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마음을 노래로-369화 (369/502)

00369  2019  =========================================================================

#369

[꿈 아레나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2019 모자란 녀석들 시청률 20. 84%를 기록! 5년 2개월 만에 20%를 돌파한 모자란 녀석들 시청률과 더불어 관련 DVD 예약 주문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음원차트를 나란히 줄 세운 모자란 녀석들 가요제 곡들의 저력을 통해...... 특히 새롭게 랩에 도전한 강지혁과 정순한에 대한 대중들의 호평이 극에 달해!]

-와... 지렸다. 오랜만에 기저귀 찼다. 하아...

-더러운 세상. 재력이며 얼굴에 애호박까지... 가진 놈이 저렇게... 하아...

-모자란 녀석들 가요제 갔다 온 사람들이 왜 다들 한동안 미쳐있었는지 이해가 감. 하아... 무조건 예매 성공했어야 했는데...

-이번은 진짜 역대 급이었다. 대박 아닌 공연이 없었음.

모자란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은 10년 넘게 토요일 오후 시간대를 차지해왔다. 이 말인즉슨, 단순히 시청률에 연연할 단계는 진즉에 넘어섰다는 뜻이었다.

-간만에 시청률 20%돌파네. 이게 몇 년 만이냐?

-모자란 녀석들 이름 값 제대로 했음. 하아. 진짜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지릴 것 같음.

하지만 종편이 등장한 이래 20% 이상의 시청률을 달성하는 것은 그 대단한 모자란 녀석들 일지라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현상이었다. 그만큼 이번 2019 모자란 녀석들 가요제가 대중들의 어마어마한 관심을 받고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했고 말이다.

-힙찔이들 이젠 어떡하냐?

-애당초 힙찔이들이 강지혁 깔 때부터 알아봤음. 어차피 강지혁은 지들 신경도 안 쓰는데, 지들끼리 풀발기해서는...

-강지혁은 힙찔이들 이름도 모를 걸? 여튼 이번 공연 대박이었다. 천재였지 지렸음. 후크 중독성 후덜덜임.

-크크크. 지금까지 한번도 대응한 적 없을 걸? 그냥 철저한 무시. 크크.

애당초 이번 모자란 녀석들 가요제 라인업 자체가 누구하나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는지라,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모자란 녀석들과 관련된 기사로 도배되다시피 했고 이는 음원사이트 차트 또한 마찬가지였다.

[모든 장르를 아우르겠다는 월드스타의 포부가 현실로! 본인이 지닌 강력한 대중성이 힙합 장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2019 모자란 녀석들 가요제는...... 클라우드, 제라, SAY, 박재성, 아인유, 강지혁 등 참가 가수 면면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 관련 DVD의 예약 주문이 벌써부터 10만장을 돌파함에 따라 이번 가요제가 지금까지의 가요제들보다 수익측면에서......]

특히 그 중에서 공연의 피날레를 담당했던 강지혁에 대한 기사는 압도적인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강지혁 이번에 한국 활동 진짜 많이 하네.

-듣기로는 6월부터 해외가야해서 그전에 한국 활동 한다고 하던데? 여튼 대박임.

-열등감 폭발한 찌질이들 때문에 강지혁 국내 활동 안할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데, 어휴...

그동안 강지혁을 향한 언론의 이유 없는 꼬투리 잡기와 온라인상 몰이는 강지혁의 수많은 팬들의 가슴을 불안함으로 물들이기에 충분했는지라, 이번 해 상반기부터 제법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하는 강지혁의 모습은 그들 모두에게 나름의 안정감을 선사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강지혁의 팬들에게 다가갈 소식은 그뿐만이 아니었는지라, 그들의 놀람과 감탄은 그 수준에 한해 그칠 수가 없었다.

[KTBS의 야심찬 새 예능프로그램 명탐정 K! 5월 초 방영을 목표로 벌써 제작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런데 이 예능프로그램에 강지혁이? 포이보스 뮤직 측 曰 “총 10부작인 KTBS 새 예능프로그램 명탐정 K에 고정 출연자로 참가하게 된 만큼 팬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해외 활동 전 국내 팬들을 위한 방송 활동에 당분간 전념하겠다는 강지혁 군의 의지가 생각 이상으로 강력하여 이뤄진 방송 출연 인만큼 예쁘게 봐주셨......”]

물론 그것마저도 그들이 놀랄만한 소식들의 일부분에 그치지 않음을, 그들 모두는 모르고 있었지만.

*

“엉아! 배고빠!”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아주 건강하네요. 키도 크고요.”

“오빠! 용기 배고프데!”

사랑스러운 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건만, 이게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6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그것도 병원에 데리고 오는 것은 그 누가하더라도, 보더라도 만만치 않은 일일 테니까.

“봄철인데, 미세먼지가 많아서요. 외출하실 때는 꼭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시고......”

간만에 삼촌과 단둘이 좋은 시간 보내시라고 애들을 오늘 하루 동안 전담해서 돌봐주기로 했다. 애들 병원도 데려오고 맛있는 것도 먹여서 잠실 타워 집에서 잠까지 재우는,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를 보모 역할이지만 말이다.

“감사합니다. 의사선생님. 자 다들 의사선생님한테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해야지?”

“감따합니다!”

“감따함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동생들이 엄마를 찾지 않고 나를 잘 따른다는 점이었다.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동생들의 행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기에 실외활동을 마냥 마음 편히 할 수는 없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함께한다는 사실이 주는 감정들에 마냥 기분이 좋았다.

“형, 애들 데리고 먼저 차에 가 있어. 나 잠깐 건준이 좀 보고 올 테니까.”

“오케이. 자 애들아 삼촌 따라서 먼저 차에 가 있자! 다들 알겠죠?”

“네!”

“엉아는?”

“오빠는요?”

어쨌든 병원에 다녀오는 것을 끝으로 오늘의 실외 활동은 실질적으로 끝이었기에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이제 잠실 타워 집으로 이동하는 일만이 남았으니까.

“공부는 잘 하고 있고?”

“그럼요.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제가 하고 싶어 했던 일이니까요.”

“그래, 그러면 된 거야.”

이번에 애들 예방 주사를 맞히고 기타 검사들을 받는데 병원 측에서 여러모로 편의를 봐준 것은 내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가 되었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그 모든 이유이지만은 않았다.

“상세 검사 결과는 내일 쯤 나올 거에요. 제가 나오면 바로 알려드릴게요.”

“고맙다. 그래도 건준이 네 덕에 한시름 덜었네. 애들 데리고 병원 오는 게 처음이라 막막했는데.”

“아니에요. 이런 거라도 해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죠.”

내가 처음으로 후원한 이가 이제는 제법 의사 선생님 티가 나는 이가 되었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로웠다.

“에이, 아직 국시도 안본 예과생인데요. 뭘.”

“그래도 건준이 너 보니까, 내가 다 뿌듯한데? 잘해줘서 고마워. 애들도 너 보면서 많이 느끼고 배웠을 거야.”

더불어 지금까지 고아 아이들을 위한 교육비 및 생활비 지원을 계속해온 내 자신에게 마구 칭찬해주고 싶었다. 그 선택이 결코 틀린 게 아님을 말이다.

“다들 쉽게 올 기회가 아니란 걸 잘 알아서 그래요.”

“그럼 다행이고. 형이 해외에서 지내는 날이 더 많아서 신경을 잘 못썼는데, 관리사님이 계셔서 그래도 안심이네. 너랑 다른 애들이 밑에 애들 잘 돌봐준 덕도 크겠지만 말이야.”

물론 해외 스케줄 때문에 제대로 신경을 써주진 못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것이라곤 꼬박꼬박 애들에게 학비며 생활비를 보내는 것일 뿐 실질적인 관리를 도맡아온 건 각 고아원 담당자분들과 관리사님이니까.

“대학생들한테는 입학 등록금만 전액이고 나머지 학비는 일부만 지원하는 걸로 하는데 많이 힘들진 않아?”

“저는 의대생이라고 학비 전액 지원해주셨잖아요. 그리고 생활비 지원해주셔서 다들 장학금 받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그래도...”

그렇게 한동안 건준이와 대화를 나눴다. 전체적으로 100명이 조금 넘는 후원 아이들이기에 한 명, 한 명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다 봐도 무방했기에 이렇게라도 이와 관련된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 병원은 아니더라도 연대랑 카톨릭 쪽으로 벌써 5명이에요. 의대생들이. 다들 아직 예과생들이라 직접 무엇인가를 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몸 안 좋으시거나 오늘처럼 무슨 일 있으시면 꼭 연락주세요.”

“내가 그러면 선배들이나 교수들한테 눈치 보일 텐데 그럴 순 없지.”

“아니에요. 오히려 어깨가 으쓱한걸요? 안 그래도 오늘 형이 병원 예약하실 때 저 물어보셔서 다들 난리였어요. 교수님들, 레지던트, 인턴 선생님들부터 선, 후배들까지 전부요. 그러니까, 꼭 연락주세요. 아프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도 받으시고요.”

“그래? 그럼 신세 좀 질게. 하하!”

“언제든지요.”

“그나저나 다른 애들은? 넌 의대 다니니까, 아직 학생이지만 다른 애들은 졸업한 애들 이제 있지 않아?”

“지석이는 졸업하고 이번 해부터 광주에 있는 기동대에서 지휘관으로 병역근무하고 있고요. 태현이는 임용 바로 붙어서 지금 발령대기 중이에요. 그래도 초등학생 선생님이라고 요즘엔 하루가 멀다 하고 애들 가르치더라고요. 학교 다닐 때도 애들 시험기간 때면 자주 찾아가서 공부도 봐주고 그랬어요. 뭐, 그건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지만요.”

“아!”

“다른 애들은 취업 준비하느라 바쁘죠. 요즘엔 다들 힘들어서요.”

“그렇구나.”

“그래도 스무 살 넘은 애들끼리는 지방에 있든, 서울에 있든 일 년에 한번 씩은 꼭 다 같이 만나려고 해요. 고아원이 달라서 처음에는 어색해도, 그래도 우린 서로를 너무 잘 알 수밖에 없는 사이니까요. 뭐, 형이라는 구심점이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대화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가버렸는지라 이만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지려했다. 녀석이 근처에 다른 후원받는 애들의 자취방이 있다는 정보와 함께, 잠깐이라도 보고가면 안되냐는 제안을 건네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사촌동생들이 마음에 조금 걸렸지만 오늘이 아니면 언제 또 후원하는 애들을 직접 만나볼까 싶어 건준이 녀석과 같이 이동하기로 했다. 나 또한 내가 후원하는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직접 두 눈으로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으니까.

“여기서 살고 있다고?”

“네. 저는 병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고요. 여기 신촌에 하나랑 대학로 쪽에 하나해서 애들이 같이 살고 있어요. 대학 다니는 애들이 이제는 스무 명 정도 되는데, 열 명은 저처럼 기숙사에 있고 나머지 애들은,”

“생활비도 지원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네?”

그런데 막상 도착한, 내게 후원받는 이들이 같이 자취를 하며 살고 있다는 공간은 내 자신을 꽤나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생활비 지원이 안 돼?”

“아니요. 매달 받고 있어요. 형이 지원해주신 돈으로 여기 방도 잡고 먹을 것도 먹는 걸요? 다들 학비 장학금 받으려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것도 전부 형 덕,”

“그런데?”

“네?”

공간자체가 주는 음울한 분위기에 말 자체가 길게 나오질 못했다.

일단 5명이나 생활하고 있다는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는 건 둘째치고서라도 애들이 최소한의 개인공간도 없는 이곳에서 머물고 있다는 게 좀처럼 이해되질 않았으니까.

“생활비가 모자라? 그래도 관리사님한테 식비랑 어느정도 생활할 수 있게 지급해달라고 했었는데?

“이 정도면 엄청 좋죠. 하숙집이나 고시원에 비해서.”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 공간자체를 보며 좋다고 표현하는 건준이의 행동이었다.

“방이 3개니까. 남자, 여자 방 하나씩 쓰고 거실이 제법 넓고 부엌도 있는 걸요? 그리고 반지하나 지하도 아니어서 이 정도면 엄청 좋은 거에요. 형. 게다가 여기 에어컨도 있고 도배도 전부 새로 했는걸요? 물도 잘 나오고 보일러도 잘 되고요.”

내 자신 또한 자취를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 나 혼자 지냈던 방조차도 이곳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 일단 공간 크기 자체가 내가 혼자 살았던 원룸과 지금 눈앞에 있는, 5명이 함께 생활한다는 이곳이 비슷하다는 점은 잠시 제쳐두고서라도 말이다.

“월세 80? 90 정도에 관리비 별도인데, 그래도 보증금도 없는데 이 정도면 정말 잘 구한 거죠.”

부모님이 돌아가신 내게 삼촌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 새삼 느낌과 동시에 다른 많은 것들이 느껴졌다.

“애들이 지금 학교에 있나 봐요. 새 학기도 시작했고 장학금 받으려고 다들 평소에는 도서실에서 살거든요. 아쉽네요. 애들이 정말 좋아했을 텐데.”

그 집을 나서는 그 순간까지.

============================ 작품 후기 ============================

라미온님 후원쿠폰 6 장 감사합니다.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감사합니다.

P.S - 2017년 5월 29일부로 네이버에서 동시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주동안 타임딜 프로모션이고요. 앞으로는 제 작품 때문에 노블레스 결제하시는 분들은 네이버에서 보시는 게 더 이득일 수도 있겠습니다. 앞으로 차차 다른 플랫폼들에서도 동시연재를 늘려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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