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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노래로-232화 (232/502)

00232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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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 차 막히지 않았어?”

보름간의 그리스 촬영을 마치고 한국에서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그리고 그녀와의 관계는 점점 짙어졌고 깊어졌다.

연락을 해도 되냐는 말에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그날 밤 내 품에서 아침을 맞이한 그녀가 그 후로도 종종 그 상태 그대로 아침을 맞이하곤 했으니까.

덕분에 촬영장에서의 호흡이 장난 아니었다. 이미 평상시든 촬영 때든 강세진으로 분해있던 나였는데 그녀를 안게 됨으로써 스킨십 신에 대한 부담감과 어색함이 사라져버렸으니까.

“별로.”

“오늘 옷 예쁘네.”

“뭐?”

간만에 삼척 세트장에서 벗어나 이틀간의 휴식을 맞이한 덕에 서울로 올 수 있게 됐다. 그녀를 집으로 부를 수도 있게 됐고.

어쨌든 그녀와 나의 만남은 언제나 나의 전화나 톡으로 이루어졌고 공지연의 반응은 차가웠지만,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단 한 번의 연락도, 내 요청도.

뭐, 그렇다보니 그녀의 겉모습에는 드러나지 않는 점들을 꽤나 알게 되었다.

“저번에 내가 이런 스타일 좋아한다고 해서 이거 입고 온 거? 야 감동이다. 진짜. 진짜 입어줄 줄은 몰랐는데.”

겉모습은 차갑고 이지적인 그녀지만 종종 귀여울 때가 있다는 점, 지금처럼 예전에 흘려가는 말로 이렇게 좀 입어봐라 했던, 그때 당시엔 정색하며 싫다했던 옷 스타일을 비슷하게 코디해 입고 왔을 정도로 공지연 그녀는 귀여운 구색이 꽤 있었으니까.

“뭐래. 김칫국 좀 마시지 마. 넌 항상 그게 문제야. 그게.”

뭐, 정작 본인은 이를 언급할 때마다 지독할 정도로 차가운 눈빛으로 날 바라봤지만.

“아니면 말고. 저녁은?”

“안 먹었어.”

어쨌든 언제나처럼 나의 말에 차갑게 대꾸하는 공지연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표현하는 걸 어색해하는 공지연이기에 더 이상 이를 물고 늘어지는 건 분위기를 악화시키는 지름길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으니까.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딱히.”

“그럼 나만 먹는다?”

그런데 오늘은 그게 조금 늦었나보다. 저렇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는 것을 보면.

“하여튼 피곤하게 하네.”

“뭐라고?”

“얼굴만 안 예뻤으면 진짜 가만 안 뒀다.”

뭐,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그녀를 어떻게 다뤄야 된다는 것을 제법 알게 되었는지라 딱히 무섭지는 않았다. 장미는 가시가 있어 아름다운 법이니까.

*

“제모하면 안 돼?”

“뭐?”

어째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상하게 공지연 앞에서는 속에 있는 얘기를 그대로 흘러나와 당황했던 적이 적지 않았는지라 그냥 그러려니 했다. 물론 공지연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지만.

“가지가지 하네.”

“제모 한 게 기분이 더 좋더라고. 그냥 그렇다는 얘기야.”

물론 공지연의 털이 많다거나 다른 곳의 제모가 덜 됐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녀도 명색이 여배우고 한창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모를 하지 않았을 리는 없을 테니까. 다만, 그냥 궁금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녀의 반응이 어떨지. 뭐, 생각했던 그대로의 반응이라 조금 시시했지만. 그래서 장난을 이어갔다. 공지연의 차가운 얼굴을 깨뜨리는 게 생각 외로 재미가 좋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었으니까.

“기대해도 되지?”

“너 진짜.”

“내 연락 무시안한 순간부터 이런 건 예상한 거 아니었어?”

“뭐?”

“내 연락 무시도 안하고 이렇게 내 품에 안겨있는 것만으로도, 아!”

“1절만.”

그것도 최후 통보와도 같은 날카로운 눈빛에 멈춰야 했지만. 유재연이 왜 그렇게 공지연을 무서워했는지 이럴 때면 알 것만 같았다.

뭐, 그날 그리스에서 공지연과 관계를 가진 후, 제법 진지한 분위기가 아닐 때 그녀 앞에서 유재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일종의 금기 사항이 되어버렸지만 속으로 생각하는 건 자유니까.

어쨌든 이럴 때는 다른 얘기를 꺼내는 게 상책인지라 가만히 그녀의 몸을 쓸어 넘기며 짐짓 생각에 잠긴 척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까 전부터 공지연이 무엇인가 할 말이 있다는 듯 내 눈치를 알게 모르게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으니까.

“Trendy 이번 타이틀 곡 작곡, 작사가가 너라는 건 언제 밝힐거야? 밝힐 때 되지 않았어?”

그런데 그 할 말이라는 게 꽤나 뜻밖의 내용을 담고 있었는지라 순간 당황하긴 했다. 이미 가요계 걸 그룹 역사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Trendy인지라 그 후 일까지 걱정하고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아니, 잘 나가고 있으니까 오히려 더 걱정되는 건가?

“연말에 KBS연기대상 시상해야 되는 건 알지?”

“어.”

뭐, 생각하다보니 최근에 갓식스의 타이틀 곡과 후속 곡을 작사, 작곡한 킹 메이커와 Trendy의 타이틀 곡을 작곡, 작사한 퀸 메이커에 대해 심심치 않게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 떠올랐는지라 그럴 만도 하겠거니 싶었다.

지금은 나와의 이런 관계 때문에 유재연에게 일종의 죄책감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어쨌든 그녀는 동생을 꽤나 잘 챙기는 언니인 것 같았으니까.

“이번에 KBS가요대전에도 나가잖아. 우리.”

“그런데?”

“그때 그냥 흘려가는 식으로 해서 밝히려고.”

“그때?”

그래서 그냥 마음속으로 구상하고 있던, 말이 구상이지 그냥 이래볼까 싶었던 생각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다. 당초 계획과 꽤나 다른 생각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느끼곤 했던 방안을 말이다.

“잘 안됐으면 모를까, 갓식스도 그렇고 Trendy도 자기들 힘으로 그런 성과를 거뒀는데, 여기서 밝히면 다된 밥에 재 뿌리는 거야. 여러모로 생각해봐도 12월 말쯤에 Trendy 국내 활동 마무리하고 갓식스도 일본 활동 마무리했을 때쯤 밝히는 게 확실히 좋아. 갓식스나 Trendy한테는.”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선 갓식스와 Trendy이기에 굳이 내가 끼는 것은 실이면 실이지 결코 득이 될 수 없다는 게 내 판단이었다. 내가 지금 킹 메이커고 퀸 메이커라고 말하면 갓식스와 Trendy의 노력과 성과는 나로 인해 폄하될 테니까.

뭐, 그런 내 생각들을 들어서일까. 수긍하는 듯 말없이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 공지연을 힘을 주어 끌어안아버렸다.

뒤이어 고개를 들어 말을 이어가는 공지연의 목소리 때문에 다시금 불끈해진 녀석을 달래지는 못했지만.

“너무 바쁜 거 아니야?”

“내가?”

“기사들마저 떠들썩하니까. 아레나 그것도 그렇고.”

“내가 할 일은 없어. 자세한 협상 같은 건 따로 대리해주는 분이 있으니까.”

어쨌든 시간은 많았고 그녀와 대화를 하는 건 내게 있어 환영할 만한 일이었는지라 대답을 머뭇거리지 않았다.

“너한테 아무런 얘기를 해도 다른 사람들한테 털어놓지 못할 거라는 게 왜 이렇게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네.”

유재연과 강슬희에 대한 사연을 모두 알고 있는 이는 공지연이 유일했고 공지연은 유재연의 언니로써 이를 발설하지도 그럴 마음도 품지 못할 거란 걸 모르지 않았으니까. 그게 다른 주제의 얘기더라도.

“절묘한 포지션이야. 절묘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이렇게 됐네.”

물론 그녀 또한 그녀 자신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할 거란 걸 알았는지라 죄책감을 이겨낼 정도로 나를 편하게 대하고 있는 것 같았고 말이다.

*

“12월 중순에 촬영 끝나면 그때부터 본격 홍보활동 시작이네. 연기대상이랑 가요대전부터 시작해서.”

“뭐, 그러겠지. 아마도. 아니, 확실히.”

이번 작품에서는 주연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홍보활동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할 예정이었다. 더군다나, 작품 자체의 제작비가 100억이 넘어간다는 점, 그 것의 절반 이상이 내 출연료라는 점이 함정이지만 어쨌든 엄청난 제작비와 더불어 경쟁 작의 제작비는 우리보다 더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으니까.

“1월, 2월도 예능 프로그램 나가야겠지. 너랑 나랑 그리고 뭐 진우 형이랑 지현이도.”

하지만 공지연 그녀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약간 불안해보였는지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내 자신이 꽁꽁 숨겨놓고 애써 외면한 불안함과 부담감이 그녀의 모습을 봄으로 인해서 다시금 기지개를 펴는 듯 했으니까.

그래서 힘을 주어 공지연을 더욱 내 품안으로 끌어당긴 뒤 두 눈을 보며 말했다.

“난 자신 있어. 잘 될 것 같아. 이 드라마.”

이번 드라마가 꼭 흥행할 것이라는, 그렇게 되게 만들 것이라는 제법 강한 의지가 섞인 확신을 내 자신과 그녀에게 보여줌과 동시에,

“주연 배우의 호흡이 대박이잖아. 당장 이틀 뒤에 있을 키스신 연습한다고 몇 시간 동안 키스만 수백 번 했으니까.”

“뭐?”

“틀린 말 했어? 내가?”

불안한 얼굴이 제법 귀엽긴 했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를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는지라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뭐, 다행히 그녀의 표정은 이내 원래의 그것으로 돌아왔다. 차디찬 얼굴로. 그래서 나 또한 마음이 풀어졌다.

그런데 그래서였을까. 한심하게도 실수를 하고 말았다.

“넌 힘든 거 없어? 하긴 넌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얼음 뚝뚝 떨어지는 이미지니까...? 음... 그게 그러니까. 음...”

차가운 인상을 지닌 그녀가 사실 그런 인상 때문에 꽤나 많은 상처를 입었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진데, 대놓고 이를 언급하고 말았으니까. 순간적으로 아차 했다. 얼굴 표정은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순식간에 촉촉해져버리는 공지연을 보고 있자니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워졌으니까.

“쓰읍! 처음 보는 사람만 그렇게 느낀다고.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그래서 애써 오버했다.

“뜨거운 여자잖아. 너.”

“뭐, 뭐래.”

공지연 그녀의 차가운 표정을 깨버리고 종종 귀여운 표정을 보고 싶을 때 했던 말들과 행동들을 머릿속에서 짜내고 짜내야했으니까.

뭐, 때마침 떠오른, 지금 상황에서 제법 적절하다고 생각한 드립이 생각나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실패했을 테지만.

“이 환자 살릴 수 있습니까?”

이틀 뒤 촬영에서 그녀와 호흡을 맞출, 드라마 초반부에서 꽤나 핵심적인 신의 대사가 떠오른 것은 신의 안배였던 것 같다.

“대답해요! 살릴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풋.”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모르지 않을 공지연이지만, 이어진 내 드립에 순간적으로 웃음을 터트렸고 그녀의 얼음 마스크는 일순간 깨지고 말았으니까.

“그럼 살려요.”

그녀의 손에 나의 그곳을 쥐어준 채 고개를 그쪽으로 떠밀었다. 그녀에게 한 실수를 멋지게 대처한 만큼, 나는 상을 받을만한 충분한 자격이 되었으니까.

*

“연평균 공실률을 20%이하로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점심을 같이 먹고 택시를 태워 공지연을 보낸 뒤, 관리사님을 맞이했다. 휴식 첫날밤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무리를 해서인지 몸이 꽤나 무거웠지만 할 일은 해야 했으니까.

“현재 진행된, 진행 중인, 진행될 협상들과 더불어 아무래도 아시아 쪽을 타깃으로 한 월드투어 같은 경우 한류월드 아레나에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지라 공실률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 테일러 스위프트 양 또한 며칠 전 SNS를 통해서,”

그리고 아레나 관련된 일을 관리사님에게 완전히 맡기다시피 했기에 이 정도로라도 해야 관리사님을 뵐 면목이 설 테니까. 더군다나, 테일러 녀석이 내게 말도 하지 않고 SNS에 아레나 관련 글을 써 올렸으니 오죽할까.

“아! 알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테일러 스위프트 양이 한류월드 아레나에 대한 언급을 해주시는 바람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보다 쉽게 불러 모으게 된 것 같습니다.”

뭐, 그 내용 자체가 관리사님 말마따나, 이번 일에 도움이 되어서 망정이지 만약 이상한 쪽으로 흘러갔다면 식은 땀 꽤나 흘렀을 녀석의 돌발행동이었는지라 관리사님에게 죄송할 따름이었다.

[세상에! 10만 명이나 들어가는 실내 팝 아레나라니? 지혁한테 졸라서 첫 공연은 내가 해야지! 아시아 팬들! 그때 봐!]

그나저나 이 자식이 누가 너한테 첫 공연 준데?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무슨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어. 언제 미국 오냐고 허구한 날 조르더니 이렇게 돌발행동을 해? 하아.

============================ 작품 후기 ============================

비비vivi님 14 장 감사합니다.

흑묘랑〃님 1 장 감사합니다.

하안숨님 1 장 감사합니다.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추천 코멘트 선작 모두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사랑해요! ㅎㅎ

여러분 음... 저번에 한번 후기란에서 언급한 적 있는데요.

제가 조아라와 계약을 하게 됐습니다. 이북 계약이요.

물론 노블레스 연재는 계속해도 된다는 확답을 받았고요. 독자분들 입장에서는 이 작품의 완결을 조아라로부터 보장받았다는 정도로 인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다만 작품 내부의 약간 수정이 있을 것 같아요. 수위부터 시작해서 글 중 노래 제목을, 사람 이름을 살짝 수정하는 정도로요. 노블레스 연재되는 건 단기간에 고쳐지진 않겠지만 나중에 고쳐지게되었을 때, 작품 설정 기능을 통해 주인공들의 간략적인 개요를 올릴 예정입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요청하셨던...ㅎㅎ)

제가 이 작품연재하면서 여러번 말씀드렸었는데요. 꼭 완결낼겁니다. 500화든 1000화든 꼭이요.

(강지혁 아레나 완공한 뒤 스토리도 있는데... 그때까지 잘 지켜봐주실지... 조기 완결이 안되길... ㅠ)

그리고 제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하나 더 있었는데요. 내 마음을 노래로 벌써 선작이 9000이 넘었어요! 너무 기분좋아요. 지금껏 작품을 하면서 8900? 그 후반대까지는 가본 적 있었는데 한번도 9000을 넘어본적은 없었거든요.

1차 독자 이벤트 후 차기 이벤트를 꼭 하겠다고 약속드렸었는데요. 선작 10000이 넘으면 다시 서평이벤트 해서 독자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P.S 그리고 음... 이건 조금 억울한데요. 그냥 아무말 하지 않고 넘어가려다가 이렇게 추신란으로 말씀드려요. 지금껏 여러분이 주신 코멘트는 비난이든 비평이든 뭐든 한번도 지워본적 없습니다. 다른 작가분들이 흔히하는 1화 코멘트도 단 한번도 손대지 않았어요. 근거없는 소리하지 말아주세요. 전 코멘트 단 한번도 지워본 적 없습니다. 맹세코.

물론... 너무 억울한건 작품 후기란을 통해서 저격한 적은 있어요... 작가로서 너무 경솔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작가도 사람인데 너무... 심하게 다가온 코멘트들은 그냥 넘기기엔 다음 연재에도 지장이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일일신 우일신! 나날이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정신적으로든 필력으로든 스토리로든지 전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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