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3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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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
Caught up
Really feelin' it
Caught up
I'm losin' control
This girls got a hold on me
YH와의 합동 월평이 내 마지막 월평이었다. 그래서 멤버들과 함께 밤을 새워 안무를 짜며 연습을 했었다. 말이 합동 월평이지, 기획사간 자존심 배틀 이었으니까.
오셔 Caught up
이게 그 곡이었다. 그 전 기획사 배틀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던 댄스분야였기에 미친 듯이 머리를 쥐어짜 안무를 만들고 결국 승리를 거머쥔 그 곡이 말이다.
솔직히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이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 지에 대해 확신하고 있던 건 아니었다. 다만, 순간적으로 정도를 넘어선 저들의 행동에 문득 생각난 곡이 이것이었을 뿐.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나도 대책 없는 놈이다. 마셜 아츠를 극대화한 안무인데다가 사전에 몸도 안 풀린 상태에서 몇 년 전 춰봤던 안무를 추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휘이이익!]
[강지혁!] [강지혁!]
그래도 결과적으로 공연은 성공한 듯 했다. 당장 눈앞에서 깐죽대던 남자 대여섯 명의 존재감은 이미 이곳에서 사라진지 오래였으니까.
[개 쩔어]
This is JS style.
그런데 그때였다. 익숙한 멜로디가 우리들의 귀에 꽂힌 것은 말이다.
Hey ladies & gentleman
준비 다 됐으면 부를게 yeah
다른 놈들과 비교하지 마.
내 방식대로 ma ma ma my 방식대로 hey yo
다음 트랙으로 넘어간 건지 아니면 랜덤으로 재생되는 와중에 이 곡이 틀어졌는지는 모르겠다. 노트북 앞에 서성이던 깐죽 패거리들은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주변 눈치만 보기 바빴으니까.
니들이 밤새 술 마시고 놀 때, 나는 밤새 춤을 췄지.
니들이 밤새 여자랑 깔깔 거릴 때, 나는 밤새 노래를 불렀지.
니들이 어떻게든 여자 꼬셔보려고 애를 쓸 때,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밤을 새가며 애를 썼지.
어쨌든 우리는 다시금 대형을 맞추어나갔다. 다른 곡도 아니고 멤버들이 나를 따라온 이유가 돼준 곡이 들려온 만큼 방금 전 벗어재낀 코트를 다시금 입기엔 시간이 너무 일렀으니까.
*
[이것들이 LA온 첫날부터! 밥이나 먹고 분수쇼나 구경하다 오랬지 누가 공연을 하고 오래? 내일부터 정신없이 움직일 텐데 뭐하는 건데!]
간밤에 하얗게 불태웠더니 그 후폭풍이 장난 아니었다. 단순히 우리들을 도발하고 깔아뭉갠 녀석들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시작된 공연이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이들의 SNS계정을 타고 쭉쭉 뻗어갔으니까.
[미국 진출 강지혁! 라스베가스에서 길거리 공연을? 선명한 식스팩! 이것이 바로 JS표 조선의 말 근육! 갓식스와 함께 라스베가스를 장악한 강지혁의 포스 작렬!]
[This JS style. 이것이 바로 JS style? 국적불문! 강지혁 새 역사를 써가다!]
뭐, 그 덕에 한국은 난리가 났고 말이다.
[크흠... 뭐, 인터넷 보니까 반응은 좋더만. This is JS style. 크흠...]
여기 난리난 사람 한 명 추가요.
어휴, 진짜.
*
“안녕하세요. 강지혁입니다!”
[휘이이익!]
[와아아아!]
스테이플스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들을 반긴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함성이었다. 말이 안 나왔다. 농구경기장이라고 들었는데, 막상 와보니 목동 돔구장만한 크기의 실내 구장이었으니 말이다. 와. 이게 바로 천조국의 농구 경기장인가?
"HI my name is Ji Hyuk Kang! and"
"We are Got 6! Nice to meet you!"
엄청 구장 크기와 그곳을 빼곡히 채운 관객들의 모습에 놀랐지만 마냥 감탄만할 수는 없었다. 오늘 내게 주어진 경기 시작 전 20분 그리고 중간 하프타임 시간은 이번에 준비한 공연을 다 하기에도 빡빡한 시간이었으니까.
“‘미주한인의 날’을 맞아 LA 클리퍼 구단과 한인 분들의 행사인 코리안 나이트에 초정 받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그런데 관객석을 유심히 바라보니 마냥 한인 분들만 온 게 아닌 것 같아 걱정이 됐다. 그냥 한국말로 진행하면 된다는 관계자분의 말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옆에서 멀뚱히 서있는 삼촌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I'm honored,..."
내가 영어로 말해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엉터리 영어를 할까봐 걱정이 됐으니까.
“어제 공항에 도착했을 때, 많은 한인 분들이 환영해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한국에서 너무나도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적어도 이곳 LA만큼은 한국인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뭐, 삼촌도 그런 내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좋다고 통역을 하길래, 덕분에 서로 번갈아가면서 사이좋게 말을 하게 되었다.
“첫 곡은 Insomnia입니다.”
그렇게 간단히 이곳을 찾아와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달한 뒤, 코트 중앙에 마련된 스탠드 마이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금 전 인사로 오프닝을 대신한 만큼 이제 본 무대를 보여줘야 할 테니까.
[Insomnia]
I never thought that i'd fall in you, you, you.
......
Feels like insomnia.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도 느꼈지만 정말 깜짝 놀랐다. 노래의 후렴부분인 'Feels like insomnia'를 부를 때면 느껴지는 관객들의 따라 부름에 말이다. 물론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오늘 코리안 나이트를 맞아 수많은 한인들이 찾아왔기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이 같은 관객들의 호응은 대단했는지라, 더욱 열의를 가지고 노래에 임했던 것 같다. 지금 이 코트는 네다섯 시간씩 무대를 휘저을 수 있는 콘서트 장이 아니었으니까.
[So sick]
Mmmm mmm yeah
Do do do do do do do-do
Ohh Yeah
......
but you are so sick of love melody.
So tired of tears
......
Why can´t I turn
off the TV?
두 번째 곡이자 경기 전 타임 때 선보일 수 있는 마지막 곡을 부를 때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코리안 나이트라고해도 LA 클리퍼의 경기가 있는 날인만큼 경기장의 2분지 1 정도는 평범한 백인들과 흑인들이 차지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게 바로 빌보드의 위력일까.
빌보드 핫 100에 오른 것만으로도 미국인들의 입을 움직이게 했다는 점에서 사뭇 놀라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저들의 반응은 가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내한 스타들을 맞이할 때 하는 행동과 비슷했으니까.
“오늘 경기 LA 클리퍼가 이기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호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중간 하프타임 때 뵙겠습니다!”
아직 빌보드 핫 100에 오르지 못한 곡들이 많은지라, 마음 같아선 오늘 저녁 내내 저들을 상대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해야 20분뿐이었는지라, 아쉬움을 남겨둔 채 코트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어찌됐든 이 코트의 본주인은 내가 아닌, 지금 벤치에 앉아있는 농구선수들이니까.
뭐, 그래도 마냥 아쉽지만은 않았다. 방금 전 무대에서 느꼈던 묘한 감정들에 마음이 벅참과 동시에 중간 하프타임 때의 공연이 기다려졌으니까.
*
[3 point basket!]
[What a nice!]
[Nice jumper by Barak Griffin.]
[Yes, it was nothing but net.]
이래서 농구하면 미국, 미국하면 농구라고 하는 것 같다. ‘농구 알지도 못하는 놈’ 주제에 농구 광팬인 삼촌처럼 잠시도 앉지 못하고 일어서서 응원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Slam dunk!]
[What the hell!]
더욱이 LA 클리퍼가 상대팀인 멤피스를 압도하고 있으니 오죽할까.
“한창 분위기 좋을 때! 이 마이크를 잡아서 부담되지만, 이 분위기 유지시켜 보겠습니다! 이번 곡은 개 쩔어! Real dope 입니다!”
[Real dope!]
[개 쩔어! 강지혁!]
[강지혁!]
[개 쩔어]
This is JS style.
Hey ladies & gentleman
준비 다 됐으면 부를게 yeah
다른 놈들과 비교하지 마.
내 방식대로 ma ma ma my 방식대로 hey yo
니들이 밤새 술 마시고 놀 때, 나는 밤새 춤을 췄지.
니들이 밤새 여자랑 깔깔 거릴 때, 나는 밤새 노래를 불렀지.
니들이 어떻게든 여자 꼬셔보려고 애를 쓸 때,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밤을 새가며 애를 썼지.
밤새 춤을 췄지. 노래를 불렀지. Everyday, every night.
네가 클럽에서 여자 끼고 놀 때 Hey.
놀랄 필요 없어. 그저 듣기만 하면 돼. 매일
Fantastic! Come on!
난 개 쩔어.
......
그래서 더욱 열성적으로 최선을 다해 무대를 선보였다. 코리안 나이트이고 수많은 한인들이 찾아와줬다는 걸 떠나서, 이 무대는 어디까지나 지금 경기를 잡아가고 있는 LA 클리퍼 선수들을 위한 것이기도 할 테니까.
다만,
하아. 콘서트 하고 싶다.
무대에 대한 갈증이 심해져서 참기 힘들어서 문제지만.
*
[LA 클리퍼 구단과 LA 한인회가 함께한 코리안 나이트 행사 성료! 2만 관중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으며 축하행사를 마무리한 강지혁! LA 다서스 구장에서 펼쳐진 한인 축제에서도 5만 한인들에게 존재감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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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간의 미국 일정 마지막 스케줄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미국 TBS 코난쇼? 코난쇼에 강지혁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한국 네티즌들 열광!]
*
미국에서는 지미 쇼, 엘렌 쇼, 코난 쇼와 같이 자신의 이름을 딴 TV 토크쇼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이러한 토크쇼들은 저마다 말발 좋고 유머러스한 mc들을 무기삼아 각각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는데 이번에 나는 그 토크쇼들 중 하나인 코난 쇼에 나가게 됐다.
솔직히 수많은 토크쇼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 중에서 내가 코난 쇼를 택한 것은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서도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토크쇼라는 데서 기인했다. 기왕 나가는 김에 한국 팬들도 쉽게 볼 수 있고 또한 좋아하는 토크 쇼에 나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뭐, 물론 일정만 아니었다면 모든 섭외 요청을 받아들였겠지만.
어쨌든, 코난 쇼에 나가기로 한 만큼 진행자인 코난 오프라이언에 대해서 알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막말로 나는 이 프로그램에 나가기로 결정하기 전까지, 코난 쇼는커녕 미국의 토크쇼를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Real dope와 So sick 그리고 Insomnia로 혜성같이 등장한 한국의 슈퍼스타! 강지혁 씨를 모시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게 딱히 소용이 없었다. 방송 볼 시간이 없어 대충 인터넷 기사로 그를 알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얻은 정보라고는 그가 하버드 대학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인기 있는 TV쇼 진행자라는 것과 같은 있으나 마나한 정보뿐이었으니까.
[지금 전 세계적으로 강지혁 씨의 왓? 3주 만에 510만장? 이게 사실인가요? 강지혁 씨? 오 마이 갓!]
[예약 주문 450만장과 정식 발매 후 3주 동안 팔린 60만장을 더하면 그 정도가 되겠네요.]
[이거 한국의 슈퍼스타군요! 데뷔한지 1년 반 만에 천 만장을 돌파했으니까요.]
그래도 생각보다 코난 쇼라는 게 어렵지가 않았다. 통역이 옆에 있었을 뿐더러,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배려한 탓인지 질문자체가 어렵고 까다로운 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여러분 작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 뭔지 아시나요? 테일러 스위트의 레드가 500만장으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입니다. 그런데 이 아시아 스타는 이번해가 시작되고 3주 만에 그 기록을 뛰어넘었네요? 510만장? 오 마이 갓!]
[강지혁!]
[강지혁!]
더욱이 한국과는 달리 이곳의 분위기 자체가, 겸손보다는 자기 커리어를 당당하게 표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는지라 나로서는 부담을 한결 덜 수 있었다.
[현재 앨범 발매 3주차에 빌보드 핫 100에 수록곡 3개가 8위, 21위, 43위에 랭크, 탑 200에는 1위에 랭크 거기다 UK 앨범 차트 21위, 흠... 영국 피쉬 앤 칩스들이 앨범 볼 줄을 모르는 군요. 뭐, 어쨌든 각종 UK 차트에서도 상위권 그리고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 차트 올 킬!]
“Thanks! 감사합니다.”
문제는 그 정도가 점점 심해졌다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하아. 얼굴 뜨거워진다. 그만 좀 비행기 띄워줘요. 현기증 날 것 같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뜨거워진 얼굴을 애써 감춘 채 코난 씨와 말을 주고받던 그때였다.
[지혁씨 혹시 그거 아시나요?]
자리에 앉아 있던 코난 씨가 일어서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 것이 말이다.
[현재 강지혁씨의 열혈 팬을 자처한 스타가 무대 뒤에 있다는 것을? 소개합니다! 오늘의 비밀 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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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홀튼님 후원쿠폰 10 장 감사합니다.
큰사람님후원쿠폰 5 장 감사합니다.
암천회류님 후원쿠폰 10 장 감사합니다.
선추코가 미래다. 정주행 부탁드립니다!
[정주행의 지휘자! 활자 라는 음표! 지휘봉은 펜대로! By.Te4Rs]
선작, 추천, 코멘트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많은 힘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P.S
여러분 서평글 이벤트 많이 참가해주세요.
정주행 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모두 행복만이 가득하시길!