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 북미협상(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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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본심을 꺼내자 민재인 대통령은 한숨을 한번 내쉰 다음 이렇게 대꾸했다.
“이보시오. 스텔스 기술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미국이 이미 이전해준다고 한 기술 달라는 건데, 정말 너무 한 것 아니오. 그리고 우리보다 F35 많이 사는 나라 있소? 일본이 계획한 전부를 도입하면 최고가 142대 아니오. 영국이 138대, 이탈리아가 90대, 이스라엘이 50대인데, 우리는 200대요. 하면 어떤 대우를 받아야겠소?”
트럼프는 다시 할 말이 없어지고 말았으나 그렇다고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었다.
“최고 대우를 받아야겠으나 우리 입장도 좀 고려해주시오.”
“당신이야말로 우리 처지를 고려해주고,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말 잘 생각해 보시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아테네 출신의 역사가이자 장군이었던 투키디데스(Thukydides, BC 460?∼BC 400?)가 편찬한 역사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주장한 말이다.
그에 따르면 기원전 5세기 기존 맹주였던 스파르타는 급격히 성장한 아테네에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이에 양 국가는 지중해 패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게 된다.
투키디데스는 이 전쟁의 원인이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대한 스파르타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유래된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급부상한 신흥 강대국이 기존의 세력 판도를 흔들면 현 최강대국 때문에 결국은 무력충돌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즉 중국이 급부상해 기존 세력판도를 흔들고 있으니 미국은 그것이 두려워 전쟁을 일으킬 것이란 뜻이다.
그래서 민재인 대통령이 이 말을 강조한 것이다.
“잘 생각해 보겠으니 당장 미사일 발사를 중지시키시오.”
“그럴 권한이 내게는 없으니 속히 답이나 주시오.”
양국 정상의 통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이 같을 수는 없었으니 민재인 대통령은 느긋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를 끊자마자 참모들과 머리를 맞대고 열띤 토론을 할 수밖에는 없었다.
그런데 뭔가 결론을 내리지도 못한 그 다음 날 북한의 채용해가 CNN과 이런 인터뷰를 했다.
“CNN의 오드리입니다. 채 부위원장께서는 핵 감축 협상을 하려고 오신 것으로 아는데, 사실인가요?”
“그렇소. 그런데 미국은 핵 감축 협상을 하자고 우리를 불러놓고 일언반구 말이 없소. 그래서 내일까지 답을 주지 않으면, 우리는 공화국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에 따라서 영원히 핵 감축 협상은 없을 것이오.”
“미국 정부가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말인가요?”
“맞소. 아예 협상할 마음이 없는 것 같소. 이로써 공화국은 공식적인 핵보유국이 된 것 같소. 왜냐하면, 미국이 우리의 핵무기 감축에 아무 말 없이 지금처럼 인정하고 있으니 말이오.”
“그럴 리가요?”
“그렇지 않으면 뭐 때문에 협상에 임하지 않겠소.”
“그건 귀국에서 하와이와 일본 동경 앞 공해에 미사일을 쏜다고 협박한 때문이고, 일본이 핵 개발에 나서면 핵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한 때문이겠지요.”
“그건 모르고 하는 소리요. 이 협상이 개시되면 곧바로 미사일 발사는 취소될 것이오. 그럼 일본이 핵 개발 한다는 무모한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고, 공화국도 핵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오. 고로 그 모든 일을 푸는 첫 단추가 이 협상인데, 미국이 협상을 등한시하고 있으니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소.”
채용해 말에 약간의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오드리 CNN 기자는 그의 결단에 찬 눈을 찬찬히 한번 바라본 다음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귀국은 정말 핵 감축을 할 마음이 있으세요? 그래서 미국에 온 거에요?”
“그렇소. 아니면 미국의 제재 대상인 내가 왜 왔겠소.”
“그런데 미국이 협상을 등한시한다고요?”
“하하하! 이제야 말귀를 알아듣는군요. 바로 그렇소.”
“그럼 왜 미국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고 생각하세요?”
“이미 말했듯 공화국의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 아니겠소. 그리고 기자 선생에게 보너스를 드리자면, 올해 공화국은 사거리 1만km 이상 대륙간탄도미사일 50기를 더 생산 실전 배치할 것이오.”
이 말이 결정타였다.
CNN 오드리 기자는 물론 그 인터뷰를 진행한 관계자는 물론 시청자 모두가 한 방 먹은 것 이상의 멍한 표정으로 채용해의 입을 쳐다보다가 이내 표정에 공포가 물들어갔으니까.
“설마 그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이번에 쏜다고 한 화성-17형?”
“그건 극비 사항이오.”
“그럼 귀국에서 실전 배치한 미사일은 몇 기죠?”
“그것도 극비사항이지만, 이 미국을 타격할 미사일은 최소 100여 기 이상이고, 올해가 지나면 그 50기도 추가될 것이오. 물론 일본을 타격할 미사일도 그 정도요. 그런데도 미국은 핵 감축 협상에 임하지 않소.”
채용해의 CNN 인터뷰는 이렇게 끝이 났다.
그러나 그 반향은 절대 만만하지가 않아서 그에 관한 보고와 그 인터뷰 장면을 본 트럼프는 길길이 날뛰었다.
“이 로켓맨 자식이 갈 데까지 가보자는 거야. 뭐야.”
“.......,”
“왜 말들이 없어. 뭐라도 말해봐!”
“........,”
“마티스, 그 로켓맨 자식을 당장 죽여 버려. 그도 아니면 선제타격을 하거나. 당장!”
“참수작전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이상 실행할 수가 없다는 것 잘 알지 않습니까. 그리고 북을 폭격했다가는 한국이 문제가 아니라 당장 일본이 침몰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오사마 빈 라덴도 아니고 특각과 초대소가 몇 곳인데, 어떻게 있는 곳을 찾아내 죽인다는 말인가.
그리고 완벽한 스텔스기가 아니면 미국의 어떤 침투수단도 다 북한의 방공망에 걸려 벌집이 되고 만다.
그러니 오사마 빈 라덴을 죽이려고 동원한 그런 스텔스 헬기는 평양 근처에 와보지도 못하고 콩가루가 될 것이다.
또한, 최후까지 그를 호위하던 호위병은 서넛이었지만, 내 주변에는 호위사령부 직속 경호 병력만도 1만, 기타 병력까지 합치면 10만이었다.
그런 나를 죽이려면 미군 몇 명이 평양으로 와야 할까.
핵 폭격으로 나를 죽인다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그리고 그랬다가는 진짜 일본이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불바다가 될 것이다.
즉 극비인 남포태산과 학성산 핵 기지 사령관이 바로 미친놈, 미국과 일본이라면 치를 떠는 미친놈으로 북한이 선제공격을 받고, 내 생사가 불분명하면 즉시 미국과 일본에 반격하라고 특명까지 내려놓았으니 그는 즉각 내 특명을 수행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북한을 선제공격하려고 했으면 2015년 이전에 해야 했고, 지금은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뒤였다.
“그 자식은 일본을 공격 못 해!”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못해!”
“한국인 중 일본을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몇 %인지 아십니까. 그리고 북한은요. 그러니 반드시 공격하고도 남습니다.”
“핵미사일을 중간에서 요격하면 되잖아?”
“그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한 발만 쏘겠습니까. 그러니 우선 노동 미사일 등을 동원해서 동해에 있는 일본 이지스함과 홋카이도를 향해 쏘아 미끼를 던지고, 그다음에는 무수단, 대포동 등 수십 발의 미사일과 함께 도쿄를 향해 쏘면 일본은 막아낼 수 없습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트럼프가 길길이 날뛰자 마티스 국방부 장관은 물론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으나 그가 어느 정도 화를 가라앉히자 판스 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
“조립생산 10대, 일부 부품 생산, 지난 2015년에 약속하고 안 준 기술은 이전해주죠. 그리고 한국형 헬기는 기술 지원을 해주는 척만 하고, 절충교역도 어느 정도는 해주고, 요구한 무기는 모두 판매하죠.”
이렇게 말했는데도 트럼프가 대답이 없자 판스가 기어이 이렇게 말을 덧붙였다.
“다른 나라와 우리 미국이 사용할 것도 전용해서 한국으로 보내려고 현재 대기 중인 F35가 64대이고, 나머지는 조립 중이거나 조립 대기 중이며, AH-64 아파치 13대도 대기 중이고, 나머지 23대는 조립 중이며, EA-18G 그라울러도 생산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 중이며, E-8C 조인트 스타즈 공장도 멈추었고, 각종 미사일과 탄약도 무더기로 쌓여있습니다. 또 보잉에서도 속히 일이 타결되어 EA-18G 그라울러와 공중조기경보기 등까지 팔기를 원하고 있고, 이미 한국으로 간 F35와 각종 무기 대금도 받지 못했으니 빨리 결정하시죠.”
“그렇다고 해도 정비창은?”
“지금도 우리 전투기 등이 정비를 받는 대한항공 정비창과 계약해서 한국이 마음대로 뜯어볼 수 없도록 하면 됩니다.”
“그 기술자들도 다 한국인이고, 일부 부품을 생산하게 해주면 다 소용없는 짓 아냐.”
F15K의 경우 제작사인 보잉과 맺은 기술 협약서(TAA) 때문에 아직도 기술 통제가 심하다. 기술이 없어 못 고치는 경우는 어쩔 수 없겠지만, 간단한 교체나 수리 기술이 있는 상황에서도 쉽사리 고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보잉이 생산 설비를 폐쇄하면, 부품도 구할 수 없다.
그러면 아예 다른 장비를 장착하는 개량 사업이나 다른 기체의 해당 부품으로 교체해 운용하는 동류 전환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니 우리로서는 우리가 자유롭게 정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하고, 미국은 그런 권리를 주지 말아야 한다.
“최대한 협상을 해봐야죠.”
“지금 하는 꼴을 봐. 한국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거야.”
“그럼 정비하라고 하세요. 다 우리의 자업자득이니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동안 한국이 우리 호구 노릇 해준 보답이라고 생각하세요.”
“뭐?”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마티스, 무슨 수가 없을까? 그리고 우리가 2015년에 안 준 기술이 뭐지?”
“부통령의 말처럼 지금은 그렇게 해주는 것이 최선일 것 같고, 기술이전과 함께 정비까지 하게 해주어도 그들이 만들 전투기는 F15에도 미치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하고, 그때 주기로 하고 주지 않은 기술은 크게 위상배열레이더(AESA), 전자파 방해장치(RF재머), 전자광학 추적장치(EOTGP), 적외선 탐색추적장치(IRST) 이 4가지입니다.”
지난 2015년 F35 도입으로 받기로 한 기술 중 이 위상배열레이더(AESA), 전자파 방해장치(RF재머), 전자광학추적장치(EOTGP), 적외선탐색추적장치(IRST) 기술은 우리가 받지 못했으니 이는 미국이 우리를 항공업계 경쟁자로 생각한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그 4가지 기술에 정비와 조립생산까지 허락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런데 마티스, 정말 한국이 지금 만들고 있는 전투기가 F15에도 미치지 못할까?”
“자기들 말로는 그 이상이라고 하나 그 이하일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F22를 따라오려면 적어도 30년은 더 걸릴 것이니 그사이에 우리는 6세대를 넘어 7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면 됩니다. 그러니 이쯤에서 허락해주시고, 판매대금을 받으면 7세대 전투기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유리합니다.”
“한국이 4세대 또는 4.5세대 전투기 만들 때 우리는 6세대, 7세대 전투기 만들고, 그 한국의 전투기(KFX)에 대항해서는 F15와 F16 가격을 다운해서라도 팔자는 말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