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 변화(9)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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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이미 많이 알려진 예측 중 하나였고,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대비계획도 가지고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병아리 계획(小鸡计划)이다.
“정말 중국이 그러리라고 보십니까?”
“동지가 습근평 같으면, 말 안 듣는 나를 제거하고 꼭두각시를 안 앉히겠소?”
“.....,”
“하하하. 역시 동지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려.”
김정은은 지난 2018년 3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러나 그건 내가 아니라 김정은 그였으니 지금부터는 그때와 달리 대중 관계도 전혀 달라질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절대 아닙니다. 위원장 동지.”
“아니기는 뭘 아니요. 하여튼 요즘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뒤통수가 간지럽단 말이오. 그러니 기존 대비책 말고, 또 하나의 대비책은 있어야지. 그래서 동지에게 대전차 사단을 만들라는 거요. 여차하면 그놈들이 99식 전차를 앞세우고, 이 평양으로 달려와서 나를 끌어내리려고 할 것이오. 하면 그 99식 전차를 막아야 하는데, 우리 공화국 전차로는 무리이니 대전차 사단을 만들어 유격전을 펼치자는 말이오. 중국에서 공화국 특히 이 평양으로 오는 길 주변에는 산이 없는 곳이 없으니 방어하기 좋은 길옆의 산들을 골라서 방어 진지도 만들고, 대전차 장애물도 세우고, 여차하면 대전차 지뢰도 매설하고, 무슨 말인지 알겠소?”
대전차 미사일의 제대로 된 실전 데뷔는 4차 중동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이집트군은 기갑 전력으로는 이스라엘에 맞설 수 없다고 판단해 방어선 곳곳에 AT-3 대전차미사일 진지를 설치하고, 그 주변에는 RPG-7을 휴대한 대전차 보병을 겹겹이 배치했다.
그리고 AT-3 대전차미사일로 이스라엘 기갑부대를 장거리에서 공격하고, 그 공격에서 운 좋게 살아남아 방어선으로 접근하는 전차는 RPG-7을 휴대하고 매복해 있던 대전차 보병들이 재차 공격했다.
이 덕분에 이스라엘군은 총 800여 대에 달하는 전차를 잃고, 거의 전멸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서 후퇴해야 했다.
“예, 위원장 동지. 그리고 중국에서 평양으로 들어오는 모든 길에는 지금도 곳곳에 대전차 장애물과 방어 진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만, 위원장 동지의 말씀을 듣고 보니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더 단단한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하고 기존 8군단과 특수작전군(11군단) 등의 대전차 부대도 점검해 보겠습니다.”
“내 말이 그 말이오. 하고 중국이 공화국으로 내려오면 공군과 해군은 우리가 상대가 안 되겠지만, 지상전에서는 그렇게 쉽게 패하지는 않을 것이오. 그리고 최후의 승리는 공군과 해군 것이 아니라 언제나 보병 것이니까. 안 그렇소?”
“맞습니다.”
“좋소.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8군단과 특수작전군(11군단)에도 각 2,000명을 선발해 기존 대전차 부대가 아닌 2개 대전차 연대를 더 만드시오. 또 대전차 사단과 그 대전차 연대의 무장은 모두 불새-3 대전차 미사일로 하고, 부가 무장으로는 7호 발사관, 탄두는 신형 대전차 고폭탄( PG-7R 탠덤)이오. 그러고 이 부대의 분대 편제는 분대장 겸 저격수, 부분대장 겸 화승총(9К32/SA-7 휴대용 대공 미사일의 북한식 명칭) 사수, 기관총 사수, 불새 사수 4명, 발사관(RPG-7) 사수 3명으로 하시오. 추가적인 부가 무장은 알아서 하도록 하고 말이오.”
2016년 2월 26일 불새 3대전차 미사일(나토 코드명 AT-4, 러시아식 코드명은 9M 111 Fagot의 개량형 미사일)이 북한 조선 중앙 TV를 통해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때는 사거리가 5.5km라고 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었고, 내가 와서 확인해 보니 사거리는 대략 3km, 관통력은 약 600mm 내외였으나 명중률은 크게 향상되어있었다.
그러니 중국의 99식 전차는 이 미사일에 전면을 타격 당하면 차체는 멀쩡하겠지만, 충격 여파로 외부 장비가 모두 손상되어 정비소로 직행해야 했다.
그런데 그런 대전차 미사일 4기와 너무나 잘 알려진 RPG-7 3기(탄두는 탠덤 대전차 고폭탄: 반응 장갑을 무력화할 수 있음)를 보유한 대전차 분대가 완벽하게 몸을 숨기고 있다가 전차의 전면이 아닌 측면과 후면을 동시에 공격하고, 반격받기 전에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위치를 바꾸어 재차 공격하면 미국 전차가 아닌 중국 전차는 어떻게 될까.
또 그런 분대를 편제한 대전차 사단이 기갑 부대를 공격하면, 아마 모르기는 몰라도 중국 기갑부대는 그 길로 보따리를 사야 할 것이다.
그래서 기존 북한의 대전차 부대 말고, 이런 최신 대전차 미사일인 불새-3와 RPG-7 탠덤 탄두로 무장한 대전차 부대를 만들라고 한 것이다.
북한은 대한민국보다 도로사정이 열악했고, 온 곳이 산악지역이었기에 매복 공격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으니까.
“8군단과 특수작전군에도 각 2,000명을 선발해 기존 대전차 부대가 아닌 2개 대전차 연대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지시하신 것처럼 분대 편제도 기존 12명에서 10명으로 줄여 지시하신 것처럼 편성하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좋소. 그리고 전차 등 기갑이 공격받으면 분명 직승기나 공격기가 올 것이니 화승총 대공 미사일도 있어야지. 또 각 대전차 화기에는 부사수가 없으니 혼자서도 무기 사용에 능숙해지도록 철저히 훈련하시오.”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각 부대장을 모두 특수작전군 출신으로 앉혀 거의 특수부대의 특수부대급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하하하! 그것 마음에 드오. 그리고 39실에서 우선 1억 달러를 지원해 줄 것이니 부대편성, 장비 구매 특히 위장복과 개인 장구에 신경을 써서 완벽한 위장 매복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시오.”
기존 북한군 분대는 총원 12명으로 분대장과 부분대장, 보총수 3명, 기관총 사수와 부사수, 발사관(RPG-7) 사수와 부사수, 저격수(지정 사수 소총), 투척기 사수 2명(유탄발사기 또는 총류탄 2정)이었고, 분대원 전원이 RPG-7 탄두 1개씩을 휴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를 10명으로 줄이고, 화력을 더 강화한 대전차 부대를 만들라고 지시한 다음 1억 달러까지 지원해주었다.
그러자 이만철이 황송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또 그놈의 칭송을 늘어놓았다.
어떻든 그렇게 또 하나의 보험을 들어놓은 다음에는 불필요하게 전진 배치된 북한 군대를 평양 이북으로 빼서 유사시 중국군의 남하를 저지할 방도를 궁리하기 시작했다.
한국과는 내가 집권하는 이상 전쟁하지 않을 것이고, 한국도 굳이 북한과는 전쟁할 이유가 없을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도 이미 물 건너갔으니 사실상 북한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중국이었다.
특히 남북통일이 가시화되면 중국은 절대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 불을 보듯 뻔했으니 미리미리 그 대비를 해야 했다.
‘여차하면 미·중 전쟁을 유도해서 그 틈에 남북통일을 하면 되지 않을까. 미국도 지금이 아니면 중국을 손볼 기회가 없을 것이니 잘만하면 전쟁을 붙일 수 있을 것인데. 그런데 그리되면 나는 어떻게 되지. 남태평양에 미리 섬이나 하나 사 놓을까. 여차하면 그리로 가서 여생을 평안하게 살게.’
내가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시간은 흘러 한국 정부, 국회, 언론, 적십자 즉 북한의 군량미와 시도 비축미가 북한 인민들에게 정말로 지원되는지를 감시할 대한민국 대표단이 꾸려졌다.
그리고 그사이에 오지용이 현금 주고 산 초코파이 33개들이 450만 상자, 분유 800g 800만 통, 이유식 800만 개가 준비됐고, 민간단체에서 기부한 초코파이 12개들이 50만 상자와 분유 50만 통도 북한으로 갈 준비가 됐다.
아울러서 오지용의 선전전에 혹해 개인이 기부한 초코파이 12개들이 약 11만여 상자와 분유 9,500여 통도 북으로 갈 준비가 되어있었다.
“장관 동지, 저게 다 남쪽 이산가족이 공화국 이산가족에게 보내는 서신과 선물이라는 말씀이오?”
“그렇소이다. 오지용 비서가 하도 언론에다가 선전전을 펼치는 바람에 선물이 저렇게나 많아진 것이오. 그리고 저 뒤에 있는 냉동차 3대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이 실려있으니 저것부터 이산가족들에게 잘 좀 전달해 주시고, 냉동차는 모두 돌려주셔야 합니다.”
남쪽 이산가족이 북쪽 이산가족에게 보내는 서신과 선물을 실은 5톤 화물차 10대와 냉동차 3대를 바라보면서 오지용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장관 동지. 그런데 장관 동지는 이번에 같이 안 가신다고요?”
“그렇소. 하지만 천해상 차관이 가니 잘 좀 부탁하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북한 노동당 비서 오지용은 한국 통일부 장관 조명견과 인사를 나누고, 서울 월드컵 경기장과 인근 평화의 공원 주차장, 하늘공원 주차장, 문화비축 기지 주차장에 늘어선 초코파이를 실은 오리언 제과 차량, 분유와 이유식을 실은 남영유업 차량과 여타 화물차를 따르게 하고는 북으로 향했다.
그 차량 행렬을 경찰차 10대와 경찰 오토바이 15대가 호위했고, 그들의 선두에는 오지용 등이 탄 차, 그 뒤에는 남한 대표단을 태운 버스 2대, 그리고 언론이 취재를 위해 동원한 차량이 따랐다.
“지난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 인민위원회 위원장이신 박철현 동지께서 이곳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다시 한 번 더 대한민국 정부에 쌀 판매를 건의하면서 북으로 갑니다. 그리고 남한 동포들이 베풀어 준 따뜻한 정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 선 오지용이 내외신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손을 흔들자 수십 대의 카메라가 일시에 셔터를 눌렀고, 그 소리를 뒤로하고 그는 북으로 넘어갔다.
물론 모든 차량을 인솔하고 말이다.
그렇게 차량 행렬이 모두 북으로 들어서자 국가 안전보위성에서 나온 북한군 병사들이 삼엄한 호위를 하는 가운데, 차량 행렬은 개성시 청사로 달려갔다.
개성시당위원장 김인식과 개성 인근에 주둔하는 북한군 6사단 사단장 박명수, 64사단 사단장 홍정호, 62포병여단장 등과 개성 시민 수천 명이 그 차량 행렬을 반긴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어서 오시라요. 비서 동지!”
“김인식 위원장, 인사는 나중에 하고, 위대하신 김정은 위원장 동지의 선물이니 인민 가정마다 초코파이 1상자씩을 우선 나누어 주고, 젖먹이가 있는 가정에는 분유와 이유식 각 6통을 나누어 주시오. 그리고 6사단장, 64사단장, 62포병여단장은 각 초코파이 500상자 식을 가져가시오.”
오지용은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이렇게 초코파이와 분유, 이유식을 개성 시민들에게 김정은의 선물이라고 배급했고, 그 배급을 받은 개성 시민들은 다시 한 번 김정은 만세를 외쳤다.
그리고 그 모습은 남한 대표단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비록 일부가 군대에 보급되었으나 그건 미미한 숫자였으니 딴죽을 걸 수도 없었다.
그렇게 개성 시민들에 배급하고 남은 초코파이와 분유 등은 북한에서 동원된 군용 트럭에 옮겨 실렸으나 예외가 있었으니 그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실은 냉동차였다.
“자, 나머지 돈이니 맞는지 확인해 보시오.”
초코파이와 분유 등의 인수인계가 끝나자 오지용이 오리언 제과와 남영유업에 미 달러화로 물건값을 지급했으니 이는 남북 간의 정식 상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이것도 역사적인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