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마음을 노래로-256화 (256/502)

00256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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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온 것인데 생각 외로 큰 수확을 얻게 되었는지라 얼떨떨한 기분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래서일까. 꽤나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시선들이 꽤나 잦아지고 있다는 것을.

뭐 그런 시선들이 꽤나 따가웠는지라 그제야 주변을 둘러보니, 파티가 한창인 이곳 홀의 중앙에 작은 무대와 함께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었고 이 자리에 초대받은 이들이 한명, 한명씩 그곳에서 축하인사를 간단히 건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이들만이 자신의 차례를 남겨두고 있다는 것도.

나 원 참.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이내 자리를 비켜준 영화감독과 더불어 오늘은 코난 네서 잘 거라는 말을 듣자마자 자신 또한 이곳에서 자겠다며 필요한 물품들을 오프라이언 부인에게 부탁하러 떠난 테일러 덕에 졸지에 상황파악 못한 사람이 되고 말았는지라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중앙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뭐, 더 이상 미뤘다가 가장 마지막 순서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니까.

[오늘은 저의 조금 나이 많은 친구 코난의 생일인데요.]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 무대의 중앙으로 가 코난에게서 마이크를 넘겨받았을 때 비로소 결심을 할 수 있었다.

[이를 기념하고자 노래 한 소절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이 자리의 주인공인 코난이 허락한다면 말이죠?]

따로 준비해간 감홍로를 이미 건네주었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진솔하게 코난에게 축하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한다면 그건 바로 노래일 테니까.

그런 나의 뜻에 코난이 환한 웃음과 함께 이를 반기자 더욱 편한 마음으로 마이크를 입가에 가져다 댈 수 있었다.

[제가 지금 부를 노래는 이번 정규 4집,]

[호우!]

[와우!]

[이번 해 하반기에 발매될 예정인 제 정규 4집 앨범의 수록곡 중 하나인데요. 코난의 생일을 기념해 이 자리에서 선 공개하는 만큼 모두들 코난의 생일을 축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규 4집 앨범 수록곡을 다른 이들 앞에서 부른 적은 없지 않았지만, 그 중에서 테일러와 녹음을 도와준 민재 삼촌 그리고 포이보스 녀석들을 제외하고는 들은 이가 전무한 곡을 지금 이 자리에서 부를 예정이었으니까.

"The song title is Thank You For The Music."

[Thank You For The Music]

[나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사실, 나는 좀 지루한 사람이죠. 농담을 할 때면, 심지어 그 농담은 당신을 슬프게 만들 테니까요. 하지만, 나는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그 이유는 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때문이죠.]

물론 지금 이 자리만 해도 나와 같은 가수들이, 그것도 할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는지라 부담이 되긴 했다.

저들 또한 앞선 차례에서 이곳에 마련된 마이크로 노래 선물을 건넸을 테지만 그래도 저들은 나보다 훨씬 경력도 많고 가수로서의 커리어 또한 대단한 이들인지라 저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게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너무 즐거워요. 그 사람들 덕에 나 또한 행복해질 테니까요. 나 또한 행복해지니까요.]

하지만 이내 그런 부담감들을 떨쳐내 버렸다. 그런 여러 생각들을 계속한다면 지금 내가 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이유가 퇴색되어버릴 것 같았으니까.

[지금 이 순간 음악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아무도 음악이 없인 살 수 없어요. 지금 이 순간 음악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것들을 내게 주셔서요.]

더욱이 지금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이 노래를 들어본 테일러가 환한 미소와 함께 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

[걔랑도 잤어?]

[뭐?]

제작진들을 별도의 차로 집에 돌려보낸 뒤 코난의 집 빈방에 묵게 되었다. 물론 녀석도.

겉으로는 내 옆방을 배정받아 하루를 묵게 된 것이지만, 이미 코난과 오프라이언 부인 또한 알고 있는 듯 했다. 나와 테일러가 단순 친구에서 몸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을.

뭐 그러지 않고서야 꽤나 많은 사람들이 코난의 집에서 하루를 보낼 텐데 이렇게 방을 붙여서 마련해주진 않았을 것이고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내 방이 혼자 묵기엔 꽤나 크고 베개며 침대도 모두 2인용이다 는 게 이를 충분히 증명해줬으니까.

어쨌든 테일러와 간만의 회포를 한참동안 풀고 난 뒤, 기분 좋은 여운감과 함께 녀석을 내 품안에 안고 있을 때 들려온 뜻밖의 질문에 순간이나마 당황하고 말았다.

[네 드라마 상대역.]

[아... 공지연?]

그도 그럴 것이, 녀석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으니까.

아니, 너 진짜 휴식기동안 네 하고 싶은 것 안하고 내 드라마나 보면서 시간 때웠냐? 뭘 이렇게 속속들이 알고 있어?

[잤어?]

다짜고짜 공지연과 잤냐고 물어보는 녀석의 질문에 한숨이 나오려는 것도 잠시, 딱히 숨길 필요도 없거니와, 녀석이 이를 사방팔방 털어놓고 다닐 것도 아니기에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응.]

[어머. 이 짐승. 이제는 이 요술 봉 함부로 놀리기로 작정한거야? 이거 왠지 짜증나는데? 나는 많아봤자 일 년에 몇 번 못 보는데, 누군 그 사이에 엄청 가지고 놀았다는 거 아니야? 이 요술 봉을.]

그런 내 대답에 일순간 내 물건을 쥐고 있는 녀석의 손에 힘이 들어갔는지라 헛바람이 나와 버렸지만.

어쨌든 그 후로도 계속해서 이와 관련된 질문을 건네받았지만, 거부할 수가 없었다. 이미 내 소중한 무엇인가가 녀석에게 인질로 잡힌 이상 내게 있어 묵비권은 있으나마나한 권리일 뿐이었으니까.

[그래서 어땠는데?]

[뭐가?]

[좋았어?]

[뭐래. 그런 걸 왜 물어봐?]

[궁금하잖아. 나보다 좋았어? 걔는 네가 처음이 아니었지? 그럼 더 능숙할 것 같은데? 나보다?]

뭐, 그래서 동서고금으로부터 전래된 최고의 전략을 쓰며 버틸 수밖에 없었다.

[네가 더 능숙했고 기분 좋았으니까, 그만 하시죠? 아가씨?]

[정말? 뭐, 그렇다면야. 흠흠...]

이런 상황에선 굳이 돋보이거나 눈앞 상대의 성미를 거스를만한 대답을 하지 않는 게 최선의 방책일 테니까.

하아. 도대체 녀석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지금 하는 꼬락서니를 보건대 이는 예전 연지를 충분히 연상시킬 정도였는데, 정작 녀석은 연지와는 다른 이유로 이런 행동들을 내보이는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복잡해진 머릿속을 털어내 버리기 위해 다른 화제를 꺼내게 되었다. 오늘 파티 홀에서 계속해서 서운함을 표현하게 만들었던 사안에 대해서 약간의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딱 알맞은 대처일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내가 녀석을 너무 과소평가했나보다.

[상반기에 앨범 발매하면 아무래도 미국에 더 많이 있을 것 같아. 뭐, 스케줄 소화하느라 따로 쉴 시간이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한국에 있을 때보다는 많이 보지 않을까?]

[내가 게스트로 가줄게. 콘서트할 때.]

[뭐?]

그동안 스케줄을 핑계로 녀석에게 연락을 뜸하게 했다는 것이 꽤나 큰 계기가 되어서인지, 녀석이 대뜸 콘서트 게스트를 자청했으니까.

[게스트로 가준다고.]

어이가 없었다. 아직 앨범은 발매조차 되지 않았고 콘서트 계획은 세워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콘서트 게스트를 언급하는 녀석의 성급함이.

[너 언제까지 휴식인데? 그때쯤이면 차기 앨범 준비도 하고 그래야하지 않아?]

[괜찮아. 어차피 이번 해는 조금 쉬고 싶었으니까.]

[뭐? 그럼 쉬어야지, 뭐하러,]

그런데 그때였다. 내가 듣고 싶지 않은,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얘기가 녀석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은.

[네 품안에 있는 게 꽤 안락하거든. 수면제도,]

[테일러.]

어느새 내 물건을 입으로 머금고 있는 녀석을 내 옆으로 끌어올렸다. 지금 이 순간은 무엇이 됐든 간에 결코 쉽게 넘어갈 생각이 없었으니까.

[응?]

[수면제 안 먹기로 약속했잖아.]

[아, 아! 그게... 음... 뭐 잠이 안 오는데 어떡해? 넌 그런 쪽에 꽤 민감한 것 같아. 요즘엔 그거 안 먹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런 내 행동에서 심상치 않음을 느껴서일까, 아니면 자신이 했던 말이 내가 충분히 정색할 만한 얘기임을 인지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녀석이 당황한 듯 주저리주저리 변명들을 늘어놓았지만 내가 할 말은 단 하나 뿐이었다.

[약속 지켜.]

녀석의 집에 놀러갔을 때 보았던 수많은 약들과 더불어, 불면증과 각종 정신적인 문제를 약으로 손쉽게, 오로지 약으로만 간단히 풀어버리려고 하는 모습에 그때 당시에 되도록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았었다. 어차피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에 사로잡혀 살아가야하는 할리우드 스타에게 있어 정신적인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문제라 약을 완전히 끊는 것은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꽤나 정색을 하며 말해서인지 분위기가 꽤나 가라앉고 말았다. 나도 그렇고 녀석 또한 서로를 껴안고 있음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렇다 할 말을 꺼내지 않았으니까.

[참나. 우리 엄마, 아빠도 중학생 후로 그런 말 꺼내지 않았는데, 누가 보면 내가 애인 줄 알겠다. 그럼 네가 자주 미국으로 오란 말이야. 네 품안에서 내가 푹 잘 수 있게.]

그래도 녀석의 투정 아닌 투정에 그나마 그 분위기가 희석되자, 녀석을 더욱 강하게 껴안아주었다. 녀석이 평소 불면증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뿐더러, 희한하게도 내 품안에서 만큼은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잠든 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으니까.

[그럴 거면 남자친구를 만드시죠. 아가씨.]

[뭐, 아직까진 그럴 생각 없는데?]

[왜?]

그나저나, 얘기가 남자친구 그러니까, 연인 얘기로 흘러가자 그동안 의아했던 점이 불쑥불쑥 떠올랐는지라 이에 대해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방금 전 녀석의 말마따나, 누군가가 옆에서 녀석의 외로움을 달래줘야 될 것 같은데 정작 녀석은 연인을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 했으니까.

[제대로 된 놈들이 안 나타나니까. 다리 조금 드러냈다고 눈까지 벌개져서는. 어휴, 어째서 그런 멍청이들만 나한테 달려드는 걸까? 짜증나.]

[네가 눈이 높은 거야. 나처럼 완벽한 친구를 둬서.]

[뭐 그런가? 흠... 이거 너 말곤 다른 사람을 만나본적이 없어서 비교할 수가 없네? 일부러 몇 명이라도 억지로 만나봐야 되나? 나 참.]

그런데 생각외로 답은 너무나도 뻔했다.

얼굴이 못난 것도 아니고 몸매가 안 좋은 것도 아니고 성격이 모난 것도 아닌 녀석이 남자를 사귀지 못한 이유는 오로지 단 하나, 녀석의 눈이 생각 이상으로 높다는 것 때문이었으니까.

어휴, 너 그러다가 평생 시집 못 간다. 이게 눈만 높아져가지고.

*

[한국 전통주 감홍로! 조선 3대 명주인 감홍로를 코난 오프라이언이? SNS상을 뜨겁게 달군...... 매화가 그려진 조선 백자 사진과 함께 ‘Sweet Red Dew! 나의 친우 지혁 강이 선물해준 조선 왕국의 3대 명주이자 약으로도 쓰이는 최고의 술!’이라는 SNS...... 현지 팬들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코난 오프라이언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 백자의 한 편에 써진 강신주가(姜信酒家)의 의미에...]

[작년 초대박을 터트렸던! 강지혁을 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1위로 만들었던 패션 매거진 W 4월호에 또다시 강지혁의 속옷 화보가! 당초 1월에서 2월로 예정되었던 조르쟌 아르마 속옷화보가...... 또다시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사전 예약 주문량이 패션 매거진 W 역대 최고...... 아시아 등지에서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라는 성과를 거둔 가운데 패션 매거진 W측에서 이번 4월호를 발행 부수를 겨우 50% 증가 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구매자들의 조급함이...... 한편 조르쟌 아르마는 강지혁의 속옷 화보를 통해 자사의 속옷 파트 매출액이 250%증가하였으며, 특히 아시아지역에서의 매출액 증가는 무려 320%에 달한다는......]

[강지혁이 이걸? 조선백자에 담긴 감홍로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 급증! 금관 문화훈장의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강지혁! 강지혁이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감홍로가 코난 오프라이언의 SNS를 통해 전 세계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데...... 더불어 강지혁의 선물을 받은 또다른 이들인 패션 매거진 W, 조르쟌 아르마의 관계자들의 관련 SNS 조회 수가 벌써 400만을 돌파하고......]

-저 Sweet Red Dew가 감홍로임?

-ㅇㅇ감홍로 뜻이 달콤한 붉은 이슬임.

-와... 백자에 감홍로에 무슨 문화 전도사임? 선물 한번 했다고 온라인이 떠들썩하네.

-감홍로 얼마에여? 저거 얼마주면 살 수 있음???

-보통 400ml에 사오만원함. 근데 저건 일반 시중에서 파는 게 아닌 듯. 조선 백자도 엄청 고급스러워보이고. 강신주가??? 저거 무슨 브랜드 이름 같은데.

-얼핏 봐도 진짜 비싸 보이네.ㅎㄷㄷ 근데 보기는 진짜 좋다. 뭔가 우리나라 전통 술이랑 백자가 해외사람들한테 호평받는 게.

-이러니까, 금관문화훈장 받지. 강지혁 금관 급 받았다고 개지랄하는 애들은 강지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거임. 아니, 강지혁은 이미 클라스가 다른 사람인데 고작해야 내수용 가수들이랑 비교하고 자빠졌으니 ㅉㅉ

============================ 작품 후기 ============================

비비vivi 1 장 감사합니다.

머다냐 10 장 감사합니다.

푸른별하나 10 장 감사합니다.

몸도 안 좋은데, 비까지 오니까 정신이 없네요.

독자님들 몸 관리 잘하시고요. 좋은 하루 되세요. 이제 내일만 버티면 금요일이니까요.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도 너무 감사드리고요.

독자님들의 선추코쿠 하나, 하나가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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