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6화 (36/470)

〈 36화 〉 북미협상(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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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 말에 트럼프는 저번 민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가 한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본 다음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통일을 할 계획이 확실한 것 같아. 그랬기에 저번 민 대통령이 나보고 중국이 통일을 반대해서 북한에 진주하면, 같이 싸워달라고 했겠지.”

“그래서 뭐라고 했습니까?”

“그건 나 혼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

“그건 잘했군요.”

“그래, 그런데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그래서 말인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F15K 때도 그렇고 1차 F35 40대 팔 때도 그렇고 기술이전을 약속해놓고 결국 주지 않은 것이 오늘의 이 결과를 만들었으니 그때 약속한 기술만은 이전해 주죠. 그리고 한국이 요청한 무기도 판매하고요.”

“조립생산, 부품생산, 정비창 문제는?”

“5기만 조립 생산하게 해주고, 정식 정비창 대신 간이 야전 정비만 허락하고, 굳이 기밀이 아닌 일반 부품 몇 개도 한국에서 생산하게 해주면 되지 않을까요.”

그 정도면 한국을 달랠 것도 같았으나 역시 북한이 문제라는 것을 트럼프는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았다.

그래도 일단 부딪혀보기로 하고 판스와 폼페이오를 다시 채용해에게 보냈다.

“친서 내용이 뭐였소?”

“내용도 모르오?”

“미국은 대통령의 친서를 마음대로 뜯어보는지는 몰라도 우리 조선은 그러지 않소.”

“보시오. 이건 복사본이니까.”

백악관에서 복사해온 내 친서는 그렇게 판스에게서 채용해의 손으로 들어갔고, 그것을 읽은 그의 표정은 잠시나마 심각해졌다가 이내 평상시로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

“위원장 동지께서 무슨 연유로 남조선을 도우라고 하시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지시가 떨어진 이상 우리는 이 조처가 끝날 때까지 핵 감축 협상을 중단하겠으니 그렇게 아시오.”

“뭐라고요?”

“말 그대로요. 이런 조처가 취해질 때까지 협상을 중단하겠으니 어서 조처하시오. 만약 조처하지 않으면, 그때는 협상을 취소할 것이고, 그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소.”

“아아, 좋소. 한국에서 5기를 조립 생산하고, 야전 정비와 일반 부품 일부는 생산하게 해주겠소. 그리고 한국이 요청하는 무기도 판매하겠소. 됐소?”

“그렇다면 즉시 조처하시오.”

채용해는 이렇게 말하고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버렸다.

그러나 그는 내가 왜 이런 친서를 보냈는지 그에 대한 의문은 쉽게 풀 수가 없었다.

당연하지.

내가 아직 그에 관한 어떤 내색도 하지 않았으니까.

“부위원장, 위원장 동지께서 왜 이런 내용의 친서를 보냈을까요?”

“내가 어찌 알겠소만, 짐작으로는 남조선 대통령과 밀약이 있는 것 같소.”

“밀약이오?”

“안 그러면 이런 친서를 보내겠소. 어떻든 우리는 우리의 일만 하면 되오. 무슨 말인지 알겠소?”

“당연하죠.”

외무상 이용호에게 이렇게 못을 박은 채용해는 그때부터 내가 보낸 친서 내용을 다시 읽고 또 읽으면서 저의를 파악하려고 했으나 그건 쉽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미국 부통령 판스와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티스 국방장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핵 감축 협상과 한국으로의 일부 기술이전, 무기 판매를 또 한 번 논의한 다음 주미 한국대사 조이제를 불렀다.

그리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렇게 말했다.

“조 대사, 귀국에서 F35 5기를 조립 생산하게 해주고, 야전 정비와 부품 일부도 생산하게 해주겠소.”

“장관, 그것이 다입니까?”

“현재는 그렇소.”

“저는 본국의 대통령님께 분명하게 F35의 한국 조립생산, 부품생산, 정비창 건설, 한국형 소형 무장 헬기 개발 기술지원, 절충교역 100%, 우리 군이 요구한 무기 구매를 확답받으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고작 그것이 다라면, 제 선에서는 더 드릴 말이 없군요.”

“한국형 소형 무장 헬기는 이미 시제품이 나와서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지 않소. 그런데 무슨 기술 지원이 필요하오.”

“그건 초도비행(First Flight)이라 알고 있소.”

“내가 보고받기로는 초도비행이 아니라 시험비행이라고 알고 있는데.”

한국형 소형 무장 헬기는 2016년 8월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2018년 5월 시제기 최종조립에 착수, 11월 시제 1호기를 출고했다.

그런데 올 1월부터 내 환생으로 모든 상황이 뒤바뀌어 가는 바람에 5월로 계획했던 초도비행을 3월로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

바로 민재인 대통령의 특명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올해 안에 천검 미사일을 달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 적 전차를 사냥하게 만들어라. 돈은 얼마든지 더 들어도 좋다. 그러나 만약 만들어내지 못하면, 나에게 주어진 정당한 권리를 총동원해서라도 모조리 박살을 내버리겠다.”

이 특명, 그것도 공식적인 이런 특명이 떨어지는 바람에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 산업, 국방부, 산업자원부까지 난리가 나서 마치 호떡집에 불이 난 것 같았다.

이 바람에 보수 야당에서는 꼬투리를 잡았다는 듯 민재인 대통령을 신독재자라고 공격했으나 지지율이 80%를 넘어 86%까지 치솟은 것은 물론 군사 마니아가 아니라 안보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통령을 지지하는 바람에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안쪽으로 다가왔고, 대통령의 인기에 덩달아 여당의 지지율까지 67%가 넘자 더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 전체가 100석도 못 건지는 참패를 당할 것 같았으니까.

아니, 그런 기류가 대한민국 전체에 흐르고 있었다.

“장관, 초도비행이든 시험비행이든 미국이 해줘야 할 일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럴까요. 어떻든 본국에 미합중국이 제시한 조건을 전달하고, 답을 주시오. 그래야 저 빌어먹을 북한 애들이 비핵화 협상에 다시 나설 것이고, 귀국에서도 우리 무기 구매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 아니요.”

“장관의 말 그대로 전하고, 답을 드리겠으니 기다리시오.”

조이제 주미 대사는 그 길로 대사관으로 돌아와 외교부에 연락하고 답을 기다렸다.

그런데 2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민재인 대통령의 전화를 직접 받아야 했다.

“조 대사, 나 대통령이오.”

“예, 대통령님. 직접 전화까지 다 주시고······.”

“조 대사, 거두절미하고 말하겠소. 그딴 개수작은 집어치우고, 내가 처음 지시한 것처럼, F35 조립생산, 부품생산, 정비창 건설, 한국형 소형 무장헬기 개발 기술지원, 절충교역 100%, 우리가 요청한 무기 판매 다 받아내기 전에는 어림도 없다고 내 말 토씨 하나 빼지 말고 그대로 전하시오. 알겠소?”

“예, 그런데 개수작은······.”

“그 말도 넣으시오. 요즘 어떤 돼지 새끼 때문에 내 성격이 좀 변하고, 거친 말에 욕까지 하지만, 나라고 어디 늘 사람 좋은 말만 하면서 살 수 있겠소. 안 그렇소?”

그 어떤 돼지 새끼 나는 그때 북한군 총참모장 김진성과 인민무력부상 박영석에게 이런 보고를 받고 있었다.

“지시하신 것처럼 보직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장군 45명을 전역조처 완료했고, 전력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병사와 장교 7만 5,698명도 전역 조처했습니다. 위원장 동지.”

“각 군단의 보병사단 해체는?”

“전연 군단인 1, 2, 4, 5군단은 현재 진행 중이고, 3, 8, 9, 10군단은 완료했습니다.”

“그래서 3, 8, 9, 10군단에서 줄어든 보병 병력은 몇이오?”

“5만 1,795명입니다. 위원장 동지.”

“그럼 지금까지 줄인 총 병력이 12만 7,493명이오?”

“장군 45명을 빼면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북한군 병력 12만 7,439명 감축, 여기에 1, 2, 4, 5군단의 감축 병력까지 합치면 약 18만 명의 북한군 병력을 줄이는 것이니 나 말고 누가 이런 위대한 일을 해내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북한군 총병력은 약 73만 명이 될 예정이었다.

내 계획은 최대 병력을 60만 명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었지만, 그건 어려워 보였다.

그리고 이 정도 감축도 군부의 반발을 겨우 무마하고 진행한 것이었기에 여기서 10만 명 이상을 더 줄이자고 하면, 진짜 쿠데타가 터질지도 몰랐다.

그러니 일단 숨 고르기를 해야 했다.

“하여튼 수고했소. 그런데 감축한 보병 전력을 매울 기갑여단은 잘 편성되고 있소?”

“현재 선군호 전차 78대, 신흥 장갑차 52대, 자행포 15대 등이 들어와서 편성 중입니다.”

“그럼 아직 멀었군.”

“그렇습니다.”

“내 전차, 장갑차 등의 생산을 독촉하겠으니 편성에 최선을 다해 주시오. 그리고 각 군단의 대전차 경보병 여단은?”

“각 군단 대전차 경보병 여단은 현재 불새-3 대전차 미사일과 7호 발사관, 대물 저격총 등으로 완벽하게 무장한 상태로 편성이 끝났습니다.”

북한의 기갑여단 편제는 보통 제1~ 4개의 기갑 대대, 경보병 대대, 기계화보병대대, 자주포대대, 방공대대, 정비대대 이렇게 9개 대대와 공병중대와 화학 소대로 편성된다.

하나 내가 만들라고 한 기갑여단은 전차 3개 대대(전차 총 93대), 신흥 장갑차 3개 대대(장갑차 총 93대), 포병대대 152mm 자행포 18문, 방사포 대대 300mm 방사포 18문, 화승총 대공 미사일 8연장 발사 차량 10대, 30mm 자주 대공포 10대, 14.5mm 고사총 발사 차량 8대를 갖춘 방공대대로 비교적 단출했으나 그 93대의 신흥 장갑차에 탑승한 보병이 거의 불새-3 대전차 미사일과 7호 발사관 등으로 무장한 대전차 보병이었기에 결코 전력이 약하지는 않았다.

거기다가 그 신흥 장갑차 93대의 자체 무장도 14.5mm 쌍열 대공포, 14.5mm 4신 대공포, 37mm 쌍열 대공포, 120mm 박격포, 85mm 대전차포, 122mm 곡사포, 152mm 곡사포, 107mm 18연장 다연장 로켓포, 122mm 12연장 다연장 로켓포, 화승총 대공 미사일, 불새-3 대전차 미사일 등등으로 다양했으니 더욱 그랬다.

“그건 잘 됐군. 하면 기갑여단 주둔지 공사는 끝났소?”

“예, 위원장 동지.”

“그럼 총참모장이 해줘야 할 일이 또 있소.”

“명령만 내리십시오.”

“각 군단에서 152mm, 170mm 자주포와 240mm, 300mm 방사포를 차출해서 포병사단 하나를 만들어 영변 인근에 배치하시오. 아무래도 그곳이 가장 마음에 걸려서 말이오.”

“핵시설 때문에 그러십니까?”

“바로 그렇소.”

바로 그렇기는 뭐가 바로 그래, 사실은 핵시설 때문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

중국군이 국경을 넘어 진주하면 가장 먼저 152mm, 170mm 자주포와 240mm, 300mm 방사포를 선물로 안겨주어야 했기에 그렇지.

“즉각 시행하겠습니다.”

“39호실에서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이니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상이 알아서 사용하시오.”

“감사합니다. 위원장 동지!”

남이나 북이나 돈 좋아하는 것은 다 똑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북한군 병력 약 18만 명을 줄이고, 중국 대비용으로 기갑여단 하나와 포병 사단 하나를 더 만들어서 평양 이북 희천시와 영변에 배치했으니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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