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8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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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제부.”
“슬희가 자고 있어서요. 깨우기 싫어서 이렇게 연락드렸어요. 혹시, 저 때문에 잠에서 깨신 건 아니죠?”
어느덧 자정에 가까운 시간인지라, 이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 같아선 집에 데려가 편하게 재우고 싶었으니 말이다.
“아! 아니에요. 원래 조금 늦게 자는 편이라서요. 어서 들어오세요.”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당장 내일 해외 스케줄이 있는 그녀였고 나 또한 드라마 촬영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Twinkle 멤버들에게 폐를 끼치게 됐다.
집 주소도 모르는 상태에서 곤히 자고 있는 그녀를 깨우고 싶지 않았으니 말이다.
“언니, 이 시간에 누구야? 어? 형부?”
그래도 다행인 게 리더인 아이리스 씨가 자고 있지 않아 이렇게 슬희를 품에 안은 채 집까지 찾아올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승희 씨, 저기 슬희 침대 어디 있는 지 알려주실래요?”
“아! 저 따라오세요. 저랑 슬희랑 같은 방 쓰거든요.”
후우. 만약 그녀마저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면 꽤나 골치 아픈 일이 생길 뻔 했는지라 Twinkle 멤버들의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안도의 한숨부터 흘러나왔다. 정작 꽤나 스스럼없이 대하는 대다가 번호를 알고 있는 나머지 한 녀석은 자고 있었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으니까.
“여기다 눕히시면 돼요.”
이곳이 Twinkle 멤버들의 숙소인가? 지금껏 한 번도 와보지 못한, 아니 와볼 생각도 못한 곳인지라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마냥 편하지가 않았다.
“히잉.”
그래도 슬희가 평소 머무르는 곳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 편에서 흐뭇함과 함께 호기심이 밀려들어오긴 했다. 흠. 곰돌이 인형을 안고 자나?
그렇게 곰돌이 인형이 가득한 침대에 슬희를 눕힌 뒤 내게 투정부리듯 팔을 놓지 않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어머, 어머, 쟤 좀 봐.”
물론 꽤나 자연스러운 이 같은 행동이 지켜보는 다른 이들에게는 꽤나 놀라운 듯 했지만 말이다.
“이번 제 정규 3집 앨범이에요.”
“어머, 감사해요. 뭘, 이런 걸 다.”
잠에 약한 슬희이기에 다행히 이불을 덮어주고 방에서 나오는 그 순간까지 그녀를 깨우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방에서 나온 나를 리더인 아이리스 씨가 따뜻한 유자차로 맞이해줬고 말이다.
마침 나도 준비한 선물이 있었기에 가져왔던 쇼핑백을 그녀에게 건넸다.
“그리고 이건 승희씨...”
“네?”
그리고 그런 내 선물에 기뻐하는 아이리스 씨 뒤에서 두 눈을 껌뻑이는 승희 씨에게도 말이다.
“슬희 생일 선물 사다가, 승희 씨도 이번 달 생일이라고 해서 샀어요.”
“우와...”
“대단한 건 아니고, 팔찌에요. 2월 탄생석이 자수정이래서요.”
슬희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또 슬희가 외박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리더인 아이리스 씨와 다른 멤버들의 이해가 있었기 때문임을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처가에 잘 보일 겸, 따로 선물을 준비했다. 앨범은 멤버 모두에게 그리고 자수정 세공 팔찌는 슬희와 동갑인데다가 같은 방을 쓰는 승희씨를 위해서 말이다.
“감사해요! 팔찌 너무 예뻐요!”
“아니에요. 별로 비싼 것도 아닌데요, 뭘.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늦게 데려다줘서 죄송합니다.”
사실 비싸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생색을 낼 생각은 없었기에 그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더 이상 그녀들에게 부담을 주기는 싫었으니까.
“아니에요. 조심히 가세요.”
“감사해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하아.
그녀들의 배웅을 받으며 차에 돌아오자 쉴 새 없이 하품이 흘러나왔다. 이곳으로 오는 내내 잠들어 있던, 내가 갈 때까지 잠에서 깨지 않던 그녀처럼 나 또한 피곤함이 꽤나 컸으니까.
운동이 너무 격렬했나?
*
“1층과 9층 리모델링은 현재 90%정도 완료한 상태로 이달 말쯤이면 원하시는 그림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지하층은 이미 공사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한번 보시겠습니까?”
사전 제작이어서 일까. 전에 신사의 품위를 찍었을 때와는 달리, 생각 외로 촬영 스케줄이 빡빡하지 않았다. 물론 일주일에 사오일정도는 촬영 일정이 시간단위로 빼곡히 박혀있었지만, 그 외적인 시간에 갑작스럽게 촬영 일정이 잡힌 다거나 쪽 대본에 의해 급한 상태로 촬영을 하지 않아도 됐으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처럼 촬영이 없는 날이면 휴식다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 내 자신이 부족함을 알고 있었는지라 그동안은 계속 대본을 보며 연기연습을 했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너무 마음에 들어요.”
뭐 오늘은 미룰 수 없는 일이 있었는지라 아침 일찍부터 관리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기대했던 일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는 관리사님의 말이 있었으니까.
“무대들 사이에는 방음처리 확실히 된 거 맞죠?”
꼭 기획사 연습생이 아니더라도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가수가 되려면 무조건 아이돌이 되어야하는 한국 대중가요의 현실상 나처럼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닌 이상, 비 아이돌이 무대를 경험할 기회는 매우 부족한 게 현실임을 모르지 않았으니 말이다.
뭐, 돈을 벌자고 하는 일이 아니지만 나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구체화시키고 차후 실현시켜나갈 계획들도 꽤 있었는지라 투자한 돈이 적지 않았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비용을 아끼지 말라고 하셨기에 업체 쪽에서도 자신하더군요. 더욱이 중앙에 자리 잡은 조리실과 화장실, 가수 대기실 등을 5개의 타원형 룸이 감싸는 형태로 무대가 나눠져 있는 만큼 어느 한 쪽의 무대 소리가 다른 쪽 무대 소리를 방해할 정도의 소음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관리사님과 함께 직접 그 현장을 둘러보러 왔는데, 생각 보다 잘 돼 있는 시설들을 보니 마음이 적잖이 놓였다. 시작이 반인만큼, 지금 내가 둘러보고 있는 이곳은 내 계획의 시금석이자 발판이 돼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카페 운영해주실 분은 구해졌나요?”
“예, 라이브 카페를 하던 이들 중 몇이 연락을 취해와 그 중에서 선별하여 고용하였습니다. 면접 때 제법 경험이 많고 일을 잘 꾸려나갈 사람으로 보였는데 역시나 과거 라이브 카페를 접었던 것도 개인 사정 때문이지, 잘 안 돼서 접었던 게 아닌 것 같았는지라 그 사람으로 정했습니다. 관련 인적사항이 궁금하시면,”
“아니에요. 관리사님이 직접 뽑으셨는데, 잘 하셨겠죠. 뭐.”
“네, 그래도 관련 인적 사항 파일을 보내드리겠으니, 한번쯤은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차후 별자리 프로젝트 사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법인 설립 절차가 완료되면 새롭게 바뀌는 것들이 많아질 테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보면 볼수록 무대들이 마음에 들었는지라, 흐뭇한 감정을 감추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오래, 지하층에 머물렀고 말이다.
뭐, 그래도 마냥 그곳에만 있기 뭐해, 관리사님과 함께 근처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머지 쪽은 어떻게 됐나요? 그때 말씀 나눠본다고.”
“일단 합정 쪽은 이미 계약금을 치룬 상태이고 중도금과 잔금은 지혁 씨에게 다시 한 번 말씀드린 뒤 치룰 생각이었습니다.”
오늘 만난 게 지하 카페를 직접 둘러보는 게 메인 목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다른 용건이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아! 벌써 됐네요? 합정 쪽은?”
“아무래도 요즘 부동산 시장이 그다지 좋지 않아, 생각보다 일의 진행이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이곳 건너편 블록은...”
“네?”
“지금 이곳 건물과 블록을 공유한 건물 4채에 관해선 이미 계약금까지 치룬 상태이지만, 건너편 건물 소유주와의 대화는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아마?”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되던 지하 라이브 카페 일과는 달리, 다른 일들의 진행 상황에는 무엇인가 문제가 생긴 듯 했다. 당초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일들이 아직까지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뭔가 눈치를 챈 것 같은지라...”
“그러면 이쪽은 계약금까지 치룬 그 건물까지만 하세요.”
그래서 더는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당초 예정대로 이 주변을 내 계획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면,
“예? 하지만,”
“어차피 꼭 이곳으로 몰아서 할 필요는 없었어요. 아예, 합정, 신촌 쪽 그리고 대학로 쪽으로 알아봐주세요. 한 구역에 몰려있는 건물일 필요 없이 용도에 맞는 건물이면 되요.”
“네, 알겠습니다.”
굳이 이에 얽매일 필요 없이 대안을 찾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뭐, 원래 계획을 이루지 못해 약간 아쉽긴 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일의 진행이지 위치가 아니었기에 내 계획에 맞는 다른 적당한 곳인 합정, 신촌, 대학로 쪽으로 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이것에 대한 얘기는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건물 단위 계획을 세우다보니,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자금은 부족하지 않나요? 부족하면 주식을 조금 팔아도,”
“하하.”
단순히 건물의 지하를 임차하는 것이 아닌 건물 전체를 매수하고 특정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지라 돈 문제가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음반을 그렇게나 많이 파셨으면서도 본인 계좌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 안하시는 건 여전하시군요.”
“그게 아니라...”
“음반, 음원 저작권 수익만 봐도 일 진행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보내드린 문서들에 제발 관심 가져주시고요.”
하지만 그런 의문을 관리사님에게 표출하자마자 돌려받은 건 내 부주의의 들통뿐이었다. 사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다만 최근 들어서 워낙 여러 가지 일이 있다 보니, 방금 전 말마따나 관리사님이 보내준 내 자금 현황 문서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을 들켜버렸을 뿐.
“홍보는 어떻게 됐나요?”
“아직 이렇다 할 홍보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이번에 SNS 시작하셨다고 하던데...”
“네?”
“아니면 포이보스 홈페이지 같은 곳에 그냥 몇 마디만 적으시면 될 겁니다. 지혁 씨가 구상하고 있는 계획을요.”
뭐 어쨌든 일을 진행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자금 문제가 없다고 하니, 나로서는 크게 한숨 놓을 수 있었다. 그나저나, 홍보는 그냥 토크 콘서트 때처럼 하면 되는 건가?
*
[별자리 프로젝트 EP 1. 물고기자리 Since 2014. 03. 02.]
이번에 제 스스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계획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음... 이 계획은 일명 별자리 프로젝트인데요. 사실 사람들은 흔히 말하곤 합니다. “요즘엔 들을 노래가 없다”, “요즘엔 죄다 아이돌 가수만 있다” 라고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아이돌이 아닌 가수를 꿈꾸며 언더에서 자신을 찾아줄 팬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부디 자기가 원하는 노래가 없고 그 노래를 불러줄 가수조차 없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그들은 옛날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그들을 찾으려 하지 않기에 안보일 뿐이죠.
음... 말이 길어졌네요. 어쨌든 간단히 말하자면, 별자리 프로젝트는 12개의 라이브 카페를 만들어 메이저, 마이너 장르 가릴 것 없이 가수 지망생 분들에게 무대 경험을 쌓게 해주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첫 번째가 라이브 카페 물고기자리이구요. 여러분의 많은 호응 부탁드려요.
[물고기자리]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 로 79길 39 지하 1층
-실내 라이브 카페 A(50석)
-실내 라이브 카페 B(50석)
-실내 라이브 카페 C(50석)
-실내 라이브 카페 D(50석)
-실내 라이브 카페 E(50석)
[운영 시간]
-2014년 3월 2일부터 18:00~02:00
[입장료]
-3만원(입장료 전액은 해당 공연 가수에게 분배)
[정산]
-1차 분배 : 공연을 본 관객들의 해당일 선호도를 조사해 입장료 전액을 시간대별로 분배.
-2차 분배 : 주류, 음료, 안주류 등의 매출액 50%에서 직원 임금 및 시설 관리비를 제외한 금액을 월별 선호도를 통해 가수별로 분배.
-1, 2 분배 금액이 1회 공연 당(2시간 기준) 20만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분은 별도 지급.(공연 당일, 최소 분배금액(20만원) 선 지급.)
[별도지원책]
-분기별 5명(팀)에 선정된 이들은 다음 분기에(3개월) 한해 한 달 4회 총 12회 공연 기회 부여.
-관객들의 선호 및 기타 종합적인 요소들을(장르 및 잠재력) 고려, 반기별로 10명(팀)을 선정하여 개인 간이 작업실 지원.(차기 6개월간 이용 가능)
-반기별로 20명(팀)을 선정하여 소정의 장려금 지급.
-연간 1명(팀)을 선정하여 강지혁 콘서트 오프닝 무대 기회 제공 및 데뷔 앨범 지원.
[P.S]
-물고기자리에서 1회 공연마다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공연하고 싶은 가수 지망생 분들은 포이보스 뮤직 홈페이지에 본인의 자작곡 영상을 올려주세요. 마이너 장르든 메이저 장르든 여러분을 위한 기회인만큼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선발 제한 : 10대, 20대 가수 지망생/개인 또는 1팀당 한 달 최대 2회 공연 가능.)
-현재 별자리 프로젝트를 위한 라이브 카페가 속속들이 준비되고 있는 만큼, 이번해가 지나기 전까지 총 12곳의 라이브 카페, 50~70곳의 무대가 문을 열 예정입니다. 또한 그 밖의 다양한 후속조치가 기획되어 있는 만큼 많이 기대해주세요.
-아! 이거 제 개인적인 일인지라 삼촌한테 말 안했는데, 많이 혼날까요? 좋은 뜻에서 시작한 일인 만큼 마음 넓은 민재 삼촌이 이해해줄 거라고 믿어요. 그렇죠, 삼촌?
-차후 공지는 별자리 프로젝트 홈페이지가 완성되면 제 SNS 계정과 포이보스 홈페이지가 아닌 그쪽에 올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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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추코가 미래다. 정주행 부탁드립니다!
[정주행의 지휘자! 활자 라는 음표! 지휘봉은 펜대로! By.Te4Rs]
선작, 추천, 코멘트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많은 힘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P.S
여러분 서평글 이벤트 많이 참가해주세요.
정주행 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모두 행복만이 가득하시길!
엄마 생선은 현금으로... 그럼 설날 때는 뭘 해드려야 할까요...? 그, 그때도 캐, 캐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