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마음을 노래로-174화 (174/502)

00174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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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는 스케줄 어떻게 됐어?]”

[일단 11월까지는 거의 준비 끝난 것 같다. 콘서트 장소 대관부터 시설이랑 관련 스태프들까지 전부 계약한 상태니까. 아직 12월 달에는 스케줄 안 잡았는데, 내 생각에는 현지 팬들이랑 팬 사인회도 하면서 휴식 취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말이 월드투어지, 꽤나 힘들 테니까.]

[갓식스 스케줄은 어떻게 됐는데?]

[11월까지는 다 맞춰 놨다. 너랑 같이 다니면서 무대 경험도 쌓고 인지도도 올리면 될 듯 하니까, 걱정 말고.]

[그럼 다행이네.]

[우리 지혁이가 월드 스타라니. 이럴 때 내가 직접 같이 가야되는데... 아니, 이럴게 아니라, 지혁아 삼촌이 결혼을 잠깐 미루,]

보름 정도 전이었을까? 그때 웨딩드레스와 더불어 각종 결혼식 준비 대부분을 마쳤다는 소식을 듣긴 들었다. 그런데, 이제 보니 서울 콘서트 끝나고 나서 내가 일일이 확인을 좀 해야 될 것 같다.

[꿈도 꾸지 마. 삼촌은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본인 결혼식부터 신경 써. 알겠어?]

저 조카바보가 혹시라도 숙모님을 서운해 할 만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내 문제에 정신이 팔려 결혼 준비를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닌지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행동을 하고 있었으니까.

하아. 진짜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까지 된 거지? 조카바보가?

*

“오빠!”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귀신같이 알고 달려오는 지수를 보니 반가운 마음부터 들었다. 그동안 스케줄이 바쁘다는 핑계로 지수와 얼굴을 마주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동안 바쁘게 미니, 싱글 활동을 하며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던 탓인지 반쪽이 돼버린, 이제는 누가 봐도 아이돌이라 할 정도로 말라버린 녀석의 모습에 이내 안타까움과 걱정이 마음을 가득 채웠으니까.

“이것 좀 먹고 해요. 아직 저녁 안 먹었다고 하던데.”

괜히 빈손으로 찾아오기 뭐해, 음식을 사온 것이 지금 이 순간 너무나도 다행이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배부르게 먹이고 싶은 마음이었으니까.

“연습은 잘하고 있었어?”

“응!

“그래, 무대가 크다고 너무 긴장하지 말고. 저번에 그래도 해봤으니까. 준비한 것들 자신 있게 보여주면 되는 거야.”

지수는 가리는 음식 없이 다 잘 먹었다. 물론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고기였고 말이다. 그래서 무엇을 사올까 고민한 끝에 족발을 사왔다. 물론 칼로리가 꽤나 높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칼로리 낮은 고기를 찾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인지라 그냥 효능을 봤다. 나름 영양분도 있고 배도 채울 수 있는 효능을 말이다.

“알겠어! 오빠 이거 먹어봐. 히히.”

뭐, 그래서 결과적으로 피부 미용에 좋다는 족발이 선택됐고 말이다.

“아니야. 오빠는 괜찮으니까, 지수 먹어.

“아!”

그런데, 그때였다. 딱 봐도 눈앞의 족발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지수가 젓가락으로 냉큼 살점을 집더니 내 입으로 가져온 것이 말이다.

“맛있어?”

솔직히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내민 젓가락을 거둘 생각을 하지 않는 지수의 눈빛에 입을 벌리고 말았다.

“지수가 주니까, 더 맛있네. 맛있으니까, 얼른 먹어. 빼빼 마른 게 오빠 마음이 너무 안 좋다.”

뭐, 그래도 막상 지수가 준 족발을 먹어보니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아니, 좋았다. 족발 자체가 주는 맛뿐만 아니라, 배고플 텐데도 오빠부터 챙겨주는 지수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으니까.

하아. 이런 지수를 어떻게 시집보내나. 이렇게 참하고 착한 애를. 지수 남편 될 새끼, 아니 사람은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게 틀림없다. 진심.

“치, 그래도 다 마른 건 아닌데...”

“어?”

“아, 아니야. 잘 먹을 게, 오빠!”

어쨌든 내가 사온 족발들을 먹으며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는 Trendy 멤버들을 보니 절로 마음이 훈훈해졌다. 비록 1위의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거기서 실망하지 않고 저렇게 끈끈하게 뭉쳐있는 모습을 보자니 과거 연습생 시절이 절로 떠올랐으니까.

가만 보자, 다음 앨범은 정규 앨범으로 간다고 했나? 그게 내년 초였나?

문득 삼촌과 Trendy에 관해 잠깐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는지라 기억 속을 더듬게 됐다. 지수 오빠이자, 한때 JS에서 연습생 생활을 한 연습생 선배로서 녀석들에게 곡 선물을 해주고 싶었으니까.

음, 그걸 한번 줘볼까? 대충 멜로디는 나와 있고 가사랑 안무 더해서 조금만 더 손보면 될 것 같은데.

막상 다른 이들에게는 잘도 곡을 줘놓고 정작 지수에게는 줘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상념 속에 갇히고 말았다.

“오빠 이번 콘서트 때, 프랑스랑 영국도 가는 거야?”

지수가 내게 말을 건 지금까지 말이다.

“어, 어? 응. 이번에 유럽 쪽은 프랑스랑 영국으로 갈 것 같아. 뭐, 경우에 따라서 스페인도 갈 수 있을 것 같고.”

“우와... 좋겠다! 난 유럽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어쨌든 지금 당장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지라, 지수에게 줄 곡 생각은 잠시 접어두는 게 좋을 듯 싶었다. 안 그래도 오랜만에 본 지수 앞에서 비록 지수를 위한 생각이라고는 하나, 다른 생각을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나중에 지수도 같이 가자. 안 그래도 포이보스 식구들끼리 유럽 쪽 같이 여행 가기로 했거든.”

“정말?”

“그래. 지수 너 앨범 활동 끝나고.”

뭐, 한 번도 유럽에 가본 적 없다는 지수의 말을 듣고 보니 포이보스 식구들이랑 여행 갈 때 같이 가면 되겠다 싶었는지라 슬쩍 운을 띄워봤는데 그 반응이 너무나도 뜨거웠다. 그래서 입가에 절로 미소가 자리 잡았고 말이다.

그래, 지수야 이건 비밀인데, 오빠 전용기 있는 남자다? 오빠가 전용기 한번 태워줄게.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오빠. 저도 가면 안돼요?”

“에? 민아 너도?”

“저도 가고 싶어요! 선배님!”

자신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나와 지수의 대화를 듣고 있었는지, 민아를 선두로 Trendy 멤버들이 저마다 같이 가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으니 말이다.

뭐, 솔직히 당황하긴 했지만 저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었다.

“음... 그러면 여러분 지금 활동 끝나고 다음 활동 때 1위하시면 삼촌한테 말해서 회사 차원에서 휴가 보내 달라할게요. 파리든 영국이든 여러분이 원하는 곳으로 음... 한 일주일 정도?”

“우와! 정말요?”

“꼭 그렇게 할게요.”

“대박!”

“그러니까, 다음 활동 열심히 해요. 알겠죠?”

그래서 동기부여도 시키고 사기도 진작 시킬 겸 모두에게 공약 아닌, 공약을 내걸었다. 물론 내 공약이 반드시 실현된다고 확신은 못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곳 대표님인 삼촌에게 부탁은 해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니까. 뭐, 음악 방송 1위 정도면 삼촌도 딱히 반대는 안할 것 같았고 말이다.

“오빠 나는... 나는 오빠랑 같이 가고 싶은데...”

그런데, 한쪽의 문제가 해결되자 이제는 도리어 지수가 시무룩해져버렸다. 물론 멤버들도 같이 유럽에 가게 된 것 자체를 지수가 싫어하는 것은 아닌 듯 했다. 단지, 나와 포이보스 식구들끼리 가기로 했던 여행이 무산될까봐서 그런 것 같았으니까.

어휴, 지수도 이제 적지 않은 나이이고 성인인데,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지 모르겠다. 하아, 지수 남편 될 새끼 아니 사람, 지수 울리면 뒤진다. 진짜.

“물론 우리 동생 지수는 오빠 랑도 가야지?”

“우와!”

“이번에 콘서트에서 한 번도 실수 안하면 오빠가 다음 여행 때는 지수 부모님이랑 동생들까지 같이 데려갈게.”

“오, 오빠.”

뭐, 그런 지수의 시무룩함을 풀어줄 방법을 모르지 않았는지라, 지수를 밝게 웃게 하기란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다만 감동까지 할 줄은 몰랐지만.

“지수야 얼른 먹어. 족발은 식을 때보다 따뜻할 때가 맛있는 거야.”

“응!”

그래, 지수야. 남자 만날 땐, 오빠처럼 너 생각 많이 해주는 착한 남자를 만나야 하는 거야.

그렇게 삼촌이 내게 하는 짓을 똑같이 지수에게 하는 내 자신의 행동에 소름 돋아 할 그때였다. 요주의 인물인 꼬맹이가 내게 말을 건 것은 말이다;

“그런데 선배님! 얼굴이 너무 좋아 보여요.”

“그래요...?”

“뭐,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아! 물론 앨범도 잘되고 콘서트도 전회 매진 돼서 그런 거 일 수도 있지만.”

불안하다. 녀석의 입에서 좋은 말이 튀어나왔지만, 그래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의 성향 상 안심을 할 수 없었으니까.

“아무래도 그래서 그러겠죠?”

“선배님! 선배님은 연애 안하세요? 얼굴도 잘생기시고 키도 크시고 노래도 잘 부르시는데...”

“네?”

그런데 저 꼬맹이의 표정이나 말투 그리고 행동들이 진심인지 아니면 연기인지를 도무지 모르겠다.

“아! 제가 너무 무례했나요? 죄송해요. 저희는 연애 금지 기간이 있어서요.... 죄송해요.”

내 촉은 지금 내게 열혈 팬의 모습을 한 채 질문을 던지는 저 녀석의 모든 것들이 연기라고 말하고 있지만 말이다.

“아! 아니에요. 충분히 궁금할 수도 있죠.”

하지만 자신의 질문이 너무나도 사적인 부분을 건드렸다는 점을 모르지 않았는지, 곧이어 내게 사과를 건네는 녀석의 모습에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 적어도 지금 저 녀석의 행동에는 무엇인가 꺼림칙한 의도가 담겨져 있지 않은 듯 했으니까.

“혹시 첫사랑 분이랑 헤어진 다음에 연애하신 적 있으세요? 그러면?

물론 그게 멍청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이내 깨달았지만. 저게, 어쩐지 오빠라고 부르다가 다시 선배라고 부르더라. 하아. 맞을까봐, 선배라고 부른 거냐?

*

“김다희.”

“응? 왜 불렀어, 언니?”

연습 일색인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숙소에 돌아온 다희는 문득 자신을 부르는 나정에 의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침대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너 자꾸 왜 그러는 거야?”

그리고 그렇게 베란다로 불려나간 다희가 맞이한 것은 자신을 향한 나정의 질타 아닌 질타였다.

“응? 뭘?”

“자꾸 모른 척 하지 마. 다 알고 있어.”

“자꾸 무슨 소리야, 언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듯 나정을 바라보는 다희의 시선은 의문 그 자체였다. 도리어 평소 멤버들 사이에서 서열 9위로 칭해질 정도로 몰이의 대상인 나정의 지금 행동이 이상하다는 듯 그녀를 바라봤으니까.

하지만 그런 다희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나정은 그녀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여름답지 않은 제법 쌀쌀한 밤공기만큼이나 그녀들의 눈빛은 차가웠다.

그런데, 그때였다.

“하아... 진짜 뭐야? 언니 이런 모습도 있었어?”

자신을 바라보던 나정의 날카로운 시선에 의아함만을 내보이던 다희의 눈빛이 다른 색을 띤 것은.

“나 장난 칠 기분 아니야. 왜 자꾸 재연이 자극하는 건데? 너도 알고 있잖아. 재연이랑... 강지혁이랑 사겼었던거.”

“와... 그것도 알고 있었어? 내가 그 사실 알고 있었던 거?”

짐짓 모른 채 시치미를 떼 봤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알아서일까. 영문을 모르겠다던 다희의 표정은 어느새 바뀌어있었다.

“우린 팀이야. 재연이가 힘들어하는 거 알면서도 자꾸 이러는 거 팀 분위기에도 안 좋,”

그런 다희의 표정에서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 사실이었음이 드러나자, 그녀를 향한 나정의 언성이 점점 높아져만 갔다.

“진짜 팀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뭐?”

이내 들려온 다희의 뜻밖의 말에 말문이 막혀버렸지만 말이다.

“이렇게 나 따로 불러서 말하는 거 보면 뭐 있나봐? 언니랑 강지혁이랑?”

“뭐?”

그렇게 다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어버렸다. 좀 전까지 다희를 몰아치던 그녀가 이제는 도리어 다희의 말에 반박해야 될 처지가 되고 말았으니까.

“아니면 재연 언니를 보는 언니의 묘한 눈빛 때문에 그런 걸까?”

“너, 너!”

자신의 말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나정의 그런 모습들에서 어떤 확신을 얻어서일까,

“나정 언니랑 다희 어디갔어?”

“응? 아까 베란다로 가는 것 같던데?”

“아, 뭐야! 얼른 씻어야지! 다들 기다리잖아. 나정! 다희! 채영아, 두 사람 베란다에 있다고? 아 진짜!”

때마침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에 다희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언니!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빨리 씻어! 애들 기다리잖아!”

그렇게 자신을 타박하는 재연에 의해 등이 떠밀리기 전까지, 나정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 그러지마, 언니. 티 나잖아. 뭐... 알겠어. 더 이상 재연 언니 자극하는 거는 그만할게.]

자신보다 먼저 집안으로 들어간 다희의 말이 귓가에서 떠나질 않았으니까.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많은 힘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정주행 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모두 행복만이 가득하시길!

P.S

서평 이벤트 결과 발표됐습니다. 당첨되신 분들에게는 이미 딱지를 전송했는데요.

살인곰탱이님은 뜰이 접속이 안되서 제가 조아라 아이디를 알수가 없어서 딱지를 못보내드렸습니다.

코멘트나 쪽지로 조아라 아이디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추천좀 부탁드려요 ㅠ

어제 술을 너무많이 마셔서 지금 살아났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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