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눈과 함께
김서준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냈다. 솟대의 CCTV 화면은 휴대폰과 연결되어 있었다.
‘또 이계에서 무언가 넘어온 건가?’
서둘러 앱을 열었다. 8개의 솟대가 감시하고 있는 화면이 나타났다.
“이건···?”
김서준의 얼굴이 굳었다. 당장 주변에 생명체나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움직임을 감지했던 기록도 없었다.
‘이계에서 뭐가 넘어온 건 아닌데···.’
“이건 말이 안 되잖아?”
김서준의 중얼거림에 놀란 엘린이 머리를 들이밀었다. 작은 휴대폰 화면을 본 엘린은 눈이 휘동그래졌다.
“이거···. 눈 아니에요?”
“맞는 거 같아요. 이게 어떻게···?”
8번 솟대의 주변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떻게 저기만 눈이 오는 거지?’
다른 솟대를 바라봐도 이리저리 둘러봐도 눈이 내리는 곳은 없었다. 심지어 금천면에는 아직 첫눈이 왔다는 기사조차 없었다.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화면을 유심히 보던 엘린이 물었다. 김서준이 그 말에 좀 더 주의 깊게 화면을 바라봤다. 어딘지 모를 위화감.
그 정체를 찾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눈이 옆으로 내려. 마치 눈보라가 치는 거처럼.’
김서준은 그 순간 머리에 한가지 장면이 떠올랐다.
‘아웃브레이크.’
게이트가 일정 시간 넘게 해결되지 않으면 일어나는 현상. 그 현상이 일어날 때, 몬스터와 함께 내부에 내리는 눈이나 비가 이렇게 옆으로 내렸다.
‘말도 안 돼!’
더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리노!”
김서준이 소리쳤다. 김서준의 위기감을 감지한 리노는 곧장 원래의 몸으로 현신했다.
“타요!”
반달이는 산에 두고 온 터, 김서준은 엘린을 뒤에 태웠다. 동시에 속으로 명령했다.
[모두 산을 수색해. 혹시라도 몬스터나 사람, 생명체를 발견하면 절대 덤비지 말고 알리기만 해줘!]
명령이 하달되자 반달이와 일호 가족에게서 알겠다는 텔레파시가 전달됐다.
[저도 갑니까움?]
밭에서 한창 잡초를 캐던 노움에게도 텔레파시가 왔다.
[응. 이쪽으로 와줘. 한시가 급해. 뭐가 넘어왔을지 몰라.]
[알겠습니다움!]
그렇게 대규모 수색작전이 시작됐다.
그리고 1주가 지났다. 수색작전의 성과는 없었다. 지금도 리노와 동물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지만, 이 산에 다른 생명체는 야생 동물뿐이었다.
도착했을 때는 눈조차 그쳐서 어떤 현상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솟대로 보기에는 그냥 허공에서 눈보라가 불고 있는 게 다였고.’
아쉽지만 그 단서로는 무엇도 짐작하기 어려웠다. 엘린과 김서준이 이야기 끝에 내린 가설은 아마도 다른 세계와 잠시 산이 연결되었지 않았을까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는 가설일 뿐이지···.’
아쉽지만 그게 다였다. 한 가지 확실할 수 있는 일이라면 넘어온 생명체는 없었다는 점이다.
CCTV도 수색도 전 범위로 촘촘히 1주간 펼쳤으니 확실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지.’
아웃브레이크라도 터져서 몬스터가 떼거리로 몰려나왔다면 난리가 났을 터. 무사히 넘어간 건만 해도 천만다행이었다.
“리노, 이제 다들 순찰 그만하고 좀 쉬라고 해.”
“멍!”
옆에서 걷던 리노가 대답했다. 김서준은 노움을 보고도 말했다.
“노움이랑 움들도 오늘 쉬고. 낮에 농사짓고 저녁에는 순찰하느라 고생했으니까.”
“괜찮습니다움! 농사는 제게···.”
“아니야. 저녁에는 놀았어야 했는데, 너무 고생 많았어. 오늘은 쉬고 맛있는 거 먹자. 반달이랑 일호도 불러서. 알겠지?”
“마, 맛있는 거···. 알겠습니다움!”
“멍멍!”
둘은 뛸 듯이 좋아했다.
그 모습을 보니 역시 한결 더 미안해졌다. 자신의 불안감에 분명 불안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쉬지도 않고 일했을 녀석들이었다.
그게 너무 미안했다.
‘이렇게 애 같은 애들이 의외로 이런 데는 속이 깊어선···.’
김서준은 정말 미안하고 귀여워 둘을 와락 안았다, 둘은 귀여운 소리를 내며 김서준에게 몸을 비볐다.
“제 연구는 끝났어요.”
일찍이 연구를 마치고 내려온 엘린이 김서준에게 말했다. 김서준은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며 대답했다.
“역시 성공인가요?”
“네. 완전요. 제대로 이어지고 있어요. 저주를 풀 조건은 주인의 허락 없이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갈 때로 했어요.”
“그런 게 가능해요?”
“물론이죠. 식물도 주인을 다 알아봐요.”
어설픈 과학자라면 몰라도, 엘프인 엘린의 말이니 틀림없었다.
“누가 함부로 훔쳐가도 이렇게 키울 수는 없겠네요.”
“맞아요. 이거라면 서준 씨 말대로, 여기저기 마구잡이로 새어나갈 일은 없을 거예요.”
이로써 김서준이 원하는 조건이 다 만들어졌다.
‘마을의 특산품인데 함부로 퍼져나가면 곤란하지.’
적어도 이 마을에 작물들이 완전히 특산물로 자리 잡고, 어르신들도 특산물로 받아들여 터전을 이루기 전에는 말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마을 어르신들과 합의해서 서서히 터전을 넓혀가야지.’
그게 아마도 세계수가 바라는, 그리고 임종철이 바라는 방향일 터였다.
엘린이 크게 숨을 내쉬며 의자에 몸을 묻었다.
“이제는 임종철 할아버지 실험만 남았어요. 평범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는 게 입증되면 진짜 끝이네요.”
“고생했어요. 엘린.”
“아녜요. 저도 서준 씨랑 같은 마음인걸요. 마을 사람들도 작물들도 꼭 터전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엘린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김서준은 빙그레 웃으며 미트루트를 씻었다.
“근데 뭐 하는 거예요?”
질문에 김서준이 고개를 살짝 돌려 말했다.
“아, 오늘 저녁 준비해요. 다들 고생했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좀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려고요.”
“진짜요? 벌써 기대되네요.”
정말 기대되는지 엘린이 귀를 쫑긋거렸다. 저도 모르게 김서준의 입이 호선을 그렸다.
“근데 오늘 메뉴는 뭐예요?”
“수제비요. 이렇게 추운 날은 수제비가 맛있거든요.”
김서준이 냉장고에서 토마토를 꺼내며 말했다. 그러자 엘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수제비요? 제비 고기도 먹어요?”
김서준이 순간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떼서 국물이랑 같이 끓여 먹는 요리에요. 그 반죽을 수제비라고 불러요.”
“아, 그렇구나. 다행이네요. 전 혹시 제가 오늘 제비를 먹어야 하나하고 걱정했어요.”
“그럴 리가요. 잡기도 힘든데요.
-쏴.
다시 수돗물이 나오고. 김서준은 잘 익은 토마토를 물에 씻었다. 김서준의 작물은 비료조차 안 쓰는 100% 유기농이기에 많이 헹굴 필요는 없었다.
“근데 왜 미트루트를 손질하신 거예요···? 설마 수제비에 미트루트를 넣으실 건 아니죠? 애들 주려고?”
“아니요. 그럴 리가요. 그랬다간 못 먹는 음식이 될 텐데요.”
순간 김서준은 그 떫고 쓰고 비린 맛이 떠올랐다. 그 날의 충격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미트루트 즙이 수제비 국물에 우러나면···. 어휴.’
상상만으로 끔찍했다.
“그건 애들 주려고요. 애들은 이런 걸 못 먹으니까요.”
“하긴, 반달이하고 일호 가족은 이런 걸 못 먹겠죠.”
리노나 노움은 규격 외의 존재들. 뭘 먹어도 참 잘 먹었다.
하지만 나머지는 평범한 야생 동물이 아니던가. 고추장, 고춧가루, 조미료 등이 잔뜩 들어간 음식을 줄 수는 없는 일이랴.
당연히 따로 요리를 준비해야 했다.
“조금 아쉽네요. 같이 먹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애들 용 수제비를 만들어서 기분을 낼 수 있게 할 거니까요.”
토마토와 미트루트를 이용해 색만 비슷하게 낸 수제비를 만들 생각이었다. 이거라면 적어도 분위기는 맞출 수 있을 터였다.
“아, 그래서 토마토랑 미트루트를 손질한 거 군요. 진짜 서준 씨는 참 세심해요. 제가 도와드릴 게 있을까요?”
“아뇨. 괜찮아요.”
김서준의 대답에 방으로 가려던 엘린이 잠시 멈춰섰다. 그리곤 이제 요리를 제대로 시작하려는 김서준에게 말했다.
“아, 맞다. 토마토 꺼낸 김에 토마토 카프레제 해 주시면 안 돼요? 노을 씨가 참 맛있다던데···.”
“아, 그, 그건 다음에 해드릴게요. 하하하···.”
멋쩍게 웃는 김서준의 귀가 왜인지 모르지만, 빨갛게 달아올랐다.
****
“육수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고···.”
김서준은 큰 냄비에 직접 키운 삼동파와 노란 당근, 그리고 육수용 멸치를 넣어 만든 육수 팩을 넣었다.
‘이대로 30분 정도 끓이면 되겠지.’
그사이 반죽을 치댄다. 밀가루 상태였던 반죽은 금세 찰진 덩어리가 된다.
애들을 위한 수제비에는 소고기와 미트루트를 갈아서 반죽에 넣었다. 살짝 불그스름한 빛깔이 식욕을 자극했다.
‘보기엔 참 맛있어 보이는데, 진짜 신기한 작물이라니까.’
온 힘을 다해 반죽을 치대니 왠지 진심이 반죽에 배어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김서준은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잘 숙성돼라!’
그런 소망을 담아 밀폐한 후 냉장고에 넣었다. 숙성은 두 시간 정도. 그 사이 김서준은 서재로 향했다.
‘생각보다 어렵네.’
서재의 컴퓨터에는 3D 모델링 프로그램이 열려있었다. 돔구장처럼 열리는 천장을 설계하는 중이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기능을 중요시하면 디자인이 별로고. 디자인을 중요시하면 고장 날 거 같고. 이거 참···.’
고민하다 결국 옆에 있는 다른 파일을 열었다. 농원의 구조를 짜기 위한 모델링이었다.
‘역시 이게 재밌어.’
앞으로 만들 농원을 상상하며 이렇게 저렇게 꾸미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금세 2시간이 지났다.
김서준은 서둘러 컴퓨터를 끄고 다시 주방으로 내려왔다.
보글보글 끓는 육수에서 짭조름한 향이 피어올랐다.
“육수 잘됐네.”
김서준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육수 팩을 꺼냈다. 동시에 창 밖을 바라봤다.
해가 짧아진 겨울 하늘은 벌써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바로 해도 되겠다.”
엘린이 마법을 걸어준 바람막이를 입고 마당으로 나온 김서준은 잠깐 고민하다 집 밖으로 나왔다.
‘마당은 좁겠지. 이제는 식구가 많으니까.’
더군다나 덩치들도 장난이 아니다. 특히나 반달이는 더더욱.
김서준은 아예 집 대문 앞에 상을 폈다.
휴대용 버너 위로 한쪽에는 냄비를, 한쪽에는 육수 통을 통째로 올라간다.
‘양은 이 정도면 되겠지?’
작은 냄비에는 양념장을 넣고, 반대쪽에는 토마토와 당근을 갈아 만든 주스를 부었다. 여기에 파프리카 가루를 넣어 색을 낸다.
‘진짜 색은 얼추 비슷하네.’
이 정도면 분위기를 맞추기는 충분해 보였다.
뒤이어 손질해둔 어쩌면 한국에서 가장 맛있을지도 모를 감자와 삼동파를 넣었다.
마늘은 일반 마늘을 쓰면 더 좋겠지만, 오늘도 코끼리 마늘을 다져 사용했다.
‘귀농의 낭만은 직접 키운 작물을 쓰는 거니까.’
대신 양은 좀 많이 넣었다. 코끼리 마늘은 알싸한 향이 약하기 때문에 양으로 그 맛을 보강했다.
여기에 호박까지 들어가니, 양쪽 다 그럴싸한 모습이 된다.
‘수제비는 오면 넣어야지.’
수제비는 직접 뜯어서 넣는 맛이 아니던가. 그 재미를 나눌 셈이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김서준이 눈을 감고 텔레파시를 보냈다.
‘모두 모여. 밥 먹자.’
순간, 머릿속에 저마다의 반응이 들려온다. 리노와 엘린을 제외하면 감정을 담은 울음소리였다.
‘들을 때마다 참 신기해.’
그게 이미지처럼 바로 머리로 이해가 되었다. 리노의 교감은 정말 신기한 방식이었다.
“““멍!”””
“구오오오!!”
“다녀왔습니다움!”
“맛있는 냄새가 나네요.”
금세 모여드는 일행들. 김서준은 미소로 일행들을 맞이했다. 동시에 손을 움직여 수제비 반죽을 떼어 넣기 시작했다.
그 현란한 손놀림을 모두가 감탄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구오?”
“멍!!!”
“뭔가 대단 해보여요.”
“와! 멋집니다움!”
괜히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퍼포먼스까지 멋지게 마친 김서준은 잠시 후 한 명씩 수제비를 떠줬다.
“뜨거우니까 다들 조심히 먹어.”
“멍!”
“알겠습니다움! 잘 먹겠습니다움!”
다들 인사와 함께 국물을 호호 불었다. 하얀 입김이 피어올랐다.
“잘 먹을게요.”
마지막으로 접시를 받아든 엘린이 인사했다. 살살 국물을 식힌 후 수제비 하나를 국물과 함께 입안에 넣었다.
“와···.”
엘린에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탱글하고 쫄깃하고. 수제비라는 거 엄청 맛있는 거네요.”
엘린의 귀가 격렬하게 움찔거렸다. 쫄깃하면서도 살짝 간이 밴 반죽은 처음 느껴보는 식감과 맛을 선사했다. 거기에 신농의 작물이 육수와 함께 만들어낸 깊은 감칠맛과 이제는 익숙해진 살짝 매운맛까지.
‘거기다 이 국물은···.’
정말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맛있었다.
“캬···.”
“국물이 시원하죠?”
김서준이 탄성을 뱉는 엘린을 보며 물었다.
“네? 아니요. 따뜻해요. 따뜻해서 너무 좋아요. 몸이 막 녹고 속이 풀리는 거 같아요.”
그러자 김서준이 박장대소를 하며 말했다.
“그게 시원한 거예요.”
“네?”
고개를 갸웃한 엘린이 말했다.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왜 추울 때는 수제비라고 하셨는지 알겠어요. 작물들도 대단하지만, 진짜 서준 씨의 요리는 최고예요.
“맞습니다움!”
““멍멍!!!””
“구오!”
김서준의 입이 절로 둥근 호선을 그렸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요.”
김서준은 그렇게 말하며 국물을 호로록 들이켰다. 마음만큼이나 속이 따뜻해졌다.
“어? 눈?”
열심히 먹던 노움이 하늘을 보며 말했다.
“큰일났다움! 눈이 온 다음!!!”
“괜찮아요. 노움님. 움벨라(Umbélla)!”
그러자 머리 위에서 내리던 눈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엘린 경! 역시 재주가 많다움! 잘했다움!”
“감사해요. 근데 이거 되게 좋네요. 눈 오는 날 밖에서 수제비 먹는 거.”
“멍멍!!!”
김서준은 저 멀리 시야를 옮겼다.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의 중심에서 이렇게 이들과 수제비라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일이었다.
김서준이 살짝 미소를 띠며 말했다.
“또 해 먹으면 되죠. 그치?”
““““멍!””””
“구오!”
너무나도 행복하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
그 날 새벽.
8번 솟대 주변.
-휘이잉.
온 산에 펑펑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그곳에는 또다시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그리고 눈보라 속에서 그림자 두 개가 나타났다.
“또 공간이 바뀌었군. 이번에는 어떤 시련이려나. 클클클.”
“아니면 드디어 막바지에 다다른 건가? 그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클클클.”
둘 뒤로 그림자 하나가 더 나타났다. 건장하고 덩치가 큰 근육질의 남자였다. 남자는 앞선 둘처럼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스, 트레스. 너흰 너무 긴장감이 없어. 좀 긴장하라고.”
망치를 어깨에 들처맨 남자는 이야기했다.
“그나저나 저 귀여운 장치는 뭐야? 새로운 함정인가?”
“우노. 뭔지는 모르지만 건드리지 마. 내가 챙겨갈 거니까.”
“클클클. 좋아. 트레스. 그럼 부수지는 않도록 하지.”
그러자 우노라 불린 남자가 어둠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근육질에 건장한 남자의 손에는 멋스러운 쇠망치가 들려있었다.
“모두 귀 조심하라고!”
남자는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바닥에 망치를 냅다 후려쳤다.
-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