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화 〉 북미협상(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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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육군의 드러난 대략적인 전차 숫자는 다 합쳐서 약 7,500대, 물론 신형인 99식 전차는 약 800대, 96식 전차는 2,500대, 88식 전차 500대였으나 88식 이하도 전차는 전차였다.
그런데 그에 맞설만한 북한의 선군, 천마, 폭풍호는 현재 약 3,000대뿐이었다.
물론 T-55 급 1,600대도 있었지만, 그건 전력 외로 해야 했으니 믿을 것은 역시 남한의 흑표뿐이었으나 들리는 언론보도로는 아직 생산된 숫자가 600대도 안 된다니 약간 걱정은 걱정이었다.
그러나 공군을 생각하면 또 걱정이었고, 해군을 생각해도 또 걱정이었다.
하나 누가 뭐라고 해도 가장 걱정은 아무래도 중국이 가진 핵전력이었다.
공식적으로는 260기라는데,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으니까.
북한도 올해만 지나면 150기를 가지니 설마 중국이 같이 죽자고 핵을 사용하지는 않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해도 좀처럼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으니 지금 상황에서의 최상은 미군이 확실하게 참전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설마 중국이 미국과 북한을 상대로 동시에 핵전쟁을 벌이지는 못하리라는 한 가닥 희망은 있었기에 말이다.
그러나 아직은 그것도 불확실했다.
‘모든 것을 하늘에 맡겨야 하나. 나를 김정은으로 환생시켰으니 설마 중국과의 전쟁에서 패전하고 전범으로 잡혀 죽도록 만들지는 않겠지. 어휴!’
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다음날부터는 선군호 생산 공장에 가서 역시 금일봉을 주면서 격려하고, 이어서는 번개 5호와 6호 대공미사일 생산 공장에도 들렀다.
“위원장 동지, 보시는 것을 번개 5호 지대공 미사일로 3연장 발사 차량과 레이더 차량, 지휘통제 차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거리는 40km입니다.”
“번개 6호는 저것이오?”
“그렇습니다. 역시 발사 차량, 레이더 차량, 지휘통제 차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거리는 100km입니다.”
“신형 번개 7호는?”
“신형 번개 7호 역시 각 차량으로 구성되며 사거리는 250km입니다.”
“2016년 4월과 2017년 5월 28일 시험발사 이후 더 개량되었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총참모장, 시험발사를 한 번 더 해봅시다. 그래야 더욱더 정확한 성능을 알 수 있으니까 말이오.”
“준비하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고사포와 화승총 휴대용 대공미사일 등을 제외한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은 통칭 이렇게 번개 시리즈로 불렀다.
구형인 번개 2호의 북한 개량형은 사거리 48km, 번개 3호는 사거리 13~35km, 고도 18Km, 위에 언급한 번개 5호는 사거리 40km, 번개 6호는 사거리 100km, 번개 7호 최신형은 사거리 250km였다.
“그러시오. 그리고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영변에 번개 6호와 7호 미사일 각 500기 합쳐 1,000기를 배치하시오. 그럼 그곳에 있는 5N62 교전 레이더와 이미 배치된 미사일과 함께 평양 북쪽의 방공망은 더욱더 강화될 테니까 말이오.”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영변에는 이미 내 명령으로 각 포병 군단에서 차출한 152mm 자주포 108문, 170mm 자주포 108문, 240mm 방사포 108문, 300mm 방사포 108문을 보유한 막강한 포병 사단이 배치되어 있었고, 대전차 연대와 기타 경보병연대, 기계화 여단도 있었다.
또 기존 미사일 기지도 있었는데, 그곳에는 번개 3호와 번개 5호 등이 지하화되어 있었기에 개전 초 중국이 그곳을 선제 타격한다고 가정해도 90% 이상은 살아남아서 반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남북이 탄도미사일 2만 발로 중국의 주요 전략 요충지를 선제 타격해 버리면 어떻게 될까.
어떻든 나는 북한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통일 전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쟁 없이 통일될 확률이 있다면, 이렇게 중국과의 전쟁을 기정사실로 놓고 대비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그건 꿈같은 이야기가 분명했으니 유비무환, 이렇게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꿈같은 일이 일어나서 전쟁 없이 통일되면 더 좋고 말이다.
“최 장관,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대는 북한으로 출발했소?”
“예, 대통령님.”
“그렇다면 또 말하지만, 석유와 천연가스를 발견해 시추하더라도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돈 잔치는 단돈 10원도 없소. 무슨 말인지 잘 아시겠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과 지금 북한에서 금·은·동 등을 찾고 있는 광물자원공사까지 지지난 정부에서 자원외교로 날려먹은 국민의 피 같은 돈을 생각하면, 그에 관련된 모든 직원을 해고하고, 그 세 곳을 통폐합해 버려야 마땅하나. 아니지. 이 기회에 그 세 곳을 통폐합할 방도를 찾아보시오. 장차 북한 지하자원을 개발하려면, 지하자원 개발을 담당하는 단일 공사가 있었으면 좋겠으니까.”
민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최원영 산업통상부 장관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으나 부처로 돌아가서는 담당자를 불러 방안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이로써 지지난 정부의 자원외교에서 실패해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해 출범한 한국광업 공단을 없애고, 광물자원공사와 석유공사, 가스공사 세 곳을 통폐합하는 일이 추진됐다.
“어서 오시오. 나 노동당 부위원장 오지용이오.”
“반갑습니다. TV에서 보던 것보다는 실물이 훨씬 미남이시군요.”
“그 김 동무는 농담도 잘하시오.”
노동당 부위원장 오지용과 인사를 나누는 사람은 산업통상부 차관 김길수였다.
그는 이번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대를 데리고 방북해 이렇게 그와 만났다.
내가 오지용 그를 이 일에 보낸 것은 그만큼 신뢰한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일사천리로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국가 자원개발성에 맡겨 놓으면 일이 질질 늘어지는 특성이 있었으니까.
어떻든 이렇게 인사를 나눈 남북관계자들은 그래도 가장 먼저 국가 자원개발성으로 가서 석유 담당자로부터 브리핑부터 받았다.
그동안 북한 석유 탐사에 나섰던 스웨덴, 호주, 영국 등의 석유 개발사들이 북한 유전 탐사에 투자했다가 줄줄이 짐을 싸고돌아간 전력이 있었는데, 이 결과 북한이 불확실한 석유 매장량을 뻥튀기해서 외자 유치만 유도한다는 의혹을 일게 했다.
그러나 2004년 영국 석유개발회사인 아미넥스가 북한 조선원유개발총회사와 20년간 원유를 탐사하고 개발하기로 계약했고, 그 탐사 작업을 진두지휘한 이가 마이크 레고인데, 그가 북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을 확신한다면서 내놓은 자료가 제법 신뢰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자료에서 지목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 지역으로는 평양, 재령, 안주~온천, 길주~명천, 신의주 유역, 해양에서는 서한만과 동해였다.
“그러니까 그 레고라는 사람이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길주~명천 유역의 경우 천연가스가 부존할 가능성이 크고, 시추공에서 가스와 원유 유입도 있었으며, 두꺼운 셰일층도 발견했다. 그것이군요?”
“그렇소. 그리고 2005년 재령 유역 서부의 대동강 부근에서 지표면으로 원유와 가스가 유출되는 현상을 촬영한 사진도 있소. 그 사진 속에는 표면까지 올라온 원유가 물과 섞여 가로 50cm의 기름 막을 형성하고 있고, 다른 사진에서는 원유 주변에 가스 거품이 이는 현상이 포착되어 있소.”
“그렇군요. 하고 그가 탄성파 탐사를 진행했다고 했소?”
“그렇소. 하면 어디부터 탐사해 보겠소?”
“남에서 가장 가까운 재령부터요. 그런데 러시아, 중국과도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 채굴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아는데, 그들과의 마찰은 없겠소?”
“그건 내가 말해주겠소.”
오지용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말한 것은 그때였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에 남에서 온 이들은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중국, 러시아, 기타 국가와 맺은 공화국의 지하자원 탐사, 채굴 계약은 지난 4월 모두 파기 됐소. 이는 위원장 동지의 결단으로 그 덕분에 공화국은 제법 많은 배상금까지 지급해야 했으나 위원장 동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소. 우리의 지하자원은 외국의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것이고, 우리 민족을 번영으로 이끌어 줄 보물이라고 말이오. 그러니 남조선 관계자 여러분은 아무 걱정하지 말고, 탐사 개발에만 신경을 써주시오. 다른 모든 일은 내가 다 처리해주겠으니까.”
“그런 일이 있었군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그럼 재령으로 당장 가시려오?”
그렇게 한국의 탐사대는 재령으로 가서 마이크 레고라는 사람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탄성파 검사를 하면서 땅속에 퇴적층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원유나 가스로 변하는 근원암을 찾아내고, 또 대기보다 가벼워서 지층의 틈을 파고 지표면으로 올라오는 원유나 가스의 움직임을 포착하려고도 노력했다.
석유 탐사는 대략 지표 조사, 물리 탐사, 탄성파 탐사, 시추 탐사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석유 부존을 위한 4대 필수 조건으로는 근원암 즉 석유와 가스를 생성할 수 있는 유기물을 함유한 암석이 있어야 하고, 저류암 즉 다공질의 암석으로서 탄화수소 보존에 적합한 암석, 트랩 즉 저류암 내에 탄화수소를 포획 저장할 수 있는 구조, 덮개암 즉 포획된 석유가 새나가지 않도록 차폐 역할을 하는 암석이 있어야 했다.
“차관님 과연 석유가 있을까요?”
“김 국장, 지난 1998년 1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평양이 기름 위에 떠 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한 것 알지요?”
“그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정 회장은 그때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서 북한 기름을 들여오기 위한 파이프라인 가설작업을 곧 시작하겠다고 했지요. 그러니 믿어 봅시다. 그 마이크 레코라는 사람의 증거도 제법 신빙성이 있는 것 같으니까.”
그 이전인 지난 1997년 북한은 일본에서 조선유전설명회를 개최 석유 부존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하루에 450배럴 생산할 수 있는 유전 하나를 발견했다고 한 적이 있었다.
하루 최소 2만 배럴은 생산되어야 경제성이 있었기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북한에 미미한 양의 석유가 있다고 생각했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에 누구도 투자하지 않았다.
어떻든 그렇게 황해도 재령에서 석유 탐사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에서는 다시 협상이 개시됐다.
“북미 상호불가침조약을 맺자는 우리의 제안은 어떻게 되었소?”
“그건 아직 결정을 내지 못했소.”
“아니, 왜요?”
“우리만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서.”
“미국만 결정하면 되지 또 누가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오. 설마 일본?”
“그건 아니요.”
“그럼 뭐요? 이 상태로 계속 대치 상태를 유지하자. 그래야 당신들 공화당에 유리하다. 뭐 그런 거요? 예전 남조선 영화에서 분단국가 국민은 분단 그 자체보다 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자들에 의해서 더 고통을 받는다고 하더니 지금 당신네가 딱 그 모양이군. 그러다가 국민에게 철퇴를 맞소. 알겠소?”
이렇게 말한 채용해가 다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바람에 그날의 회담은 또 아무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