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마음을 노래로-166화 (166/502)

00166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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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 깊이 무엇인가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일행들의 목소리에 무엇이라도 입으로 내뱉으려던 그때였다. 바지 속 핸드폰에서 진동음이 울린 것은 말이다.

솔직히 받을까 말까 고민 엄청 했다. 그 순간의 감정을 참기란 그만큼 어려웠으니까. 하지만,

“아! 전반부 쪽 일은 마무리 됐다고요? 아, 네. 수고하셨어요. 네. 일단 지금까지 진행된 거 마무리는 제가 할게요. 진짜 수고하셨어요.”

전화를 받고 난 지금, 나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아니, 그 순간 전화를 받은 내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덕분에,

“네, 그렇게 할게요. 지금 일 열심히 하겠다는 사람들이... 으드득... 있어서요. 걱정 마세요. 기름까지 빵빵하게 으드득... 집어넣어서 일 잘 할 거에요. 기, 계, 처, 럼.”

나 또한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들처럼 웃을 수 있게 됐으니까.

삼촌들은 그렇다 쳐도 정승현을 비롯한 녀석들은 아직도 나를 잘 모르나보다. 나를 도발한 민재 삼촌이 최근에 얼마나 고통스러운 보복을 받았는지.

하아. 뭐, 이제 알게 되겠지.

노트북이 차에 있었지? 아마?

*

“뭘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어?”

“아! 오셨네요. 잠깐 뭐 좀 살펴보느라고요.”

노트북을 살펴보는 사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나보다. 약속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왔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양연혁 대표님이 눈앞에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 밥 먹었어?”

“아니요. 아직 안 먹었어요.”

“그럼 밥이나 먹자. 오늘 구내식당 메뉴가 맛있겠더라고. 지혁이 너 구내식당 좋아하잖아. JS에는 없지만 우리 YH에는 구내식당이 있지. 지혁이 너가 좋아할 정도로 맛있는 구내식당이. 그치?”

오자마자 밥은 먹었냐고 묻는 양연혁 대표님의 질문에 차마 배가 부르다는 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점심 때 먹은 한우가 아직도 위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듯한 더부룩함에 저녁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나저나, 여기서 갑자기 왜 JS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JS가 방금 전 대표님 말마따나, 구내식당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 별자리? 여튼 그 12개 라이브 무대에 설 힙합 쪽 참가자들 좀 뽑아달라고? 그리고 법인 이사까지?”

뭐, 어쨌든 아쉬운 쪽은 나였기에 연혁 대표님을 따라서 구내식당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그 사이 구내식당의 모든 시선이 우리 쪽으로 쏠린 것은 당연했고 말이다. 역시, 이것이 바로 사장님의 포스인건가? 헐, 설마. 이런 시선 때문에 밖에서 안 먹고 구내식당에서?

“기존에 개장한 카페에는 힙합 쪽 참가자들을 뽑지 못해서요. 아무래도 앞으로 개장할 별자리 카페에서는 힙합 쪽을... 일단 처음 뽑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나름 절차도 있고 찾아주신 분들 선호도랑 장르별 티오로 새 가수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해놔서 별로 관리할 게 없는데...”

“처음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하니까, 조금 아니, 많이 도와 달라 이거네?”

뭔가 내 스스로 생각해도 경우 없는 상상을 했는지라, 고개를 내저으며 서둘러 망측한 생각을 머리에서 지워버렸다. 에이, 대표님이 우리 삼촌도 아니고 그럴 리가 없지. 암 그렇고말고.

“네, 대표님. 그리고 법인 이사라는 게 특정 일이 있다기보다는 뭔가 이 시스템이 잘 흘러가고 있나. 그런 걸 체크,”

“일종의 감사 역할이라는 거네. 법인 쪽 사람들이 일 잘하는 지, 개장한 카페들이 잘 운영되는지.”

어쨌든 음식들을 받아와 밥을 먹으면서 대표님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대표님과의 대화가 순조롭게 이어졌는지라, 나름의 기대를 갖게 됐다.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릴 것 같았으니까.

“네? 아... 그렇게 거창한 의미는 아니고요. 그냥 시간 나실 때 한번 씩 아무 카페나 들리셔서 부족한 점이나 그런 것 좀 지적해주시면...”

“흠... 근데 나도 한 회사를 맡고 있어서 시간이 날지 모르겠네? 너도 알다시피 YH일만으로도 조금 벅차거든? 물론 지혁이 너 만날 시간정도야 언제든 만들 수 있지만.”

뭐, 그게 순전히 나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이내 깨달았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나와 대표님이 있는 테이블에 낯익은 얼굴을 한 이들이 다가온 것은 말이다.

“사장님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어? ZD랑 써니 아니냐? 지금 스케줄 없나? 아! 지금 스케줄 끝났겠구나. 그래, 밥 먹으러 왔어?”

*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강지혁입니다.”

빅밤.

빅밤이 한국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말해무엇할까. 5인조 그룹으로 데뷔한 이래 수많은 국내외 상을 휩쓴, 지금까지도 대세의 반열에서 물러나지 않은 명실상부 최고의 가수였다. 그래서 얼굴을 보자마자 일어서서 인사를 했고 말이다.

그런데 여기가 진짜 YH구내식당은 맞긴 맞나보다. ZD랑 써니조차도 이곳에서 밥을 먹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여기가 숨겨진 핫 플레이스인 것 같다. 여기에 있으면 YH연예인들도 이렇게 만날 수 있고 거기다 밥도 맛있고 저렴하니까. 아! 여기 직원 전용이라 일반인들은 못 오나?

“그냥, 나한테 라이브 카페 애들 좀 뽑아달라네. 힙합 쪽 애들.”

어쨌든 본의 아니게 합석을 하게 됐다. ZD선배와 써니선배가 들고 있던 식판을 우리 쪽 테이블에 내려놓고 밥을 먹기 시작했으니까.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대화에 그들이 참여하게 됐고 말이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연혁 형.”

“어? ZD야.”

“그거 제가 한번 해볼까요? 후배님이 거절만 안하면 제가 한번 해보고 싶은데요.”

“저도 그거 해보고 싶은데요.”

“써니 너까지?”

갑작스럽게 등장한 선배들이 나와 대표님이 나누던 얘기에 관심이 동한 듯 보였으니까.

“저야 너무 환영이죠. 그런데 당분간 정말 일이 많으실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이게 웬 저절로 굴러들어온 떡이란 말인가? 써니 선배와 ZD 선배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것은 나뿐만이 아닌 듯 했다. 그 둘을 보는 대표님의 얼굴에도 놀라움이 묻어나오고 있었으니까.

“뭐 어차피 12개 중에서 이미 세 네 개는 한 상태 아닌가요? 그러면 나나 써니도 이번해 말까지만 수고하면 되는 거고.”

그런데, 순간 나온 ZD 선배의 말에 아차 싶었다. 대표님도 그렇고 두 선배들도 그렇고 내가 미처 말하지 못한 게 있음을 순간 깨달아버렸으니 말이다.

“사실 제가 일을 또 하나 벌였거든요. 삼촌들 몰래.”

“어?”

“아까 대표님 오실 때 제가 노트북으로 보고 있었던 게 이건 데요. 이거 잠깐 봐주세요.”

나도 참 정신이 없다. 정신이. 정작 중요한 부분을 말하지 않은 채 일을 진행시키고 있었으니까. 하아.

“너도 참... 이거 민재랑 애들은 모르고 있다고? 재성이까지? 하하...”

그렇게 잠시 후 두 선배들에게 노트북을 넘겨준 뒤, 나를 바라보는 대표님의 표정은 확실히 어이가 없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네, 조금 있다가 올릴 거라...”

“그럼 도대체 총 몇 개 인거야? 너도 참, 돈이라고는 쥐뿔도 못 벌 일을 잘 도 벌이네? 애들 또 죽어나겠네. 이거 일 수습하려면.”

내가 생각해봐도 나 참 대책 없는 놈이었으니까. 뭐, 방금 전 대표님 말마따나 이렇게 마구잡이로 벌여놓은 일들은 확실히 수익이 얼마 안됐다. 애당초 수익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기획한 일들이었으니까. 뭐, 물론 프로젝트들을 하기 위해 매입한 건물들의 지하 외적인 부분에서 오는 월세들은 꽤나 달달한 수입을 안겨줬지만.

“네? 아... 그냥 좋아서요. 가수 멋진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

어쨌든 걱정은 됐다. 방금 전 자료로 인해 일이 배는 늘게 확실한 상황에서 과연 대표님과 저 두 선배들이 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가 말이다.

“뭐,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든다. ZD랑 써니도 이거 하는 거 마음 안변했어? 너희들 콘서트 일정이랑 음반작업 일정 이거 한다고 해서 줄여 준다거나 그런 거 없는 거 알지?”

그런데 생각 외로 반응이 달콤했다. 별 말 안 꺼낸 것 같은데 말이다.

“해보고 싶어요. 뭔가 와 닿네요. 가수 멋진 직업이라는 게.”

“어차피 처음만 힘든 거지, 나중엔 관리만 하는 거니까 할 만 한 것 같네요. 어차피 전부 다 보는 것도 아니고 힙합 쪽만 보는 거니까요. 뭐, R&B쪽도 약간 관심 있긴 하지만요.”

뭐, 얘기는 끝난 듯 했다. 당사자들도 하고 싶다하고 연혁 삼촌도 이 프로젝트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듯 했으니까.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 얘기를 해볼까?”

그게 아니라는 걸 이내 깨달았지만 말이다. 역시, 사업은 사업이라는 것일까? 꽤나 쉽게 목표를 달성할 줄 알았는데, 역시나 이건 속 편한 나한테만 해당되는 얘기였나 보다.

“이번에 합정 쪽에 라이브 카페 2개 만든다며?”

“네? 네.”

“위치 좀 알려줄 수 있을까?”

“위치요?”

그런데 사업 얘기를 하자는 삼촌 입에서 이번에 개장할 별자리 2개의 위치에 대한 질문이 흘러나오자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무슨 제안을 건넬지 예상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합정 부근에 자리 잡을 별자리 2개의 위치에 관한 얘기는 의외의 부분이었으니까.

“음... 역시 거기가 맞았구나. 건물 자체를 구입한 거지?”

“네? 네.”

어쨌든 나로서는 삼촌이 알려달라는 별자리들의 위치를 알려줄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딱히 숨길만한 사안도 아니었거니와, 지금 아쉬운 사람은 나였으니까.

“사실 내가 예전부터 구상해온 게 있어. 지금 한창 물밑에서 수 싸움 중이고.”

그런데 삼촌한테도 뭔가 아쉬운 점이 있긴 한가보다. 본인 핸드폰을 내게 내밀며 의미심장한 얘기를 털어놓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이곳 사옥 주변에 6개 건물 정도가 YH소속 건물이야. 거기다 4곳 정도가 더 우리 소속이 될 거고.”

삼촌이 내게 보여준 것은 지도였다. 방금 전 내가 삼촌에게 보여줬던 지역과 유사한 곳을 비추는 지도 말이다. 뭐, 다른 점이 있다면 삼촌이 보여준 지도 속에서 합정 쪽에 자리 잡을 별자리들은 한쪽 끝 부근에 있다는 정도?

어쨌든, 지도도 지도거니와 삼촌이 내게 건넨 말들을 듣다보니 대충 감이 왔다. 한 거리에 몰려있는 6개의 YH건물과 차후 추가될 4곳의 건물이 주는 감은 꽤나 노골적이었으니까.

“혹시 YH 스트릿이라도 만들 생각이세요?”

삼촌은 사옥 옆으로 뻗은 거리 자체를 YH의 색깔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래서 내게 아쉬울만한 사항이 있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합정 쪽에 자리 잡을 2곳의 별자리들의 위치가 바로 그 거리들의 끄트머리였으니 말이다.

“건물을 우리에게 넘겨줬으면 좋겠지만, 뭐 꼭 팔라고 한 얘기는 아니야. 단지 거리 자체의 정체성? 특색? 뭐 그 쪽은 아무래도 YH 색깔이 강했으면 싶은데.”

방금 전 수 싸움이라는 말을 썼을 정도로 이 계획은 실현되기 어려워보였다. 그래서 벌써 6곳의 건물을 확보하고 4곳의 건물을 잠재적으로 확보한 삼촌이 대단해보였고 말이다.

뭐, 보아하니 꽤나 오랜 시간동안 은밀하게, 차근차근 진행해온 계획인 것 같았는지라 나 또한 고민 할 수밖에 없었다. 삼촌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내게도 별자리 프로젝트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었는지라 일방적으로 양보할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떠세요?”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합정에 있는 2곳 라이브카페 힙합 전용으로 기획 수정할게요. 파는 건 제 계획 때문에 조금 그래서요. YH 색깔이면 역시 힙합 아니겠어요? 2곳 별자리를 힙합 전용으로 바꾸면 거리 자체의 색깔이나 정체성에서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지 않을까요?”

고민한 끝에 나온 결론은 이것이었다.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한이 바로 이것이었으니까.

물론 금전적으로 봤을 땐 그냥 팔아도 상관은 없었다. 다른 곳을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별자리 프로젝트는 금전적으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별자리 프로젝트는 내 자신이 대중들과 가수 지망생들에게 했던 약속이자 그들의 꿈일 테니까.

뭐, 합정에 자리 잡을 별자리들을 힙합 전용으로 바꾼다는 것도 기존에 합정 쪽에 지원했던 이들을 가까운 신촌 쪽에 배정할 수 있었기에 나온 제안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제 결정의 추는 내가 아닌 삼촌에게로 넘어갔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던지 아니면 다시 협상을 할지는 삼촌에게 달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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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기사랑님 후원쿠폰2 장 감사합니다.

선추코가 미래다. 정주행 부탁드립니다!

[정주행의 지휘자! 활자 라는 음표! 지휘봉은 펜대로! By.Te4Rs]

선작, 추천, 코멘트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많은 힘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정주행 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모두 행복만이 가득하시길!

P.S

서평 이벤트 결과 발표됐습니다. 당첨되신 분들에게는 이미 딱지를 전송했는데요.

살인곰탱이님은 뜰이 접속이 안되서 제가 두 분의 조아라 아이디를 알수가 없어서 딱지를 못보내드렸습니다.

코멘트나 쪽지로 조아라 아이디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추천좀 눌러주세요...ㅠㅠ제발.

추천요정 나타나라 얍얍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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