지대공 미사일을 갖춘 방공포병대대까지 붙고, 숙원과도 같았던 공격헬기까지 생겼다.
그것도 AH-64 아파치로 말이다.
그런 그와는 반대로 민재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 서진성과 상의한 끝에 기어이 이런 지시를 내렸다.
“장관, 장관과 합참에서 잘 알아서 하겠지만, 해병 6여단을 3개 전차 대대와 1개 장갑차 대대, 1개 공중강습대대, 1개 포병대대, 1개 항공대대와 기타 직할 중대로 편성해주시오. 제1파가 아닌 제2파 최선봉에 설 수도 있으니까 장비는 모두 최신형으로 해주시고요.”
“그러겠습니다.”
“주둔지는 김포보다는 파주가 좋겠죠?”
“예, 가까운 곳에 훈련장도 있고, 국방개혁 통폐합으로 아직 비어있는 기존 부대 주둔지도 있으니까요.”
“그럼 그리로 배치하고, 장관이 틈만 나면 6여단으로 내려가서 애들이 입에 거품을 물도록 특별히 훈련하시오. 그래서 그 공경호가 어찌 나오는지 한번 봅시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국방부 장관 서진성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얼마 후 민재인 대통령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물었다.
“저번 귀국 해병대에서 퇴역한 AH-1W 슈퍼코브라를 무상으로 준다면서 그건 어찌 되었습니까?”
“내가 그런 말을 했소.”
“이거 왜 이러십니까.”
“사실 그때는 민 대통령이 하도 고집을 부리고, 모든 무기 수입을 중단하는 바람에 달래려고 그랬지만, 이제 모든 것이 원만하게 돌아가는 이 마당에야 공짜는 좀 그렇지 않소. 하고 원래 그 헬기는 해외에 유상 판매하는 거요.”
“그럼 또 무기 도입을 중단하고, 김정은에게 핵 감축 협상도 중단하라고 해야겠군요. 나는 그 헬기 주면 아파치 20대와 다른 것도 더 주문하려고 했는데.”
“하하하! 민 대통령, 이거 왜 이러시오.”
“이거 왜 이러시오. 그건 내가 먼저 한 말이니 공짜로 줄 거요? 말거요?”
“다른 나라에서 그 헬기를 얼마에 구매하려고 하는지 아시고서 하는 소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