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마음을 노래로-295화 (295/502)

00295  2017  =========================================================================

#295

K POP은 더 이상 한국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러한 말이 성사될 수 있는 이유의 최고우선순위에는 강지혁이 존재했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강지혁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했다. 왕성하게 방송 활동을 하는 편이 아니지만 한 번씩 방송에 나올 때면 언제나 화제를 불러 모을 정도의 활약을 하는 스타성, 고집스럽게 정규 앨범을 통해서만 음악활동을 하는 꾸준함과 성실함, 해외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보다 더욱 유명할 정도로 대단한 국제적인 인지도와 인기까지 전부.

그러다보니, 사태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강지혁이 팬들에게 욕설을?]

[팬들에게 윽박지르는 문제의 스타가 바로 강지혁?]

[사진, 사인 요청을 하는 팬들에게 윽박을 지르는 듯한 영상이...... 주위의 웅성거림으로 인해 강지혁과 해당 팬들의 대화 소리까지는 판별되지 않았지만......]

강지혁에 대한 소식 모두가 화제를 불러 모을 수밖에 없는 현실상 인터넷 언론들의 기사들은 보다 자극적으로, 보다 격렬하게 사태를 부풀렸고 정확한 사실 관계를 알지 못한 채 기사를 접한 이들은 맹렬하게 이를 곳곳으로 퍼트리기 시작했으니까.

[그동안의 모습들은 전부 이미지 메이킹의 산물이다.]

[어떻게 연예인이 팬에게 이다지도 함부로 대할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강지혁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들을 적극적으로 온, 오프라인 상에 퍼트린 이들의 의도가 그다지 단순하지 않았다는 점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동안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법정대응과 같은 강렬 대처를 자주 사용했던 만큼 강지혁은 대중들의 반감을 알게 모르게 받고 있었으니까.

물론 강지혁의 법정대응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님을 대중들은 모르지 않았다. 다만, 한국 사회에서 연예인이 대중들에게 법적대응과 같은 강경대응을 했다는 점, 자신들의 평가 대상이 되어야 하고 자신들의 엄중한 잣대로 측량되어야할 이가 도리어 자신들을 평가하였다는 점 등이 그들 자신의 심기를 알게 불편하게 했을 뿐.

그렇게 사람들은 주머니 속 송곳과 같이 튀는 행동을 하는 강지혁의 모습에 대한 반감을 대놓고 겉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한국의 자랑이자 월드스타인 강지혁의 인기와 명성에 차마 이를 드러내지 못하고 숨기는 수밖에 없었지만,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강지혁의 잘못에 대한 규탄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성공했다고 팬들을 무시하는 강지혁은 사죄하라!]

[팬들이 없으면 스타도 없다! 사죄하라! 진심으로 석고대죄 하라!]

이러한 그들의 규탄 아닌 규탄은 가면 갈수록 기세를 더해갔다. 그의 행동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과 더불어, 잘나가는 월드스타인 그에 대해서 시기와 열등감을 느끼고 있던 이들 그리고 언론의 기사들을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들인 이들까지 이 기세에 한몫을 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는 지금 이 순간 저를 향하는 수많은 야유들의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저는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당당합니다. 제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이 그르지 않았다고 자신합니다.]

더군다나, 그들의 기세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듯, 시종일관 당당한 태도로 골든 디스크 시상식에 임하는 강지혁의 태도까지 전파를 타고 전국 곳곳에 퍼졌으니 오죽할까.

[가지와 잎사귀를 자랑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햇빛과 물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면 그 나무가 어떻게 될지, 한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강요는 아닙니다. 지난 며칠 동안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것들이 저로 하여금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셨으니까요.]

그래서 그들은 더욱 이번 사태를 퍼트리기 위해 노력했다. 마치 그 노력이라는 것이 굉장한 정의를 확립하는 것인 냥 개인 시간을 모조리 쏟아부어가면서.

[오늘 시상식 내내 아니, 레드카펫을 밟을 때부터 수상소감을 말할 때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계속해서 야유를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어떤 것들을 사실로 믿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동안 제가 쌓아왔던 신뢰와 믿음이 얼마나 덧없음을 깨닫게 해주셨으니까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날, 골든 디스크 시상식에 참석했던 강지혁의 음반 대상 수상소감을 그대로 넘겨서는 안 되었다.

늦었지만 그때라도 깨달았어야 했다. 정확한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은 기사에 부화뇌동한 그들 자신이, 본인들 행위의 정당성을 부여하기위해 보다 많은 대중들을 끌어들이려했고 이를 위해 보다 자극적인 단어와 과장된 단어를 사용해버렸다는 것을, 이 모든 상황이 반전될 경우 그들 자신은 그 모든 행위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골든 디스크 음반대상 수상 소감과 똑같은 내용 하지만 반응은 천차만별? 팬들의 과도한 관심과 집착은 스타들을 병들게 만든다는 강지혁의 수상소감에 기립 박수를 쳤던 그래미 시상식 관중들과 스타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야유와 비난?]

상황이 반전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아서였다.

강지혁이 또다시 본인이 지닌 능력이 이 정도라는 것을 드러내듯 그래미 시상식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면서 여론은 급반전되기 시작했다. 애당초 수많은 반감, 열등감, 시샘, 시기 등을 억눌렀던 그의 인지도, 인기, 능력이 또다시 언론을 타고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을 휩쓸기 시작했으니까. 그리고 그들 자신들이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몰상식에 가까웠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나날이 기세를 더해가던 그들 무리는 급속도로 세를 잃어갔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가속화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언론이었다.

[...... 한국의 자랑 강지혁이 한국 활동을 하지 않는다? 강지혁의 소속사인 포이보스 뮤직 측에서 이렇다 할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강지혁이 게스트로 출연한 KTBS의 인기예능프로그램 문화사절단의 다음 주 예고편이 화제를 불러......]

인터넷 언론들이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을 지닌 기사로 조회 수를 높이는 것으로 제 1의 목표를 채울 때쯤 제법 공신력 있는 방송사들이 이와 관련된 얘기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 KTBS는 인기예능프로그램 문화사절단과 최고의 보도프로그램으로 발돋움한 뉴스 룸에서 이를 다룸으로서 다른 방송사들에 비해 한발 앞서 대중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주위사람들의 시선이 절 너무 피곤하게 해요...... 평범하게 공원에서 낮잠도 자고 싶고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고 싶은, 때로는 친구들과 홍대나 강남 거리에서 생각 없이 거닐고 싶은 데 그러질 못하기에 쉬는 날이면 집 밖에 나가기 싫어 거의 온종일 집에만 있게 되는데요. 이런 나, 정상인가요? 비정상인가요?]

처음에 대중들은 그다지 특색 없는 해당화의 시작에 별다른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문화사절단의 메인 콘텐츠인 안건 토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마자 그들은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제가 일 년 중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는데요. 물론 해외 각 국 일정을 소화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 한국에 있으면 굉장히... 주변 시선이 약간 부담스러워요.]

녹화날짜가 강지혁 사태의 하루 전이라는 것이 문화사절단 제작진을 통해 밝혀졌기에 어디까지나 우연이겠지만 문화사절단은 절묘한 타이밍에 이와 관련된 주체를 다루었고 더군다나, 강지혁이 직접 출연하기까지 하였으니까.

[사실 분에 넘치는 인기와 팬 분들의 사랑을 받아서 너무 좋아요. 좋은데, 그게... 약간 한국에서는 너무 제 개인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어서요.]

그렇게 대중들은 눈에 씌워져있던 콩깍지가 서서히 벗겨지기 시작했다.

[사실 한국에서는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 그것 말고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심지어 포이보스를 왔다, 갔다하는 것 조차도요.]

알게 모르게 강지혁에게 가지고 있었던 반감 또는 시샘, 열등감 등을 폭발시켰던 그들이 지금껏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방송을 보면서 차츰차츰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평범하게 애들이랑 같이 회사 앞 김밥헤븐에서 밥 먹기도 너무 힘들고요. 길거리 공연은 엄두조차 못 내고 그냥 거리를 같이 거니는 것도 정말 큰마음을 먹어야 가능해서 솔직히 멈칫하게 되더라고요. 집 밖을 나서는 게.]

그렇게 대중들은 집밖을 나가지도 못할 정도라는 강지혁의 말에 흠칫하기도 하고

[물론 해외 팬 분들도 저를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파파라치들 때문에 바깥을 나서기가 힘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생각하실 거 에요. 파파라치가 없는 한국이 오히려 더 편할 것이라고요.]

[여기 패널 분들이 세계 각국에서 오셨으니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에서는 개인 사생활 면에서 한국처럼 엄청난 관심이 없어요. 그게 할리우드 스타여도요.]

스타 사생활 침해의 대표적 명사라 할 수 있는 파파라치가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해외가 오히려 편하다는 강지혁의 말과 이에 동의하는 각국 대표 패널들의 말에 충격을 먹기도 하고,

[하지만 허락을 받지 않고 사진을 찍으려 핸드폰부터 들이대거나 사인 요청을 해서 개인의 휴식 같은 것을 방해하지 않아요.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할 때는 정말 정중하게 먼저 허락을 받고 만약 거절을 해도 도리어 미안해하시고요. 뭐, 물론 제가 동양인이기 때문에 서양 분들 입장에서는 얼굴을 잘 구분하기 힘들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요.]

자신들이 상식적으로 통용된다 생각했던 행위가 그 상대방에게는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그 상대방 입장에서는 이 행위가 굉장히 무례한 행위임을, 그리고 그 상대방이 본인이었다면 굉장히 분개했을 만한 행위가 바로 그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행위’라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무시하는 사회적 관행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팬 문화. 계속되어야 하나? 아이돌 문화가 가요계 시장을 장악함에 따라, 가수에게서 노래가 아닌 다른 면을 기대하고 또 통제하려는 팬 문화가......]

그렇게 문화사절단을 통해서 드러난 한국 팬 문화에 대한 문제점이 그날 KTBS 뉴스 룸에서 다시금 조명되기까지 하자,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고 말았다.

무엇에라도 홀린 듯 강지혁에 대한 강렬한 반감을 드러내던 사람들이 저마다 한국 팬 문화에 대한 성토를 하기 시작했고 그제야 강지혁의 골든 디스크 음반대상 수상소감이 재조명되기 시작했으니까.

[강지혁 한국 활동 중단 선언? 한국의 자랑 한국을 떠나나?]

[미 대통령과의 돈독한 친분을... 미국 영주권 취득?]

[독일 여 총리와의 인연을...... 세계적인 월드스타 한국을 떠나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난 몇 주간 온, 오프라인을 가득 메웠던 혼란스러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강지혁의 소속사인 포이보스 뮤직 측이 사태 초기에 유언비어와 관련된 법적 강경 대응과 관련해 공식발표를 한 뒤로, 이렇다 할 추가 공식발표를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인터넷 언론들이 나서서 각종 유언비어와 추측성 기사들을 퍼트리기 시작했는지라, 대중들은 또다시 이에 일회일비하기 시작했으니까.

[저는 그냥 언론에서 말하는 게 사실인줄 알고 퍼트린 건데, 이거 법적으로 문제 있는 거 아니죠? 혹시 문제 있으면 부모님한테 전화 가나요? 근데, 강지혁이 팬들한테 욕하고 때렸다던데, 이거 아직 거짓말로 판명된 거 아니죠? 아직까지는 진실인거죠? 그럼 만약에, 이게 진실이면 저는 문제없는 거죠?]

[사실을 말한 거면 법적으로 문제되는 거 없는 거죠? 근데 만약 이게 사실인줄 알고, 그러니까, 저도 속아서 그렇게 된 건데 만약 이게 거짓이면 처벌 받는 건가요? 혹시나 이게 거짓말이면 어떻게 되는 거죠?]

[인터넷에 있는 댓글들이나 게시 글 전부 삭제하면 증거 없어서 법적 처벌 피할 수 있나요? 지금 다 지우긴 했는데, 애당초 언론에서 강지혁이 일방적으로 팬들한테 윽박질렀다고 했는데... 혹시 이게 다른 사정이 있고 뭔가 그럴 만한 행동이었으면... 혹시 문제 되나요?]

그리고 이와 관련해 전전긍긍하기 시작한 이들의 불안감이 온라인상으로 표출되기 시작했으니까.

물론 강지혁이 팬들을 향해 윽박을 질렀고 욕을 했다는,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했다는 각종 기사들의 진위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지라 불안감을 드러내는 이들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명예훼손과 같은 경우 공익성이 문제지,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이들이 훨씬 많았고 그들 대부분은 갑작스럽게 변한 상황에 아직까지도 적응 하지 못한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그런 그들조차도 이내 그 불안감을 겉으로 표출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그로기 상태로 확실히 만들어버릴 카운터펀치가 온라인상에서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니까.

[강지혁 사태의 진실]

그것도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있는 CCTV영상과 심지어 음성 파일이 담긴 영상까지 첨부 된 채로.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코멘트퀴즈]

강지혁이 구입하려는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의 면적은? (㎡단위)

[코멘트 퀴즈 선착순 정답자]

(1등 : 라이몬드님 3점 /// 2등 : vcnpav님 2.5점 /// 3등 : 칸르님 2점 /// 4등 : 사랑그사람님 1.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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