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23화 (23/470)

〈 23화 〉 국방개혁(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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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인 대통령은 처음부터 이렇게 강하게 나갔다.

그러자 트럼프 미 대통령의 표정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 로켓맨 자식이 감히 그렇게 말했다고요?”

“그렇소. 또 미국이 핵 선제공격을 해도 견딜 수 있는 새로 만든 지하 요새에 최후의 반격 카드로 화성-16형을 배치해 두었다고 합디다. 그러니 그렇게 말했겠죠.”

“그 자식이 감히!”

“자자! 흥분 가라앉히시고, 이렇게 된 김에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소. 그러니 대한민국을 도와주시오. 그럼 내가 북핵을 최대한 해결해 보겠소.”

“작년에도 우리 두 사람에게 그런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그 자식이 또 민 대통령께 뭐라고 했기에?”

“이미 내가 말한 그대로요. 첫째 남북통일을 위한 기반과 분위기 조성에 협조해 달라. 둘째 만일의 사태에는 중국에 맞서 같이 싸워 달라. 셋째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딴죽을 걸지 마라. 넷째 한국군 개혁을 도와 달라.”

“정말 북한과 통일이라도 할 생각이오?”

트럼프의 이 물음에 민재인 대통령은 그의 진정한 속내를 알고 싶었다.

과연 그가 진짜 남북통일을 원하는지.

아니면 이대로 대치 상황을 계속 유지하면서 그 막대한 영향력으로 한국은 지금처럼 쥐락펴락하면서 무기를 팔아먹고, 북한은 정치에 이용하고, 자국 군산복합체는 배만 불릴 생각인지를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통일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오?”

“당연히 통일해야지요. 그래야 북한 핵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니 말이오.”

“그럼 됐소. 이제 요구한 것 그대로 들어주시오. 그럼 통일도 되고, 북한 핵도 해결될 것이오.”

“아, 잠깐만······.”

“왜, 또 말 바꾸시려고?”

“아니, 그게 아니라······.”

트럼프가 손사래까지 치면서 이렇게 나오자 민재인 대통령이 혀를 끌끌 차면서 그 말을 끊고 말했다.

“그게 아니기는 뭐가 아니오. 이랬다가 저랬다가 요랬다가 하여튼 사람이 믿음이 안 가. 이보시오. 트럼프, 나 당신과 말장난하러 온 것 아니니 이 기회에 확실히 하시오. 아니면, 북한 핵은 영원히 해결도 못 하고, 대한민국이라는 든든한 우방도 잃고, 당신이 그처럼 애지중지하는 일본은 멸망하고, 결국 미국은 중국에 먹히고 말 거요. 그리고 당신은 그처럼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장난치고 말 바꾸고 할 여유와 궁리 또는 계산할 시간이 있는지 몰라도 대한민국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어서 그럴 일점의 여유도 없소. 알겠소?”

속이 시원하게 이렇게 말하고 나자 일순 후회가 밀려왔지만, 민재인 대통령은 트럼프를 노려봤다.

아직도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을 말이다.

그런데 통역이 이 말을 그대로 통역하지 않고 빤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하여 턱짓으로 그대로 통역하라고 했지만, 통역은 표현을 완화하여 부드럽게 설명했다.

그랬으니 민재인 대통령이 의도한 여기서 기세가 꺾이거나 지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통일은 물 건너가고, 북한은 중국의 일개 성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과는 약간 배치됐다.

그랬는지 트럼프가 어떤 딴죽도 걸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민 대통령, 너무 그렇게 열 내지 마시고, 내 솔직히 이야기해서 그렇게 해주면, 내가 얻는 것과 미국이 얻는 것은 무엇이오.”

“또 그놈의 아메리카 퍼스트와 더러운 장사꾼 근성, 뭐 좋소. 첫째 당신이 얻는 것은 재선, 그리고 미국이 얻는 것은 분열된 중국과 더 나아가서는 남중국과 남중국해, 적게는 F35와 AH-64 아파치 등등의 군사무기 추가 판매. 어떻소?”

F35와 AH-64 아파치 공격헬기 등등의 추가 무기 구매 결정은 이렇게 내려졌다.

아직 K2 흑표전차 추가 양산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민재인 대통령은 그에 앞서 이 두 가지와 다른 무기를 먼저 구매하기로 한 것이다.

바로 나를 만난 때문에 말이다.

“아니, 분열된 중국과 남중국과 남중국해라니 어디까지를 생각하는 것이오?”

“우리 민족의 사활이 걸렸으니 끝까지 가봐야 하지 않겠소.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기회는 없을 것 같으니까.”

“한국의 힘만으로 무리라는 것은 알고서 하는 소리요.”

“잘 알기에 이렇게 부탁하러 온 것 아니오. 그러니 도와주시오. 당신도 중국을 저대로 두면 10년 안에 미국이 2등 국가로 추락할 것을 알지 않소. 아니, 무역전쟁에서도 거의 패했으니 그전에 2등 국가가 될 것이니 이 기회를 잘 살려서 분열된 중국과 남중국과 남중국해를 손에 넣으시오. 그럼 미국은 앞으로 100년은 더 세계 최강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오.”

“한국이 얻는 것은?”

민재인 대통령은 이 질문을 받고 긴 한숨부터 토해냈다.

트럼프를 만나러 미국으로 오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일본이라는 열강들 틈에서 남북이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는가를, 그러나 답은 없었다.

아니, 답은 단 하나였다.

남북통일을 가장 반대하고, 바로 무력을 투입해서라도 저지할 준비를 끝낸 중국과의 일전을 승리로 이끌어 스스로 힘으로 통일을 쟁취하는 것,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것도 될 수 있는 한 적은 희생을 치르고 말이다.

그래서 미국의 힘이 필요했다.

어차피 미국이란 나라는 경제가 망해도 전쟁으로 먹고살 수 있는 나라였으니 잘만 설득하면 함께 손을 잡고 중국에 맞설 수 있으리라.

그럼 달갑지도 않고 반갑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고, 꼴도 보기 싫지만, 군국주의 부활을 노리는 일본도 참전할 것이고, 하면 중국 해군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어떻든 이렇게 생각을 대충 정리한 민재인 대통령은 트럼프를 만나자마자 네 가지 조건을 꺼내 놓고 이렇게 들어달라고 했고, 그런 과정의 이야기 끝에 이런 질문까지 받았다.

“우리가 얻는 것은 고작 분단된 민족의 통일 정도겠지요.”

“동북 3성이 아니고?”

“그 정도로 욕심이 많지는 않소.”

그 정도로 욕심이 많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그 고토를 다시 찾을 수만 있다면, 정말 트럼프의 가랑이 사이라도 기어가겠다고 생각하면서 민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서 그 땅은 포기하겠다.”

“그 땅은 원래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우리 조상들의 땅이었소. 그러니 우리 민족에게는 숙원과도 같은 곳이 그 땅이오. 당신도 그 정도는 알고 있으리라 믿소. 그건 그렇고 이제 조금만 지나면, 중국의 군사 굴기도 완성되어 중국과 전쟁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을 것이오. 또 미국이 전쟁을 포기하고, 경제력만으로 중국과 대결하면, 그건 이미 무역전쟁에서 거의 패한 것을 보듯 100% 패배라는 것을 당신도 잘 알 것이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오. 그럼 재선은 물론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영원히 미국 역사에 당신의 이름이 기록될 것이오.”

“오호. 아부도 잘하시네.”

“아부가 아니라 사실이고, 이 기회에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면, 당신은 다음 선거에서 분명히 민주당에게 패할 것이고, 그럼 러시아와의 추문, 성 추문 등등으로 감방으로 직행할 것이오.”

“그건 흥미로운 추측이오.”

“추측이 아니라 사실이며, 당신은 반드시 패하고 감옥에 갈 것이오.”

만약 트럼프가 다음 선거에서 패배해 민주당이 집권하면, 중국과의 전쟁은 물 건너간다고 봐야 했다.

그러고 보니 민재인 대통령 자신도 그 민주당 출신이었다.

물론 나라는 다르지만 말이다.

그리고 전쟁을 결사반대하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전쟁을 구걸하고 있었으니 대단한 자기 모순적 행위에 치를 한번 떨고는 저번 청와대에 와서 히죽 웃던 김정은 즉 내 얼굴을 떠올렸다.

‘얄미운 돼지 새끼. 어디 두고 보자.’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더니 김정은 그놈은 죽지도 않고, 오히려 살도 빼고, 술도 줄이고, 담배도 끊고, 더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서는 자신을 이런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것에 대해 민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이를 갈았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한민족 전체가 수렁의 구렁텅이로 떨어질 수도 있었고, 젊은 군인 수십만 명이 죽을 수도 있는 이 위험천만한 도박을 하게 만든 놈, 나 강백호 아니고 김정은 그놈 말이다.

그러니 어찌 그놈이 곱게 보일까.

“하하하! 뭐 좋소. 그건 그렇고 F35와 AH-64 아파치는 몇 대나 사시려고요?”

“우선 F35 40대, AH-64 아파치 36대와 그에 따른 각종 무장이니 속히 결정하시오. 남북통일을 위한 기반과 분위기 조성에 협조해주고, 만일의 사태에는 중국에 맞서 같이 싸워주고,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딴죽을 걸지 말고, 한국군 개혁을 도와주는 것 말이오.”

“우선이라······. 하여튼 F35 40대, AH-64 아파치 36대와 그에 따른 각종 무장부터 계약하시오. 그리고 핵탄두를 모두 우리에게 넘기면, 우선 남북통일을 위한 기반과 분위기 조성에 협조해주고,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딴죽을 걸지 않고, 한국군 개혁을 도와주겠소.”

“중국이 북한을 침공하면 그때는?”

“그건 나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으니까 여러 전문가와 협의해 보겠소. 그러나 내 개인 의견을 묻는다면 나는 찬성이오.”

일단 이 정도면 모든 것을 얻어낸 것은 아니었지만, 성공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만약 중국이 북한을 침공하고, 한국군까지 참전하면 주한미군이 안 움직이고 될까.

만에 하나라도 안 움직이면, 그때는 움직이게 하면 되니 민재인 대통령은 만족한 웃음을 머금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서면으로 합의문을 작성합시다. 대통령의 말은 하도 믿을 수가 없어서 말이오. 또한, 부통령, 국방, 국무, 안보보좌관, 유엔 대사가 딴소리 못 하도록 잘 관리 감독하시오. 그리고 또······.”

“무슨 요구가 그렇게 많소.”

“대통령이 하도 딴소리 잘하고, 약속을 안 지키니까 그렇소. 그리고 그 핵탄두 5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에 얼마나 퍼주었는지 아시고서나 그러시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합의문을 손에 쥔 민재인 대통령은 그와 함께 공동 기자 회견을 열어 일장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존경하는 한미 양국 국민 여러분, 오늘 저희 한미 양국 정상은 남북통일을 위한 기반과 분위기 조성에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의 북한 지하자원 개발 사업도 적극 지지하신다고 했습니다. 물론 지하자원 개발의 대가로 북한에 현금을 지원해 주지는 않을 것이니 이점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중략)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한국군 개혁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참고로 지금 우리 한국군은 싸우는 군대가 아니고 관리형 군대로 이대로 가다가는······.”

장황한 민재인 대통령의 일장 연설은 방송을 타고, 대한민국에도 그대로 생중계되었는데, 그것을 본 대한민국 국민 다수는 동조를 표했으나 일부는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특히 자국 군대를 미국에서 헐뜯는다고 욕을 하는 이도 있었다.

어떻든 그런 민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민재인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그대로 다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더 강조할 것은 없지만, 한국군이 속히 싸우는 군대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에는 한마디 보태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여 한국 군부에 충고합니다. 즉시 민 대통령님의 지휘 아래 관리형 군대가 아니라 싸우는 군대로 개혁하십시오. 이즈음 중국군이 연일 동북지역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보가 아니라면 제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하면 그때 한국군은 보고만 있을 겁니까. 아니죠. 그럼 싸우는 군대로 속히 개혁하세요. 그리고 그렇게 개혁하면 우리 미국의 지원이 있을 것이나 개혁을 등한시하고 지금처럼 그냥 관리형 군대로 남겠다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음을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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