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33 2019 =========================================================================
#433
“나도 영화 생각하고 있긴 한데... 이번에 드라마 대본 들어온 것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어서, 그쪽에 신경을 더 쓸 생각이거든. 흠... 근데 유빈이가 저렇게 말하니까...”
“뭐래. 유빈이는 유빈이가 너는 너지. 인마.”
“그렇긴 한데. 쩝. 언제까지 드라마에서만 머물 순 없잖냐. 안 그래도 아이 돌 꼬리표 달고 있는데.”
“아이 돌 꼬리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굳이 떼려고 하지 말고. 어차피 시간 지나고 네 커리어가 쌓이면 자연스레 없어질... 아니, 오히려 그때 되면 널 더 돋보이게 할 걸? 그리고 네가 지금까지 찍은 드라마가 몇 편인데 그런 소리를 해?”
“아, 모르겠다. 원래는 형들한테 물어보면 됐는데... 이제는 형들은 대부분 음악 쪽에... 작사나 작곡 쪽에 관심 가지고 있고 연기 쪽은... 민수 형이 있긴 한데, 민수 형은 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오히려 내가 조언을 줘야 할 위치... 에휴...”
그렇게 생각에 빠진 유빈 녀석을 뒤로 한 채, 성준 녀석과도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성준 녀석도 배우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만큼 나와 유빈 녀석의 얘기를 허투루 들은 것 같지 않았다. 또한 나름 배우로서 자신이 걸어가야 할 앞길에 대해서도 평소에 자주 생각해본 것 같았고.
“음반 활동은?”
“뭐, 음반만 내고 다른 활동은 못하겠지. 솔직히 음반 낸 것도 기적이야. 준비하는 데 한 달? 그 정도도 안 걸렸으니까.”
“반응 좋던데? 내일? 예약 주문 집계 나오지? 모레 앨범 발매고.”
“예약 주문이야... 이번엔 기간 자체가 일주일밖에 안 돼서 저번 앨범보다 훨씬 못할 거야. 어쨌든 앨범 활동 못하는 건 아쉬울 수밖에 없지. 그래도 어쩔 수가 없어. 촬영에 전념해야지. 받은 돈이 얼만데.”
“야, 야. 얼마 받았냐? 아니, 저번 미스터 지는 얼마 받았냐? 소문 들어보니까, 러닝 개런티도 있었다며? 왕창 벌었겠다? 야! 그럼 이번에도 러닝 개런티 있냐?”
이 녀석이 잘 나가다가 왜 자꾸 이래? 계속 진지하면 무슨 별 걸리냐?
아니, 돈도 벌만큼 벌면서 왜 자꾸 얘기를 이쪽으로 이끄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CF도 여럿 꾸준히 찍어왔고 또한 공개 열애 선언 후에 커플 CF도 여럿 찍은 녀석이 말이다.
하여튼 있는 놈이 더하다느니. 쯧.
아니, 그나저나 꽃단장도 꽃단장이지, 왜 이렇게 안 내려오는 거야? 사람 애타게.
*
[지글지글]
화로에서 즉석으로 구워먹는 꼬치구이와 이에 어울리는 각종 주류. 그리고 친구들.
[짠!]
[치얼스!]
[건배!]
[하나로 통일 하면 안 되냐? 굳이 우리가 티 안내도 이미 지구는 하나야. 지구촌이라고.]
[뭐, 어때? 마음에 드는 걸로 그냥 하면 되지.]
오랜만에 금요일 저녁다운 저녁을 보내게 된 것 같다.
“야, 분위기 죽이는 데? 대박이네. 여기.”
“꼬치구이 좋네. 좋아. 내일은 바비큐나 해먹자. 아침에 마트 가서 고기랑 사고 가는 김에 수박이나 과일도 좀 사고.”
“저기 앞에 있는 벤치 같은 데는, 거기서도 뭐 먹을 수 있어서 설치해 놓은 거지? 그럼 거기서 먹으면 되겠네. 모기도 별로 없고 딱이네.”
“근데 지하에 있는 와인 창고는 뭐야? 너 와인 잘 안 마시잖아. 삼촌 꺼?”
“어. 삼촌 꺼. 어차피 마셔도 상관없어. 비싼 건 죄다 서울에 있으니까.”
뭐, 아직까지 다소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았던 여자들이 마음에 걸렸으나 이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술이 한 잔, 두 잔 들어감에 따라, 여자들 또한 한 마디씩 서로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 언니, 정말요?”
“그렇다니까?”
“저 그 사람 그런 사람인 줄은 몰랐는데... 대박. 지연 언니도 알고 있었어요?”
“예저네... 가치 예능 찍것었으니까.”
“아! 맞다! 그때 언니......”
약간 내성적인 성격의 서린이 막내답게 싹싹한 모습을 보이고 맏언니인 신현지가 분위기를 리드하면서 어느새 언니, 동생 하는 사이가 된 듯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런 둘의 사이에서 다소 소외된 듯 했지만, 이제는 간혹 같이 웃음을 터트리고 말도 먼저 건네는 것으로 보아 유지연 또한 어느 정도 그녀들 사이에서 녹아든 듯 했다. 다만,
“괜찮겠어? 더 마셔도?”
술을 꽤나 잘 마시는 둘 사이에 끼어 조금 버거워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되었지만.
“괜차나. 와이닌데.”
이런, 이런.
붉어진 얼굴이나 숨기시지? 나 참.
차가움은 이미 무장해제 된 상태였고 얼굴은 붉어지다 못해 터져버릴 듯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발음이 꽤나 뭉개져있어 괜찮다는 말을 믿을래야 믿을 수가 없었다.
흐음.
어느 정도 배도 채웠고 본격적인 여행은 내일 토요일부터 일 것이기에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야 될 것 같았다. 더 이상 마셨다가는 우리 유 여사님이 버티질 못할 테니까.
“이만 올라가자.”
“응? 왜에? 실어, 더 이쓸래.”
이제는 생전 안하던 투정까지 하는 그녀를 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휴, 내가 못산다. 못살아. 내가 알던 유지연 맞니?
“착하지? 올라가자. 얼른. 옳지.”
이내 유지연을 업다시피 부축하며 일어서니, 나머지 일행의 시선이 내게로 한데 모였다.
“우린 먼저 올라갈게.”
“어? 벌써?”
“벌써 올라가시게요? 오빠?”
아니, 지금 너희들 주변에 널려있는 와인이랑 소주, 맥주병을 보고도 벌써라는 말이 나오냐? 아주 술 못 먹어서 죽은 귀신처럼 마시네. 다들.
아직 멀었다는 듯 나를 보는 와중에도 술잔을 비우는 일행의 모습에 고개가 절로 흔들렸다.
“오늘은 간단히 마셔야지. 토요일, 일요일 알차게 보내려면. 뭐, 내일 아침에 마트까지 간다며? 암튼, 먼저 올라간다. 너희들도 적당히 마시다 올라가.”
내일을 위해 오늘은 이만 자리를 마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술이야 마지막 날인 내일 밤에 본격적으로 마셔도 되는 것이고 제 아무리 술이 세다고 해도 여기서 더 마신다면 보나마나 늦잠을 잘게 분명할 테니까.
“그래? 그럼 우리도 슬슬 자리 정리하고 올라갈까?”
“그럴까? 서린아 어떻게 할래?”
뭐, 녀석들 또한 그런 내 말에 수긍한 것인지 아니면 묘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꿈꾸고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더 이따 가자. 나 술 안 치햇는데 왜 그래?”
그리고 그런 녀석들의 행동을 뒤로한 채 나는 옆에서 투정을 부리는 이 여자를 아예 둘러메어 방으로 이동했다.
후아. 이거, 이거 앞으로 술 못 마시게 해야겠다. 딴 놈이랑 술 마실 때 이런 모습이 되어버린 다면, 하아... 상상하기도 싫다.
그런데 술을 못 마시게 해야겠다는, 그런 나만의 생각은 이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야만 했다.
침대에 눕힌 채,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그때였다.
“오빠.”
“응?”
내가 잘못들은 줄 알았다.
그새 술이 약해진 건가?
술이 취한 건 유지연이 아니라 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귓가에 들린 단어는 유지연으로부터 나올만한 말이 아니였다.
“오오빠.”
하지만 이내 내 귓가에 속삭이는 유지연의 목소리로부터 다시금 들을 수 있었다. 오빠라는 소리를.
도대체 뭘 얼마나 마셨길래, 이러는 것일까.
평소라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말을 유지연으로부터 듣게 되니, 몸에 땀이 다 났다.
이거, 이거 아무래도 술을 못 마시게 하는 건 조금 너무한 것 같다. 그래, 인심 써서 내 앞에서만 먹게 해야겠다. 암, 그렇게 해야 하고말고.
그렇게 나 또한 때마침 밀려들어오는 취기에 정신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런 내 상태와는 상관없이 유지연의 속삭임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오빠라고 하니까, 그렇게 조아?”
“뭐?”
“어린 애가 오빠라고 하니까, 그러케 존냐고.”
전에 나이가지고 살짝 장난을 쳤던 것을 아직까지 마음에 담아둔 듯 유지연은 내 가슴을 손으로 때리며 이에 대한 원망 아닌 원망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내가 해주는 게 더 조아, 아니면 어린 애가 해주는 게 더 조아? 내가 오오빠라고 해주는 게 더 조치? 나 아직 점거든? 아직 20대 못지 아나! 아라?”
유지연은 차가웠다. 얼굴도 말하는 것도 그리고 성격도.
하지만 그런 그녀의 내면은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여리고 또한 부끄러움도 많고 귀엽기도 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기에 더욱 그녀에게 끌렸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나도 가슴으로 할 수 있따니까?”
그런데 이렇게 내 말 하나, 하나를 가슴에 담아두고 있었다는 점을 미처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차가운 외면이 조금은 원망스러워졌다. 내 자신이 조금 한심스럽기도 했고.
[콩]
“아얏!”
“아가씨. 내일 꼭 기억해. 방금 전에 했던 말.”
일단 재우는 게 우선순위인 것 같아, 그녀의 머리에 살짝 딱 밤을 날려준 뒤 침대에 눕혔다. 그래, 내일보자. 기억 안 난다고 시치미만 떼 봐. 아주 혼내줄 테니까.
“나 안 취했...”
“내일 모르는 척만 해봐라. 그러면!”
[휘익]
“왜? 지그믄 안 자바먹게? 왜? 내가 늘거서?”
하아. 안 되겠다. 지금 당장 혼나야겠네. 너. 후우.
*
[악마의 재능! 혐한 시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린 강지혁의 정규 5집 앨범 선 결제 예약 주문량이 세상을 놀라게 하다!]
- 당초 짧은 예약 기간(정규 4집 한 달, 정규 5집 1주일)과 경색된 동북아시아 정세로 인해 다소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던 선 결제 예약 주문량이 538만 7800장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정규 4집 앨범 선 결제 예약 주문량 798만 4972장에는 못 미치나, 예약 기간이 전 앨범 대비 5분지 1로 짧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이로운 판매량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일례로 강지혁은 이번 단 일주일간의 선 결제 예약 주문량만으로 2018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발매된 음반의 총 판매량 531만 4823장을 넘어섰다.)
- 연일 혐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일본 지역이 300만장이 넘는 주문량을 기록하며(이는 정규 4집 앨범의 일본지역 선주문 예약 첫 주 집계 량 65만 9432장의 5배와 일본지역 전체 예약 주문 집계 량 322만 5891장에 아주 조금 못 미치는 수치이다.) 예약판매량 1위국의 자리를 지켰으며, 그 다음 자리는 대략 100만장을 기록한 한국이(한국은 정규 4집 앨범의 선주문 예약 첫 주 집계 량이 184만 3920장으로서 당시 첫 주 예약판매 1위를 기록했으나, 이번 정규 5집 앨범에서는 상대적으로 무척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번 정규 5집 예약 주문에서 한국은 유일하게 전 앨범 대비 판매량이 떨어진 지역이 되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남미, 유럽, 북미, 아시아 지역 순으로 4개 지역이 총 130만 장의 예약 판매고를 기록하였다. (정규 4집 앨범 선주문 예약 첫 주 집계 량에서 이들 4개 지역은 30만장이 조금 넘는 주문량을 기록했으나, 이번 정규 5집 앨범에서는 그 4배가 넘는 예약 판매고를 기록했다.)
- 한편 이렇게 경이로운 성적을 거둔 강지혁의 정규 5집 앨범 CHAOS는 오늘 자정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식 발매될 예정이며 소속사 측의 발표에 따르면 강지혁은 미스터 지 후속작 촬영으로 인해 이번 음반 발매와 관련된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천전화. 매일코리아 연예·이슈 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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