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13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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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입니까? 다음 앨범이 나오면 제게 직접 친필 사인을 해서 보내주겠다는 말이? 오! 신이시여! 나를 굽어 살피셨군요. 감사합니다. 오늘 이렇게 직접 만난 것만으로도 기쁜데 하물며 이런 행운이!]
한 접시 당 젓가락 질 두어 번씩 한 게 전부인데, 모든 음식을 맛보지 못했다. 그 정도로 접시의 숫자가 너무나도 많았으니까. 그래도 눈앞 왕자는 이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본인 또한 이 수많은 접시를 시켜놓은 장본인인 주제에 통째로 구운 양고기 몇 점을 먹은 뒤 식기를 내려놓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다보니 생각보다 편했다. 행동하나, 하나에 말 하나, 하나에 가늠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느껴졌지만 왕자는 내 예상보다 훨씬 나의 팬인 듯 했으니까.
[요즘엔 한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하하! 아주 신기한 문자더군요. 여러 가지 글자를 조합해 또 다른 글자를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한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런 글자가 있었기에 미스터 강의 깊고 짙은 감성을 훌륭히 담아낼 수 있었나봅니다. 하하하! 이제 돌아가면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이제 곧 있으면 직접 미스터 강의 노래를 직접 느낄 수 있겠군요.]
심지어 중동의 어엿한 왕자가 내 가사를 직접 해석하기위해 한글 공부를 시작하고 이제는 한국어까지 배운다고 하니 오죽할까. 그저 열심히 팬서비스를 하는 수밖에.
[우리 첫째 딸이 요즘 저 따라 케이 팝을 자주 듣곤 합니다. 하하하! 나이요? 나이는 이제 갓 스물이 되었습니다. 과년한 여식이지요. 뭐, 그래도 제 나이 열다섯에 처음으로 가진 자식인지라 유난히도 예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하하하하!]
뭐, 딱 봐도 서른을 갓 넘겨 보이는 그가 20살 딸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자식이 본인 나이 15에 가진 자식이라는 점에서 조금 움찔하긴 했지만.
[두바이 분수 쇼가 세계 유일의, 최고의 분수 쇼로 거듭날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역량이 제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만들어볼게요.]
어쨌든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보니, 나도 모르게 제안을 수락해버렸다. 두바이 분수 쇼를 세계 최고의 분수 쇼로 만들어야 한다는 꽤나, 아니 엄청나게 거창한 목표를 내걸며 건넨 제안을 말이다.
[그, 그게 정말입니까? 미스터 강?]
왠지 모르게 눈앞 왕자와 대화를 나누다보니 절로 승부욕 같은 게 생겨버린 것 같다.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이제는 거의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는 왕자의 말을 듣고 보니, 나 또한 무엇이라도 된 마냥 어깨가 으쓱하기 시작했으니까. 그리고 그 마지막 관문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 일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뭔가 그 일에 내가 일조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제가 미스터 강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는 걸 다른 이들이 알지 않았으면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리 오래는 아닙니다. 다만 저 또한 준비하는 것들이 있고 계획이 있기에 약간의 양해를...]
뭐, 그런 내 대답에 왕자는 참으로 좋아했다. 비밀 유지를 부탁하는 그의 말은 조금 이해가 안됐었지만 말이다.
“두바이 왕가의 왕위계승서열 5위, 아부다비 왕가와 함께 아랍에미리트 연합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두바이 왕가에서 왕위계승서열 5위라는 말은 단순한 의미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와의 만남을 마무리하고 다음날 포이보스 휴게실에서 이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뜻밖의 손님을 맞이하게 됨으로써 어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생각 외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 게 말이다.
*
“왕위계승서열 5위라고는 하나, 거느린 처 12명 모두가,”
“네, 네? 여, 열두 명이요...?”
“네, 그게 무슨 문제라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자신을 그렇게 소개한 사람의 방문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제 나와 두바이 왕자와의 일에 대해서 물었을 땐 의아했고 말이다. 뭐, 지금은 그렇게 순수하게 웃던 왕자가 아내만 12명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고, 또 조금, 아주 조금, 아주, 아주 조금 부러웠지만. 하아. 그 왕자 나이 열다섯에 딸 낳았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 진짜 남자다. 진짜 남자. 하아.
“거느린 처 12명 모두가 두바이 왕가 내 귀족들의 여식들인지라 아랍에미리트 연합 내 영향력은 스무 명이 넘는 현국왕의 직계 왕자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의아한 표정의 내게 내가 어제 만난 왕자가 엄청난 사람임을 수행 비서들이 아닌 직접 설명해준 눈앞 사람을 보니 조금 어깨가 무거워졌다. 어제 만난 그 사람이 방금 전 수석비서관 말마따나 대단한 사람이어서 놀란 게 아닌, 내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오는 부담감이 새삼 현실감을 얻어버렸으니까.
“가진 바 능력이 출중한데다가 다른 왕가의 여식들과 혼인한 여타의 왕자들에 비해 연합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지라 현 국왕의 상당한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일례로 두바이 몰이라고 아십니까?”
“그... 세계에서 제일 크고 화려하다는 쇼핑센터 말하시는 거죠?”
그나저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면 엄청 대단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렇게 직접 설명도 해주고 겉모습이나 생각하고 있던 거랑 너무 달라서 어색하긴 했다. 전형적인 엘리트 관료인 것처럼 보였는데 목소리도 중후하고 무엇보다 딱히 권위적인 것 같지 않았으니까.
“예, 맞습니다. 어제 강지혁 군이 만난 왕자가 두바이 몰을 구상하였고 이를 끝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10년 전 20대 초반의 나이에 국왕에게 전권을 위임받아서요.”
그래도 왠지 모르게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다. 두바이 몰이라는 두바이의 랜드 마크를 어제 본 왕자가, 포토카드 모았다고 좋다고 호탕하게 웃던 그 왕자가 구상하고 완수했다는 사실은 제쳐두고서라도,
“앞서 말했다시피 가진 바 배경은 왕가의 왕자들 가운데서 하위권에 속합니다. 하지만 두바이를 세계 최고의 도시로 발돋움 시키겠다는 현국왕의 계획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두바이몰 사업을 성공시킨 능력과 연합국내 다른 왕가들의 입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 덕에 국왕의 굳건한 신임을 얻었고 이는 왕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석유 생산 지분율......”
외교안보수석비서관씩이나 되는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는 것부터가 분위기 자체를 무겁게 만들었을 뿐더러,
“그래서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두바이 왕가 제 5왕자가 강지혁 씨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들어주기 곤란한 부탁을 자꾸 내게 건넸으니까. 하아. 차라리 권위적으로 내게 어제 일을 강요하듯 물어봤으면 편했을 텐데 저렇게 나이 지긋하신 분이 나한테 정중하게 부탁하니 미치겠다. 나 또한 입장이라는 게 있는 데 국가의 높은 사람이 내게 이렇게 직접 찾아와 저런 행동을 취하니 말이다. 더군다나,
“이 기사를 보시죠.”
우리나라의 최대 원유 수입국은 사우디, 2위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최대 원유 수입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사우다아라비아로부터 2억9,259만2,000배럴의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원유를 들여온 나라는 쿠웨이트로 우리나라는 1억3,654억6,000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다음으로는 아랍에미리트 연합국(1억847만2,000배럴), 카타르(1억12만7,000배럴)가 뒤를 이었다. 1억 배럴 이상 수입한 국가는 위의 4개국뿐이었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는 가운데 보다 복잡해질 중동의 정치, 종교적 상황에 원유 수급 로의 안정적인 확보에......
“설마...?”
“맞습니다.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으로부터 수입한 모든 원유는 정확히 말하자면 두바이 왕가의 원유 바로, 그 중 30%가량이 어젯밤 강지혁 씨와 저녁식사를 함께한 세이크 함단빈 모하메드 랄 막툼 왕자의 영지에서 생산된 원유입니다.”
미리 준비해 온 듯 수석비서관이 건넨 문서가 담고 있는 내용 그리고 어째서 어제 만난 두바이 왕자가 국가 운영에 중요한 지를 부가적으로 설명하는 수석비서관의 말이 있었으니 오죽할까. 절로 위축되는 수밖에.
“대통령께서 두바이를 방문하셨던 것도 이번에 답례로 한국에 5왕자가 방문한 것도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을 수가 없습니다. 혼란한 상황인 중동지역이기에 안정적인 원유수급은 우리나라의 석유 산업과도 직결된...... ”
“음... 죄송한데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그래서 수석비서관의 말을 실례가 되는지 알면서도 도중에 끊어버렸다. 더 이상 수석비서관의 말을 듣게 되면 모든 자초지종을 다 털어놔야 될 것만 같았으니까.
“개인적인 부탁이었어요. 물론 조금 뜻 모를 말들이, 꽤나 거창해 보이는 계획들이 있긴 있었어요. 대화하는 중간, 중간마다요.”
“지혁 군.”
“하지만 약속을 했어요. 그쪽에서 먼저 밝히기 전까지는 말하지 않겠다고요. 아니 기다려주겠다고요.”
“그 조금 뜻 모를 말들이, 꽤나 거창해 보이는 계획들이 국가의 운영에 중요한 단서가, 우리가 보다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키로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건 결코 사익이 아닌 공익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해보십쇼.”
솔직히 내가 받은 제안은 너무 단순했다. 그래서 그냥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하지만 두바이가 세계 최대, 최고의 도시가 되기 위해선 일단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고쳐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아버지로부터 이 부분에 대해 모든 권한을 일임 받았습니다. 왕가의 혈통으로서 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받음과 동시에 아바마마와 왕가의 시험을 받고 있는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하지만 내게 부탁한, 그가 표현했듯 작은 것에 해당하는 그 제안이 정말로 사소한 의미만 가지고 있다면 그가 그랬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제가 미스터 강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는 걸 다른 이들이 알지 않았으면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리 오래는 아닙니다. 다만 저 또한 준비하는 것들이 있고 계획이 있기에 약간의 양해를...]
왕자나 되는 사람이 내게 양해를 해달라고 고개 숙여 부탁할 정도면 내게 건넨 계획 자체가 지닌 의미보다는 그러한 계획들이 모여 결실을 맺을, 내가 모르는 대단한 계획이 있을 것이고 이는 왕자 본인에게 꽤나 많은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까지 세금 한번 연체해본 적 없고요. 군대도 제대로 다녀왔어요. 예비군도 단 한번 안 빠지고 다 갔고요. 물론 애국심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도 그 행동들에 애국심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었어요.”
하아. 나 또한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어제 나눴던 대화 상대가 한국에 얼마나 중요한 분인지는 잘 알겠어요. 그리고 한국 사람으로서 국가 운영에 중요한 것이라면 저도 기꺼이 협력하고 싶고요. 그런데 제가 그 분과 나눴던 대화가 중요한 것 까진 모르겠어요. 중요하다고 해도 비밀로 해달라는 그분의 요청을 거부하면서까지 그걸 굳이 제가 밝혀야 되는지도 모르겠고요.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찾아와 주셨는데, 제가 더는 드릴 말씀이 없겠네요.”
드라마나 소설에서 흔히 묘사되는 모습이 아닌, 나이에서나 직위에서나 나보다 훨씬 위에 있을 수석비서관이라는 사람이 시종일관 내게 예의 있게 대해줬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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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바나앤 수석 디자이너 도미니 스미스와 더불어 수많은 유럽 패션 디자이너... 이번 24명에 달하는 한국 출신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쇼가 한데 모인 코리아 패션...... 아시아 패션의 중심지로서 도쿄를 제치고 선두주자로 나설지에 귀추가 모여지고 있다.]
[이탈리아 유명 명품 브랜드 조르쟌 아르마 수석 디자이너 산탈 토마스 전격 내한! 조르쟌 아르마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로서 1975년부터...... 조르쟌 아르마의 수많은 패션 파트 가운데 산탈 토마스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필리핀 계 이주민 출신으로서...... 이번 한국에서 진행 중인 패션 행사들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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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월이 됐네요! 시간이 너무 빨리가요. 나이드니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