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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32화 (32/470)

〈 32화 〉 국방개혁(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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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인사하는 민재인 대통령을 보니 혈색이 영 안 좋았다.

나 때문에 격무에 시달리나.

어떻든 그 인사는 받아야 했기에 이렇게 말했다.

“저야 물론 잘 지내죠. 그런데 대통령님은 영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너무 피곤해서 그러니 차 한잔 하면서 온천이나 합시다.”

“그럼 산삼 한 뿌리 더 드십시오. 그래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죠. 은정아, 그거 가져와라!”

그렇게 별관 특급 온천 호텔 그중에서도 김정은 전용으로 따로 지은 객실에 딸린 야외 온천탕으로 가서 반바지만 입고, 뜨거운 온천에 들어가서 금강산 비로봉을 보니 나도 쌓인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았다.

그때 민재인 대통령은 민은정이 가져온 산삼 한 뿌리를 말없이 씹어 먹더니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저 돼지 새끼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놈이라는 그런 표정으로 말이다.

“뭘 그렇게 보십니까? 그리고 산삼 다 먹었으면 얼른 들어오세요. 이 온천수로 말할 것 같으면, 지하 203m에서 솟아 나오고, 하루 용출량은 680톤, 온도는 섭씨 40도에서 43도 사이로 무색무취의 탄산수소나트륨 성분이 함유돼 있습니다. 그리고 신라의 마의태자와 조선의 세조도 이곳에서 피부병을 치료했다고 하니까요.”

“그것도 외웠소?”

“그럼요.”

20명이 수영해도 남을 널찍한 온천 욕조는 홍옥으로 만든 것으로 척 봐도 너무나 고급스러웠고, 물이 나오는 수도는 전부 금으로 만든 것이었으며, 바닥도 온통 옥과 자수정으로 되어있었다.

그 이외에도 청옥, 자수정, 게르마늄, 편백, 한방, 황토탕, 맥반석, 습식과 건식 사우나, 소금 사우나도 딸려있어서 온천욕 하기에는 안성맞춤이 그런 내 전용 객실 온천이었다.

“이 호텔 객실과 이 온천을 보니 김 위원장은 역시 독재자라는 생각이 드오. 대한민국에서 내가 이렇게 해놓고 살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인데 말이오.”

“하하하! 그럼 퇴임하면 이곳에 와서 사세요. 저 옆에 저택을 지어서 대통령님 명의로 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아마 사저가 있는 양산보다는 이곳이 훨씬 나을 겁니다. 그리고 산도 좋아하시니 시간이 나면 가끔 금강산도 오르시고요.”

“양산도 아시오?”

“통도사와 내원사도 압니다.”

“모르는 것은 뭐요?”

“대통령님 진심이요.”

한 방 먹였다고 생각하고 민재인 대통령을 보니 표정에 별반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얼른 말을 돌렸다.

“살 많이 빠졌죠?”

“운동 열심히 했는가 보네.”

“그럼요. 살이 조금 빠진 덕분에 이젠 축구도 합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살이 더 빠지니까 올해 안에 반드시 90kg까지는 뺄 겁니다.”

“좋겠소. 나는 김 위원장 덕분에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아니, 왜요?”

“그걸 몰라서 묻소?”

이 반문에 더 자세히 보니 눈도 퀭하고, 피부도 까칠하고, 살도 좀 빠진 것 같은 민재인 대통령이었다.

내가 준 숙제가 그리도 어려웠다는 말인가.

언론에서 보고,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나름 잘하고 있더니만.

“모르겠는데요. 그리고 다 민족을 위한 일 아닙니까. 한데 저는 왜 보자고 하신 겁니까?”

“석유!”

“석유 탐사를 하시겠다.”

“그렇소. 그러니 허락하시오.”

“부탄가스와 가정용 LPG 가스는 얼마나 가져오셨습니까?”

“부탄가스 220g 1,500만 개와 가정용 LPG 가스 10kg 1만 개, 휴대용 가스버너 2만 개가 지금 올라오고 있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탄가스는 500만 개 더 가져왔고, 가정용 LPG 가스 10kg 1만 개, 휴대용 가스버너 2만 개도 있다기에 일단 민재인 대통령을 한번 쳐다본 다음 이렇게 말했다.

“공화국이 연간 원유 400만 배럴 또는 52만 5,000톤, 정유제품은 50만 배럴밖에 수입할 수 없다는 것 아시죠. 그 덕분에 공화국에 기름이 없어 기갑부대와 전투기가 훈련도 못 한다느니 농업용 트랙터 등도 가동 못 해서 식량난에 빠질 거라느니 평양의 휘발윳값이 폭등했다느니 하는 쓰레기 같은 언론의 소설 같은 보도 많이 보셨죠.”

“그래서?”

“유엔 제재에 맞춰 공화국이 차곡차곡 비축한 원유만도 100만 톤, 밀수입하는 원유도 연간 40만 톤, 그리고 정식으로 들어오는 것은 52만 톤입니다. 그런데 무슨 그런 쓰레기 같은 보도를, 그러니 그런 것에 속지 마시고, 중국과 싸울 원유는 충분히 있으니 그것도 걱정하지 마시고, 정 원한다면 아니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면 탐사하세요. 단 채굴하면 역시 7 대 3으로 나누고, 연간 채굴 양은 9,000만 배럴 이하로 하고, 노동자는 전부 공화국 인민으로 고용. 어떠세요?”

“양을 좀 더 늘립시다. 한국이 원유 얼마나 많이 쓰는 줄 아시면서.”

“일일 300만 배럴 사용하나요?”

“그것보다는 조금 적소. 그러니 9,000만 배럴 생산해서 3,000만 배럴 가져가 봐야 한국의 10일 소비량밖에는 안 되니 조금 더 늘립시다. 하면 노동자는 모두 북한 주민을 고용하고, 대우도 최고로 해주겠소.”

한국의 일일 원유 소비량은 약 270만 배럴로 세계 8위 정도다.

나라는 작은데, 석유는 더럽게 많이 쓴다고 생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님, 저도 그렇게 해주고 싶으나 북의 지하자원은 북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즉 거지 같은 북이 그래도 먹고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줄 희망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까지 남에 뺏기고 나면 북은 영원히 거지꼴을 면하지 못하고, 그러면 통일이 될 수도 없고, 만에 하나라도 통일이 되어도 통일비용 때문에 남과 북이 극심한 대립을 겪을 겁니다. 그래서 이러는 겁니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다 퍼주고 싶은데, 김정은으로 몇 개월 살면서 북한 인민들 사는 것을 보니······.”

“김정은으로 몇 개월 살다니 그건 무슨 소리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소리에 아차 싶어 말을 끊었는데, 그걸 또 알아듣고 이렇게 묻는 바람에 이렇게 대답했다.

“정신 차리고 몇 개월 살다 보니 북 인민이 너무나 불쌍해서요. 대통령님도 저로 분해서 몇 개월만 북에서 살아보면 저처럼 될 것입니다. 아니, 약간의 측은지심이 남아있는 인간이라면 죄다 그렇게 될 겁니다.”

“난 또 뭐라고. 그리고 늦게나마 정신 차린 것은 축하하오.”

“뭘 축하까지. 하고 미국의 허락을 받아낼 수 있다면, 남의 한 달 소비량을 채굴해 가세요. 대신 북 몫은 원유 현물로는 10%, 나머지는 한국은행에서 금괴로 보관했다가 대북제재가 풀리는 날 주십시오.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오. 하하하! 고맙소!”

“그런데 임기가 2022년 5월 9일까지죠?”

“맞소만.”

“혹 야당으로 정권이 넘어가면 금괴 못 받을까 봐 그러죠.”

민재인 대통령이 웃으면서 그건 걱정하지 말라는데, 이거 영 믿기지 않아 2022년 대통령 선거전에 모두 돌려준다는 약정서를 가져오라고 했다.

만약 이를 어기면 양산 자택 상공에 퇴임 선물로 핵폭탄을 안겨준다는 엄포와 함께 말이다.

어떻든 그렇게 온천욕을 한 다음 응접실로 자리를 옮겨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면서는 이렇게 물었다.

“중국이 대만 문제로 미국과 전쟁을 벌이면 선제로 대만 군사시설은 물론 한국, 일본, 괌 등의 미군 기지를 1,000기가 넘는 각종 미사일로 선제공격하는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는 보도를 본 적이 있죠?”

“있소. 그리고 이렇게 묻는 이유가 중국이 도발하면 우리도 남북합작으로 미사일로 중국을 선공하자는 그 말 아니오?”

늙은 양반이 눈치는 참 빠르네.

하여 산삼 한 뿌리를 더 먹어서 그런지 유난히 반짝이는 눈, 그러나 선량하게 생긴 그 눈을 한번 쳐다본 이후 이렇게 말했다.

“맞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이제 어느 나라든 선제공격은 미사일이니 우리도 유사시 남북합작으로 중국의 전략 목표들을 타격해야지요. 해서 저는 화성 5, 6, 7, 11형을 로켓군에 추가 배치할 생각으로 지금 열심히 그 일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도 현무 계열 미사일을 추가 배치하라고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 그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중국이 만약 미국이나 다른 나라와 싸우려고 할 때는 미사일로 전략목표를 선공해도 북으로 진주할 때는 미사일부터 쏘고 오지는 않고, 기갑부대로 그냥 밀고 내려올 거요. 그리고 만약 그렇게 하면 그때가 우리에게는 절호의 기회요.”

“맞습니다. 맞아요. 중국은 공화국을 늘 깔보고, 아직도 화이사상에 젖어있는 족속들이니 거지같은 공화국에 아까운 미사일은 쓰지 않고, 전차로 그냥 깔아뭉개려고 할 겁니다. 공화국 전차는 저희 전차 흠집도 못 낸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그때 대통령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남북합작으로 미사일로 선공하면, 일시에 중국의 여러 목표물을 제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현무 미사일은?”

“공화국이라 했다가 북이라고 했다가 뭐가 진짜요?”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게 내 정체성에 대한 혼란 같았다.

내가 강백호인데, 어떤 때는 김정은이고, 또 어떤 때는 아니니 북한에 대한 호칭도 공화국이었다가 북이었다가 하는 것이겠지.

이제 완벽하게 김정은에 적응했는데도 말이다.

역시 본질은 변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 양반이 현무 미사일에 관한 이야기는 안 하고 말을 빙빙 돌리는 것을 보니 아직도 나를 못 믿는 것 같아서 이렇게 말했다.

“현무 1, 2, 3, 4 각 500발 이상 생산하죠? 거기에 타우러스 500발, 기타 공대지 미사일 500발, 함대지 미사일까지 합치면 적어도 5,000발 이상은 중국으로 날릴 수 있겠네요. 공화국도 화성 5, 6, 7, 10형 각 500기, 화성 11형 1,000기에 기타 여러 가지 탄도탄까지 합치고, 조금 더 생산해 놓으면 적어도 2만 발 이상은 동원해서 중국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그럼 뭐 되지 않을까요?”

“핵미사일은 도대체 몇 발이오?”

“그건 비밀입니다. 그리고 공화국이 비밀리에 파악해 놓은 중국 타격 목표가 있으니 조용히 넘겨드릴 테니까 보시고 남에서도 타격 목표를 설정하십시오. 하여 유사시 합동으로 공격하죠.”

“그런데 말이오. 진짜 중국이 북으로 진군할 것 같소? 요즘 그 준비를 하면서도 자꾸 의문이 들어서 말이오.”

“나 참.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십니까. 그리고 정 못 믿음이 안 가시면, 오늘 당장 남북이 통일하겠다고 선언하십시다. 그럼 중국이 잘한다면서 박수부터 칠까요. 아니면 전차를 앞세워서 평양부터 장악하려고 할까요. 해볼까요. 그리고 내가 아직 파악 못 해서 남아있는 공화국 내 일부 친중파와 강경파가 그냥 보고만 있을까요. 모르기는 몰라도 당장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중국군을 불러들일 겁니다. 당장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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