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9화 (39/470)

〈 39화 〉 북미협상(7)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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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자신이 말한 핵심을 찌르자 미 국방부 장관 마티스가 이렇게 대꾸했다.

“그렇습니다. 그럼 미들급이나 로급인 한국의 전투기는 자국에서만 날아다니게 될 것입니다.”

“판스, 어떻게 생각해?”

“북한 미사일 발사와 비핵화, F35와 공중조기경보기, 각종 미사일과 무기 판매, 한국과의 동맹, 대통령의 재선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것뿐으로 생각하고, 중국과의 문제도 고려하면 더 한국을 우리 편으로 끌어당겨야 하니 이만 결단하시죠.”

미국에서 이런 결론이 나는 즈음 헛발질을 한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조성신문과 보수야당이었으니 그 시작은 당연히 조성신문의 일면 기사였다.

“한미일 동맹을 파기하려는 민재인 정부는 김정은과 무슨 거래를 했기에 북괴가 일본에 핵미사일 공격을 운운하게 했는가? 그리고 도대체 F35는 왜 도입 중단했는가?”

이 조성신문의 대문짝만한 제목을 단 이 일면 기사를 받아 야당 대변인이 이런 논평을 냈다.

“오늘 자 언론기사에 따르면 청와대가 북괴와 밀약을 맺고, 우리의 동맹국인 일본을 핵 공격하도록 부추겼답니다. 참으로 통탄을 금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국방안보 분야 추경예산 35조 원을 통과시켜 주었는데도 F35 도입을 중단한 이유가 북괴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렇다면 이는 이적행위로 민재인 정부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은 물론 국가보안법에도 저촉을 받게 될 겁니다.”

그러나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한 것은 정부가 아니라 조성신문과 야당이었으니 첫째, 이 기사와 야당 대변인의 논평이 나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수구 세력 수백 명이 청와대 앞에서 동조시위를 벌였다.

그리고 이것이 시발점이었다.

“동맹국 일본을 공격하려는 민재인은 자폭하라!”

“빨갱이 민죄인을 탄핵하자!”

“김정은에게 뭘 받아 처먹었나!”

“민재앙은 즉각 하야하라!”

대충 이런 구호가 난무하자 지지율이 90%까지 치솟은 대통령의 인기에 힘입었는지는 몰라도 지나가던 시민과 청와대를 관광하던 관광객 대다수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오히려 그들에게 욕을 하면서 삿대질을 해댔다.

그러자 조성신문이 또 그걸 정당한 시위에 대한 테러라고 선동하는 속보를 내보냈고, 야당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시 비슷한 구호를 외쳐댔다.

그 바람에 그날 저녁부터 조성신문과 야당 의원들에게는 항의 전화와 항의 문자 수천 통, 18원 후원금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간혹 조성신문 사옥과 야당 당사에 달걀이 날아가기도 했다.

그러니 다음날 조성신문 일면에는 당연히 이런 기사가 실렸다.

“언론과 야당, 건전한 시민들의 정당한 비판에는 귀를 닫고, 여론을 선동하여 공격하는 민재인 정부! 또다시 여론 조작인가?”

이 일면 기사에 야당과 여타 보수 언론까지 가세해서 온종일 맹공을 퍼붓자 여당과 민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예전처럼 보고만,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이 2019년이 되면서 일어난 변화라면 변화였다.

그 바람에 둘째, 그 다음 날 여당과 민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성신문과 야당 당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면서 조성신문 폐간과 야당 해산을 외쳤다.

“아직 청산하지 못한 적폐세력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청산하자!”

“청산하자!”

“청산하자!”

“친일 족벌 적폐 조성신문을 폐간하라!”

“폐간하라!”

“폐간하라!”

셋째, 이 집회가 열린 다음 날 수구 세력 수백 명은 대한문에서 여당과 민재인 대통령 지지자 약 1만여 명은 광화문에서 각각 지지 집회를 열어 서로 민재인 정부 타도와 조성신문 폐간, 야당 해산을 외쳤다.

그 와중에 일부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몸싸움이 일어나 수십 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넷째는 그 다음 날로 어제의 충돌로 말미암아 병원에 입원한 환자 대부분이 수구 세력이라는 조성신문의 보도에 열 받은 세력의 동참으로 수구 세력은 세를 불려 약 1만여 명이 대한문 광장에 모였고, 그에 맞서 여당과 민재인 대통령 지지자 약 2만여 명은 광화문 광장에 모여 역시 같은 시위를 벌였다.

그런 그 다음 날 아침 또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조성신문이었고, 야당은 앵무새처럼 그것을 따라 반복했다.

“대한문 앞에서 선량한 집회를 하던 참가자들을 폭력으로 짓밟은 여당과 민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검찰은 즉시 그들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는지를 수사하고, 그 시위 자금이 혹시라도 청와대, 국정원, 전경련에서 나왔는지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조성신문과 여타 수구 언론, 야당의 이런 선전선동에 힘입어 그날 저녁 수구 세력 1만여 명이 다시 대한문에 모여서 집회를 열었다.

그러자 여당과 민재인 대통령 지지자 약 2만여 명도 광화문 광장에 모여 맞불집회를 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또 조성신문과 여타 수구 언론, 야당이 선전선동을 하고, 여기서 밀리면 죽는다는 듯 또 그렇게 양측의 집회가 열리기를 얼마나 했을까.

대한민국은 마치 지난 2016년 겨울의 그 촛불시위 정국으로 회귀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그런데 그렇게 대한민국이 더 시끄러울 수 없을 만큼 시끄러워진 어느 날 이제 기회가 왔다는 듯 민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특별성명이 있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즈음 벌어지고 있는 수구 세력의 시위와 이를 뒤에서 조종하는 듯한 조성신문과 야당에 심히 우려를 표하면서 먼저 F35 도입지연에 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도입하는 F35는 작년에 이미 6대가 들어와서 실전에 배치됐고, 올 2019년에 들어오기로 한 10대는 정부가 미국 측에 독촉해서 역시 이미 들어와 곧 실전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2020년 12대, 2021년 12대, 정부가 추가 발주한 40대, 다시 발주한 80대와 내년에 발주할 40대 중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려고 대기 중인 기체는 안타깝게도 64대이고, 나머지는 조립 중이거나 조립 대기 중입니다. 여기서 왜 제가 안타깝다는 표현을 사용했는가 하면 정부는 이미 들어온 16대와 2020년과 2021년 들어올 24대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국내에서 조립 생산하려고 미국과 협의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협의를 위해서 잠시 도입을 중단한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말입니다.”

민재인 대통령의 성명이 순간 끊기고, 극적인 장면이라도 연출하려는 듯 잠시 숨을 고르자 기자들도 숨을 고르면서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실시간으로 브리핑이 전파를 타고 있었기에 대통령은 그렇게 오래 뜸을 들일 수 없이 곧바로 성명을 이어가야 했다.

“그런데 조성신문과 야당은 그것도 모르고 정부가 북한과 무슨 뒷거래를 한 것처럼, 편파보도로 사실을 왜곡했으며, 이제 시위를 부추기고 있으니 정말 국민의 준엄한 심판은 누가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더불어서 자기들이 정권을 잡고 있던 지난 정부가 F35를 도입하면서 어떤 일을 벌였는지 벌써 잊은 것입니까. 엉터리 계약으로 기술이전이나 제대로 받았습니까. 무엇을 어떻게 했습니까. 정말 벌써 잊었다면 똑똑히 기억나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그런 매국을 하지 않으려고 저부터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그 문제로 어제까지 수십 차례 전화통화로 협상하고, 주미 대사, 국방부 장관, 방위사업청장, 외교부 장관까지 총동원되어 전방위로 협상 압박하여 F35 30대를 국내에서 조립 생산하기로 협상을 완료했고, 정비창 계약, 부품 생산 계약도 마무리 지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게 조성신문과 야당이 주장하는 이적 행위입니까. 아니면 저들이 지난 정부에서 보여준 F35 도입이 매국 행위입니까. 그리고 또 있습니다. AH-64 아파치 공격헬기 36대 추가 도입을 대가로 한국형 소형 무장 헬기 기술지원을 받기로도 했으며, 절충교역도 100%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하고 그동안 미국 업체가 성능개량사업을 반대했던 FA-50도 레이더를 AESA 레이더로 바꾸고, 미사일을 추가 장착하는 등 성능개량사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우리에게는 팔지 않겠다던 EA-18G 그라울러도 호주처럼 다운그레이드가 아닌 미군이 사용하는 동일 기체 아니 더 업그레이드된 기체로의 도입도 성사시켰습니다. 하여 묻겠습니다. 어느 것이 이적 행위이고, 어느 것이 매국 행위입니까?”

이 물음에 기자들이 잠시 웅성거렸으나 곧 대통령이 다시 말을 잇자 이내 춘추관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일본이 우리와 협력관계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국민 여러분이 다 생각하듯 그렇게 달가운 협력국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일본이 북한을 핑계로 핵 무장을 하겠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겠습니까. 그런데 조성신문과 야당은 우리나라의 언론과 정당이 아니라 마치 일본의 대변인 격인지 국익은 생각하지도 않고, 무조건 일본 편만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이 말을 돌려드립니다. 일본이 그렇게 좋으면 일본에 가서 살아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역내의 불안을 일으키는 북한 미사일 발사 취소를 요청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아직도 색깔론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사실을 왜곡하고, 시위를 부추기며, 오래간만에 다시 조성된 남북화합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세력이 있습니다. 하여 묻겠습니다. 그럼 누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하겠습니까. 이상입니다.”

이 대국민 특별성명이 결정타였다.

그리고 이 성명과 앞의 사건들이 겹쳐 그날 오후부터 조성신문과 야당 당사에는 다시 달걀이 날아갔고, 돌이 날아갔으며, 그날 저녁에는 약 2만에 이르는 시민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조성신문 폐간!”

“야당 해제!”

“친일 민족반역자 처단!”

“일본으로 가라!”

이런 구호가 난무하는 가운데 그날 조성신문은 촛불 시위대에 포위됐고, 그 와중에 몇몇 조성신문 기자가 다치는 사태도 일어났다.

그러자 조성신문과 야당이 마치 입을 맞춘 듯 이런 논평을 내놓으며 그 와중에도 선전선동을 멈추지 않았다.

“폭력시위를 조장하는 민재인 대통령과 여당이야말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며, 정쟁을 유발하는 대통령의 언행이야말로 탄핵감이자 공직선거법 위반행위다.”

이 논평과 전 포화를 집중적으로 동원한 선전선동에 다음 날 대한문에 모인 수구 시위대는 약 2만, 그러나 광화문 광장에 모인 촛불 시위대는 5만으로 불어나 조성신문은 아예 출입이 통제됐고, 직원들은 퇴근도 못 하고 갇혀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시위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아서 조성신문과 야당의 선전선동이 도를 지나칠수록 광화문 광장에 모이는 촛불 시위대는 점점 불어나서 마치 지난 2016년 그 겨울의 촛불 집회가 이제는 진짜 재연되는 듯했다.

아니, 그런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리고 그때 다 청산하지 못한 적폐를 이번에는 반드시 청산하자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으니 시위대는 다음날 10만으로 불어났고, 이에 맞추어서 조성신문과 야당도 역시 민재인 정부와 촛불 시위대야말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란 선전과 색깔론 선동에 연일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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