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마음을 노래로-242화 (242/502)

00242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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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어? 일찍 일어났네?”

“응.”

손안에 감기는 감촉의 부드러움에 기분 좋은 미소를 떠올리며 눈을 뜬 김영진의 시선에 그가 그토록 원하던 이가 들어왔다. 그래서일까, 진정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기분에 김영진이 다시금 그녀를 힘껏 껴안았다.

정작 핸드폰을 보고 있던 그녀는 이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뭘 그렇게 봐? 안 피곤해?”

그러자 김영진 또한 그녀의 손안에 놓인 핸드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약간은 소극적인 성격답게 잠자리에서조차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로, 신음조차 좀처럼 흘리지 않는 그녀지만, 그 모습마저도 그 자신을 황홀하게 했던지라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면서 말이다.

하지만 등을 돌리고 있던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 또한 낯 뜨거운 기억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슬희야. 무슨 일이야. 뭔데 그래? 줘봐. 뭔데 그렇게!”

자신에게 핸드폰을 주지 않으려는 그녀의 행동과 더불어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도대체 무엇을 보았기에 저렇게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지를 확인해야겠다는 듯 힘으로 핸드폰을 빼앗은 김영진 또한 이내 말을 잇지 못했다.

[강지혁 SD ENTERTAINMENT 최대 주주로 등극! 20.21%의 지분 보유로 기존 최대주주인 이수재 20.19%를 제치고 명실상부...... SD ENTERTAINMENT가 JH ENTERTAINMENT가 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등장한 가운데, 강지혁의 차후 행보에...... 기록적인 주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SD 측의 주식을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강지혁인 만큼 이번 정기 주총에서......]

[KBS 대작 드라마 배달의 후예! 예고편 등장부터 화제! 130억에 달하는 제작비로 화제를 불러 모은 배달의 후예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에서 동시 방영될 것이라는 KBS측의 발표와 더불어 관련 조회 수가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고......]

그만큼 그녀의 핸드폰 상에, 아니 인터넷 연예 면을 가득 채운 기사들엔 그가 맹신했던 세월의 힘을 정면으로 부정시킬 만한 내용들이 가득했으니까.

*

주연인 김영진이 안 좋은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이 경쟁 드라마 제작진을 꽤나 곤란하게 만든 듯 했다. 제작비가 100억을 넘긴 대작임에도 예고편 동영상 홍보는커녕 이렇다 할 예능 홍보조차 전파를 타지 못했으니까.

그에 비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방영에 발맞춰 해당 시간대 드라마의 말미에 예고편을 그리고 메인 시간대에 짧게나마 예고편을 방영하기 시작한 우리 측은 덕분에 꽤나 큰 홍보 효과를 얻은 듯 했다.

[배달의 후예 벌써부터 대박 조짐! 관련 동영상의 조회 수가 무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 등 5개국 동시방영 확정과 더불어 예고편의 대박 조짐에 극의 중반부에 해당하는 10화까지 광고 완판! 광고비 자체가 업계 최고 대우...... 대박 조짐에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 부은 KBS측은 벌써부터 웃음을......]

이렇다 할 경쟁이 없어서인지 벌써부터 관련 예고 영상의 조회 수가 심상치 않았고 또한 관련 기사들의 수에서도 경쟁 드라마를 압도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생각보다 일찍 해외 일정을 조율하게 됐다. 당초 해외 활동이라는 것이 방송이 종영된 4월 중순부터 예정될 확률이 높았는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동시방영이 확정된 현지의 반응 또한 뜨거워지면서 아무래도 방송이 전파를 타기도 전에 해외 활동을 나서야 될 것 같았으니까.

“아무래도 동시 방영 확정된 곳은 한번 씩은 프로모션 행사가 잡힐 것 같아. 제작진 쪽에서도 국내 홍보 일정도 있고 그래서 최소한으로 잡는 다고 했는데도 그 정도인 거 보니까  아무래도...”

“가면 가는 거지. 그럼 나 혼자 가는 거야. 아니면 공지연까지?”

따라서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최소한으로 잡은 프로모션 행사가 5군데나 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휴식 아닌 휴식을 보낼 생각이었던 내 계획이 모조리 어긋나버렸으니까.

“아무래도 최소 그렇게 되겠지. 주연이니까. 뭐 거기다 경우에 따라서 주조연급 멤버들까지 합세할 수도 있고.”

그래도 기분이 마냥 나쁘진 않았다. 예정에 없었던 시기의 해외 활동이 생겼다는 말은 그만큼 이번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다는 것을 의미할 테니까.

“너 그런데 공지연하고 따로 만날 때도 그렇게 반말해? 아무리 그래도 선배 배우고 나이도 많은데,”

그런데 이와 관련된 생각을 하다 별 생각 없이 자연스레 내뱉은 말이 삼촌에게는 꽤나 이상하게 다가가 버린 나머지 꽤나 곤란하게 돼버렸다.

생각 외로 깊은 사이가 되어버렸는지라, 이제는 공지연에게 반말을 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웠는데 정작 이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대표적인 예로 지금의 삼촌 같은 경우 이 같은 행동은 꽤나 문제가 될 만한 어투로 여겨질 테니까.

“남들 있을 땐 당연히 안 그러지. 그리고 뭐, 공지연이랑 나랑 그렇게 반가울만한 사이는 아니잖아? 삼촌도 알다시피.”

그래서 수습하느라 꽤 애를 먹었다. 그저 예전처럼 그리 편치 않은 관계임을 강조하며 애써 대수롭지 않게 이를 여기는 듯 연기를 해야만 했으니까.

하아. 이런데서 연기를 하네.

*

정작 내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토크 콘서트나 청음 회 같은 포이보스 고유의 행사들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라 꽤나 오랜만이었다. 이런 질문을 입에 담는 것이.

“애들 앨범 준비는 잘 돼가? 1월 초에 앨범 낸다고 했잖아. 승현이었나?”

내가 없어도 이제는 척척 토크 콘서트도 개최하고 음반 준비도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걱정은 되었다. 민재 삼촌이나 재성 삼촌이 항상 나를 애 취급하듯, 나 또한 녀석들을 보는 눈빛에 항상 걱정과 우려를 담았으니까.

“승현이 정규 2집 준비 끝났고 곧 발표될 거야. 일주일 쯤 뒤에.”

“이번에는 신경 못 쓴 것 같네? 저번 앨범에서는 그래도 녹음 작업할 때 도와줘서 대충이나마 도와준 것 같은데.”

“잘 될 것 같으니까, 너나 신경 써. 이게 밤낮으로 사고만 치고 누가 누굴 걱정해?”

정작 오랜만에 녀석들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 민재 삼촌에게 된통 질타를 받게 됐지만.

뭐, 이 정도면 자업자득인가?

내가 생각해도 그동안 일을 벌여놓은 게 꽤나 많았는지라 할 말이 없었다. 예전에는 그저 민재 삼촌을 골탕 먹이고 또한 골탕 먹은 것에 대한 보복으로 장난삼아 사고를 쳤었는데 요즘엔 그 성격 자체가 궤를 달리하는 사고를 치고 다녔으니까.

그래도 민재 삼촌 앞이니까, 그런 사고들을 쳐놓고서 이렇게 뻔뻔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를 잘 모르는 이들 앞에서 이런 일들을 벌여놓았다면 그건 바로 고소감일 테니까.

“카페 운영은 잘 돼?”

어쨌든 이렇게 너스레를 떨며 삼촌 앞에서 뻔뻔하게 얘기하는 것도 다 본론이 쉽게 입에서 나오지 않아 그랬던 것인 만큼 입을 열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카페? 라이브 카페 말하는 거야?”

“어? 어. 그렇지. 뭐.”

“그냥 그렇지. 돈 보고 하는 게 아니니까. 뭐 입장료부터 시작해서 예전이랑 달라서 사람들 반응이 영 시원찮은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심했던 마음을 되돌릴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그런데 왜?”

“아니, 월세 내는 게 힘들면 월세 안 내도 된다고. 그대신 입장료는 원래대로,”

“뭐?”

이제 와서 이러는 게 심지어 나조차 이해가 잘 안됐다. 그러니 삼촌은 오죽할까. 그래서 삼촌의 눈빛이 이해됐다. 또 무슨 일을 벌이려고 이러냐는 듯 경계하는 듯한 그 눈빛이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삼촌의 눈빛과 다르게 딱히 이유랄 게 없었다. 괜히 나조차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아닌지라, 단지 누군가의 말이 생각 외로 가슴에 남아 잊혀 지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의 전부이고 고로 그래서 이해가 안 되는 것이었으니까.

[아무리 내 뜻이 진심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이를 알아주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더군요.]

[맞습니다. 맞고요. 허허. 내 선의가 진심이고 아니고를 떠나 모두를 만족시키는 게 어찌나 어렵던지. 허허. 맞습니다. 허허.]

[모든 이들이 만족할 만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이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이를 불가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앉는 사람들을 조여 올 때가 많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항상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강지혁 군은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모든 이들이 만족할 만한 이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만 살아가도 인생은 짧고 청춘은 순식간에 흘러가니까요.]

[본인의 선의가 뭉개졌다고, 진심이 왜곡되어버렸다고 해서 그 뜻을 져버리지는 마세요. 나처럼 무겁고도 무거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니까.]

뭔가 나보다 더 짙고 깊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 듯한, 나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것만 같은 누군가가 계속해서 떠올랐는지라 그래서 다시 번복하고 말았다.

대놓고 다시 별자리니 탄생석이니 하면서 떠벌릴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삼촌들이 운영하는 몇몇 카페들만이라도 예전처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길 수 있는, 내가 선의로 행했던 일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을 드러내주기만 한다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계속해서 내 가슴 한 부분을 장악하다시피 했으니까.

*

모두의 관심이 회의실 한 가운데 놓인 팩스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조연출이 그들을 대신해 들고 있는 팩스 전화기의 수화기에 걸려 있는 금액이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길고 긴 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감독님! 지금 중국 측이랑 최종 계약 체결됐답니다!”

순간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모두를 향해 기쁨의 소리를 외치는 조연출과 더불어 힘차게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한 팩스에 회의실에 있던 십여 명 남짓한 인원의 시선이 몰리는 것은.

“그래, 그래. 어떻게 됐는데. 어? 어떻게?”

“그, 그게...”

하지만 그들의 염원과는 달리, 관련된 내용을 팩스로 받아 가장 먼저 살펴본 조연출의 반응이 방금 전과는 너무나도 달랐는지라 모두의 마음은 자연스레 어두워져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팩스로 수신한 계약서를 보는 조연출의 표정이 너무나도 굳어있었으니까.

“이 자식이. 사람 궁금해서 죽게 만들래? 얼른 말 안 해?”

“왜? 일본보다 더 적게 불렀어? 얼만데? 필리핀보다도 안 돼?”

“그, 그게...”

“이 새끼가. 야! 이리 내놔!”

물론 제작진들 또한 알고는 있었다. 아직도 문화에 대한 정부의 검열이 존재하는 중국 사정  뿐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악화되고 있는 한중관계로 인해 한류 콘텐츠의 값이 갈수록 헐값으로 팔려나간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렇고 이건 이거였다. 제 아무리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이번 같은 경우 중국 측에서 먼저 자신들에게 동시 방영을 제안하였고 협상에 있어서도 꽤나 적극적인 태도로 임했다는 소식을 KBS측에서 꾸준히 들어왔었는지라 제작진들 또한 우려를 상당부분 제쳐두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다만, 계약서를 본 사람들마다 정작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 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지만.

“감독님 얼만데 그래요? 네? 또 얼토당토 않는 수준이에요?”

“대...”

그렇게 조연출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이를 빼앗아 본 감독마저도 입을 열지 못하자, 참다못한 이은숙 작가가 나서봤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뭐라고요? 아니, 말 좀 해봐요. 무슨 남자들이 그 종이만 들면 그렇게 말을 못해요?”

“대...”

그저 쥐똥만큼 작은 목소리를 흘려보낸다는 점에서 다르긴 달랐지만.

“네? 크게 좀 말해봐요. 오늘 점심 안 먹었어요?”

“대...”

“아이 참. 이리 줘 봐요. 뭐 얼마나 개떡 같은 조건이길래 이 사람들이 말을 못해?”

그래서 이은숙 작가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감독의 손에 들린 계약서를 빼앗아 읽기 시작했다. 좀처럼 말을 하지 못하는 두 남자가 무엇인가를 말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마치 고문과도 같았으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상황의 변화를 뜻하질 못했다.

조연출과 감독을 째려보던 이은숙 마저도 방금 전 두 사람의 전철을 똑같이 밝아야만 했으니까.

*

[배달의 후예! 방영 전부터 초대박 터트리다! 회당 판권 중국 4억, 일본 3억, 대만 2억 5천만, 필리핀 2억 원 등 총 20화 해외 진출 판권 수익만으로도 230억 원이라는 초대박 수익 거둬! 현재 유럽과 북미, 남미, 중동 지역 등 판권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실제 수익은 이것의 배는 될 것으로...]

[벌써부터 제작비 곱절의 수익을 거둔 배달의 후예! 이것이 월드스타이자,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의 위엄? 당초 주목받았던 MBC 드라마...... 예상치 못한 논란으로 주춤한 가운데, 방영 전 홍보 활동에서 월드스타 강지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예고편 조회 수가 벌써부터 500만을 넘어서는 등......]

[중동 두바이 5왕자가 이걸 또? 두바이 방송가의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최근 방영 전 판권 계약만으로도 230억 원의 초대박을 터트린 배달의 후예를 중국판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편집을 거치는 조건으로 협상하여 두바이 국영방송에서 방영할...... 강지혁이 직접 작곡, 작사한 팝페라 곡 ‘Time To Say Goodbye’가 분수 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두바이 측과의 협상이...... 과연 2000억에 가까운 돈을 무상으로 주다시피 강지혁 아레나에 투자한 두바이 5왕자의......]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한번씩 부탁드릴게요.

원고료 쿠폰은... 주시면 너무 감사하고요. 많은 힘이 되거든요.

부모님이 오셔서 연재를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일년에 많아봤자 일주일도 못 뵙는데, 서울까지 왔는데 글을 쓰고 있어야 되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여러분들의 응원이 담겨있는 글인만큼 연재를 지속해야된다는 점도 있고 해서 고민이 되긴 하네요.

적어도 한편 정도는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예약 아이템을 사용해서라도요.

좋은 꿈 꾸시길 바라겠고요. 우리 모두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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