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6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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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사성물산의 광고까지 계약하기엔 지혁 씨의 이미지도 있으니까요. 괜히 구설수에 오르게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지혁 씨의 급에 맞는 대우를 더 해드리겠다는 게 회장님의 뜻이에요.]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미친 계약 조건을, 돈이 남아도나 싶을 정도의 계약 조건을 내게 건넨 주제에 사성물산의 광고를 맡기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그녀를 이해할 수가 없었으니까.
[실제로 지혁 씨가 저희 호텔 실라의 광고를 맡은 뒤로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어요. 물론 이는 다른 계열사들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전자 같은 경우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40%이상 매출이 신장됐고 특히 한국 제품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 10%이상 매출이 신장되었을 정도니까요.]
물론 그런 내 속내가 겉으로 드러나서인지 그녀가 이어서 건넨 사성 측의 입장설명에 방금 전 말이 어느정도 이해는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계약조건이 과하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는지라 고민이 됐다. 나야 이대로 받는 게 좋다고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찝찝한 마음이 느껴졌으니까.
[한류월드 부지에는 한옥 게스트하우스 50여 채 그리고 30층 377실 규모의 호텔을 세울 계획이에요. 아레나와 마찬가지로 사성 물산에서 시공에 나설 거고 아레나 완공에 맞춰 완공시킬 것이고요.]
하지만 나 또한 자본주의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녀가 이에 이어서 한류 월드 투자 건에 대해서 말해줄 때까지 그 계약조건을 바꾸어달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으니까. 하아. 강지혁 너도 참.
[믿고 뽑아준 만큼 세계적인 숙박시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 에요. 숙박비 또한 게스트 하우스 같은 경우 게스트 하우스에 어울리는 정도가 될 것이고요.]
뭐, 이것 또한 나이가 먹어가고 사회생활을 경험하게 되면서 겪게 된 어쩔 수 없는 변화라는 생각에 애써 아를 합리화시켜버렸다. 어차피 이렇게 갈등하게 된 것도 이성에 상응하는, 그 돈을 그대로 받으라는 내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고 지금의 나는 그 욕구를 마냥 거절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이번에 드라마 찍는 다는 데,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
어쨌든 1주일 전 그녀로부터 받았던 계약서에 찍힌 막대한 양의 숫자와 더불어 계약금 명목으로 먼저 받게 된 선수금의 액수를 보니 제법 뿌듯했는지라 소파에 편하게 몸을 기댄 채 두 눈을 감아버렸다. 어차피 공식적으로 마무리된 드라마 촬영 덕에 이제는 제법 여유 있게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었으니까.
뭐, 다음날 KBS연기대상에서 시상식 도우미 겸 드라마 홍보를 위해 참가해야 되는 지라 일찍 자두는 게 나을 거라는 계산 때문이기도 했지만.
*
[다음해 동원예비군...... 전역했던 부대에서 실시되는 동원예비군? 내년부터 새롭게 시범 시행되는......]
[프로젝트 데뷔 시즌 2! 이번에는 방영될 것인가? 내년 상반기......]
[한국의 보물 강지혁! 두바이 몰 분수 쇼를 세계 최고의 분수 쇼로 발돋움 시키다! 강지혁에 의해 작사, 작곡된......]
“미친...”
욕이 나왔다. 저절로.
내가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 두바이 현지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두바이 몰 분수 쇼를 더욱 값지고 훌륭하게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버즈 두바이 스위트룸에 부끄럽지만 내 이름이 새겨진 방과 세종대왕 방이 생긴다는 점 등 절로 나를 흐뭇하게, 뿌듯하게 만들 기사들이 많았는지라 열심히 이를 보고 있던 와중에 보여서는 안 될 사진이 또다시 보이고야 말았으니까.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는 바로 대한민국 남자 강지혁!]
기사 제목부터가 날 미치게 만들었다. 뒤이어 보이는 낯부끄러운 사진들 그리고 기사 내용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었고 말이다.
이건 뭐, 댓글을 볼 필요도 없이 나를 부끄럽고 창피하게 만드는 내용들이 가득했는지라 메이크업이고 뭐고 다 소용이 없어질 듯 했다.
-전 세계 유력 연예매체 펄슨 지가 해마다 발표하는 “가장 섹시한 남성”의 2015년 주인공으로 대한민국의 가수 겸 연기자인 강지혁이 선정되었다는...... 아시아 인 최초로 이 부문에 선정된 강지혁은 이번 해 세계적인 패션 매거진 W에서 조르쟌 아르마의 속옷 모델로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모았으며...... 펄슨 지는 해마다 "Most Beautiful People"(가장 아름다운 사람들), "The Best Dressed"(가장 잘 입은 사람), "The Sexiest Man Alive"(가장 섹시한 남성) 등을 선정해왔으며 지금껏 이 부문에서 아시아인이 선정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크업을 하기도 전에 내 얼굴은 빨갛게 익어 터져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강지혁 이 새끼 사람 새끼 아니......
-미쳤다. 아시아의 보물, 한국의 국보 강지혁 팬티......
-나도 조르쟌 아르마 팬티 사면 저렇게 커질 수......
두려움을 감수하고 댓글을 살펴보려했지만 채 서너 개를 읽지 못하고 핸드폰을 소파로 던져버렸다.
하아. 그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이미 3만개 넘게 달린 댓글 수부터, 댓글을 단 이들의 남녀 성별이 얼추 50대 50으로 동일하다는 점까지 모두 다 나를 처참하게 만들었으니까.
“좋겠네?”
더군다나 옆에서 그런 내 반응과 더불어 어째서 내가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 알게 된 공지연이 썩은 미소를 내게 던지니 오죽할까. 공지연 너 진짜 얼굴만 안 예뻤어도, 여자만 아니었어도 주먹 한 대 날라 갔다. 아오.
*
그래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신을 회복시킬 수 있었다. 다만, 미용실 내부를 분주히 오가는 이들의 시선이 내게 머물 때면 나도 모르게 움찔하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오늘 신경 좀 썼다?”
어쨌든 오늘 일정 자체가 꽤나 중요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었기에 메이크업이며 입는 옷까지 소홀히 할 수는 없었는지라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뭐, 행사장까지 같이 이동하기위해 내 옆자리로 온 공지연 때문에 금세 시선이 돌아갔지만.
“뭐래.”
“부끄러워하긴.”
그러다보니 나 또한 자연스럽게 장난 끼가 동했던 것 같다. 대본도 한번 맞춰볼 생각인지 내게 대본을 들이미는 공지연의 행동을 보다보니, 1시간 전 나를 비웃던 그녀의 행태가 저절로 생각나게 됐으니까.
“근데 너무 사기 친 거 아니냐?”
“뭐가?”
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공지연 그녀는 너무나도 민감했다.
“너무 영혼부터 끌어 모았잖아. 그렇게 한다고 뭐가 바뀌, 아! 야! 네가 애냐? 꼬집게?”
“진짜 재수 없어. 너.”
예쁘장하게 생긴데다가 몸매도 괜찮은 주제에 미드 얘기만 나오면 발끈했으니까. 솔직히 말은 이렇게 해도 감탄할 때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유난히 미드 얘기만 나오면 흥분하는 공지연의 행동은 나로 하여금 충분한 동기유발이 되었기에 가끔가다 이렇게 언급하곤 했다.
지금처럼 그녀가 내게 도발을 먼저 했을 때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그녀를 놀리진 않았다. 그렇게 하다간,
“그렇게 입고도 안 추울 자신 있어? 오늘 엄청 춥다던데.”
“뭔 상관? 어차피 가릴 것도 없는데?”
지금처럼 차디찬 눈빛과 목소리를 감당해야만 했으니까. 이거 실수다. 살짝 치고 들어갔다가 빠졌어야 했는데, 그녀의 반응을 보아하니 타이밍을 살짝 잘못 맞춘 것 같았으니까.
“내가 걱정 돼서 그러지.”
“네가 뭔데 걱정이야?”
“뭐긴 뭐야?”
그래서 손발 오그라들 걸 감수하고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오늘 그대를 에스코트 할 나이트 지혁 캉이지요. 레이디 가실까요?”
생긴 거나 하는 행동과는 다르게 공지연은 이렇게 느끼하고 오글거리는 말들을 제법 좋아한다는 걸 모르지 않았으니까. 하아, 내 손발.
*
우리는 시상식 도우미로서 신인상에 해당하는 수상 후보와 수상자를 발표할 역할만 하는 것이기에 레드카펫을 밟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게 함정이 되고 말았다.
줄곧 실내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어 이렇다 할 방한 외투나 패딩을 입고 오지 않았는데
정작 대기실은 바깥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추위를 나와 그녀에게 선사했으니까.
더군다나 나는 그나마 정장을 입고 있다지만 공지연 그녀 같은 경우 어깨와 가슴골을 훤히 드러낸 드레스만 입고 있었는지라 더욱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정장 마이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덮어주었다.
“뭐야?”
“실내는 무슨, 나도 추워죽겠는데 그러고 있는 다고?”
그런 내 행동에서 비롯된 갑작스러운 온기에 그녀가 반사적으로 나를 쳐다봤지만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그녀가 정장 마이라도 입는 게 여러모로 보기 좋은 그림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존심 센 공지연이 쉽게 정장 마이를 받으려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너나 써. 추워죽겠다며.”
뭐, 그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덮어주자마자 마이를 벗어 내 무릎위에 올려둔 채 다시금 덜덜 떨기 시작하는 공지연의 행동은 이제 와서는 훤히 예상될 정도의 행동이었으니까.
“패딩 가져와 달라고 했으니까, 그때까진 입고 있어라. 말 더럽게 안 듣네. 진짜.”
“뭐? 너 진짜!”
하여튼 말은 지지리도 안 듣는지라 강제로 그녀를 껴안다시피 하고나서야 겨우 그녀에게 정장 마이를 덮어줄 수 있었다. 하아. 힘들다, 힘들어.
어쨌든 그런 내 행동에 공지연 또한 행동은 그렇게 했어도 속으로는 고마워하는 듯 했다. 석현 형이 오기 전까지 조금이라도 체온을 나누고자 내 옆에 바짝 붙어 고개를 기대는 것을 보아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우리들의 행동은 오래가질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안녕하세요! Trendy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대기실은 ‘우리들’만의 것이 아닌 듯 했으니까.
*
“오랜만이네 애들아?”
“네, 언니!”
Trendy가 이번 KBS연기대상 축하무대에 서게 됐다는 말과 함께 어느새 Trendy 멤버들과 담소를 나누는 공지연을 보고 있자니, 여자가 어째서 여우라고 하는 지 저절로 알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Trendy가 대기실 문을 열자마자 잽싸게 내게 떨어지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당황한 기색까지는 감추질 못하던 공지연의 얼굴에는 어느새 당황함이라고는 발톱의 때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너도 참 대단하다. 대단해.
“재연이는 언니보고도 아는 척 안하네?”
어쨌든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공지연에게서 시선을 떼버렸다. 어차피 봐봤자 떡고물이 떨어질 것도 아니거니와, 지금 당장은 오빠가 여기 있음에도 내게 시선도 주지 않는 지수가 급했으니까.
하지만 지수로 향하려던 발걸음이 일순간이나마 멈칫하게 되었다.
겉은 강해보일지라도 전혀 상상치도 못한 곳에서 상처를 받을 때면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낼 정도로 속은 너무나도 여린 유재연이 남들 앞에서 대놓고 어두운 표정을 드러낼 정도로 공지연과의 사이가 꽤나 악화된 듯 했으니까.
그것이 모두 나 때문이라는 것을 공지연으로부터 들었던 터라, 비록 죄책감 따위는 없다 할지라도 씁쓸한 감정까지 느끼지 않는 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내 시선을 그쪽에서 떼어버렸다. 어차피 이 모든 것은 내게 있어 더 이상 고려대상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눈앞에 있는, 너무 오랜만에 보는 동생 지수를 달래줄 필요가 느껴졌으니까.
“연기 대상 나오는 거면 말 해주지 그랬어. 오빠한테.”
“오빠도 말 안했잖아. 나오는 거.”
“어, 어? 어... 그건 그렇지.”
그런데 지수가 생각 외로 내게 많이 서운한 듯 해 움찔하고 말았다.
지수 너, 오빠한테 그렇게 쏘아붙이는 거 그거 누구한테 배웠어? 그런 나쁜 거 배우면 안 되는데.
“우리 지수 입이 왜 이렇게 또 나왔을까?”
“나 안 까먹고 있어.”
물론 그 서운함이라는 것이 다 나한테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딱히 변명거리가 없었는지라 억울하지는 않았다. 다만, 당황했을 뿐.
“1위하면 소원 들어준다고 했던 거.”
“뭐?”
“까먹었지? 오빠는?”
나조차도 까먹고 있었던, 음악차트 1위를 달성할 시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약속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지수의 말과 더불어,
“예전에 여행도 같이 가준다고 했는데, 그것도 까먹었지?”
아주 오래전 지수에게 포이보스 식구들과 여행을 갈 때 같이 가게 해주겠다는, 그와 더불어 음악 차트 1위를 달성할 시 마찬가지로 멤버들 또한 회사에 건의해 원하는 곳으로 여행을 보내주겠다는 약속까지 전부, 내가 찔릴 만한 것들 투성이었는지라 할 말이 없었다.
“치...”
그저 이럴 때 쓰는 만능키이자 치트키인 머리 쓰다듬기 스킬을 시전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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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추코 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열심히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xvehjc 뇌물의쿠폰 휘리릭 (2017.02.11 04:20)삭제라이몬드
-감사합니다. 훌륭한 뇌물이군요! 추천도...?
추천 누가 한건지도 알수있나요?? ㅎㅎ 추천은 한2초만 투자하면 되니까요ㅎㅎ (2017.02.11 00:22)삭제
-아쉽게도 추천은 ㅠㅠ 알수가 없어요 ㅠㅠ 그래도 추천해주실거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