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호가호위(狐假虎威)아니, 호가리노위
“저, 저게 뭣이여.”
“웬 하늘에서 트랙터가 떨어졌어!”
넓적한 블레이드를 단 황금색 트랙터가 하늘에서 나타났다. 얼핏 트랙터보다는 불도저를 연상시켰다.
‘생각했던 거 보다 더 멋있네.’
김서준의 입이 반달모양이 되었다.
주차장에 있던 사람들이 굉음에 놀랐다가, 이내 나타난 트랙터를 보곤 입을 쩍 벌렸다.
‘하늘에서 나타난 건 너무 요란했나.’
김서준이 머리를 긁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엘린, 노움, 아저씨. 주변 사람들 좀 물러주실래요? 저 이 차 밀어버릴게요.”
“어? 어어? 밀어버린다고?”
“네. 감당할 수 있으면 견인해보라던데, 이런 쓰레기 그냥 시원하게 밀어버리죠.”
배 나온 아저씨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짜증 난다 한들 차를 밀어버리다니. 비록 상대가 양아치라 한들 이건 과하다고 생각한 걸까.
“젊은이는 여기 안 사니까 그넘들하고 좀 부딪쳐도 직접 피해는 안 보겠지. 근디, 그렇다고 차를 밀어버리는 건 안되유. 그랬다가 그 피해 보상이니 뭐니, 오히려 젊은이만 피해 볼 거유.”
김서준이 씽긋 웃었다.
‘맞는 말이지. 걱정도 해주시고 착하신 분이네.’
아저씨의 말이 백번 맞았다. 하지만 아무 대책 없이 이러는 건 아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뒤에 빽이 꽤 좋거든요.”
“빽?”
“네. 특히 저런 사기꾼들 잡는 데는 그만한 빽이없죠.”
“사기꾼? 저넘들이 사기꾼이란 말이여?”
“아마도요. 어쨌든 믿고 지금은 제 말대로 해주세요.”
“흠. 알겠슈.”
아저씨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엘린과 합류해 소리쳤다,
“여러분 잠깐만 나와주세요.”
“위험하다움! 물러나라움!”
“멍!!”
“다들 조금만 뒤로 물러나유.”
일행들이 사람들에게 소리치는 사이, 김서준은 어딘가로 문자를 전송했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되겠지?’
김서준은 트랙터에 올라탔다.
푹신한 운전석에 기분 좋게 몸을 묻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레버를 움직였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레버를 타고 기분 좋은 조작감이 느껴졌다.
‘빽도 불렀고. 그럼 진상 좀 부려볼까.’
김서준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운전대를 잡았다. 한 번 더 밖의 상황을 살펴봤다.
“하늘에서 떨어진 트랙터가 아니라 주인이 있었던 겨?”
“저 바퀴 크기 봐. 장난 아니구먼.”
“근데 저걸로 뭐한데?”
몰려든 사람들은 저마다 감상과 이야기로 웅성거렸다.
다들 충분히 먼 거리였다. 이 정도면 안전거리는 충분히 확보된 듯했다.
“그럼.”
-쿠왕!
트랙터의 엔진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아무리 험준한 땅이든 거침없이 헤쳐나갈 기세였다.
“간다!”
전면에 달린 도저(Dozer) 삽이 정확히 밴의 후면을 덮을 수 있게 높낮이를 맞춘다. 그리고는 어렸을 적 범퍼카를 탔던 날을 생각하며 온 힘을 다해 액셀을 밟았다.
-쾅!
스타렉스의 후면 범퍼와 등, 창문이 도저에 눌려 모조리 박살 났다.
“저, 저건!”
“그 양아치들 차 아녀!”
“저걸 밀려고 트랙터를 가져온 겨?”
“아이고 속이 다 시원하네. 그래. 아주 고물로 만들어서 쓰레기통에 박아 버려라!”
양아치들에 대해 쌓인 게 많았던 탓일까. 주민들은 순간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누군가는 응원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속이 시원하다는 말과 함께 욕을 토해냈다.
‘재밌네.’
주변이 온통 흥분한 탓일까. 김서준도 조금 흥이 올랐다. 괜히 트랙터를 후진한 후, 다시 스타렉스에 처박았다.
-쾅!
한 번 더 굉음이 울렸다. 주민들의 감탄 어린 탄성이 터져 나왔다. 황금 트랙터는 여태 막혀있던 속을 풀어주듯 시원하게 밴을 밀기 시작했다.
“잘한다!”
“그래. 언젠가 저럴 줄 알았어. 맨날 아무렇게나 세워놓고 말이야!”
마침내 밴이 주차장 끝자락까지 밀려 나갔다.
“흠···.”
시장 노상주차장이라고 해봐야 대단한 게 아니었다. 넓은 흙바닥에 선도 없었다. 운전자가 알아서 간격을 맞춰야 하는 말 그대로 주차를 위한 장소에 불과했다.
그러다 보니 거슬렸다.
“차들 돌아다니는 데 방해되려나?”
고민하던 찰나.
“이 씨발! 뭐 하는 짓이야!”
누군가 거칠게 김서준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김서준이 옆 유리로 상대를 확인했다. 빡빡이, 홀쭉이. 금발 양아치. 그리고 옆에는 경찰 하나가 서 있었다.
“너 이 새끼 돌았냐? 남의 차를···.”
“자자, 진정하시고···.”
인상 좋은 40대 초반의 경찰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양아치들을 말렸다.
“자자, 진정하시고. 거기, 트랙터 운전하시는 분. 내려 와보세요.”
경찰이 차분하게 말했다. 김서준이 주민들의 표정을 바라봤다. 찬물을 끼얹은 거처럼 식어버린 아까의 흥분은 전부 사라졌다. 몇몇은 걱정 어린 시선으로 김서준을 바라봤다.
‘다들 얼마나 당했으면 오자마자 눈치를···.’
짜증이 더 치밀어 올랐다. 김서준이 괜히 한 번 더 밴을 도저로 ‘-쿵’ 소리가 내게 쳤다.
“저 새끼가!”
“아, 미안. 아무래도 차들이 못 움직일 거 같아서.”
김서준이 능청을 떨며 트랙터에서 내렸다. 동시에 소환이 해제된 트랙터가 금빛이 되어 사라졌다.
“뭐, 뭣이여?”
“저게 갑자기 사라지는 디?”
“이게 어떻게 된 겨?”
당황하는 주민들과 달리 양아치들의 표정이 굳었다.
‘저, 저게 소환한 거였다고?’
‘저렇게 큰 트랙터를 소환해? 이거 잘 못 걸린 거 아니야?’
양아치들이 눈빛을 교환하자 금발 머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야, 닥치고 태연한 척해. 형님이랑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복화술을 하듯 입을 다문 채 조용히 내밀자 둘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걸 본 경찰이 앞으로 나섰다.
“저는 이 마을의 파출소장, 신영중이라고 합니다.”
정중하게 인사한 파출소장은 경찰 증을 보이며 말을 이었다.
“자, 사정은 알겠습니다만, 이분들은 특수 임무 수행 중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의 차량을 함부로 파손하시면 곤란하죠. 죄송하지만, 공무집행 방해와 재물손괴죄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특수 임무를 요즘은 술 마시면서 하나 봐요?”
김서준이 비꼬듯 물었다. 그러나 경찰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런 이야기는 서에 가서 하시죠.”
“아니, 여기서 좀 해야겠는데요.”
김서준이 말과 동시에 리노에게 명령을 감정에 담아 보냈다. 그러자 리노가 꼬리를 하늘로 세우며 그르렁거렸다.
“!!!!”
경찰의 표정이 굳었다. 동시에 다가오려던 동작이 멈췄다. 그뿐만 아니라 뒤에 있던 양아치들도 일순간 정색했다. 아니, 미세하게 몸이 떨리고 있었다.
“왜 저러는 겨?”
“무슨 문제 있나?”
주민들이 수군거렸다. 그러나 평소의 기세등등하던 녀석들은 입술만 달달 거릴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리노의 피어(Fear), 역시 효과가 확실하네.’
최소 300년을 산 엘린마저 덜덜 떨게 한 피어가 아니던가. 허접한 사기꾼들이 그 기운을 당해낼 리 없었다.
‘잘했어. 리노.’
김서준이 리노를 보며 눈을 찡긋했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 리노는 다시 꼬리를 흔들며 자리에 ‘앉아.’ 자세를 취했다.
“큭...”
기운이 사라지자 이내 녀석들이 큰 숨을 내쉬었다.
‘음? 엘린도 느꼈었나. 역시 엘린은 민감하구나.’
김서준은 나중에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요? 아니면 좀 더 보여 드릴까요, 소장님?”
“이, 이야기를 해보시죠.”
제대로 먹혔다. 사기꾼답게 눈치가 빨랐다.
‘호가호위(狐假虎威)아니, 호가리노위라고 해야 하나.’
상대는 김서준을 강자라고 생각할 테니 이 자리를 쉽게 벗어나긴 어려울 터. 리노 덕분에 일이 수월해졌다.
이제 실체를 까발려 줄 시간이었다.
“이분들은 뭐 하는 분들입니까?”
“헌터관리국에서 파견된 경비 헌터입니다.”
“그래요? 경비 헌터면 차 막 세우고 술 처먹어도 되나 보군요. 근데 세금은 왜 받습니까? 관리국이라면 나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데요?”
“갑자기 몬스터가 많아져서 급하게 파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금으로 걷고 있습니다.”
파출소장이 나서서 변호하기 시작한다.
‘역시나 한 패였군.’
금천면의 계시는 분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다. 헌터는커녕 각성자니 관리국이니 하는 것도 잘 모르는 분도 많았다.
그런 어르신들에게 경찰이 보장하며 저런 개소리를 늘어놓으니 속을 수밖에.
‘나쁜 새끼들.’
김서준은 속으로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
“갑자기 몬스터가 많아져요? 게이트 열렸단 이야기도 없는데. 진짜 이상하네요.”
몇몇 사람들이 김서준의 말에 동조했다.
“나도 그게 이상했어. 알람이 안 와.”
“맞어. 지난번에 스켈레톤인가 뭔가 하는 것들이 순이네 가게 뒤집을 때도 그랬잖여.”
“맞네. 진짜 이상하구먼.”
그러자 여태 뒤에 있던 금발 머리가 나섰다.
“소장님. 저희 일인데 이제 저희가 이야기하겠습니다.”
꽤 정중하게 말한 양아치는 김서준을 보더니 말했다.
“헌터신가 본 데, 어설프게 정의의 사자 노릇 하다가 사람들 위험에 빠뜨리지 맙시다.”
그렇게 말한 금발 양아치는 자신의 머리를 흐트러뜨리며 짜증을 냈다.
“진짜 이거 기밀이라 말하면 안 되는데···.”
그리고는 이목을 집중하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다들 오해하실까 봐 제가 말씀드릴게요. 최근에 게이트 없이 자꾸 몬스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거 수사 겸 경비로 온 거고요. 급하게 파견됐다가 보니, 경비는 현지 충당하게 된 거고요. 어차피 나중에는 다 세금으로 얹어서 내게 되실 겁니다.”
양아치의 말에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게이트 없이 몬스터가 온다고?”
“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
“서둘러 이사 가야 하는 거 아녀? 이러다 자다가 죽겠어.”
난리가 난 군중들을 보며 양아치가 소리쳤다.
“보세요. 이래서 비밀이라고 한 건데. 어차피 우리 관리국이 시간 지나면 다 해결할 문제로 이렇게 사람들 불안하게 만드니까, 속이 좀 편하십니까?”
양아치는 김서준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더니 이내 표정을 싹 바꿨다. 그리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온화한 표정과 목소리로 소리쳤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진정! 그래도 저희가 지금 그 원인을 점점 찾아가고 있고, 적어도 미리 대피할 수 있는 시스템은 곧 만들 겁니다. 그때까지만 참아주세요.”
남자의 말에 몇몇 분들이 안도했다.
“다행이구먼.”
“그래도 방법이 있네.”
“한량들인 줄 알았더니 일을 하는 거였어.”
여론이 조금씩 변하던 그 순간 김서준이 킥킥거렸다.
“뭡니까?”
“아, 너무 웃겨서요. 그러니까 진짜 관리국에서 나오셨다는 거죠? 그리고 그런 임무 수행 중이시라고요.”
“물론입니다.”
그러면서 남자가 헌터 증을 내밀었다. 김서준이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그 증을 낚아챘다.
“무, 무슨···.”
“그거 알아요? 헌터 증은요. 마나를 먹이면 황금빛으로 빛나요.”
김서준이 말과 동시에 자신의 헌터 증을 높이 들었다. 그러자 정말 테두리가 황금색으로 빛이 났다.
“그런데 이건···. 아무 색도 안 나네요?”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양아치가 당황해서 소리쳤다.
“그리고 아까 차에 붙여 놓은 헌터 증도 양식이 좀 안 맞더라고요. 글자 크기도 안 맞고. 그쵸?”
김서준이 엘린을 바라봤다. 엘린은 아주 자연스럽게 대꾸했다.
“맞아요. 좀 다르던데 혹시 위조한 거 아니에요?”
‘나이스 엘린!’
리노의 교감을 활용한 일종의 텔레파시였다. 물론 선명한 문구가 아닌 호응해달라는 요청 수준이었지만, 엘린의 뛰어난 연기력은 김서준이 원하는 바를 그대로 수행했다.
“무, 무슨 소리야! 그거 정말 헌터 증 맞아! 이 자식들이 어디서 엄한 사람을 사기꾼 만들고 있어!”
그러자 뒤에 있던 대머리가 소리쳤다. 김서준이 이때다 싶어 물었다.
“그래요? 그럼 능력이 뭔데요?”
“느, 능력?”
“헌터면 능력이 있으실 거 아니에요?”
“느, 능력이···.”
발끈했던 대머리가 말을 더듬었다.
‘체크메이트네.’
대머리의 능력은 뻔했다.
‘네크로멘서겠지.’
몬스터가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장소를 습격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김서준은 100% 자작극이라고 확신했다. 몬스터가 마을을 차지하기 위해 게릴라 작전을 펼칠 리가 없지 않은가?
‘그것도 헌터의 심기에 따라서? 말도 안 되지.’
게다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몬스터까지 전부 ‘스켈레톤’이라고 했다. 심증은 확실했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입증해 내느냐. 김서준이 생각한 건 마녀사냥이었다.
‘마녀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시험장으로 만드는 거지.’
헌터 증이 위조다? 김서준의 억지였다. 황금빛 마나는 김서준의 마나를 이용한 사기였다.
차량의 헌터 증? 역시나 사기였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사람들의 머리에 의심만 불러일으키면 돼.’
그리고 마녀사냥, 아니 ‘헌터 사냥’으로 상황을 끌고 가면 게임은 끝이었다.
‘헌터가 아니라면 아니라고 잡아간다. 입증하면 네크로멘서인 게 탄로 날 테니 그걸로 잡으면 되지.’
김서준이 턱짓하며 물었다.
“뭐해요? 능력 뭐냐니까요?”
“이봐요. 이건 국가 기밀이라고···.”
“그럼 헌터 아니네. 역시 다 사기꾼이었군요?”
헌터들의 표정이 구겨졌다. 뭐라도 씹은 것처럼 형언할 수 없이. 김서준이 비릿한 미소를 짓자 양아치들의 손이 부들거렸다.
“자자, 그만합시다. 여기서 이래도 결론 안 날 거 같은데, 나머지 이야기는 이제 서에 가서 하시죠.”
잠자코 있던 파출소장이 결국 수가 없었는지, 상황을 모면하러 나섰다.
“소장님. 지금 저 녀석들이 증명 못 하면 소장님도 한패나 마찬가지 신 거 아시죠?”
김서준의 말에 파출소장이 정색하며 말했다.
“공무집행 방해. 재물손괴죄. 거기에 명예훼손까지 추가하시는 겁니까?”
“제가 맞다면 그 죄들 다 합쳐도 소장님이 형량이 더 크실 겁니다. 전 걸어볼 만한 거 같은데. 소장님도 거실 수 있겠습니까?”
김서준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두 사람의 눈이 정확하게 마주쳤다. 파출소장의 눈이 흔들렸다. 이내 온화하던 그 표정에 분노가 일렁이고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야, 준비해.”
파출소장이 작게 말했다. 그러자 양아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막내야. 끝났다. 다 불러.”
“젠장! 알겠습니다!”
대머리가 소리쳤다.
“일어나라!”
그 순간 땅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모래가 흩어지는 소리와 덜그럭거리는 소리도 사방에서 들려왔다.
“뭐, 뭐여.”
“무슨 소리여?”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서, 설마?”
그 순간 누군가 소리쳤다.
“몬스터여!”
“저, 저건 맨날 오는 그 스켈레톤이잖아!”
“근데 한두 마리가 아니여!”
주차장 곳곳에서 흰 뼈로 만들어진 스켈레톤이 땅 위로 기어 올라왔다.
‘젠장, 여기에 다 숨겨 놨던 건가?’
보아하니 20여 구쯤 되어 보였다. 큰일이었다.
‘스켈레톤을 막는 거야, 어떻거든 되겠지만 그사이 녀석들이 도망갈 텐데!’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은 파출소장이 타고 온 경찰차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쾅!!!
폭음과 함께, 하늘에서 나타난 인영이 경찰차를 짓밟았다. 완전히 찌그러진 경찰차를 보며 사기꾼들의 표정도 찌그러졌다.
“뭐야!”
“씨발! 너 누구야.”
경찰차 위에 있던 정장을 입은 여자가 장검을 붕붕 휘두르며 말했다.
“사기꾼 체포하러 온 진짜 헌터님이시다.”
여자가 김서준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한층 더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서준 씨, 실적 올려주겠다고 급하게 와달라고 연락하더니···. 옆에 그 여자는 누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